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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333화


“소환, [라도발트]!”

리오가 디바이너를 꺼내자, 라우소 역시 자신의 무기를 꺼내었다. 그의 펼쳐진 양손에선 녹색의 긴 빛 덩이가 생성되었고, 그 빛 덩이는 곧 검의 형태를 갖추었다.

시작 종이 울렸고, 둘은 처음엔 평범하게 검을 부딪혔다. 리오도, 라우소도, 자신의 힘을 완전히 발휘하지 않는 듯했다.

파앙–!

“흐읏!”

리오의 내려치기를 받아낸 라우소는 허리가 뒤로 약간 꺾일 정도로 힘을 받았고 자신도 모르게 짧은 신음소리를 냈다.

“‥역시, 힘 하나는 대단하군요 리오·스나이퍼. 정면 대결로는 제가 어렵겠는데요?”

리오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훗‥그럼 빨리 죽어.”

라우소는 곧바로 몸을 뒤로 날려보았다. 리오가 힘을 점점 더 가했기 때문인데 바닥에 착지한 라우소는 리오가 원래의 위치에 없는 것을 보고 아차 하며 뒤를 돌아보려 했다. 하지만 그전에 리오의 후방 공격이 더 빨랐다. 라우소가 뒤로 뛰자마자 그도 속도를 높여 라우소의 뒤로 돌아간 것이었다. 오른쪽 어깨로 리오가 등을 강하게 가격하자 라우소는 힘에 밀려 앞으로 날려갔고 리오는 날려가는 라우소를 다시 추격해 올려치기로 그를 공중에 띄웠다.

“크허억–!!”

순간적으로 강한 충격을 두 번이나 연속으로 받은 라우소의 입에선 결국 녹색 체액이 튀었다. 하늘 높이 솟구치는 라우소와 그의 녹색 체액을 본 관중들은 또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리오는 또다시 추격타를 날리기 위해 공중으로 솟구쳐 올랐고, 정점에 달한 라우소의 위에 나타나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라우소의 몸을 그대로 두 동강 낼 심산이었다.

“그, 그렇게는 안 됩니다!!”

라우소는 필사적으로 기를 돌려 몸을 옆으로 틀었고, 그가 몸을 트는 순간 디바이너의 일격이 그의 몸 일부분을 가로질렀다.

“크으읏–!!”

경기장 바닥엔 두 개의 물체가 떨어졌다. 하나는 라우소의 몸이었고, 또 하나는 라우소의 왼팔이었다. 다시 경기장에 착지한 리오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라우소의 팔을 들며 고개를 저었다.

“흐음‥좀 더 정확히 조준할 걸 그랬나? 후후훗‥.”

리오는 웃으며 라우소의 팔을 자신의 기로 소멸시켜버렸고, 팔을 잃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던 라우소는 쓴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일어섰다.

“크흣‥이,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라우소의 말에 리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말 안 해도 알아, 어차피 나도 네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그랬으니까. 이제 안심하고 맘껏 힘을 발휘해 보시지.”

라우소는 현재 상태의 리오가 거의 한 달 전쯤 자신과 싸울 때보다 더 강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둘 다 힘을 발휘하지 않은 상황이라 해도 진짜 육체를 얻은 상황에서 힘으로 밀린다는 것이 증명해주는 셈이었다.

‘루, 루카의 말이 사실인가‥!? 어떻게 한 달이라는 짧은 시일 안에 또 강해질 수 있는 거지?’

라우소가 공격을 하지 않고 자신을 노려보고만 있자, 리오는 미소를 지은 채 말하기 시작했다.

“음‥아무래도 맨티스 퀸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군. 그녀 덕택에 내가 좀 강해졌거든?”

“뭐, 뭐라고요!?”

라우소는 리오의 말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이해를 못하는 것이 당연했다. 리오가 강해진 이유는 가즈 나이트의 특성 중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리오는 혀를 차며 손가락을 좌우로 저었다.

“쯧쯧, 시간이 간다 라우소. 다음 경기자들이 지루해 하잖아.”

“크, 크으으으읏‥!!! 더 이상 지껄이지 마시오!!!”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라우소는 결국 눈에 핏발을 세우며 광분하기 시작했다. 리오는 기다렸다는 듯 씨익 웃으며 자세를 취하였다.

