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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 나이트 – 707화


<“지하드, 그것은 정의를 위한 신성한 전쟁.”>

< -살라딘, 이슬람의 영웅.>

<※※※>

「여기는 리오, 드래고니스는 제 말이 들립니까? 멀린 경, 들리십니까?」

한참 소란스럽던 드래고니스의 사령실은 갑자기 들려온 리오의 목소리에 쥐죽은 듯 조용해졌고, 멀린은 곧바로 마이크를 잡으며 리오에게 대답했다.

“아아, 들리네. 무사했나 리오 군? 바이칼 전하와 쥬빌란 전하는 무사하신가?”

「예, 모두 무사합니다. 바이칼이 탈진을 하긴 했지만 몸엔 별다른 이상이 없었습니다. 쥬빌란 전하께서 바이칼을 데리고 그쪽으로 돌아가고 계십니다.」

그러자, 사령실 이곳저곳에선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고 장로 역시 십 년 감수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옆에 보이는 자리에 주저앉았다. 멀린 역시 한숨을 내 쉰 후 리오에게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가 리오? 날 찾은 이유는?”

「예, 전 지금 와카루와 대치 중입니다. 생체 조직이 최고조로 변형된 상태의 와카루입니다만, 뭔가 이상합니다. 이전까지의 와카루완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정신분열이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래? 자네 지금 화이트 나이트에 탑승하고 있겠지? 그럼 X-Ray로 와카루를 투시해서 이쪽으로 전송해 주게나. 한 번 알아보지.”

「예, 부탁드립니다.」

이윽고, 사령실에 준비된 모니터 중 하나에 리오가 전송해 준 와카루의 X-Ray 투시 사진이 들어왔고 잠시 동안 와카루의 머리 부분을 바라보던 멀린은 곧바로 마이크를 잡으며 리오에게 물었다.

“리오. 와카루 말일세, 언제 한 번 머리 부위가 날아가 버린 일이 있었나?”

「예, 조금 전 바이칼의 메가 플레어 공격에 상당한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내가 보기엔 와카루의 뇌가 100% 재생된 것이 아닌 것 같네. 와카루가 아무리 자기 강화 수술을 통해 강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도 생물이라는 것은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뇌의 기능이 100% 돌아오지 않는 한 정상적인 전투도 불가능하다는 결론일세. 자네가 정신착란 증세라 느낀 것도 뇌가 아직 재생이 안되어서 그렇게 보인 것일세. 어쨌거나, 지금이 기회네!!! 늦어지면 뇌가 완전히 재생되어 버리고 말아!”

「‥예!!」

<※※※>

“어이, 바이론!!!”

“회색 분자!!!”

바이론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이론의 주위엔 천사들의 광혈로 보이는 액체들이 즐비하게 흩뿌려져 있었고, 그를 향해 달려오는 지크와 사바신 역시 몸 군데군데에 광혈을 묻힌 상태였다.

“‥끝냈나.”

바이론이 등을 돌린 채 묻자, 지크는 피곤에 찌든 표정을 지은 채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아아, 겨우 끝냈어. 빌어먹을 녀석들‥엄청 쎄더만. 그런데 다음 목표는 뭐지? 디바인 크루세이더 녀석들도 다 해치웠는데‥.”

“‥메타트론과 이 기지 내부에 있는 대형 컴퓨터 MOTHER‥두 개 다. 와카루는 리오 녀석이 잘 상대해 주겠지. 그 녀석은 방금 전의 폭발 충격에 의해 차원 결계 밖으로 튕겨 나갔으니까.”

“‥잉? 와카루는 기지 내부에 있는 거 아니었어?”

“그 녀석에게 있어서 차원 결계는 자신의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안전 주문을 풀면 얼마만큼 강해지는지 아는 녀석이니 그것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겠지. 크크크크크큭‥. 어쨌거나, 지크와 사바신‥너희 둘은 휀이 있는 남쪽으로 가라. 휀 녀석,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메타트론과 상대하고 있는 것 같다. 불쌍한 녀석‥크크큭.”

“뭐라고? 잠깐, 그럼 이 기지는 언제 부술 건데? MOTHER를 부수지 않으면 그 징그러운 바이오 버그들이 다시 번식할 거란 말이야!!!”

지크의 강력한 항의에, 바이론은 손을 뻗어 지크의 머리 위를 눌러 내렸고 광기 어린 미소를 띠우며 조용히 말했다.

“‥크크큭. 안전 주문이 풀어지지 않아도 이 기지는 몇 번이고 묵사발로 만들 수 있다. 기지 문제는 지크,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니 잘 알아둬라. 우유나 더 먹고 마법이나 배우고 오도록‥크크크크큭.”

“‥쳇, 맘에 안 드는 녀석.”

지크는 바이론의 두꺼운 팔을 자신의 손으로 쳐낸 후 말없이 휀이 있을 남쪽으로 가기 시작했고, 사바신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바이론의 눈총을 받은 직후 지크를 따라 남쪽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간 것을 확인한 바이론은 천천히 기지의 입구 쪽으로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피잉–!!!!

