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462화
“‥이봐 할아범.”
바이론은 나찰과 수라가 인간 채집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와카루를 불렀고, 와카루는 슬쩍 바이론을 바라보며 물었다.
“응? 무슨 일이오 젊은이? 이 노인은 자네와 상대할 힘이 없는데‥허허헛‥.”
“크큭‥나도 뼈다귀 뿐인 노인과 붙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어. 잠깐 부탁이 있어서‥누굴 좀 초대하려고. 당신의 귀염둥이들과 아주 잘 놀아줄 녀석이지‥크크큭.”
그러자, 와카루는 말뜻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가지고 있던 소형 마이크로 카에에게 말했다.
“얘야, 널 더 즐겁게 해 줄 분이 오신다니 잠시만 가만히 있거라, 착하지?”
카에는 천천히 몸을 공중으로 띄웠다. 그러자, 바이론은 됐다는 듯 양손을 모은 후 자세를 바르게 세우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 녀석만 초대하면 해결사 녀석들은 다 모이는 것이군‥크크크크크팰‥.”
구우우우우우우우웅–
바이론의 몸에선 곧 검은색의 투기가 놀라운 속도로 뿜어지기 시작했고, 와카루는 흥미 있다는 듯 바이론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현재 바이론의 모습은 검은색의 불꽃 안에서 손을 모으고 수도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과 흡사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바이론의 모아진 손에선 회청색의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고, 그 순간 바이론은 눈을 뜨며 공중을 향해 손을 펼쳤다.
“크하하하하핫–!!! 오너라, 빌어먹을 광황(光皇)!!!!”
쿠우우우우우웅!!!!!
곧바로 바이론의 손에선 회청색의 빛이 공중을 향해 폭사되었고, 그 반동 때문에 의자에서 넘어지고 만 와카루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공중을 바라보았다.
피잉–
하늘을 뚫고 날아갈 것이라 생각되었던 바이론의 다크 포스는 성 상공에서 무언가에 충돌한 듯 갑자기 폭발했고, 하늘은 곧 유리창이 깨어지듯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
“뭐, 뭐야? 설마 차원 결계에 균열이!?”
와카루는 유리창처럼 깨진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깨어진 공간은 영원히 깨어져 있지만은 않았다. 깨어진 곳은 빠른 속도로 복원되기 시작했고, 그 균열의 중앙에선 거대한 빛의 기둥이 바이론의 앞에 떨어져 내렸다. 그 빛이 떨어진 직후, 공간의 균열은 사라졌고 바이론은 약간 비틀거리며 자신의 앞에서 빛나고 있는 빛의 기둥을 보며 중얼거렸다.
“크크크큭‥뭐하나, 거기서 노는 건가? 어서 나오시지, 초대 가즈 나이트님‥.”
곧, 빛의 기둥 안에선 희미한 그림자 하나가 보여졌고, 안에선 싸늘한 표정의 금발 전사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는 자신의 흰색 전투 코트를 손으로 툭툭 털며 바이론에게 말했다.
“‥힘을 과다하게 쓸 필요는 없었어.”
“크팰, 터진 입이라고 말은 또 하는군‥네 말대로 난 힘을 과다하게 썼으니 이제 이 괴물은 네가 맡아라. 난 숙소에 가서 좀 쉬어야 하겠어‥크크크크큭‥.”
“좋을 대로.”
바이론은 곧 빠르게 귀빈궁을 향해 갔고, 휀은 목을 풀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의 옆엔 거대 괴물로 변한 카에가, 그리고 앞엔 와카루 박사와 인간 채집을 하고 있는 나찰과 수라들이 있었다.
“다수부터 처리하는 게 좋겠군.”
큐웅–!!!!
순간, 수라와 나찰들 사이엔 황색의 빛이 번뜩였고, 어느새 그 사이에 서 있던 휀은 자신의 검, 광인(光刃) 플렉시온을 손 안에서 빙글빙글 돌리며 와카루 박사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마그나 소드, 열(烈)‥.”
쿠우우웅–!!!!
