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12화
은심장 소유자.
사람들을 선동할 수 있는 배지 형태의 아이템을 가진 선한 사람.
이 탐라행 고속열차 사태의 결정적 인물이지만, 단편 소설식 작성글의 최후반부에서나 주목되는 인물이다.
그러니까 내가 그 사람의 좌석 번호나 구체적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위키를 괴담 파훼법 위주로 읽었으니까…!’
여기 떨어지고 난 후, 내 생명줄과 다름없어서 반복적으로 읽은 건 대부분 괴담 항목과 탐사기록들이었다.
괴담 클리어를 위한 정보를 주는 위키들을 주로 읽었다는 뜻이다.
‘부가 컨텐츠들은 일단 뒷전이 됐었지.’
단편 소설급으로 길고 감정적인, 일종의 위키 외전 같은 산문?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렸다.
심지어 은심장 소유자의 신상은 거기서 한두 번밖에 언급되지 않았다.
그 숫자와 알파벳을, 읽은 지 한두 달 만에 정확히 떠올리는 것.
…무리한 짓이 맞았던 것 같다.
‘망했….’
아냐!
나는 침을 삼켰다.
‘추측은 충분히 할 수 있잖아.’
그리고 꼭 그 사람을 초반에 잡아놓지 않아도 대처할 방법을 반드시 생각해 낼 것이다.
‘탐라행 고속열차 사태의 다른 위키 항목들은 기억하고 있어.’
가령 초자연재난관리국에 등록된 급보나 서류 같은 것들.
이 사건의 흐름을 회차별로 알고 있으니, 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
‘좋아.’
나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정했다.
‘조금 극단적이지만 별수 없지.’
물론 이 모든 일은 내 머릿속에서 몇 초간 빠르게 벌어진 것이었으며, 이 와중에 내 옆의 정예팀 직원들은 태연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와우, 루프물! 이런 SF 단편집 많이 읽었는데여.”
“조건 맞출 때까지 계속 시도하게 해준다는 거잖아? 좀 짜증은 나지만 편해.”
“…….”
정말 범상치 않은 대화다….
다행히 이쪽의 목소리 낮춘 대화를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열차 전체가 경악과 패닉, 울음소리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허어어억, 허억!”
“꿈이다, 이건 꿈이야, 꿈….”
하지만 이런 사태를 두고 보지 못하는 사람은 꼭 있기 마련이었다.
“잠시만요. 다들 진정하세요! 진정!”
…나왔다.
2회차 :
고속열차의 칸마다 승객들의 불안을 봉합하고 의견을 모으는 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음.
-아, 누군가 위기는 기회라고 했던가! 혼란한 정세에서는 리더를 자청하는 자가 꼭 나온단 말입니다.
그래.
그리고 우리가 있는 칸에서는 그게 바로 안경 쓴 직장인이었다.
1회차에서 창을 닫자고 옥신각신하다가 달려든 상대가 창문 밖에 빠졌던, 그 인물.
“그래도 우리 모두 죽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모두 진정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한 번 맞춰봅시다.”
“아… 아.”
“뭐, 뭐 생각 있어요?”
일단 총대를 메는 사람이 있으니 사람들이 주목을 하긴 했다.
“제 생각엔, 아무래도 시간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경 쓴 직장인은 나름대로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상한 현상에 휘말린 건 틀림 없지만, 기회가 주어진 건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빠져나갈 정답을 맞히라는 걸지도 몰라요.”
“아…….”
“그렇게 믿고 해봅시다. 침착하게요.”
꽤 괜찮은 방향으로 상황이 흐르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내가 앉은 좌석을 돌아보지만 않았다면.
“저기, 이미 침착하게 앉아 계신 분들도 있네요.”
“…!”
“저희도 저런 태도로 상황을 파악해 봅시다.”
‘젠장.’
우리 셋, 백일몽 주식회사 직원들이 지목당했다.
‘너무 조용했나…!’
……아니, 오히려 잘 됐다.
슬슬 입지를 가질 때다. 아직 2회차일 때, 초반에 나서야 했다.
“아, 아뇨. 차분한 건 아니고… 그냥 혼란스러워서 그렇습니다.”
나는 즉시 두렵지만 애써 짓는 듯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
“그냥… 그냥 실감이 안 나서요. 저희 출장 가는 길이라 다 졸고 있었거든요.”
