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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52화


플라워 골든 리조트에서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거대한 물약 제조기였다.

내가 인벤토리 안에 넣어둔 그것은 창고를 거의 채우고 있었다.

그 옆의 오르골을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하며, 나는 가득 찬 창고의 황금빛 문을 열었다.

뒤에서 창고가 일렁이며 다시 형체 없는 부피로 변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안녕하십니까, 마스코트님.”

문 앞에 서 있던 말쑥한 정장 차림에 외알 안경을 쓴 지배인을 보았다.

산장지기.

내가 ‘지평선 산장’에서 고용계약을 승계한 그 존재는 이제 산장지기가 아니라 이 리조트에서 내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다.

산장에서 만났을 때 같은 오만한 느낌을 여전히 간직한 채로, 태도는 공손하게 내게 말한다.

“현재 플라워 골든 리조트의 수익과 운영 상태를 보고드릴까요?”

“괜찮습니다.”

나는 복도를 걸어 리조트를 빠져나가며, 점차 형상을 바꿔나갔다.

모퉁이를 돌아 리조트의 로비로 나왔을 때, 나는 어느새 꽃 핀 사슴뿔을 머리에 진, 노란 고양잇과 마스코트의 모습으로 변했다.

갔 다 올 게

“영지에 인접한 블루드림 구역에 가시는군요. 배웅하겠습니다.”

괜 찮 아

나는 손을 흔드는 보급형 마스코트들과, 막 개장한 테마파크로 가기 위해 나오다가 덩달아 나를 보며 인사를 하는 사람이아닌손님들에게 정겹게 두 손을 흔들어 보인 후 재빠르게 이동했다.

‘물들면 안 돼.’

리조트에 오는 순간 정신 속으로 편안한 전능감이 깃들었다.

내 구역이라는 느낌.

…이렇게 사람이 아닌 형태가 되는 것은, 저울재판소에서 사람의 형태를 되찾고 난 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파란 마스코트와 제대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이 모습이 맞았다.

‘조심하자.’

나는 보드라운 털로 덮인 몸을 뒤뚱뒤뚱 움직이며 전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리조트 게이트 저 너머.

마치 내 귀환을 인지하고 기다리고 있던 듯, 서성이며 이쪽을 보고 있던 형체가 펄쩍 뛰며 손을 흔든다.

푸른 용 캐릭터.

착 한 아 이 !

블루드림 마스코트.

의식적으로 멀리 떨어져서일까, 파란 마스코트의 목소리는 전처럼 완전한 ‘마스코트어’로 들렸다.

나는 게이트로 달렸다.

어 서 와 !

마스코트와 포옹하자, 귀엽게 데포르메된 거대한 솜인형 안에서 달콤하고 시원한 바다의 냄새가 난다….

반 가 워

정말이었다.

이전에 마스코트를 보며 느끼던 섬뜩함과 낯섦은 여전히 어딘가에 있었으나, 그보다 먼저 반가움이 올라왔다.

익숙해진다는 건 이런 걸지도 모르겠다.

물 어 볼 래

하지만 오늘의 방문 목적은 질문이 있어서였다.

질문드릴 게 있다는 내 정중한 요청에 파란 용 마스코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래

나와 파란 용은 워터파크와 리조트 사이, 본래 매직버니의 빨간 구역이었던 테마파크존의 반짝이는 정원 벤치에 앉았다.

놀이기구를 타러 나서던 개장 시간 손님들이 우리를 돌아보며 귀엽다는 듯이 보거나 다가온다.

나는 보급형 마스코트를 이용해 그들에게 작은 스티커나 풍선 등의 선물을 주면서 시선을 끌고, 우리의 대화를 시작했다.

나 궁 금 해

그 래

뭐든 물어보라는 듯 가슴을 치는 파란 마스코트를 보며, 나는 고요히 물었다.

원 래

뭐 였 어

마스코트의 움직임이 멈췄다.

손님들을 안내하던 보급형 푸른 마스코트들도 순간 움직임이 사라졌다.

