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가즈 나이트 – 314화


“‥아, 아니!?”

리오는 시종과 함께 들어온 사람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예전에 헤어졌던 엘프족 검사, 트리네였다.

“리오‥스나이퍼씨?”

트리네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리오를 바라보았고 리오는 반가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여기서 만나게 되는군요, 그런데‥설마 페릴이‥.”

트리네는 고개를 숙이며 나지막이 말했다.

“‥들으셨나 보군요. 하지만 그가 그렇게 쉽게 당할 줄은‥.”

트리네는 소리 없이 흐느끼기 시작했고 리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미안합니다 트리네. 오랜만에 만나는데 이런 얘기부터 꺼내서‥근데 맨티스 크루저에 대해서 아시는 것 있습니까? 이번 일은 좀 예상하기 어려운 것 같아서요.”

트리네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대답했다.

“지금 이 도시를 점령하고 있는 맨티스 크루저는 보통의 맨티스 크루저들이 아닙니다. 천 년 전에 존재하고 있던,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 세상에 있는 맨티스 크루저들의 조상쯤 되겠지요. 맨티스 퀸의 존재를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녀의 말을 들은 레이필의 기억에서도 천 년 전 존재했던 맨티스에 대한 것이 떠올랐고 왜 진작 이 생각이 나지 않았는지 후회를 하며 말했다.

“후우‥리오군? 이번 건은 아무래도 만만치 않겠어요. 지금 맨티스 퀸에 대한 기억이 났는데, 맨티스 퀸은 정말 강력한 존재에요. 여신들과도 관련이 있죠. 아마‥고대의 여신 요이르의 수하 중 한 명이었을 것입니다. 책에서 본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지만 12 신장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던데‥잘 모르겠군요. 어쨌든 강한 존재임엔 틀림이 없습니다.”

리오는 고민이 가득한 표정으로 턱을 괴며 훈작에게 물었다.

“‥맨티스 퀸이 있는 장소를 알고 계십니까?”

훈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 도시의 중앙 부근에 거대한 동굴이 생성되어 있는데, 그 안쪽에 맨티스 퀸이 있을 것입니다. 그 근처엔 수백 마리의 맨티스 솔저가 배회하고 있고 또 안쪽엔 맨티스 나이트로 꽉 차 있었습니다. 그 검사분이 목숨을 잃으시면서 알아내신 정보지요. 제 생각이지만‥레프리컨트 왕국의 정규군 정도가 파견되어야 근처의 맨티스 솔저, 맨티스 워커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고 레이필 현자님과 같은 고급 마법사분들이 계셔야 맨티스 나이트를 물리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맨티스 퀸은 어찌해야 하는지‥.”

일행 역시 방법이 없었다. 수백 마리에 달하는 맨티스 크루저를 물리친다는 것은 숫자 상으로 봐도 말이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팔짱을 끼고 한숨을 쉬며 일행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오늘은 다른 사람들도 지쳐있으니 쉬고 내일 계속 생각해 보도록 하죠.”

레이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동감이에요. 그럼 훈작님, 죄송하지만 저희가 있을 만한 숙소가 있습니까?”

훈작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정중히 대답했다.

“방은 많습니다. 제가 시종에게 안내를 부탁하지요. 그럼 며칠이고 좋으니 편안히 쉬십시오 레이필 현자님. 그럼 전 이만‥내일 뵙겠습니다.”

훈작이 밖으로 나가자 트리네를 불러준 시종이 다시 들어와 모두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일행은 세 개의 방에 나뉘어 배속이 되었고 리오는 당연히 라키와 함께 방을 쓰게 되었다.

방 안에서 간단히 망토만 벗은 리오는 디바이너를 옆에 놓은 채 침대 대용으로 쓰이는 높은 매트에 누웠고 라키는 아무 말 없이 세면대에서 얼굴을 닦기 시작했다. 세면을 마친 라키는 수건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으며 리오에게 물었다.

“‥세수 안 해요 리오?”

리오는 가만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가 라키가 묻자 몸을 일으켜 라키에게 와 보라는 손짓을 했다.

“‥잠깐 와볼래 라키?”

라키는 약간 인상을 찡그리며 리오에게 다가갔고 리오는 라키의 볼에 자신의 손을 가져갔다. 라키는 깜짝 놀라며 뒤로 주춤거렸고 리오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아, 오해하지 마. 혹시나 해서 그런 거니까.”

“호, 혹시나요?”

리오는 다시 자리에 누우며 말했다.

“지하수라는 것은‥솔직히 믿을 수 없는 물이지. 대피소 물은 반드시 끓여 먹어야 해, 생수로 그냥 쓰면 큰일이 날 위험성이 있지. 아무리 적이 맨티스 크루저라도 지하수의 공급원을 알아내어 거기에 자기들의 알이나 독극물을 투여한다면‥.”

