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왕전생 8권 – 4화 : 변란의 조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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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왕전생 8권 – 4화 : 변란의 조짐 (1)


변란의 조짐 (1)

“아버지, 어제도 잠을 이루지 못하 신 겁니까?”

“멍청한 네 형 때문에 상단의 재산 이 오분의 일이나 깎여 나갔느니라. 한데 내가 잠이 오겠느냐?”

“그 일이라면 이제 어느 정도 수습 되지 않았습니까.”

“수습이라고 해 봐야 결국엔 돈으 로 틀어막은 것에 불과하지 않느냐. 명한이 그놈만 생각하면…… 아직도 이 가슴속에서 울화가 치민다.”

합비에 자리한 예도상단의 총단, 고집스러운 눈매의 중년 사내가 팔 걸이를 사납게 움켜쥐며 소리쳤다. 예도상단의 당대 주인인 예청환이 었다.

그는 한동안 실무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지병을 앓고 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자신이 부재중인 상황에 장남인 예명한이 상단을 어찌 끌어 가는지 보고 싶었다.

한데 처음에는 제법 상단을 잘 이 끄는 것 같던 예명한이 설가상단이 라는 신생 업체를 상대하면서 무리 수를 두기 시작했다. 너무 노골적으 로 공작을 펼친 것이다.

공작 자체는 문제 될 게 없었다,

자신도 상단을 키우는 과정에서 으 레 해왔던 일이기에.

문제는 그 공작이 실패로 끝났다는 데 있었다. 목표로 삼았던 설가상단 은 누명을 벗고 오히려 전보다 더 성장했고 예도상단은 그 역풍을 맞 아 휘청거렸다.

“이제라도 네가 상단을 맡아 운영 해 보는 건 어떻겠느냐?”

예청환이 눈앞의 청년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는 차남인 예명후였다. 그는 삼 년 전에 집을 떠나 남궁 세가 산하의 북검대에 들어갔다. 북 검대는 외부에서 받아들인 재능 있 는 자들로 구성된 무력대였다. 그만 큼 예명후의 무재는 상당히 뛰어난 축에 속했다.

“죄송하지만 방금 그 말은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이 아비가 이리 간곡히 부탁하는 데도 안 되겠느냐?”

“전 이미 길을 정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 실수했다고 해서 형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는 마십시오. 성격이 급해 종종 실수하기는 하지만 상단 을 위하는 마음만큼은 삼 형제 중 제일입니다.”

예명후가 아버지의 청을 거절하며 예명한의 과를 감쌌다. 예청환은 노 기 띤 얼굴로 한참 동안 아들을 바 라보다 이내 입을 닫았다.

‘명후, 저놈은 어릴 때부터 한번 마음먹은 건 되돌리는 법이 없었지. 게다가 똑똑하기도 하고.’

예청환은 아들의 재능이 너무 아까 웠다. 해서 한때는 장남인 예명한 대신 예명후를 소단주의 자리에 앉 히려고도 했었다.

그런데 그 마음을 어찌 읽었는지 예명후가 갑자기 북검대에 들어가겠 다고 청을 해 왔다. 반대하려고 했 지만 북검대주의 추천장까지 가져온 터라 그리할 수가 없었다.

“더 할 말이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예명후가 고개를 숙이며 방을 나섰 다. 그런데 그가 문턱을 넘기도 전 에 낯익은 얼굴이 그 옆을 스쳐 지나갔다.

총관인 나설중이었다.

평소 같으면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넸을 텐데 그는 무슨 큰일이라도 터졌는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뒤이어 예청환의 성난 노성 과 함께 총관의 다급한 목소리가 이 어졌다.

“단주님, 정신 차리십시오!”

그 소리에 놀란 예명후가 발길을 돌렸다.

방 안에는 예청환이 쓰러져 있었 다. 연이은 비보에 정신적인 충격을 감당하지 못한 것이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것입니까?”

예명후가 다급히 아버지의 기혈을 다스리며 총관에게 자초지종을 물었 다.

“오늘 아침에 중경에서 급보가 날 아왔습니다. 셋째 공자님께서 관리 하는 창고에 불이 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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