의심받진 않았을 거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얼굴이 창백했으니까.
다만 내가 먼저 치고 나오자 진나솔 대리의 한쪽 눈썹이 살짝 올라갔으나, 일단 묵인해 줬다. 나는 기세를 타서 얼른 다음 말을 이었다.
“근데 갑자기 막, 창밖이 바다가 되고 제물이니 뭐니 이야기가 나오니까요…. 그게 다 현실이었다는 거죠?”
“그, 음.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약간 긴장한 것처럼 침을 삼켰다.
“그럼, 아까 창문 밖으로 떨어지신 분은….”
“…….”
순간 얼어붙은 사람들의 시선이 천천히 돌아갔다.
‘제물’을 바치는 창문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중년 남성. 시비를 걸다가 얼결에 창밖으로 떨어진 후 비어 있던 그 남성의 자리에는….
사람이 있었다.
“…!!”
우두커니 앉아 있는 승객의 실루엣이 보였다.
…창밖에 떨어졌던 그 사람이 맞다.
“사, 살아 있잖아?”
“아, 진짜 다행….”
그때였다.
승객이 벌떡 일어나 안경 쓴 직장인에게 달려들었다.
“…!!”
“이 육시럴 개자식! 너 때문에, 너 때문에에에에!”
“노, 놓으십시오!”
아비규환이었다.
졸부 같은 차림새의 중년은 침을 튀기며 이상한 눈으로 상대를 쳐다보았다.
“죽어, 죽어! 너 때문에 내가 떨어졌어… 아, 아퍼! 너무 아퍼……!!”
눈알에서 광기가 흐른다.
“저, 저기 떨어지면 안 돼! 아파! 이상해애애액! 욱, 우웨에엑!”
“히익!”
중년은 비틀거리며 떨더니, 이상한 검붉은 덩어리 같은 것을 바닥에 토해내기 시작했다.
“욱!! 우우우욱!”
안경 쓴 직장인이 충격받은 얼굴로 뒷걸음질 쳤다.
‘하.’
‘제물’이 되어 창문 밖으로 떨어진 자들은 다음 회차에서 정신 이상에 가까운 착란 증상과 기묘한 초자연적 질병 징후를 보임.
창문으로 떨어진 후 끔찍한 작열통과 인간의 것이 아닌 속삭임 속에서 끝없이 고통받았다고 진술.
…실제로 보니, 정말로 그 불안정한 상태가 압도적으로 다가왔다.
안경 쓴 직장인은 완전히 압도당한 건지 후들거리는 다리로 슬그머니 물러난다.
-흠, 자진 포기라! 짧았지만 의미 있는 리더쉽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군요! 어쨌든 지금부터 지도자의 자리는 공석이 됐습니다.
-혹시 내 친구가 멋진 솜씨로 이들을 이끌 생각은…… 으음, 없나 보군요. 그것도 괜찮지요! 이 브라운과 함께 사태를 해설해 봅시다.
‘그래.’
나는 일부러 한 발짝 물러났다.
그리고 그 순간.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탐라에 도착하고 싶은 자여 제물을 공양해라
객실 영상이 또 바뀐다.
“저, 저거 또 떴어!”
“어, 그러니까, 지난번에 분명….”
사람이 창문에서 떨어지니까.
기차가 무사히 터널을 나가서 계속 달렸지.
“…….”
“…….”
아직 시간이 있었기 때문인지, 사람들은 그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채 주절거렸다.
“…제물이라는 게 뭐지?”
“그, 일단 살아 있는 거여야 하는 거 아닐까요? 막, 공포 위튜브 같은 거 보면….”
나는 끼어들었다.
“아뇨. 물건일 수도 있습니다. 제사에 올리는 음식물도 사실 제물이고요.”
“아아…!”
“그렇네요, 일단은 침착하게 이것저것 생각해서 던져 봅시다….”
하지만 눈에는 공포, 흥분, 불안이 여전히 넘실거린다….
“…….”
“그, 그럼. 일단 가지고 있는 음식물 있는 분?”
얼마 지나지 않아 간식을 들고 있던 사람들이 자진해서 밖으로 던질 만한 음식을 모았다.
과일, 계란, 육류, 빵 등….
그리고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창밖 풍경이 바뀌었다.
첫 번째 제단 진입
이번엔 사람들은 좀 침착했다.
“던집시다.”