그 말을 들은 라키의 표정은 단숨에 시퍼렇게 변했고 리오는 웃으며 라키의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하핫, 걱정하지 마 라키. 이곳 물은 안전하니까. 근데 너, 네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실전 경험이 많은 것 같은데‥.”

라키는 리오의 옆 매트에 누우며 대답했다.

“그건 그럴 거예요. 옛날부터 아버지나 할아버지를 따라 많이 돌아다녔거든요. 검술도 거의 밖에서 배웠지요. 근데‥오늘 하루 동안 리오에게 배운 것이 아버지에게 한 달 동안 배운 것보다 많아요. 맨티스 크루저의 대략적인 습성이나 머리카락으로 사람의 존재 여부를 아는 것 등등‥물론 할아버지께서 아실지도 모르는 내용이지만 정말 놀랐어요. 리오처럼 젊은 사람도‥저보다 나이는 많으시지만 어쨌든 그 정도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정말 놀랐어요.”

리오는 그런 말을 들을 때 그저 미소만을 지을 뿐이었다.

“글쎄다‥그럼 먼저 쉬어라 라키, 난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그리고 검은 옆에 꼭 두고 자거라. 일단 의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알았어요 리오.”

라키는 자신의 검을 옆에 끌어다 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리오는 방을 나서서 루이체와 레이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몇 가지 물을 것도 있었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심심해서였다.

똑똑-

리오가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십니까?”

루이체라면 이렇게 대답할 리가 없다 알고 있던 리오는 조용히 대답했다.

“리오입니다. 잠시 들어가도 될까요?”

방 안에선 잠시간 대답이 들리지 않았고 리오는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했다.

‘옷이라도 벗고 있나‥?’

“‥들어오십시오 리오씨.”

리오는 피식 웃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진작 그러지‥병이라니까.’

안으로 들어선 리오는 방 안에 레이가 혼자 있는 것을 보고서 약간 놀라며 물었다.

“어? 루이체는 어디 갔나요?”

“이 대피소에 대중목욕탕이 있다는 말을 들으시고는 바로 나가셨습니다.”

리오는 떫은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여튼 그 녀석 목욕병에 걸렸다니까‥그럼 당분간 방해는 없겠군요, 후훗‥.”

“‥!?”

리오가 문을 닫으며 그런 소리를 하자 레이는 속으로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이상한 상상까지 해가며‥.

‘‥말을 잘못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레이가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 리오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으며 문가에 서서 말했다.

“뭐, 곤란하시다면 여기서 말하지요. 오해는 받기 싫으니까요.”

레이는 결국 고개를 돌려버렸고 리오는 한숨을 쉬며 레이에게 물었다.

“그런데‥아까 왜 약속하지도 않은 일을 약속했다고 하셨나요? 궁금한데요?”

레이는 속으로 리오가 제발 그 일만은 묻지 말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소원은 성취되지 않았고 레이는 얼굴을 붉힌 채 머뭇거리기 시작했다.

“저어‥그, 그것은‥.”

레이는 고민에 빠져버리고 말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말이 저절로 나온 것이지만 그렇게 말하면 리오가 믿지 않을 것이 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대답을 하자니 레이 얼굴의 철판 두께는 너무나도 얇았다.

“‥훗, 그럼 나중에 듣기로 하죠. 하지만 약속한 겁니다? 하하핫‥.”

그때 문이 열리며 머리에 수건을 감은 루이체가 들어왔고 그녀는 리오와 레이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방 안에 같이 있자 인상을 찌푸리며 둘을 번갈아 쏘아보며 말했다.

“호오‥두 분이 어인 일로 사이좋게 밀담을 나누고 계시나요? 방해를 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오라버니?”

리오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방해했다는 건 아는구나 루이체, 역시 똑똑하다니까? 후훗‥.”

“이익‥!! 당장 나가!!!”

루이체는 순간 인상을 쓰며 리오에게 자신의 머리에 두른 수건을 던졌고 리오는 가볍게 수건을 잡아 다시 루이체에게 던져주며 방을 나섰다.

“어찌 동생님의 분부를 거역하리오, 하하핫‥. 잘 자라 루이체.”

리오가 문을 닫고 나서자 루이체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레이의 옆 매트에 누웠고 레이는 조심스럽게 루이체에게 말했다.

“저어‥별 말 안 했습니다 루이체씨‥.”

순간 루이체는 벌떡 몸을 일으키며 레이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악!!! 누가 물어봤어요 레이씨!!! 건들지 말아요!!!!!”

“아, 예‥.”

레이는 순간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루이체는 다시 침대에 쓰러져 눈을 감고 속으로 투덜대기 시작했다.

방 밖에서 루이체의 히스테리(?)를 들은 리오는 머리를 긁으며 중얼거렸다.

“‥어렸을 땐 참 좋은 성격이었는데‥쯧. 지크 녀석이 다 망쳐놨다니까.”

리오는 다음 방문지인 레이필의 방으로 향했다. 이번엔 심심해서가 아니라 학습을 하기 위해서였다.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