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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57화


「키킷‥황송하게도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군요. 안심하고 저승으로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키하하하하하하핫‥!!!」

순간, 레이의 몸이 소리 없이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조커 나이트를 향해 날려졌고, 조커 나이트는 긴 낫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듯 하며 방어 자세를 취하였다. 티잉–!!! 강철의 음과 함께, 레이, 아니 케이가 호신용의 길이 80cm의 칼 아신도로 조커 나이트의 낫과 대치하는 모습이 어의들에게 보여졌다. 노 어의는 깜짝 놀라며 케이에게 외쳤다.

”마, 마마! 옥체를 보존하소서!!!”

”시끄럽소!! 경들은 어서 오라버니를 모시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시오!!! 이건 명령이오!!!!”

”고, 공주 마마‥!!!”

결국, 어의들은 어쩔 수 없이 태자를 데리고 급히 방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조커 나이트는 광대 가면 속에서 다시 한번 기분 나쁜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키히힛‥절반 정도 불구자인 태자에겐 별 관심이 없었는데‥어쨌든 공주 마마는 실수하셨습니다. 키하하하하하하‥.」

케이가 깜짝 놀라며 눈을 크게 뜨는 순간, 비명소리와 함께 방 안으로 온몸이 난도질된 한 사람이 문을 부수며 들어왔다. 다름 아닌 노 어의였다. 젊은 견습 어의는 태자를 업은 채 파랗게 질린 얼굴로 다시 방 안에 들어왔고, 케이는 침을 꿀꺽 삼키며 조커 나이트를 바라보았다. 조커 나이트가 쓴 광대 가면의 초승달 모양 눈구멍에선 불가사의한 느낌이 밀려 나오고 있었다. 조커 나이트는 웃음과 함께 말하기 시작했다.

「여긴 가즈 나이트가 넷이나 있습니다. 저 혼자 오셨을 거라 생각하셨나요? 키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밖으로 나가면, 죽습니다‥태자고 뭐고!!」

그 순간, 천장이 정사각형으로 오려지며 검은 그림자 하나가 방 안으로 들어왔고, 그 그림자는 태자를 안고서 다시 천장 위로 귀신처럼 사라져 갔다. 태자와 함께 있던 견습 어의는 넋이 나간 얼굴로 구멍이 뚫린 천장을 바라볼 뿐이었다. 케이는 그 그림자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

”사건정중 두령‥난영!?”

그때, 케이의 아신도에 엄청난 힘이 가해졌고 힘에서 밀린 케이는 조커 나이트로부터 주욱 밀려나게 되었다. 조커 나이트는 방바닥에 제대로 서며 분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시간을 너무 많이 드린 것 같군요‥사과드립니다. 이제 당신을 저승 여행 코스로 모시겠습니다–!!!!!」

콰아앙–!!!!!

순간, 이번엔 조커 나이트의 머리 위 천정이 폭음과 함께 부서지며 조커 나이트에게 화염을 덮어 씌웠고, 특별한 화학 물질에 의한 불이어서인지 조커 나이트를 둘러싼 화염은 꺼지지 않았다. 그 직후, 이번엔 바깥쪽 벽이 부서지며 그 안에서 검은 그림자가 다시금 나타났다. 그 그림자는 조커 나이트를 향해 자세를 취하며 케이에게 말했다.

”난영, 대령했사옵니다. 공주 마마께선 사건정중이 대기하고 있는 건물 밖으로 대피하시옵소서. 식귀탄으로는 저 마귀를 오래 잡아둘 수 없을 것 같사옵니다.”

난영의 무뚝뚝한 투의 말을 들은 케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견습 어의를 데리고 벽 밖으로 몸을 날렸다. 난영이 뚫은 벽은 건물 외벽, 고로 두 사람은 잠시간 하늘을 날아야만 했다. 견습 어의는 케이의 팔에 매달려 눈을 꼭 감고 있었고, 케이는 사건정중 여럿이 대기하고 있는 건너편 건물 지붕 위로 안전히 착지했다. 사건정중은 그 즉시 케이를 중심으로 몸으로 방어진을 만들었다. 그러던 도중, 사건정중 한 명이 뚱뚱한 견습 어의를 발로 차 지붕 밑으로 떨어뜨렸고, 케이는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이게 무슨 짓이냐!! 어의는 정식 신하급의 관리라는 것을 모른단 말이냐!!!”

곧, 물에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의를 발로 차 떨어뜨린 사건정중이 그들의 두령과 같은 무뚝뚝한 말투로 대답했다.

”밑은 연못입니다. 근처의 병사가 구해줄 것입니다.”

케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있던 건물을 바라보았다. 건물의 4층 부분은 곧 대폭발을 일으켰고, 케이의 앞으로 난영이 몸에 연기를 단 채 착지를 했다. 난영은 자신의 애검, 구십구도(九十九刀)를 등의 칼집에서 뽑아 들며 케이를 향해 중얼거렸다.

”잔당들은 모두 폭사시켰사옵니다만, 장연 어의의 시신은 수습하지 못할 듯하옵니다. 그 부분은 수고스러우시겠지만 마마께서 직접 대왕 마마께 전해 주시길 바라옵니다. 사건정중, 공주 마마를 모시고 이동하라.”