유쾌 테마파크의 배경 음악만 흐르는 그곳에서,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마 스 코 트

하 기 전 …

그 만 해

푸른 마스코트의 인형 탈이 나를 들여다본다.

그 거대한 인형의 눈이 반사 없이 응시한다.

우 리

마 스 코 트 야

…….

하지만 나는 보았다.

속 에

있 어

나는 그를 가리켰다.

인형탈 속에 있는 무언가를.

봤 어

!

네 속에 무엇이 있는지.

유쾌 테마파크 영업 종료 후, 인형탈이 그 생동감을 잃어버린 후에 그 안에 남은 것을.

‘내용물’을.

‘보지 말라’는 충고 때문에 직접적으로 보진 못했으나, 그림자와 검은 실루엣, 소리로 알았다.

그건… 녹아내리고 있는 용의 형상이었다.

긴 몸체, 꼬리, 수염, 비늘….

이 데포르메된 형상으로 추측하는 그 정체는….

‘…청룡이 아닐까.’

그리고.

다 른 것 도

봤 어

매직 버니.

본래 그 속에 있던 것은 서양의 용, 말하자면 드래곤과 비슷한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나는 기억했다.

수집한 손님들의 신체 부위를 엮어, 자신의 본래 형상을 구현하려고 했던 것처럼 보이는 그 기이한 동상을.

물론 매직 버니는 이미 전부 녹아내려 부정형의 살덩어리가 된 상태였다.

탈 속에 있으면서 정체성을 다 잃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그건 탈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매직 버니는 빨간 토끼의 탈을 쓰고 있었으나, 블루드림 마스코트는 푸른 용이었다.

그나마 그것 때문에, 이 존재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이라면?

이 탈 속의 존재들은 대체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나는 거기에 대한 이론이 하나 있었다.

다 른 곳 에 서

잡 혔 어 ?

다른 괴담.

유쾌 테마파크는 당연하지만 유쾌 연구소에서 만든 보드게임이었다.

-괴담은 관념과 규칙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저희는 모든 걸 아동용으로 받아들이려 애썼습니다….

그렇게 괴담을 덜 위험한 장난감으로 가공하는 유쾌연구소에 의해, 다른 괴담의 개체들이 마스코트로 가공된 것 아닌가.

그러면 모든 게 말이 됐다.

…….

마 스 코 트 야 ?

파란 마스코트의 뿔이 축 늘어진다.

벤치에 초라한 듯, 안쓰럽게 그 둥그런 몸도 늘어진다….

있 던 곳

없 어 졌 어

……!

못 지 켰 어

…쓰라린 아픔 같은 것이 전해진다.

향수병.

‘아…….’

그리고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모습이 있다.

달빛타투샵에서 타투이스트와 마주 앉아 있던 이 마스코트의 형상이.

‘그 타투이스트는… 인어무덤 출신이었어.’

심해.

바닷속….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닷가를 형상화한 테마파크.

블루드림 워터파크의 모습을.

‘…….’

생물 재해에 오염된 그 심해 도시에는 비록 환각에 의한 것이기는 하나, 다른 이름도 붙어 있었다.

‘반짝반짝 용궁.’

그 자체로 증명한다.

…용이 있던 곳의 명칭이었다.

인 어 공 주

!

거 기 서

왔 어 ?

파란 마스코트가 정물화처럼 멈췄다.

그리고 마치 주변을 둘러보는 듯, 들키면 안 된다는 듯이 테마파크를 둘러보더니….

내 손을 잡았다.

그 말은

옳다.

‘~!’

이제 격통 같은 통증은 오지 않았으나, 압도감은 거대하다.

나는… 비슷한 역할을 점유하는 존재로서 그 압도감을 아주 천천히 소화한다. 그리고 이해한다.

‘맞았어.’

이 파란 마스코트는 그 신비한 심해도시에 있던 개체였다. 생물 재해가 번지면서 멸망하고, 인어무덤이 된 그곳.

그리고 그 생물 재해는….

-걱정은 마세요. 그 오르골 멜로디의 기능은 한 심해도시에서 이미 면밀히 검증되었거든요!