“크아아아앗–!!!!”

라우소의 기합성과 함께, 잘린 왼팔의 단면에선 녹색의 굵은 덩굴들이 땅을 쑤시며 들어갔고, 그 덩굴들은 리오가 있는 지면에서 튀어나와 그의 몸을 단단히 감쌌다. 라우소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에 잡은 라도발트를 리오 쪽으로 향하며 중얼거렸다.

“후훗‥이제 당신은 움직이지 못합니다. 절 이렇게까지 흥분하게 만든 상으로 당신의 생명을 한 번에 끊어드리지요. 제 검 라도발트는 음속을 뛰어넘는 속력으로 순간 공중을 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몸이 강철이 아닌 이상, 이 일격에선 벗어날 수 없겠지요. 안 그런가요?”

덩굴에 꽁꽁 감긴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리오는 아직도 여유 있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라우소는 그런 리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 듯, 라도발트에 자신의 온 힘을 집중하며 소리쳤다.

“자, 지옥으로 가십시오–!!!”

리오가 덩굴에 묶여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노엘과 레이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서로 손을 맞잡은 채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루이체는 앞으로 몸을 숙인 채 경기장도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노엘은 처음에 루이체가 걱정이 돼서 저러는구나 생각했지만, 루이체가 몸을 일으키며 기지개를 켜자 그 생각은 멀리 달아나 버렸다.

“루, 루이체양! 오빠가 저렇게 묶여있는데 걱정도 안돼나요?”

노엘의 물음에, 루이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에이‥묶여 있어도 저건 묶인 게 아니에요. 걱정 말아요.”

“‥?”

레이는 무슨 소리인가 하며 묶인 리오를 다시 한 번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래도 루이체의 말은 이해하지 못했다. 직접 볼 때까지는.

바이론은 경기장의 상황을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크 섬‥머리는 생각보다 잘 돌아가는군. 게다가 저 야채 녀석이 리오 녀석의 작전을 더 완벽하게 만들어 줬어‥. 크하하하하핫‥!!”

바이론의 광소 속에도 불구하고, 린스는 별 탈 없이 잠을 자고 있었다.

“자아! 갑니다–!!!”

라우소가 라도발트를 앞으로 뻗는 순간, 리오는 놓치지 않고 자신의 몸을 감은 덩굴을 끌어당겼고 그 때문에 라도발트를 던지던 라우소의 몸도 미묘하게 흔들리고 말았다. 음속으로 공기를 가르며 리오에게로 향하던 라도발트는 결국 리오의 왼쪽 뺨만 살짝 스치기만 했고 음속의 검은 결국 관중석을 향해 날아가고 말았다.

“헛!?”

라우소가 순간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라도발트가 날아간 장소는 바로 12 신장이 앉아 있는 방향이었고 라도발트의 검 끝은 정확히 워닐의 머리를 향하고 있었다.

“그만! 퍼져라!!”

관중석으로 날아가던 라도발트는 라우소의 명령에 따라 순간 낙엽으로 변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워닐은 인상을 구기며 중얼거렸다.

“어리석은 녀석‥!!”

그 목소리를 들은 라우소는 그만 당황하고 말았고, 그 바람에 자신의 머리를 향해 내리찍히는 보라색의 반원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헙–!!”

덩굴을 끊고 공중으로 날아오른 리오는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몰라 하는 라우소의 정수리를 디바이너로 내리쳤고, 라우소의 몸은 처참히 반으로 갈리며 경기장 양쪽으로 튕겨져 나갔다. 일부 사람들은 경기장에 뿌려지는 녹색의 체액을 바라보며 속에 있던 것들이 넘어오는 것을 느꼈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려버렸다.

“‥.”

레이와 노엘은 인상을 구긴 채 리오를 바라보았고, 루이체 역시 너무하다 생각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가까이에서 그 광경을 다 본 심판은 체액의 비릿한 냄새에 헛구역질을 하다시피 하며 리오의 승리를 선언한 후, 경기장 위에 서 있는 리오에게 말했다.

“이, 이제 내려오시죠. 시체를 치워야 하니‥.”

그 말을 들은 리오는 디바이너에 묻은 체액을 바닥에 뿌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안 끝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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