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11화
“탐라행? 저게 뭐야?”
“오류? 와 근데 좀 오싹하다.”
변한 객실 영상을 보고 고속열차의 승객들이 웅성거린다.
그래봤자 심각하진 않다. 그냥 지루한 이동시간에 뭔가 특이한 사건이 터졌구나 하는 말투 정도였다.
…그 사건이 어떤 건지 제대로 실감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야, 이거 찍었거든? 내가 인하트에 올릴……. …어?”
“왜?”
“…인터넷이 안 터져.”
전형적이다.
“야, 너 스마트폰 켜 봐. 빨리!”
“저, 죄송한데 제가 통화권 이탈했다고 뜨는데, 혹시 그쪽은 전화되세요?”
“뭐야? 왜 연락이 다 안 돼?”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커진다.
하지만 내 앞에 앉은 나비 대리는 미동도 없었고, 내 옆 복도 방향 좌석에 앉은 돌고래 주임 또한 작게 투덜거렸을 뿐이다.
“아 귀찮아라. 하필 민간인 많을 때 휘말렸네여.”
우리 회사 현장탐사직이라면 모두가 짐작할, 전형적인 어둠의 도입부였으니까.
게다가 이들은 모르고 있지만, 사실 이 괴담은 우리 회사가 아니라 정부에서 몇십 년도 전에 이미 파악해 쪽문서를 남겨두었던 이상 현상이기도 했다.
무릉도원 시험(가칭)은 서울에서 출발하는 익산행 고속철도에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현상이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 없음. 재난 분류 보류.
하지만 그게 전부이기도 했다.
‘인명 피해가 없으니까!’
초자연재난관리국은 보통 괴담에서 사람이 죽어야만 재난으로 등록했다.
그러므로 쪽문서는 ‘익산행 고속철도가 목포행 고속철도로 연장되며 해당 이상현상은 사라진 것으로 짐작됨’이라고 종결되었다.
그러나… 다시 시작된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열차에서.
“저기요! 바, 바깥 좀 봐요!!”
“세상에!”
나는 고개를 돌려서 열차의 창을 보았다. 서울을 빠져나가며 그 도시를 보여줘야 할 창밖에는….
끝없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
주홍빛 하늘과 맞닿는 푸른 수평선이 환상적이고 기묘한 풍경을 만들었다.
기차는 물보라를 튀기며, 파도를 가르고 푸른 바다의 반짝이는 윤슬 위를 쾌속하게 전진하고 있었다….
“지금 이 열차… 바다 위로 달리고 있는 거야?! 어, 어떻게?”
“와….”
“아, 이거 그래픽 아닌가? 뭐 창문 액정 시범 운행 같은 거?”
기묘하면서도 아름답고 어딘가 초월적 공간처럼 느껴지는 그 배경에 승객들이 당혹스러움도 잊고 감탄한다.
어떤 사람은 안 터진다는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 하다가 저장이 안 된다고 놀라기도 했다.
탐사행 고속열차 사태.
내가 알던 그 문서의 도입부와 동일하다….
“…….”
이런 망할.
만일 내가 ‘목포행 고속열차에 탑승한다’라는 사실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이 괴담의 발생 가능성을 눈치챌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설계상 이걸 무심히 지나치게 되었던 거야.’
다른 어둠을 내 앞에 목표물로 배치 해두었으니 말이다!
-목포로 가서 C등급 어둠에 진입한다.
이 명제에 집중해서 이 대응책만 계속 고치고 보완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곳에서 송곳이 튀어나왔다.
나는 양손을 깍지 꼈다. 머리가 팽팽 돌아갔다.
‘…이걸 노린 함정인 건가?’
아니면 우연인가.
이 사태는 분명 위키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채 발생했다’라고 적혀 있긴 했다.
‘하지만 그건 재난관리국 입장에서 적힌 거잖아.’
다른 집단이나 개인은… 어쩌면 괴담 발생 패턴을 보고 알아냈을지도 모른다.
……특히.
‘내 동행인들을 보면, 너무 고의성이 느껴져….’
“저기요, 대리님. 일어나세여.”
“……하.”
옆에서 돌고래 주임이 앞자리의 나비 대리를 깨웠다.
“또 일이야? 차라리 고등급이었으면 좋겠네. 보고하고 포인트라도 더 받게.”
“그러게여!”
정예팀 두 사람.
다시 말하자면, 임무 성사를 위해서는 피도 눈물도 없이 단호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들이란 뜻이다.
