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628화
2장 <바람의 각성>
“이런‥빌어먹을‥!!”
오토바이를 타고 리오들을 따라가던 지크가 집을 떠난 지 30분 만에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현재 그의 눈엔 BSP 본부 뒤쪽 상공에 하염없이 깔려 있는 고풍스러운 목조 범선들이 들어와 있었다. 그의 동생 루이체에게, 리오에게, 그리고 슈렌에게 한참 얘기를 들었던 동룡족들의 초차원 함대들이었다. 지크는 불안해졌다. 지금 본부 안엔 처크 부장과 린챠오를 비롯한 동료들이 아직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리오, 저 지렁이들을 잠시만 부탁해. 내 몫까지만.」
지크는 전음으로 리오에게 말했고, 공중에 떠서 동룡족들의 상황을 지켜보던 리오는 곤란한 말투로 지크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벌써 상당수의 동룡족들이 너희 본부 안으로 진입해 들어가고 있어. 나도 지금 와서 알아낸 거야.」
「‥뭐라고!? 다시 말해봐!!!」
고글형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는 지크의 눈썹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고, 리오는 조금 후 지크에게 다시 말해 주었다.
「‥동룡족의 상당수가 BSP 본부 안에 침입하고 있어. 뭘 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지금 본부 안으로 들어갈 상황이 아니니 지금은 네가 좋을 대로 해. 여기서 줄이자. 저 녀석들이 공격해 오고 있으니까‥!」
곧이어, 리오와 슈렌 등이 있던 하늘에선 수십 개의 섬광들이 교차하기 시작했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지크는 이를 악물며 오토바이를 도로변에 세운 후 BSP 본부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기에 지크에겐 차라리 뛰는 것이 더 빨랐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지크는 엉망이 되어버린 BSP 본부 앞에 도착할 수 있었고 시체로 변한 채 쓰러져 있는 경비원들의 모습을 본 그의 몸에선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오르기 시작했다.
“‥뭐가 필요해서 여길 친 거지‥더러운 녀석들‥!!!”
지크는 자신 쪽으로 흘러오는 경비원들의 피를 박차고 본부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BSP 본부 안쪽의 상황은 더욱 처참했다. 현관에 있는 동룡족 전사들은 단 네 명. 그러나 살해된 경비원들의 수는 다섯 배에 달했다. 동룡족 전사 중 한 명은 자신들을 향해 굴러오는 경비원의 머리를 마치 공처럼 바깥쪽으로 차 버렸고, 운이 없게도 그들은 그 장면을 막 들어오는 지크에게 공개를 하고 말았다. 경비원의 머리는 지크의 발 앞에 멈추었고, 지크는 살기로 빛을 내는 눈으로 동룡족 전사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상당히 스트레스가 받는데‥이건 포토제닉 감이야 친구들‥.”
지크의 목소리를 들은 동룡족들은 곧 그가 있는 쪽을 바라보았고, 그들은 지크의 몸에서 뿜어지는 살기를 느끼지 못하는지 인상을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뭐야, 아직 살아있는 인간이 있었나? 재수 더럽군.”
“이봐, 죽으려고 왔나!! 그냥 죽고 싶나 아니면 아프게 죽고 싶나!!”
퍼억–!!!!!
순간, 지크와 가장 가까이 있던 동룡족의 가슴이 지크의 주먹에 관통당했고, 그 광경을 본 동룡족들은 말을 멈추었다. 지크는 오른손에 묻은 동룡족의 피를 바닥에 흩뿌린 뒤, 주먹을 풀며 그들에게 말했다.
“‥포토제닉엔 상이 붙지‥. 내가 줄 상은 특급 호텔 무한 숙식권이다. 물론 지옥에 있는‥!!”
………………………….. . . . .
퍼엉–!!!!
“커헉–!!!!!”
갑옷을 입은 동룡족의 장성에게 목을 잡힌 채 벽에 내쳐진 처크는 고통에 신음하며 피를 토했고, 기골이 장대한 동룡족의 장군은 잔악한 미소를 지은 채 다시금 처크에게 물었다.
“헤헷, 인간 치곤 꽤 몸이 좋은데 그래? 벌써 세 번이나 내쳐졌는데 말을 안 하다니 말이야. 뭐, 좋아. 한 번만 더 물어보지. **’J계획’**의 설계도, 어디 있나. 응‥?”
