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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459화


“손님‥? 내 손님이면 모셔드려 사바신.”

“‥나와 농담을 하자는 소리는 아니겠지‥?”

사바신이 인상을 찡그리며 그렇게 말하면 분명 농담으로 지나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레디는 자세를 풀고 세레인을 집어 들며 사바신에게 물었다.

“‥어떤 녀석들이지?”

“몰라, 이상하게 귀가 큰 녀석 둘하고 그 녀석들을 끌고 온 할아범 하나야. 슈렌이 우리들도 나오는 게 좋을 것이라고 그랬어.”

그러자, 레디는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심각한 일이구나‥그래, 가자.”


성의 제궁 앞에 펼쳐진 넓은 광장엔, 동물의 귀와 같은 약간 뾰족한 귀를 가진 근육질의 남자와 역시 특이한 신체 구조를 가진 여자, 그리고 안경을 쓴 작은 키의 늙은 노인이 처참히 부서진 병사 몇 명을 배경으로 당당히 서 있었다. 노인은 듬성듬성 난 자신의 수염을 긁적거리며 은색 팔목 시계를 바라보았다.

“흠‥너무 늦는구먼. 이렇게 몇 명 죽여두면 즉시 모일 거라 생각했는데‥잡병 몇 명과 눈에 띄는 저 젊은이 둘만이 오다니‥험험‥.”

노인이 지루해하는 만큼, 그 노인의 양옆에 있는 남자와 여자도 몸이 달아 오른 듯 이를 갈며 노인에게 물었다.

“주인! 이 앙그나, 싸우고 싶다! 저 녀석들이랑!”

“그렇다! 이 카에, 앙그나처럼 싸우고 싶다!”

그러자, 노인은 곤란하다는 미소를 지으며 둘을 달래듯 말했다.

“이런 이런‥조금만 참아보거라. 응, 그건 그렇고 이 할애비가 말해둔 것, 기억하고 있지?”

그러자, 앙그나라는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렇다! 앙그나, 갈색 머리의 여자애, 보이면 납치한다!!”

그리고 옆에 있던 카에라는 여자도 질세라 대답했다.

“나도 기억한다 주인! 카에, 가즈 나이트들과 싸운다! 그들을 죽인다!!”

노인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품 안에서 과자를 꺼내 둘에게 건네주었다. 둘은 그 과자를 받아 든 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헛헛헛헛‥착한 녀석들. 그런데 시에 도 데리고 올 것을 잘못했구나‥.”

시에라는 이름이 나오자, 앙그나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말했다.

“아니다! 막내 시에, 너무 어리다! 우리는 네 살이나 먹었지만, 시에는 두 살이다! 너무 어리다!”

그 말을 들은 노인은 자신의 벗어진 머리를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헛헛‥하긴 그렇지. 아, 저기들 나오는구나‥허허허허헛‥.”


원(愿) 차원계 내부.

휀·라디언트는 팔짱을 낀 채 차원 결계가 쳐진 차원계를 바라보며 묵묵히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벌써 그의 시간으로는 일주일째 한 장소에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가만히 생각을 하던 그는 허리에 장비된 플렉시온을 바라보았다. 주신이 만들긴 했지만 다크 팔시온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검인 탓에, 다크 팔시온과 플렉시온은 두 검 모두가 기준치 이상의 힘을 발휘하면 차원 간의 거리 내에서도 서로 반응을 하게 되어 있었다. 휀은 그것을 이용하여 바이론이 있는 장소를 알아내려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지루하군.”

그것이 휀·라디언트라는 남자가 일주일 만에 내뱉은 단 한마디였다.


“‥강한 것 같은데‥어떻게 생각하나?”

슈렌은 처음부터 눈을 뜬 채 바이론에게 물었고, 바이론은 킥킥 웃으며 가볍게 대답했다.

“크크큭‥할아범은 더위 먹은 엿가락에 불과하지만‥저 둘은 참 재미있군. 처음 보는 생명체 같은데‥4대 용왕과 맞먹는 힘을 가지고 있어‥크크큭, 피가 끓어오르는군, 안 그러나? 크크크크팰‥.”

그 말에, 막 도착한 레디와 사바신은 깜짝 놀라며 바이론에게 물었다.

“자, 잠깐!!! 4대 용왕과 맞먹는다면 현재 우리들로서는‥!!”

“크큭‥나 빼고는 모두 걸리적거릴 뿐이지‥. 안전 주문이 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 정도 힘을 가진 존재와 붙을 수 있는 것은 나와 휀, 리오 세 명뿐이다. 슈렌 녀석도 마찬가지야‥크크크크큭‥.”

“‥음‥.”

슈렌은 눈을 뜬 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레디와 사바신은 분하다는 듯 주먹을 불끈 쥐며 바이론에게 물었다.

“‥우리들은 뭘 하면 되지‥?”

그 질문엔 슈렌이 대신 대답했다.

“‥저 노인의 목적에 따라 바뀌지‥.”

그들이 그렇게 중얼거리는 사이, 노인은 소형 스피커와 연결된 마이크를 주머니에서 꺼낸 후 슈렌들이 있는 곳을 향해 말하기 시작했다.

