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473화
“헤이‥꼬마 아가씨. 집안에 어른들은 있나? 후후후후후‥.”
넬은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었다. 힘으로는 한 사람 정도 처리할 수 있었지만 문 밖에 있는 사람은 적어도 열 명 이상이었다. 게다가 총기까지 들고 있었기 때문에 넬이 도망칠 수 있을 확률은 높았지만 막아낼 수 있을 확률은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넬이 놀란 탓에 생각을 못했던 것이 있었다.
파앙–!!
순간, 넬의 머리 위를 스치며 누군가의 강렬한 킥이 철제 문에 꽂혔고, 문을 막고 있던 괴한의 팔에선 우두둑 하는 음산한 소리가 들려왔다. 넬은 곧바로 뒤를 돌아보았고, 곧 문에 발을 대고 있는 린 챠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챠오는 문에 발을 댄 채, 엄밀히 말하면 다리로 밀고 있는 상태에서 자느라 헝클어진 자신의 긴 머리를 원래대로 묶어 올리며 넬에게 물었다.
“‥밖에 있는 얼간이들은?”
“예? 잘 모르겠지만 우리를 그리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네요.”
넬의 대답에 챠오는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가지고 나왔던 70구경 블래스터를 현관문에 조준했다. 그러자, 넬은 깜짝 놀라며 챠오에게 소리쳤다.
“자, 잠깐만요 선배님!! 블래스터로 사람을 쏘면‥!!”
그러자, 챠오는 넬의 말을 끊으며 낮게 중얼거렸다.
“나 살인 면허 있어.”
퍼엉–!!!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챠오의 블래스터는 불을 뿜었고, 문 밖에선 순간 남자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챠오는 곧바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고, 넬은 문 밖에 있는 괴한들이 하얀 가루를 뒤집어쓴 채 괴로워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 특수탄‥!”
방에서 가볍게 한숨을 자던 세이아는 블래스터의 대포 같은 소리에 깜짝 놀라 방문 밖으로 뛰쳐나왔고, 그녀는 넬이 시끄러운 문 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세이아는 이마를 손으로 누르며 넬에게 물었다.
“넬, 도대체 무슨 일이니‥?”
“으허억–!!!”
순간, 얼굴에 복면을 한 남자가 피를 흩날리며 현관문 안쪽으로 쓰러졌고, 세이아는 또 한 번 놀라며 뒤로 주춤했다. 그 남자가 문 안쪽으로 쓰러진 즉시 문 밖에서 챠오의 팔이 뻗어왔고, 그 남자는 기절한 채 문 밖으로 다시 끌려 나갔다.
얼마 후, 티베의 집 현관 밖 복도엔 무장했던 괴한 10여 명이 줄에 묶인 채 이리저리 쓰러져 기절해 있었고, 챠오는 그중에 가장 멀쩡해 보이는 괴한을 골라 복면을 벗기며 심문을 시작했다.
“‥이렇게 복면을 벗기면 왜 벗기는지 이유는 알 것 같은데‥.”
그러자, 그 괴한은 챠오를 올려다 본 뒤 씨익 웃으며 말했다.
“헷‥글쎄‥? ×× ×× ×××××? 하하하하하핫–!!!!”
그 말에, 넬은 눈을 멀뚱멀뚱 뜰 뿐이었고, 문 안에서 살짝 그 광경을 보고 있던 세이아는 얼굴을 붉히며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갔다. 챠오는 표정 변화 없이 다시 한번 괴한에게 물었다,
“‥누가 왜 보냈지?”
괴한은 웃는 것을 멈춘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 있으면 잠복해 있던 우리 편이 들이닥칠 거다‥말해서 죽느니‥말 안 하고 그 녀석들을 기다리는 게 나아‥!”
컥!!
순간, 챠오의 양 수도가 괴한의 턱 언저리에 꽂혔고, 괴한은 입을 벌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챠오는 그 괴한을 멀찌감치 밀며 중얼거렸다.
