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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348화


슈렌은 그룬가르드를 몇 번 돌린 후 멈추며 자신의 앞에 각기 다른 포즈로 쓰러져 있는 네 명의 신장에게 조용히 물었다.

“또 저항할 힘이 남아있나?”

루카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꿈틀거리며 슈렌을 바라보았다. 슈렌은 여전히 무서운 눈으로 자신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 이것이 가즈 나이트의 진짜‥힘인가‥!」

슈렌은 묵묵히 고개를 저었다.

“‥진짜 힘의 20% 정도‥이것이 너희들과 우리의 차이점이다.”

슈렌의 눈은 차차 평상시와 같이 돌아왔다. 그는 곧 공중으로 치솟으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북쪽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성을 향해 전속력으로 날아가던 리오는 순간 느껴진 살기 때문에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낯선 살기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많이 느낀 살기는 또 아니었다. 리오는 조용히 주위를 돌아보았다. 그의 왼쪽에서, 누군가가 몸에 맞지 않는 거대한 낫을 들고 리오가 있는 상공에 떠오르고 있었다. 리오는 그제서야 그 살기의 주인공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맨티스 퀸‥! 회복이 빨리도 되었군. 꽤 치명상을 입었을 텐데‥.”

맨티스 퀸은 리오와 적당한 거리를 벌린 후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확실히 네 공격은 치명타였다. 완전 무방비 상태로 맞았기 때문에 더욱 그랬지. 하지만 어떤 할아범이 신기한 기술로 고쳐주더군. 마법보다 더 빨리 말이야. 그 덕분에 너와 다시 싸울 수 있게 되었다. 이번엔 저번처럼 방심하지 않을 테니 각오해라‥리오·스나이퍼!!」

리오는 씨익 웃으며 디바이너와 파라그레이드를 동시에 뽑아들었다. 이번엔 소검 형태의 파라그레이드가 아닌, 대검 형태로 기를 주입한 파라그레이드였다. 정면 대결을 뜻하는 것이었다.

“나도‥저번처럼 무기 때문에 밀리진 않을 것이다. 좀 감각이 다를걸? 후훗‥.”

그 후, 둘 사이엔 말보다 행동이 앞서게 되었다. 낫과 두 개의 검이 충돌하는 순간, 공중엔 엄청난 스파크가 일어났다.

트리네는 어깨에 심한 부상을 입은 채 거리를 뛰고 있었다. 그녀는 최대한 빨리 뛰려 노력했으나 상처에서 흘린 피가 너무나도 많았기에 그녀의 의식은 점점 흐려지고 있었다.

콰아앙–!!!

“아앗–!!”

트리네의 머리 위로 지나간 광탄은 그녀의 몇 발자국 앞에서 폭발했고, 트리네는 결국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녀의 위에 검은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졌다. 12 신장, 별의 발러였다.

「잘도 도망치셨군요. 새벽의 여신, [이오스]여‥. 보통 인간들의 눈은 피할 수 있어도 12 신장들의 눈은 피할 수 없습니다. 자아, 순순히 저에게 목숨을 바치시지요.」

트리네는 흐릿해지는 의식을 가다듬으며 소리쳤다.

“그럴 수는 없어요!! 지금 당신들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기나 하세요? 다시 두 세계가 이어진다면 이 세계, 아니 모든 차원 전체가 암흑으로 바뀝니다!! 빛과 어둠은 균형을 가져야 해요, 당신들은 그것을 모르고 있어요!!”

발러는 가만히 트리네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서서히 저으며 말했다.

「저를 설득하시려 해도 소용없습니다. 전 다른 신의 명령은 듣지 않습니다. 오직 이스말님의 명령을 듣고 따를 뿐입니다. 당신만 없어지신다면 일은 완벽히 끝나게 됩니다. 자아‥!」

발러는 자신의 양손에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트리네, 아니 이오스의 육체를 완전히 날려버리려는 심산이었다.

“크크크팰‥과연, 보통 인물은 아니었군‥크크팰‥.”

발러는 순간 앞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검은색의 투기를 뿜어내고 있는 한 사나이가 서 있었다. 발러는 잊을 수 없었다. 그 사나이의 미친듯한, 아니 미친 웃음소리를‥.

「가, 가즈 나이트‥!!! 어째서 여기에!!!」

바이론은 사악한 미소를 띄며 서서히 앞으로 걸어갔다.

“크크큭‥나에게 내려진 명령을 수행하는 것일 뿐이다. 너와 같지. 크크크크팰‥.”

바이론은 쓰러진 이오스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오스는 곧바로 바이론의 큰 손을 잡았고, 바이론은 그녀를 자신의 뒤로 돌린 후 주머니에서 약을 하나 던져주며 말했다.

“먹으시오, 안 그랬다가 당신이 죽으면 내가 혼나니까. 크크팰‥.”

