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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110화


2부 <용사들>

“휴우… 눈이 많이 내렸군요. 나무가 쓰러질 정도니… 역시 제국은 싫어.”

그리 크지는 않은 나무가 눈의 무게에 의해 쓰러져 길을 막고 있는 현장을 본 리오는 살짝 인상을 쓰면서 나무 쪽으로 걸어갔다. 크리스는 잘린 나무 밑동에 앉아 리오가 나무 치우는 것을 지켜보았다.

“흐아압!!”

쓰러진 나무를 가볍게 들어 올린 리오는 길의 옆쪽으로 나무를 던져놓았다. 리오는 손목을 꺾으며 크리스에게 가자는 손짓을 했다.

“자, 가요 크리스.”

옷을 털면서 일어선 크리스는 리오의 옆에 꼭 붙어서 다시 숲속을 걸어갔다.

“저, 저 녀석…!? 장정 셋이서 겨우 드는 나무를 혼자서 번쩍 들다니, 이거 잘못하면 두목이 위험하겠는걸…!!”

둘에게서 약간 떨어진 나무 위의 그림자가 불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림자는 나무와 나무 사이를 가볍게 뛰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히렌, 나 춥단 말이야!”

같은 숲속의 한쪽에서는 털로 된 귀마개를 하고 있는 귀여운 얼굴의 소녀가 털가죽옷을 가죽 갑옷 속에 껴입은 소년에게 힘들다는 표정으로 소리쳤다. 히렌이라 불린 소년은 짜증 난 표정을 지으며 소녀에게 소리쳤다.

“메이린, 제국을 물리치려면 이 정도 추위쯤은 견뎌낼 수 있어야 한다고! 그들에게 끌려간 우리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 안 나는 거야!”

메이린이란 이름의 소녀는 그 말을 듣고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히렌은 그 모습을 보고 곤란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 미안해, 하지만 부모님들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우리뿐이야. 힘내자 메이린!”

메이린은 옷소매로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쯤 길을 걸어가던 둘의 귀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한 사람들끼리 왁자지껄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히렌은 메이린을 바라보았다.

“메이린, 설마…!!”

메이린은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히렌의 옷자락을 소리가 들린 반대편으로 잡아당겼다.

“도, 도적 같아 히렌…!!”

하지만 의협심이 넘치는 히렌은 메이린의 팔을 붙잡고 소리가 들린 쪽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네 말이 맞아! 누군가가 위험에 처한 것이 분명해!!”

메이린은 어쩔 수 없이 히렌과 함께 소리가 들린 쪽으로 뛰어갔다. 눈이 잔뜩 쌓인 숲을 지나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여러 명의 장정들에게 둘러싸인 두 명의 남녀였다. 한 사람은 붉은 장발을 뒤로 묶은 큰 키의 사나이였고 다른 한 명은 긴 금발을 하고 있는 미녀였다.

“자아!! 가진 것을 다 내놔, 돈이든지, 식량이든지, 여자든지! 우하하하!!!”

도적들의 두목으로 보이는 사나이의 거친 목소리를 듣고 리오는 팔짱을 끼며 코웃음을 쳤다.

“아하~ 너희들이 바로 숲속의 도적들이군. 우리에게 볼일이 그것밖에 없나?”

도적의 두목은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여태까지 자신들과 숲속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는 눈짓으로 부하들에게 무기를 꺼내라고 신호를 보냈다. 그와 동시에 그와 그의 부하들은 날이 넓은 대검을 칼집에서 꺼내어 리오와 크리스를 위협했다. 리오는 양손을 슬쩍 올리며 웃어보였다.

“오우, 검은 이 나라에서 불법 무기라고 하던데… 어떻게 구했지?”

두목은 움찔했다. 도저히 당하는 입장에서 나오는 말투가 아니어서였다. 게다가 붉은 머리 뒤에 있는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전혀 도적과 마주친 여자 같지가 않았다.

“이, 이 녀석들…!! 쳐라앗!!!”

두목의 고함과 함께 도적들이 리오와 크리스에게 달려들려는 찰나, 숲속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만둬 이 녀석들!!!”

디바이너를 뽑으려던 리오는 깜짝 놀라며 검에서 손을 떼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소년이 숲속에서 튀어나온 것이었다.

“뭐, 뭐야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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