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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158화


“뭐 하나, 어서 타라.”

바이칼은 몸을 날려 푸른색 드래곤의 목 위에 올라타 앉았다. 레나와 베라는 붉은색 드래곤이 스스로 자신의 등 위에 올려주었다. 레나는 드래곤의 등 위에서 일행을 내려다보며 재촉했다.

“여러분, 이분들의 도움을 받아주세요. 이분들은 드래고니스 전룡단(戰龍團)의 일원이신 분들입니다.”

레나가 그렇게 설명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 일행은 없었다. ‘드래곤’이라는 존재는 그들에겐 너무나 무서운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쳇, 인간들이란….”

바이칼은 답답한 듯 손으로 두 드래곤에게 신호를 보내었다. 그러자 드래곤들은 손으로 일행을 하나씩 자신들의 등 위로 올려보내 주었다.

일행-특히 아이들은 무섭기도 하였지만 막상 등에 타보니 그야말로 신이 났다.

“괘, 굉장해! 용의 가죽은 거칠다고 들었는데, 굉장히 부드럽잖아!”

클루토는 감격한 듯 소리쳤고 다른 일행 역시 드래곤의 등을 쓰다듬고 만져보며 신나게 즐겼다.

「왕, 왕이시여…!」

아이들만 넷을 태우고 있는 푸른색 드래곤은 곤란한 듯 바이칼을 바라보았으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많이 좋아졌군. 자, 드래고니스로 향한다. 출발!”

바이칼의 지시에 따라 두 드래곤은 날개를 펼치고 하늘 높이 치솟았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많은 도시 사람들은 자신들의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계속해서 눈을 비벼댔다.

일행을 태운 드래곤은 하염없이 상승했고 잘 적응하지 못한 일행은 산소가 희박한 탓인지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 아니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야!”

리카는 숨이 막힌 듯 거의 신음하다시피 했고 다른 일행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 도착했군.”

하늘색이 약간 진해졌다 느낄 정도로 상승하자 바이칼이 중얼거렸다. 일행은 힘겹게 위를 올려다보았고 다시 한번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저, 저것은!?”

세레나는 자신의 눈을 믿고 싶지가 않았다.

너무나도 거대한… 마치 섬 하나가 공중에 떠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의 큰 ‘땅덩이’가 그들의 눈앞에 있었다. 길다란 모양을 한 그 ‘땅덩이’의 주변엔 검은 점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것은 모두 전룡단의 훈련생들이었다.

“드래고니스… 용들의 요새다.”

바이칼은 드래곤의 목에서 뛰어 자신의 힘으로 날아 드래고니스의 끝쯤에 있는 거대한 건물로 일행보다 먼저 향했다. 일행을 태운 드래곤 두 마리 역시 그 건물로 향하였고 곧 넓고 반반한 돌 위에 착륙하였다.

“이, 이게 하늘에 떠있다고?”

히렌은 아직도 얼떨떨한 듯 드래곤의 등에서 내려오며 말했다. 일행을 모두 내려준 드래곤은 곧 흰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뭐, 뭐야!?”

두 드래곤의 모습이 빛 속에서 점점 작아지더니, 곧 인간의 형태로 변하였다.

“이 요새를 사용하기에 원래의 몸은 불편합니다. 전 전룡단 제12대대장 ‘팰’이라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붉은 드래곤에서 변한 사나이였다. 푸른 드래곤이 변한 사나이도 곧 자신의 소개를 올렸다.

“전 15대대장 ‘카만’입니다. 뵈어서 영광입니다.”

그들이 변신하는 것을 본 리카는 말을 더듬으며 두 대장들에게 물었다.

“저, 저저… 그럼 바이칼, 아니 바이칼 ‘님’도 당신들처럼 변하나요?”

팰이 웃으며 답해주었다.

“아니요, 저희보다 훨씬 강대한 모습으로 변하십니다. 그분… 용제라는 직책에 걸맞게 말이죠. 세상의 어느 드래곤보다도 강하신 분이십니다.”

리카는 기억하고 있었다. 예전에 야룬다 요새를 박살 내려던 공중 요새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그 거대한 드래곤의 모습을. 설마 했지만 바이칼이 확실했다.

“자, 어서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어느 여관보다 포근한 숙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카만은 공손히 일행을 안내하였다. 크리스는 안내되는 도중에 계속 머리를 흔들며 중얼거렸다.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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