청 이사가 조장한 것이다.

세광특별시에 재난을 일으켰던 오르골 멜로디, ‘천사의 한숨’의 검증을 위해.

아마도… 백일몽 연구실에서 ‘개발 및 개량’된 어둠의 상태.

‘…….’

나는, 보급형 마스코트를 ‘움직여’ 한 종이를 가져오게 한 후, 파란 마스코트에게 들어 보였다.

거기에는 유쾌연구소의 스마일 이모티콘 로고가 있었다.

알 아 ?

알 아

대체 어떤 집단이 이 유쾌 테마파크를 만들어서 자신을 마스코트로 밀어 넣은 건지는 알고 있었다.

…옅은 반감이 느껴지나, 증오나 원망보다는 체념에 가까운 뉘앙스다.

나 알 아

어차피 갈 곳이 없으니까.

나는 인형탈 속에서 옅은 슬픔을 느꼈다….

그 럼

이 거

알 아 ?

나는 푸른 마스코트의 손을 잡았다.

…인형탈 속의 거대한 존재가 내게 과한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상념을 참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그 손 위로 천천히 내 주먹을 움직여, 글자를 만들었다.

꽝 철 이

그 속에 마스코트의 언어처럼 수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전달된다.

이 테마파크 괴담에 관계된 무언가를 뜻하는, 내 공포와 경계심이 담긴 청 이사의 이미지가.

푸른 마스코트가 나를 본다.

들린다.

이 름 몰 라

그 존재의 이름은 모르나.

그 런 데

알 아

어떤 별개의 존재가 이 일에 관여했다는 것은 안다.

그 순간.

나는 꽉 잡은 마스코트의 손에서 이상한 이미지를 전달받았다.

화질 낮은 비디오테이프 같은 형상, 불꺼진 놀이기구 앞에서 정신이 나간 듯 빙글빙글 돌고 있는 마스코트들, 빈 마스코트 인형탈에 주입되는 살덩어리, 뭉개지는 거대한 생물의 형상, 비명, 흔들리는 유쾌 테마파크의 음악 소리, 호쾌한 누군가의 웃음소리….

마스코트를 만드는 과정.

나는 이번에야말로 안구가 압출되는 듯한 충격 속에서 그 이미지의 폭탄을 견뎠다. 상대가 느낀 고통까지 포함된 정보 값은 미친 듯이 뇌를 진탕으로 만드는 듯했으나….

웃음소리가 귀에 익었다.

…바로, 세광시청의 옥상에서 판넬에 녹음되어 들었던 소리였다.

‘청 이사.’

내 추론이 맞았다는 것을, 충격 속에서 깨닫는다….

‘마스코트들은 각자 다른 출신의 용이맞았어.’

괴담 속에서 ‘용’으로 사람들에게 판정될 강력한 개체를 빼내어 굳이 이 테마파크에 욱여넣어 둔 것이다.

‘…조롱하는 것처럼?’

아니, 애초에 좀 이상했다.

‘내 눈앞의 이 존재가 그렇게까지 사악하고 위험한 괴담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하도 미친 괴담 속 섬뜩한 귀신과 끔찍한 개체들을 많이 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푸른 마스코트는 기이하긴 해도 사악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차라리 영물에 가깝게 느껴지면 몰라도 말이다.

‘유쾌연구소의 본래 취지와 좀 어긋나.’

그 연구소의 우선순위상 결과가 맞지 않는다.

그 역시 이 과정에 청 이사가 관여했다는 뜻 같았다….

‘일부러… 생물재해로 오염시켜서 위험한 존재로 만든 걸까?’

대체 이유가 뭘까.

‘용을 억압하고 싶은 건가?’

경향성이 확실히 잡혔다.

돌아가는 대로, 나는 꽝철이라는 이무기에 관련된 각종 전승을 더 자세히 조사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이기도 했다.

괴담의 규칙과 원리를 잘 기억해서 응용하는 건 어둠탐사기록의 클리어 사례가 가진 카타르시스의 본질이니까.

