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339화
타아앙–!!
바이론이 휘두른 다크 팔시온의 일격은 무스카의 갑옷에 정확히 적중을 하였다. 그러나 적중한 것뿐이었다. 바이론의 검은 갑옷의 표면을 더 이상 가르고 들어가지 못했다. 단단한 투구 속에서 무스카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흥, 그런 일격으로는 내 갑옷에 흠집을 내지 못한다. 이제 내 차례인가!!」
무스카는 재빨리 자신의 도끼로 바이론의 복부를 가격하려 했으나 바이론은 몸을 움직여 그 일격을 피해내었다. 뒤로 물러선 바이론은 인상을 가득 쓴 채 무스카를 노려보았고 무스카는 어깨를 으쓱이며 바이론을 도발하였다.
「흠, 이젠 더 이상 광기를 부릴 수 없다 보지? 자자, 어디서든지, 무슨 기술을 동원해서든지 날 공격해 봐라, 하하하하핫–!!」
“‥‥.”
바이론의 얼굴은 말없이 일그러진 채 꿈틀댈 뿐이었다.
노엘 덕분에 겨우 진정을 한 린스는 예전과 같이 인상을 쓴 채 지크에게 물었다.
“이봐, 저 인간 또 왜 그래? 아까처럼 사정없이 공격할 땐 언제고 지금은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말이야.”
옆에서 도시락 겸 싸들고 온 마늘 빵을 소리 없이 먹으며 관람하고 있던 지크는 한숨을 쉬며 빵을 다 삼킨 후 대답해주었다.
“‥아마 무스카 뒤에 있는 관람객들 때문에 그럴걸요? 솔직히 저 녀석 힘으로 저 정도의 갑옷을 부수는 건 간단하다고요. 저번에야 상대방이 공중에 떴으니 힘을 발휘했지만 이번엔 상대방이 뜨지 않고 지상에 있으니 힘을 발휘했다간 뒤에 사람들마저 다 날아가 버릴 건 뻔하죠. 또 그랬다간 리오 녀석이 가만히 있지 않겠죠. 간단해요.”
이번엔 노엘이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지크에게 물어왔다.
“‥그렇다면 지금 바이론씨가 관중들을 걱정하시느라‥?”
지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그 부분은 자신도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대답했다.
“글쎄요, 저 녀석 원래 성격은 물불만 안 가리면 다행일 정도인데 말이에요‥이상한 걸 먹었나?”
계속 서 있기만 하던 바이론은 곧 피식 코웃음을 쳤다. 그러다가 점점 강도를 높여 크게 광소하기 시작했다.
“팰‥크크크팰‥카하하하하하하하핫–!!! 하하하하하하하하핫–!!! 내가 이렇게 멍청한 생각을 했다니‥크하하하하핫!!!!”
무스카는 또다시 인상을 구기며 바이론을 바라보았다. 바이론은 다크 팔시온으로 자신의 가슴을 살짝 그었고 대각선으로 그어진 상처에서는 잠시간 피가 흘러나오다가 멈추었다. 바이론은 피 냄새를 맡듯 숨을 크게 들이쉬어 보았고 상쾌하단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흐음~역시 좋아, 난 이 냄새를 맡으며 싸워야 힘이 나지. 크팰‥잠시 동안 네 뒤에서 날 지켜보고 있는 인간들 때문에 미쳤던 것 같다, 이해해 주겠나? 크크크팰‥이제 약속을 지켜주마!!!”
바이론은 소리치며 다크 팔시온을 집어넣었고, 그 모습을 본 지크는 인상을 찡그리며 노엘과 린스에게 말했다.
“‥내가 눈 감으라고 하면 눈 감아요, 알았죠?”
바이론의 양 팔엔 검은색의 투기가 맹렬히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상태가 만족된 듯, 바이론은 다시금 무스카에게 돌진하였고 무스카는 도끼를 들고 자세를 취하며 바이론의 공격을 받을 준비를 했다.
「자아‥오너라! ‥으응!?」
바이론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던 무스카는 달려오던 바이론의 모습이 갑자기 검게 변하며 사라지자 깜짝 놀라워했다. 기척 자체가 모습과 함께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크하핫–!!!!”
순간, 그림자와 함께 다시 무스카의 뒤에서 나타난 바이론은 웃음을 띄우며 무스카의 옆구리를 오른손 장(掌)으로 강하게 가격했다.
「크헉!?」
무스카는 순간 움찔하며 몸을 주춤거렸고 바이론은 킥킥 웃으며 중얼거렸다.
“크크팰‥아픈가? 아프겠지. 근데 이게 웬일인가‥네 잘난 갑옷님은 멀쩡한데? 크하하하핫–!! 널 고기덩이로 만들어 주마!!!”
바이론은 양손으로 무스카의 온몸에 맹타를 가하기 시작했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무스카는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밀려 다녔다.
린스가 또다시 물으려 입을 살짝 벌리자, 이번엔 지크가 귀찮다는 듯 알아서 대답을 해 주었다.