이오스는 비틀거리며 바이론이 준 약을 의심치 않고 복용했다. 곧 그녀는 잠들듯이 쓰러졌고, 바이론은 광소를 하며 그녀를 어깨에 메고 뒤로 돌아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 녀석! 어딜 도망가느냐!!!」

발러는 모아 두었던 광탄을 바이론에게 던졌고, 바이론은 왼손을 뒤로 돌려 그 광탄을 가볍게 잡아내었다. 곧 그의 흑색 투기가 그 광탄을 갉아먹듯 흡수해 버렸고, 바이론은 뒤를 돌아보며 싸늘히 말했다.

“나랑 붙어보자고? 크크크크큭‥대답해라, 여기 근처의 주민들은 누가 시켰는지는 몰라도 다 대피했기 때문에 싸우면 너에겐 매우 불리해. 있으면 내가 계약을 어기게 되니 말이야. 크크크크큭‥어서 대답해라!! 날 기어코 막을 거냐, 아니면 살아서 돌아갈 것이냐!!! 난 아무거나 좋아!! 크하하하하하하핫–!!!!”

바이론의 그 웃음소리는 발러에겐 상당히 자극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발러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 도전해봤자 단 일격에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을. 결국 발러는 여신 이스말에게 사죄하는 말을 하며 소리 없이 어딘가로 사라져 갔다. 그가 사라지자, 바이론은 킥킥 웃어대며 어디론가 가기 시작했다.

“크크크큭‥약이 너무 과한 모양이군‥크크크크큭‥.”

남쪽 성문 근처의 상황은 거의 끝나갔다. 오크들도 뿔뿔이 흩어져 도망간 상태였고, 수라와 나찰 몇 대만이 공격을 간간이 할 뿐이었다. 바이칼은 땀을 닦은 후 자신의 옆에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주위를 돌아보고 있는 레디에게 물었다.

“‥근데,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거지? 리오 녀석이 있다면 지원은 당연히 슈렌이 하는 것인 줄 알고 있는데‥?”

레디는 그럴 리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이 차원의 일은 리오씨 담당이 아닙니다. 원래 저와 땅의 가즈 나이트 사바신 둘이 담당을 했지요. 저희들은 이곳에 몇 년 전에 왔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가 리오씨가 도착하셨고, 왜인지는 모르지만 바람의 가즈 나이트도 오신 상태라 하더군요. 리오씨는 예전에 몇 번 뵌 일이 있습니다만‥어쨌든 갑자기 튀어나온 건 아닙니다.”

바이칼은 팔짱을 끼며 빈정대듯 물었다.

“음‥그럼 리오 녀석은 엉겁결에 이 일에 빠졌다 이 말인가?”

레디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분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그렇습니다.”

결국 바이칼은 한숨을 쉬고 말았다. 정말 운도 없는 녀석이지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는 듯했다.

“‥지크 녀석도 왔다고? 그럼 한 차원에 가즈 나이트가 네 명이나 된단 말이야?”

레디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닙니다. 확인된 명 수는 다섯입니다. 저희들의 진짜 지원인 바이론까지 포함해서지요.”

“바이론까지‥이건 4년 전에 고신들과 전쟁할 때보다 훨씬 많군. 나까지 포함하면 남아나는 게 없겠어‥.”

바이칼은 머리를 매만지며 전방을 향해 자신의 기를 길게 뿜었다. 그러자 공중에 떠오르던 나찰 한 대가 그 기를 맞고 산산조각이 나며 흩어졌다. 레디는 그 모습을 보고 빙긋 웃으며 감탄했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바이칼은 속으로 이를 갈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레디의 반응이 너무나도 그의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즈 나이트만 아니었으면 날려버렸을 텐데‥젠장.’

북쪽을 향해 날아가던 슈렌은 북쪽 성문 근처가 엄청나게 파괴된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근데 이상한 것은, 그쪽 지역이 불에 타서 폐허가 된 것이 아니고 마치 지진에 휩쓸려 폐허가 된 듯한 것이었다.

“적들은 없군‥음?”

슈렌은 지상에 누군가가 한 명 서 있는 것을 확인하고 그쪽으로 내려갔다. 그 사나이는 거대한 목도를 어깨에 걸치고 있었는데, 슈렌이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것을 느꼈는지 곧 목도를 똑바로 들며 전투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슈렌을 돌아보았다.

“흥, 좀 강한 녀석 같은데‥어라? 너는‥?”

슈렌도 그 사나이와 눈을 마주친 후 약간 놀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사바신? 어떻게 여기에 왔나?”

“어떻게 왔긴, 그 할아범이 보내서 왔지. 여긴 나와 레디의 구역인데 왜 이렇게 방해꾼들이 많은 거지? 리오라는 녀석과 지크라는 녀석은 자기들 맘대로 여기에 왔고, 너도 그렇고‥. 어쨌든 오래간만이다 슈렌. 반갑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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