“요오, 처음 뵙겠습니다 제군들! 저의 이름은 와카루, 닥터 와카루입니다. 음〜이곳은 공기가 매우 좋은 곳이군요. 우리가 온 것은 다름이 아니고, 어젯밤에 제 일을 도와주는 분들 중 한 분이 여기에 여러분이 있다는 정보를 주시더군요. 그래서 어떤 물건을 좀 찾을 겸 이곳에 왔습니다, 허허허허헛‥.”

그 말을 들은 바이론은 순간 광기가 사라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알아냈군‥약은 녀석들‥.”

슈렌은 묵묵히 와카루와 그가 데려온 두 명을 바라보다가 레디에게 넌지시 말했다.

“‥넌 먼저 숙소로 가 줘. 라이아를 부탁한다.”

그러자, 그 말을 들은 레디는 깜짝 놀라며 슈렌에게 물었다.

“아, 아니 슈렌 너 진짜 그 아이를‥!?”

“‥그런 시시한 게 아니야, 아이를 지키지 못하면 우린 여기서 끝장이다.”

슈렌의 말에, 레디와 사바신은 깜짝 놀라며 슈렌과 바이론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 그 꼬마를? 도대체 무슨 소리야!!”

사바신이 그렇게 소리치는 찰나, 와카루와 나머지 두 명을 미리 포위하고 있던 동방의 군사들이 지휘를 맡은 어중천의 지시에 따라 활 시위를 당겼고, 어중천은 크게 호령하며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쏴라!! 저 무례한 녀석들에게 예를 가르쳐 주는 거다!!!!”

그 소리를 들은 와카루는 섭하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이런‥얘들아, 나오너라.”

와카루의 음성 지시에 따라, 와카루와 나머지 둘의 주위에서 십여 개의 데몬 게이트가 열리며 생체 로봇인 나찰과 수라들이 나타났고, 시위를 당겼던 병사들은 혼비백산하며 뒤로 물러섰다.

“세, 세상에‥!! 강철 거인들이다–!!!”

병사들이 그렇게 소리치자, 와카루는 귀를 후비며 나찰과 수라들에게 지시했다.

“어이구 시끄러워‥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군, 조용히 시키거라 얘들아.”

그 명령을 받은 나찰과 수라들은 각 무기의 안전장치를 스스로 해제했고, 무기 조작 프로그램을 로딩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무얼 하는지 모르는 어중천은 병사들에게 그냥 화를 낼 뿐이었다.

“이 녀석들 무얼 하는 게냐!!! 적을 두려워하지 말고 어서 쏘란 말이다–!!!!”

위이잉–

어중천이 말을 하는 동안 수라의 어깨에 장치된 게틀링 머신건의 총신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고, 나찰의 어깨에 붙은 대인 미사일 발사기의 발사구도 모두 열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나찰과 수라의 무기들은 모조리 불을 뿜어댔다.

“워터 스크린–!!!”

순간, 병사들의 앞에 얇은 물의 장막이 솟아 올랐고, 나찰과 수라가 쏜 탄환들은 그 얇은 막에 접촉한 뒤 힘을 잃고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그 물의 장막은 기계에 탐지되지 않을 만큼 얇은 것이어서 나찰과 수라들은 계속 무기들을 가동시켰다.

“얘들아, 그만!!”

와카루의 명령에, 나찰과 수라들은 곧장 무기 가동을 중단했고, 와카루는 혀를 차며 물의 장막을 만들어 낸 녹색 스포츠 머리의 청년, 레디를 바라보았다.

“‥쩝, 생각을 못했구먼. 하는 수 없지‥앙그나는 내 옆에 있도록 하고, 카에는 저 청년들과 좀 놀아주려무나. 그 모습으로는 좀 힘들 것 같으니‥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서. 알았지?”

“‥알았다! 그러나 카에 조건 있다!! 한 명당 과자 하나다!!!”

그러자, 와카루는 껄껄 웃으며 대답했다.

“허허헛‥오냐 오냐, 이 할애비가 듬뿍듬뿍 주마, 허허허헛‥.”

“뭣이라고!? 마물들이 또 습격을 해 와? 게다가 이번엔 성 안에까지 들어왔다고!?”

청성제는 옥좌를 박차고 일어서며 궁인에게 소리쳤고, 궁인은 더더욱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그, 그러하옵니다 마마. 철의 거인들까지 수십 명 나타났기 때문에 성 안의 지친 병사들로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옵니다‥.”

“허허〜!!! 이런 망조가 어디 있나!! 그럼, 넌 어서 선인들을 불러 모으도록 하여라!! 선인들이라면 막을 수 있을 게다!!!”

“예, 알겠사옵니다 마마.”

궁인이 나간 후, 청성제는 한숨을 쉬며 옥좌에 앉았고 옆에 앉아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케이는 고개를 살짝 들며 청성제에게 말했다.

“아바 마마, 너무 심려치 마시옵소서‥.”

그러자, 청성제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케이에게 말했다.

“‥아니다 가희 공주, 이런 일이 한두 번 있었던 것도 아니라 난 괜찮다. 그건 그렇고 서방 공자들은 매우 용감무쌍하구나. 병사들이 나서기도 전에 자신들이 먼저 나설 줄이야‥. 무인으로서 정말 모범이 되는 공자들이로다‥.”

그렇게 말을 들으면서도, 케이는 뭔가 느낌이 불안했다. 자신이 온 뒤부터 일이 연속적으로 쉴 새 없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단 이틀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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