“왜 저러냐고요? 검으론 저 녀석의 갑옷을 뚫을 수 없지만 기로는 뚫을 수 있지요. 물론 갑옷을 무시하고 몸에만 타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갑옷은 멀쩡해요. 그러나 속 안에 있는 몸은 이미 상할 대로 상했을걸요?”
이미 지크의 말대로 무스카의 갑옷 사이 사이에선 회색의 체액이 비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계속 얻어맞고 있는 무스카의 모습을 본 워닐은 전음으로 소리쳤다.
「순간이동 주문으로 빠져나와라 무스카! 사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무스카는 그런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었다. 계속 양 손바닥으로 무스카를 치던 바이론은 이윽고 사악한 미소를 띄우며 무스카의 투구를 양손으로 잡았다.
“크크크팰‥! 자아, 이제 네 머리가 얼마나 좋은지 확인해볼까? 크하하하하핫!! 이제 죽는 거다!!!!”
콰아앙–!!!
바이론이 양손에 모여있던 기를 투구의 안쪽으로 동시에 뿜어내자, 투구의 사이사이에선 붉은색의 체액이 과일 터지듯 뿜어져 나왔고 머리를 잃은 몸은 곧 스르르 쓰러져버렸다. 투구에선 곧 액체가 섞인 오렌지색의 유기물질들이 주르륵 흘러나왔고 그것들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들은 다시금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린스 역시 몸을 숙이고 구토 증세를 나타내었다. 지크는 머리를 감싸며 중얼거렸다.
“으‥눈 감으라는 말이 늦었다‥.”
이때쯤이면 저 사람이 웃겠지 생각하던 부심판은 바이론을 슬쩍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바이론은 노기가 어린 얼굴로 피에 얼룩진 투구를 내던지며 경기장을 빠져나가 버렸다. 부심판은 이상하다 생각하며 바이론의 승리를 선언했고 곧 의료진들이 몰려나와 경기장의 세척과 시체를 치우기 시작했다.
바이론은 굳은 표정으로 귀빈석의 문을 열었고 린스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소리치기 시작했다.
“이봐!!! 들어오려면 샤워하고 들어와!!! 으~저질, 저질!!!!”
바이론은 곧 킥킥 웃으며 밖으로 다시 나가버렸고 가만히 경기장을 바라보던 지크는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
“쳇, 12 신장 녀석들, 이젠 살려고 발악을 하네‥?”
노엘은 그 말을 듣고 약간 놀란 듯 물었다.
“예? 분명 그 12 신장은 머리가‥아, 어쨌든 죽지 않았나요?”
“참나, 관찰력 한 번 좋으십니다. 아까 피 튀기는 거 못 봤어요? 붉은색 피가 튀겼잖아요, 저 곰 단지의 피는 회색이었다고요. 아마 순간적으로 바꿔치기한 것이 분명해요.”
노엘은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 아니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그런 일이‥?”
지크는 어깨를 펴고 자신의 경기를 위해 밑으로 내려가며 대답했다.
“12 신장이니까 쉽겠죠 뭐. 그럼 여기 좀 부탁드려요, 전 경기하러 나가 볼게요. 헤이, 공주님!”
“쳇, 뭐야 또?”
지크가 자신을 부르자 린스는 인상을 쓰며 지크를 바라보았고, 지크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키스하는 시늉을 해 보이며 말했다.
“헤헷, 사랑해요~♡”
지크는 곧 도망치듯 내려갔고, 얼굴이 납처럼 변해버린 린스는 멍하니 지크가 열고 나간 문을 바라보다가 곧 크게 소리치며 광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다.
“으아아악!!! 저 녀석이 나에게 프로포즈했어!!! 난 죽을 거야!!!”
지크는 피식 웃으며 경기장 위에 뛰어 올라갔고, 상대편은 지크의 가벼운 움직임을 주시하며 경기장 위로 올라갔다. 살짝살짝 뛰며 몸을 풀던 지크는 상대편이 올라오자 씨익 웃으며 물었다.
“헤이, 넌 또 무슨 신장이냐? 분위기를 봐선 신장 같은데?”
상대방은 코웃음을 친 후 대답했다.
“흥, 천공의 루카다. 상당히 까부는 가즈 나이트군 그래.”
지크는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흐흥, 글쎄? 어쨌든, 이제 붙어볼까 형씨?”
경기 시작의 종이 울리자, 루카의 몸 주위엔 회오리가 치기 시작했고 그의 모습은 어느덧 리오와 싸울 때처럼 진짜 모습을 갖추었다. 지크는 머리를 긁으며 루카에게 물었다.
“어이, 왜 벌써부터 모습을 바꾸고 난리야?”
루카는 공중에 약간 뜬 상태로 대답했다.
「흠, 어차피 변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나? 빨리 변하는 게 너나 내 성격에도 맞는 것 같은데 말이야‥안 그런가?」
지크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기전력을 방출하며 말했다.
“헤헷‥맘에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