그의 명에 따라, 사건정중은 마치 기계처럼 똑같은 걸음, 똑같은 보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케이 역시 그들과 함께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케이는 이동하면서 난영을 향해 중얼거렸다.

”흥, 경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구려. 하긴, 경의 임무와 직업이 어둠 속의 직업이니만큼‥음!?”

순간, 케이는 이상한 느낌에 공중으로 몸을 솟구쳤고 케이를 둘러싼 채 움직이던 사건정중 여덟 명은 단숨에 몸이 두 동강 나며 즉사를 하고 말았다. 케이는 폭이 넓어 움직이기 불편한 기린포를 벗어 던지며 전투 태세를 취하였고, 난영 역시 케이의 앞에 서며 주위를 향해 눈을 굴렸다.

”저에게 배우신 것은 잊지 않으셨군요.”

”언제나 평상복 안에 도복을 입고 있으라는 것? 흥, 기본 아닌가 난영 두령?”

곧, 둘의 시선은 몸이 두 동강 난 사건정중의 시신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고, 그 근처에서 조커 나이트가 커튼을 좌우로 열 듯 어둠을 열며 나타났다. 옷이 약간 그을린 듯했지만 그리 충격은 받지 않은 듯했다. 조커 나이트는 낫에 묻어난 사건정중의 피를 떨구며 난영과 케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잔재주 따위로 날 죽일 수 있을 것 같나‥? 어쨌든 공주, 당신 참 명도 길군요. 저에게 표적이 된 인간 중에서 이렇게 오래 산 인간은 처음입니다. 어쨌든, 절 화나게 하신 이상 그냥은 돌아가실 수 없을 것 같군요. 좀 천천히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응!? 뭐지?」

조커 나이트는 자신의 가면에 갑자기 물방울들이 튀기자 흠칫 놀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고, 난영과 케이도 갑자기 하늘에서 물방울이 날려오자 깜짝 놀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구름도 거의 걷힌 상태여서 비가 내리는 것일 확률은 적었다. 그 순간, 둘의 앞에 큰 물보라와 함께 녹색 스포츠 머리의 청년이 홀연히 나타났다.

”엿차, 제가 늦어도 한참 늦은 것 같군요. 동쪽 성문을 습격한 마물을 혼자 좀 처리하느라 늦었습니다.”

그 청년을 본 케이는 이제 안심이라는 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그래도 다행이군요 레디 씨. 오신 것만 해도 어디에요.”

「가, 가즈 나이트‥!!!!」

조커 나이트는 뒤로 주춤거리며 낫으로 방어 태세를 취하였고, 레디 역시 자신의 검, 환도(環刀) 세레인을 뽑아 들며 공격 자세를 취하였다.

”자, 두 분은 다른 곳으로 가 주시겠습니까? 그리고 동쪽 성문의 수비 부대는 전멸한 지 오래였으니 그쪽에 예비 부대를 좀 보내 주십시오.”

”알았어요, 그럼 저 광대를 잘 부탁해요 레디 씨.”

케이는 제궁 중앙 쪽으로 몸을 날렸고, 난영은 레디를 한 번 본 후 아무 말 없이 케이를 따라 몸을 날렸다. 조커 나이트는 분한 듯 낫을 든 손을 부르르 떨며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고, 레디는 정신을 집중한 채 조커 나이트를 바라보았다.

「‥이번 임무는 성공한 줄 알았는데‥쳇, 뭐 괜찮아. 난 이쪽 계약자의 부탁을 받고 온 것뿐이니까.」

그 말에, 레디는 눈을 움찔하며 조커 나이트에게 물었다.

”‥허튼 소리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데. 말만으로 괜히 이간질을 하는 것 아닌가?”

그러자, 조커 나이트는 우습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푸히히히힛‥믿기 싫으면 그만두시지. 공주가 돌아오는 것을 매우 싫어하시는 계약자가 한 분 있다는 것은 확실하니까. 이렇게 말을 해 봤자 너희들은 밝혀낼 수 없을 거야. 키히히히히힛‥.」

”‥계약 조건은 말해줄 수 있나?”

「크힛‥우리가 원하는 것이 신주(神柱) 외엔 없다는 것 잘 알잖나? 이 동방엔 신주가 단 두 개뿐이야. 그 두 개가 다 떠올라야 서방 대륙에 이어 동방 대륙도 떠오르지. 하지만 위치를 몰라. 그러나 계약자는 알고 있지. 그 이외의 계약 조건은 말해줄 수 없다. 재미가 없을 테니까‥쿠히히히히힛‥.」

그렇게 말을 들은 레디는 검을 거두며 자세를 풀었고, 조커 나이트 역시 자세를 풀고 레디를 바라보았다. 레디는 뒤로 돌아서며 중얼거렸다.

”‥너도 지금 싸울 마음은 없는 듯하니 오늘은 그냥 보내주지. 하지만 다음번 방문 때는 대우가 조금 다를지도 몰라.”

「키히힛‥어련하시려고‥?」

조커 나이트는 웃으며 데몬 게이트를 열고 스르륵 사라져 갔고, 레디는 머리가 복잡하다는 듯 자신의 짧은 머리를 털며 중얼거렸다.

”‥모르겠군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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