곧이어 나찰과 수라, 그리고 채집이 되어 보호막에 둘러싸인 병사들까지 모조리 빛에 휩싸이며 폭사했고, 빛이 사라진 뒤에 남은 것은 녹아버린 성의 석재 지면이었다. 카에와 단 둘이 남게 된 와카루는 자신의 안경을 매만지며 간이 의자를 집어 들고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저, 젊은이‥수라와 나찰을 없앤 것은 그렇다 쳐도 병사들까지 모두 죽이면 어떻게 하나? 자네 편이잖아?”
휀은 와카루를 지나쳐 카에를 향해 걸어가며 조용히 말했다.
“내 편? ‥알 바 아니지.”
휀은 천천히 카에를 돌아보았다. 카에는 놀고만 있지 않았다. 휀이 나찰과 수라를 부수는 것을 본 직후 입 안에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었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
엄청난 괴성과 함께, 카에의 입에선 아까와는 다른 적색의 광선이 뿜어졌고, 휀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푸우웅–!!
카에의 입에서 뿜어진 아토믹 레이는 이상한 장막에 충돌하는 소리와 함께, 휀의 손 뒤로 더 이상 가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흡수당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 아니 세상에 저 고출력 입자 광선을 어떻게 흡수할 수 있는 것이지!?”
와카루가 그렇게 소리치자 카에의 아토믹 레이를 모조리 흡수해 왼손 안에 응축한 휀은 와카루를 슬쩍 본 후 중얼거렸다.
“‥인공적인 빛은 나에겐 통하지 않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휀은 왼손에 응축한 빛을 카에에게 뿜어냈고, 폭음 소리와 함께 카에는 뒤로 주욱 밀려났다. 그러나 카에 역시 휀의 공격을 몸으로 받은 것은 아니었다. 펜릴의 무중력 바리어의 강화판인 역중력 바리어가 장착된 베히모스 역시 보통 광학 무기는 통하지 않았다. 지금 카에가 밀려난 이유는 순전히 휀이 자신의 에너지로 응축, 변환시켜 뿜어낸 빛의 출력 때문이었다.
카에와 연결된 노트북으로 현재 충격량을 측정한 와카루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휀이 쏜 빛의 출력이 카에가 쏜 아토믹 레이에 비해 네 배 정도 강했기 때문이었다.
“‥허헛, 역중력 바리어가 아니었다면 카에라도 산산조각 났겠는데‥? 저런 젊은이가 갑자기 어디서 등장한 거지?”
그 말을 듣고 있는지 아닌지, 휀은 고속 이동을 하며 카에에게 접근했고, 아직 비틀거리는 카에에게 플렉시온을 겨누었다.
“마그나 소드‥참(斬)–!!!”
순간, 휀의 눈에서 황색 빛이 번뜩였고, 흰색 잔광을 남기며 움직이던 플렉시온은 일순간 빛덩이가 되며 카에를 향해 내리꽂혔다.
부우웅–
그 순간, 괴음과 함께 카에의 몸은 고속으로 이동하여 휀의 뒤에 나타났고, 검을 내리치던 휀은 순간 검의 각도를 꺾어 자신의 뒤에 나타난 카에를 검광으로 후려쳤다.
파아악–!!!
「크오오오오오오오옷–!!!!!!!」
플렉시온의 특성 중 하나는, 검에서 뿜어지는 광입자(光粒子)를 이용해 적당히 떨어진 적도 충분히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양 눈을 당한 카에는 뒤로 물러서며 괴로워했고, 휀은 플렉시온을 휘휘 돌리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리니어 모터 시스템인가‥멀린 공이 아직도 개선을 하지 않았군. 그런 유치한 방법으로 내 공격을 피하려고 했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는 게 좋을 거야.”
「크, 크우우우우‥!!!!!」
양 눈을 당한 카에는 신음소리를 내며 이마에 힘을 집중했고, 카에의 이마 중앙에 작은 균열이 생기는가 싶더니 곧바로 붉은 보석과 같은 것이 이마에서 비어져 나왔다. 그것은 곧 이리저리 움직이더니 마치 눈처럼 휀에게 시선을 보내었고, 휀은 다시 플렉시온을 잡으며 말했다.
“아직 안 끝났다 이거군‥뭐, 좋을 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