순간, 얇고 날카로운 빛줄기 하나가 바이론에게 날아들었고 머리를 슬쩍 옆으로 젖혀 그 광선을 피한 바이론은 다시금 미소를 띠우며 다크 팔시온을 들어 올려 그 날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크큭, 최후 방어용 장난감들인가‥? 좋아‥장난감은 가지고 놀라고 제공되는 거니 사양 않지. 크크크크큭‥!!!!”

스텔스 장치가 가동되어 보이지 않는 적 기계 병기들은 빠르게 기지 밖으로 나와 바이론의 앞을 두텁게 가로막기 시작했다. 물론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바이론은 마치 보이는 듯 다크 팔시온을 거머쥔 오른손에 힘을 넣으며 적 병기들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핫–!!!!! 없애주마–!!!!!!”

바이론이 움직인 순간, 적 병기들은 쉴 틈 없이 탄 병기와 광학 병기를 바이론에게 집중시켰고 바이론이 달리던 지면은 순식간에 연옥으로 뒤바뀌었다. 네이팜탄도 섞여 있었던지 한 번 퍼진 불꽃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화염에 의해 적외선 장치가 마비된 병기들은 공격을 멈추었으나, 그 순간 온몸에 화염을 휘감은 바이론이 광소를 터트리며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짜릿했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핫–!!!!!!!”

바이론의 공격 범위에 들어간 적 병기들은 일순간 바닥에 달라붙으며 대 폭발을 일으켰다. 그 화염 속에 보이는 것은 흑색의 암흑 투기를 뿜어내며 원시적으로 몸을 꿈틀대는 바이론의 모습뿐이었다.

<※※※>

레디와 슈렌은 방어 병기가 없는 한 구역의 벽에 기대어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왼쪽 팔에 큰 상처를 입은 레디는 씁쓸한 미소를 지은 채 회복술을 사용하며 슈렌에게 말했다.

“‥아아, 사바신이 운동하자고 할 때 같이 할 걸 그랬나 봐. 가즈 나이트 치고 난 정말 너무 허약한 것 같아. 근데, 슈렌은 괜찮아?”

“‥으음.”

레디가 이곳저곳에 상처를 입은 것에 반해, 슈렌은 별다른 상처 없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간 휴식을 취하던 도중, 슈렌은 자신의 품에서 작은 펜던트를 꺼내고 그 뚜껑을 열었다. 뚜껑이 열리자 그곳에선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왔고 슈렌은 펜던트의 안쪽에 박혀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레디는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휀의 곁에 다가와 펜던트를 흘끔 바라보았고, 그 안의 사진을 본 직후 흠칫 놀라며 슈렌에게 물었다.

“아, 아니 슈렌. 그 사진은‥.”

“‥플루소와 내 사진.”

슈렌은 곧 펜던트를 접었고, 엄지손가락으로 그 둥글고 작은 펜던트의 뚜껑을 매만지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플루소는 이번 일이 끝나면 더 이상 나와 함께 다닐 수 없어. 그녀도 알고 있겠지. 나와 자신의 다른 운명을 말이야. ‥이런 것이라도 만들어 두면 조금이라도 위안은 될 거라‥생각했지. ‥조금이라도 리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군.”

슈렌은 말을 마치며 펜던트를 품속에 넣었고, 몸을 일으키며 레디에게 말했다.

“바이론과 합류하도록 하자. 그 역시 기지 내부에 들어온 것 같으니까.”

“아, 그래.”

슈렌과 레디는 재빨리 바이론의 기가 느껴지는 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

리오는 알고 있었다. 절대로 와카루와 차원 결계 장치의 동시 공략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자신이 화이트 나이트와 동화한 상태에서 체력의 소모를 줄이며 싸우려 했다는 것 자체가 실수라는 것을.

자신의 모든 기술력을 집대성한 완전체로 변해 있는 와카루의 공격은 그 강함과 빠르기를 절대 무시할 수 없었고, 처음 리오와 직접 대결했을 때 처음의 테크닉 미숙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리오의 상황은 약간 달랐다. 화이트 나이트에 적용되어 있는 두 개의 오리하르콘 소드는 멀린이 만든 만큼 강도 면에선 좋았지만 유감스럽게도 멀린은 대장장이가 아니었던 탓에 검의 중심을 잘 맞추진 못했다. 그런 이유로 리오의 기술은 디바이너나 파라그레이드를 잡았을 때와 비교해 100% 발휘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런, 엑스칼리버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군. 보통 때는 몰랐는데 도대체 왜 이러지? 지하드까지 사용해도 무리는 없었는데‥!! 상대가 상대인 만큼 다른 건가?’

리오가 그렇게 고민하는 동안, 와카루의 공격은 점점 드세어져만 갔다.

“하아–하하하하하하하하핫–!!!!! 덤벼라 리오, 덤벼봐라!!! 네 녀석의 파란 머리를‥아니, 빨간 머리였나? 하하하하하핫–!!!! 어쨌든 짓이겨주마!!!!!”

「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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