“‥턱뼈를 부쉈으니 더 이상 지껄이진 못하겠지‥좋아, 넌 필요 없어. 아직 열 명 이상이나 남았으니까‥. 다음.”
그 공포의 심문 광경을 지켜보던 넬은 혀를 내두를 뿐이었다.
“화아‥챠오 선배 대단하네‥? 그건 그렇고, 시장에 간 카루펠은 왜 안 오는 거지?”
※
“‥뭐냐‥이 녀석들과 같이 자고 싶나‥? 크크크크크‥.”
“아, 아닙니다‥! 전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카루펠은 야채 등이 들어있는 종이 봉투를 안은 채 고개를 저었다. 카루펠이 쏜살같이 사라져 가자, 바이론은 자신의 주위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중무장 군인들의 머리를 발로 툭툭 치며 중얼거렸다.
“이런‥이놈은 죽었군‥하긴, 산 놈이 이상하겠지‥크크크크크크크크‥.”
생존자가 없음을 확인한 바이론은 빵집 간판에 걸어둔 자신의 검은색 코트를 입으며 또다시 어디론가 향해가기 시작했다. 그 살육의 현장에 남은 것은 가게 앞에 널려진 시체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빵집 주인뿐이었다.
※
무대 위에서 열창을 하고 있는 가수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고 있던 모 카메라맨은 스튜디오 문을 통해 티베가 뛰어 들어오는 모습을 흘끔 볼 수 있었고, 그녀가 약간은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뛰어오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속 티베를 바라보았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간 티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저어‥이 스튜디오에 수상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 안 들어왔나요?”
티베가 갑자기 그렇게 물어오자, 카메라맨은 왜인지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하핫, 괴상한 옷차림의 사람들이요? 음‥저기 무대 위에서 춤추는 사람들이라면 준비실에 가서 만나시죠? 전 카메라에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퓽!
순간, 작은 물체 하나가 공기를 초음속으로 가르며 날아와 티베의 왼쪽 귀걸이를 스치고 지나갔고, 티베와 카메라맨은 떨어져 내리는 귀걸이 조각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즉시 몸을 숙이며 서로에게 중얼거렸다.
“무, 무슨 일이에요 티베 기자!! 왜 갑자기 탄알 비슷한 게 날아오는 거죠!!”
티베는 양쪽 귀걸이를 빼며 급히 말했다.
“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전 계속 달아나야 하니 먼저 가볼게요!!”
티베는 몸을 숙인 채 급히 관람석 쪽으로 달아났고. 카메라맨은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다시 카메라 좌석에 앉았다. 그때, 그가 꼽고 있던 이어폰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다.
“이봐 셀틱!! 카메라 안 잡고 뭐 하고 있는 거야!!! 지금 생방송 중이라는 것 알기나 하는 거야!!!!”
티베는 소녀들이 끝없이 섰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괴성을 지르고 있는 관람석 한구석에 앉아 계속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번엔 인간들에게 쫓기는 것이라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되었지만 언제 어디서 당할지 모르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느낌은 마찬가지였다.
그때, 어두운 관람석에 붉은 빛줄기 하나가 티베에게 향했고, 그 빛이 만들어낸 붉은 점은 의자에 앉아 두리번거리고 있는 티베의 목을 향해 천천히 올라갔다.
“어라, 선배님 뭘 찾으세요?”
견습 소도구 담당인 모 군은 자신의 선배가 머리를 긁적이며 뭔가를 계속 찾고 있자 궁금한 듯 다가오며 물었고, 그의 선배는 자신의 수염을 긁적이며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을 지은 채 대답했다.
“아니, 소품용 피아노 선이 다 어디로 도망간 거야? 오늘 오후 방송 때 써야 하는데 이거 큰일이네‥?”
“피아노 선이요? 아니 그게 왜‥?”
누가 가져간 흔적도 없었기 때문에 둘은 계속 이상하다 생각을 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