청 이사의 행동 원리를 알아내는 것은 세광특별시 재난을 종결하는 것에도 도움을 받을지 모른다.

‘시간이 없어.’

이제 봉쇄가 터지고 지옥이 도래할 때까지 사흘이 남았다.

빨리 진행하자.

고 마 워

일단 고맙다고 하며 일어나려던 찰나, …파란 마스코트를 보는 순간, 갑작스러운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푸른 용.’

청룡.

그리고 세광특별시 사태로 인해, 한 재난관리국의 팀은 그 명칭마저도 통째로 삭제되었는데, 그 이름은….

청룡팀이다.

‘…….’

나는 파란 마스코트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기 억 해 ?

파 란 옷

푸른 용 마스코트의 검은 눈에 테마파크의 요란한 색상이 반사된다.

도 깨 비 불

그러나….

몰 라

마스코트가 대답했다.

모 르 게 됐 어

…….

알 았 어

나는 그냥 마스코트와 한번 포옹했다.

마스코트는 좀 놀란 듯했으나, 약간 부끄럽고 기꺼운 듯이 뒤뚱거리며 나와 포옹했다.

테마파크 방문객들의 웃음소리와 격식 있는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후우, 이런 내숭이라니. 이 정도면 카메라를 거쳐도 가증스럽게 나올 겁니다.]

어쩐지 조용하다 했다….

하지만 그 식은땀 나는 독설에 도리어 마음이 좀 가벼워졌다.

착 한 아 이

조 심 해

그리고 포옹을 마친 푸른 마스코트가 진지하게 말한다.

여 기

있 어

괜 찮 아

…….

확실히.

이 테마파크 안에 있다면, 아마 세광특별시의 재난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도 나는 괜찮을 것이다.

리조트의 지배인으로, 정체성을 다시 재정립한다면….

사람으로 사는 것을 포기한다면 말이다.

‘다른 지인들도 모두 데리고 피신할 수도 있어.’

모두 리조트 직원으로 고용해버리면 그만이다.

아니, 죽기 전에 빠르게 고용해야 했다. 그러면 자아를 최대한 유지한 채로 이 리조트에서 평온히 살아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안 된다.

나는 그걸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들을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사람으로 살아남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괜 찮 아

그렇기에, 그냥 가슴을 당당하게 쳤다.

괜 찮 아 ?

그쪽이야말로 매직 버니처럼 녹아내릴 일은 없나?

버 텨

다짐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착 한 아 이

똑 같 아

맞다.

우리는 비슷한 처지라고 볼 수 있겠지.

청 이사 덕분에 이 처지가 됐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다만, 파란 마스코트는 마지막까지 뭔가 내게 말하려는 듯했다.

내 선 물

기 억 해

음. 지난번에 받은 비늘을 말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본래 모습에서 뜯어낸 것 같은데….’

…감사합니다.

고 마 워

착 한 아 이

나는 벤치에서 일어나, 파란 마스코트를 떠났다.

활기차게 손을 흔드는 푸른 용 마스코트는 테마파크 괴담의 소산물답게 앙증맞은 느낌이었으나, 나는 이제 그 탈 아래에 있는 존재를 짐작했다.

눌리고 숨겨진 것.

그래서 나도 인형탈 속에서, 아릿하고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탈 밖으로는 표출되지 못할 감정을.

* * *

리조트로 복귀한 나는 즉각 돌아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지배인이 보고할 이야기가 있다며 말을 걸었다.

“제 남은 고용계약 기간에 대한 정기 보고입니다.”

…….

잠깐만.

내가 293일 실종된 데다가, 그 전에 보안팀부터 프로젝트팀으로 구른 기간을 더해서 생각하면….

대충 600일 정도는 될 텐데…!

-승계받으신 제 고용계약 기간은 태양력 기준 1241일 6시간 11분 23초입니다.

후우.

아냐, 아직 1년 이상은 남았다.

아 직

남 았 지 ?

“그렇습니다.”

세광특별시 카운트다운이 사흘 남은 시점에서 이건 유예가 넉넉하다 못해 충분하기까지 느껴진다.