‘…이 괴담과 상극이다.’
이건….
인간의 윤리의식을 시험하는 괴담이니까.
“흐음. 화면에 글자가 바뀌었네여.”
…….
나는 싸늘히 식은 눈으로 고개를 들었다.
새로운 문장이 화면에 흐른다.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제물?”
덜컹.
열차 칸 맨 앞 창문 하나가 열렸다.
근처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기겁한다.
“어우씨!”
“이거 원래 안 열리는 문인……. 잠깐만요. 왜 바람이 안 들어오지?”
“근데 이게 왜 갑자기 열렸….”
마치….
저기로 제물을 던져 넣으라는 듯이.
“…….”
자기 자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적극적으로 이상 현상을 확인하던 승객 몇 사람의 얼굴에 당혹스러움과 옅은 두려움이 퍼진다.
“무슨… 제물? 제물을 공양?”
“너무 이상한데….”
하지만 진짜 제물이 뭔지, 공양이 뭔지 추리하고 떠들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냥 해킹당한 거 아니야?”
“저기, 승무원이나 찾죠.”
회피였다.
사람들은 그저 불안한 눈으로 혀를 차며 자리에 앉거나, 다시 승무원을 찾아 다른 칸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태연한 척했다.
정말로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도리어 객실에는 싸한 정적이 흘렀다….
툭툭.
그때, 나비 대리가 맞은편에 앉은 손잡이를 살짝 두드려서 나와 돌고래 주임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나서지 마. 쟤네가 하는 짓 관찰부터 해.”
“일단 알겠슴다!”
“예.”
아마도 대리는 다른 사람이 먼저 시도해서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내가 돌발 행동을 하지 않게 하려는 것도 같았고.
하지만 난 애초에 나설 생각이 없었다.
‘이게 정말 그 사태라면, 지금은 행동하지 않는 편이 좋다….’
나는 조용히 앉아서 사태가 ‘정해진 대로’ 흘러가는지 지켜보았다.
잠시 후.
“이거 너무 이상하잖아!”
사람들의 비명이 간헐적으로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했다.
“승무원을 찾았는데 완전 패닉 상태야! 자기도 모르겠다고 소리 지르고 있어!”
“아니, 앞 칸에 애들 데리고 온 사람들이 있거든요? 다들 자기 애들 없어졌다고 난리예요! 보통 사태가 아닌 것 같은데….”
“기관사가 연락이 안 된대요. 아예 운전실 문이 완전히 잠겼다고요!!”
다른 칸과 소통을 시작하자 더 오싹한 사실들을 알게 된 것이다.
-아, 혼란이여! 인류사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었으니, 이곳에서도 예외는 없군요.
-저들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계속 관람할 겁니까, 친구?
‘…한동안은.’
그게 맞았다.
하지만 불안은 어쩔 수 없었기에, 나는 초조함을 억누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열차 객실 문 앞에 서서 사람들에게 공표하듯이 떠드는 사람들을 보았다.
“여러분, 우리 뭐든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맞아, 이거 아무래도 진짜 큰일…!”
띠리링!
“……어?”
모두의 시선이 돌아갔다.
기내 영상에 새로운 글자가 떴다.
첫 번째 제단 진입
“……제단?”
휙.
창밖, 눈부시게 푸르던 바다가 갑자기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컴컴해진다.
“악!”
모든 창밖으로 수평선이 아니라 기괴한 점막이 덮인 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이건…….”
“엄마야!”
마치 고속철도가 터널이나 역에 들어서기라도 한 것처럼, 그 기묘하고 어두운 공간 속으로 기차는 계속 미끄러지듯 달려간다.
남은 거리 : 5
“저, 저희 뭐라도 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버튼 같은 거라도 찾아봐요!”
“버튼? 그런 건 없는데….”
남은 거리 : 4
“아, 어떡하지? 어떡해….”
“저기요! 창문 앞자리 분! 저랑 같이 이 창문 닫아봅시다, 그냥 앉아 계시지 말고…!”
“아, 개시끄럽네 진짜!”
퍽!
남은 거리 : 3
“지, 지금 사람을 밀치려고… 어? 어어어?”
풍덩.
“악! 창문으로 사람 떨어졌어요!”
“아, 아니! 저 사람이 나 밀치려다가 자기 혼자!”
남은 거리 : 2
“여, 열차 멈춰야 하는 거 아니에요? 사람이 떨어졌….”
남은 거리 : 1
“바닥에 엎드리자, 조용히.”
“네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