“‥크윽‥대답할 성 싶은가!!”
처크가 소리칠 때마다, 그의 입에선 선혈이 튀었다. 그의 입에서 튄 피가 얼굴에 묻은 것을 느낀 동룡족 장군은 결국 참지 못하겠다는 듯 뒤에 있는 동룡족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이봐!!! 캔트의 성을 가진 사람을 찾아라!!!! 여기에 있다고 그 대머리 박사가 말했다!!”
“예!!!”
순간, 처크의 얼굴은 굳어졌고 그 모습을 본 동룡족 장군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사의 거친 손에 루이가 이끌려 나왔고, 동룡족 장군은 처크에게서 손을 뗀 뒤 천천히 루이에게 다가가며 처크에게 들으라는 듯 말하기 시작했다.
“‥난 동룡족 장성들 중에서도 여자를 좋아하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지‥. 물론 그만큼 여자들을 보는 눈도 있어. 후훗‥네 녀석의 딸은 상당한 수준급인데 그래‥? 눈에 있는 안경이 거슬리긴 하지만‥.”
동룡족 장군은 두꺼운 손가락으로 루이의 안경을 천천히 벗겼고, 루이는 눈을 질끈 감으며 얼굴을 돌렸다.
“무,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인가!!!”
“‥호오, 당신은 영화나 소설도 읽어보지 못했나? 이런 상황이 되면 본능적인 행동이 나오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후후후훗‥. 다음 상황을 보기 싫으면 어서 말을 하시지. 응?”
처크의 눈은 떨리고 있었다. 루이도 마찬가지로 몸을 떨고 있었다. 잠시 동안 처크가 아무 말이 없자, 결국 동룡족 장군은 어깨를 으쓱이며 중얼거렸다.
“‥하는 수 없군. 이봐라! 모두 고개를 돌려!! 지금부터 엄숙한 의식에 들어갈 테니‥후후후후‥.”
“‥예!”
병사들은 곧 벽에 붙은 뒤 고개를 돌렸고, 동룡족 장군의 거친 손은 루이에게 점점 다가가기 시작했다. 순간, 처크는 피범벅이 된 몸을 날리며 동룡족 장군에게 소리쳤다.
“그만두지 못하겠나!!! 내 딸에게 손을‥커헉–!!!!!”
처크는 더 이상 그 장군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동룡족 장군의 넓은 발이 그의 복부에 꽂혔기 때문이었다. 처크는 몸을 웅크린 채 바닥에 쓰러졌다. 입과 코에서 피가 하염없이 흘러 나왔다.
“커헉!! 쿨럭–!!!”
“아버지!!!!!”
피가 기도를 막았는지, 처크는 괴로워하며 몸을 뒤틀었고 동룡족 장군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이런‥힘이 과했나? 저런 상태면 얼마 안 있어 죽겠군. 그전까진 내장 파열만은 면할 정도로 내쳤는데‥. 할 수 없지. 딸로 스트레스를 푸는 수밖에‥후후후.”
“아, 아버지!!! 아버지!!!!!”
루이는 계속해서 처크를 불렀으나, 처크는 더 이상 대답을 하지 못했다. 불규칙적으로 몸을 꿈틀댈 뿐이었다.
치익–
그때, 상황실의 문이 열렸고 갑옷을 벗으며 **’준비’**를 하던 동룡족 장군은 움찔하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
“‥뭐냐, 말라 비틀어진 인간 녀석이 여긴 무슨 볼일이지?”
“지, 지크!!! 아버지가, 아버지가‥!!!!!”
“….”
지크는 동룡족 장군 근처에 엎드려 있는 처크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런 뒤, 루이를 바라보았다. 잠시 동안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던 지크는 곧 양 손바닥으로 자신의 볼을 살짝 치기 시작했다. 그런 뒤, 오른손으로 목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완전히 미칠 것 같군‥. 가끔씩 미치는 리오 녀석의 심정을 이해하겠어‥.”
툭–!
순간, 지크가 쓰고 있던 고글형 선글라스의 미간이 지크의 몸으로부터 갑자기 뿜어지는 기압에 견디지 못하고 부러져 버렸고, 선글라스에 가려져 있던 지크의 눈을 본 루이는 말을 잊고 말았다. 지크의 눈이 핏빛처럼 붉은빛을 뿜어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죽여버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