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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174화


거대한 빛줄기는 휀과 프시케가 있던 장소를 쓸어버리며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이, 이 녀석…!”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휀은 눈을 부릅뜨고 가스트란이 올라서 있는 우르즈 로하가스를 쏘아보았다.

그러고 있던 슈렌의 뒤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웃! 진짜 일 날 뻔했는데?”

프시케를 옆에 낀 채 빛줄기를 피한 휀이었다. 프시케를 다시 놓아준 휀은 플랙시온을 다시 뽑아들고 슈렌의 옆에 섰다.

“자아! 저희가 어떻게든 막아볼 테니 그 사이 아공간을 막아 주세요! 어서요!”

그러나 프시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이상하게 느낀 휀은 프시케를 바라보며 다시 재촉해 보았다.

“뭐 하시는 겁니까! 아공간을!”

그러나 프시케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휀은 일이 심상치 않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늦었어요… 아공간은 열릴 만큼 열리고 말았어요!”

휀은 그 말을 듣고서 아공간이 열렸다는 장소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공간은 보이지가 않았다.

“무슨 소립니까? 아공간은 열리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아니에요, 공간의 문과 공간은 다른 겁니다. 이미 이 세계는 아공간과 연결되고 만 거예요. 이제… 고신들의 부활은 시간 문제예요!”

슈렌과 휀은 허탈한 듯 한숨을 쉬었다. 결국엔 막지 못한 것이었다.

“그럼 부활 때의 제물만 구하면 된다… 이 말인가요.”

그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그들의 뒤에 있던 다섯 대의 공중 요새가 연쇄 폭발을 일으키며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공격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

“뭐야! 설마 자폭을!?”

원래 가스트란의 계획은 이런 것이었다.

말스 왕국과 가이라스 왕국을 멸망시켰을 때 사람들이 뿜어내는 절망과 공포의 에너지, 즉 카오스 에너지를 카오스 에메랄드에 담아 고신들의 부활에 사용하고자 했지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자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들의 부하와 요새들을 희생시켜버린 것이었다.

추락한 요새들은 곧 대폭발과 함께 불꽃에 휩싸였고 그 장면을 본 우르즈 로하가스 위의 가스트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후후후후… 자, 어서 나오시게나 나의 친구들이여!”

그의 부름에 응하기라도 하듯, 추락한 요새의 잔해들은 한꺼번에 어디론가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그 요새들이 있던 자리엔 다섯 개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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