“고용계약 기간이 태양력 기준 365일 이하로 남았을 때 다시 보고를 드릴까요?”

그 래

‘흐음.’

혹시 이 리조트에서 계속 근무하고 싶은 걸까?

무언가 이 지배인에게서 욕망이 느껴진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도저히 그걸 신경 써줄 상황이 아니기에 나는 미련 없이 리조트 바깥으로 나오려다가….

“혹시 다른 보고를 더 들으시겠습니까?”

…….

“어떤 보고입니까?”

나는 마스코트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큰 무리 없이 가능했다.

좀 불편하고 추워지는 느낌은 들었지만, 지배인의 말에 그 감각도 잊었다.

“지하 임대 공간에 마련된 리조트 팝업 스토어에 관련한 보고입니다.”

……!

세광특별시 황혼역에, 두 허운을 거주시키는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문제가 있습니까?”

“희소식입니다. 사흘 후, 송신료의 인하로 해당 스토어의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보입니다.”

소름이 돋았다.

세광특별시 봉쇄가 풀리는 걸 의미하는 것이다.

봉쇄가 풀리면, 수신료가 달라질 테니까.

“…그 이야기가 끝입니까?”

“더하여 올리고자 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지배인이 말했다.

“허락하신다면, 이 기회에 팝업 스토어라는 통로를 유용해 적극적으로 리조트용 추가 부지를 매입하겠습니다.”

……뭐?

“해당 지하공간을 모두 매수하여, 모노레일을 중심으로 하는 복합 리조트로 개발할 수 있습니다.”

나는 한 박자 늦게 그 말을 이해했다.

세광특별시 지하철 괴담을 모조리 잡아먹고 플라워 골든 리조트 분점으로 만들자는 소리였다!

이런 미친.

유쾌 테마파크 괴담을 더 키우자니, 그랬다간 내 상태는….

“아니요. 괜찮습니다. 일단은 보류로 부탁드립니다.”

“…말씀대로 이행하겠습니다.”

지배인은 물러났다.

[좀 건방지게 들리긴 하지만, 괜찮은 제안 아닙니까, 친구?]

아니다.

후우, 그런 짓을 했다간….

[지하로 도망친 사람들이 모두 과분하게도 당신의 아기자기한 리조트를 즐길 수 있겠군요! 노루 씨가 열차에서 꿈을 통해 광고한 것처럼 말입니다.]

……!

[물론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지만요. 친구!]

…….

‘최악의 상황에서는, 어쩌면….’

…….

…….

“지배인.”

나는 뒤를 돌았다.

“어떤 방식인지 설명해 줬으면 합니다.”

* * *

나는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 되어서야 리조트를 빠져나왔다.

“포도야.”

“…….”

“너 오늘 하루종일 대체 어디 갔….”

최 요원은 내 안색을 보다가 말을 멈췄다.

나는 얼굴을 문지르다가 웃었다.

“괜찮습니다. …종결에 관련해서 더 연구하고 왔어요.”

“…….”

“요원님은… 상담실에서 호유원과 대화하신 겁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나는 상대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마 상대도, 알았을 것이다.

내가 무언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최 요원은 읽고 있던 연구원들의 ‘물약 제조기 수리 일지’를 내려놓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포도야. 네가 시도하려는 종결 방법 말인데…. 옥상 기계를 바꿔치기한다, 결국 이걸로 정리되는 거잖아?”

“네.”

그리고 나는 단호하게 덧붙였다.

“그리고 그 시도는, 우선 한 사람이 하는 게 좋겠습니다. 많을수록 오염될 매개체도 많아질 뿐이니까요.”

“…그래?”

“예. 직접 가봤던 경험상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나는 최 요원과 눈을 마주쳤다.

“같은 의미로, 직접 가봤던 제가 빠르게 처리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 겁니다.”

“……그래?”

“예.”

“…….”

“…….”

“알았어. 그렇게 하자.”

최 요원이 물러났다.

나는 느리게 한숨을 참았다.

“그럼 준비할까.”

“…예.”

재난의 날 도래까지 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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