“네……!”
풍덩, 풍덩.
침묵 속에서 음식물이 창밖으로 사라진다.
남은 거리 : 4
전광판은 미동도 없다. 그저 숫자만 내려갈 뿐.
“안 돼! 안 끝나!!”
사람들이 비명을 지른다.
사실 제물로 받아들여졌던 경우에도 똑같이 카운트다운은 끝까지 갔었지만, 나는 일부러 그걸 잡아주지 않았다.
…음식물은 처음부터 정답이 아닌 걸 알고 있었으니까.
남은 거리 : 3
그리고 승객들도 결국 인정한 것 같다.
정답을.
“역시 사람이어야 하나 봐. 사람….”
“아…….”
“아니, 어떻게 사람한테….”
“안 하면 다 죽는다고요! 열차 가라앉는다니까?!”
“하지만 누가….”
남은 거리 : 2
“…….”
“…….”
시선이 돌아간다.
그 의미는 이렇다.
‘어차피 제정신 아니게 됐으니까, 저쪽을 한 번 더 떨어트리면 안 될까?’
긴급상황이라 표출된,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무의식.
시선을 받은 ‘1회차 제물’이 발작한다.
“살려줘, 살려줘어어어! 나 싫어! 싫어! 싫어!!”
“지, 진정하세요. 괜찮을 겁니다….”
남은 거리 : 1
“싫어! 싫어어!”
“일단 창문에서 떨어… 어, 어어어??”
휘이익…
풍덩.
0
터널이 끝났다.
다시 푸른 바다가 비치며 밝아진 열차 안.
‘공양물이 왔다 뱃길을 열어라’라는 섬뜩한 보라색 글자가 객실 영상을 채우고.
창문 앞에는….
부서진 안경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
“…….”
그리고 그를 밀친 ‘1회차 제물’.
“나 떨어트린 새끼가 죽어따! 난 안 죽었다! 난 안 죽었다! 나아안 안 죽었따아아아!”
침을 흘리는 중년은 허우적대며 통로를 달려가더니, 구석에 머리를 처박고 흑흑거리기 시작했다.
창백한 침묵이 열차칸에서 흘렀다.
미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전 리더가 제물이 되다! 흠, 전형적이군요. 조금 빠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때.
“저기, 다음도 있었잖아여?”
어울리지 않도록 쾌활한 목소리가 열차를 울렸다.
돌고래 주임.
“뭐, 뭐라고요?”
“이거 두 번째 제단도 곧 나왔잖아요. 그거 대비해야 할 것 같거든요.”
“그만 좀 해!!”
“악!”
스트레스성 반응들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돌고래 주임은 개의치 않는 듯이 말했다.
“그땐 실수 없이, 제일 못된 사람 찾아서 떨어지게 하져!”
그리고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켰다.
“다른 칸 다 포함해서요!”
“…!!”
“뭐 그리고… 꼭 죽는다는 보장도 없고요? 아까도 살아 돌아왔으니까여. 그럼 못된 사람 찾아서 고통받게 하는 게 낫잖아요?”
미친 소리였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재난 상황에서는 때론 듣기 좋은 미친 소리가 통하는 법이다.
약간 왜곡되어서 말이다.
“그래! 지금까지 전부 우리 칸에서만 떨어졌잖아! 앞칸들에서도 해야지!”
“맞아요!”
왜 우리 칸만 이런 고통을 받고 고민해야 한단 말인가!
억울함과 기묘한 분노에 휩싸인 우리 칸, 7호차의 사람들이 우르르 앞으로 향했다.
나와 정예팀 직원들도 그 틈에 끼어서 앞으로 향했다. 아니, 돌고래 주임은 아예 선두 부근에 서 있다.
“저기요! 여기도 열린 창문 있죠?? 지난번에 열차가 추락했을 때요, 거기서 아무도 안 떨어져서 그런 것 같거든요….”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앞으로 갈수록 아예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무, 무슨 미친 소리세요.”
“이 사람들 뭐야?”
“저기요, 맞기 싫으면 가세요. 확 그냥.”
“오옹.”
“…일단 좀 더 이동해서 알립시다.”
돌고래 주임이 마지막 발언자를 참 좋은 인성의 후보라는 듯이 보아서 황급히 다음 칸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3호차에 들어서는 순간.
두 번째 제단 진입
다시 시작되었다.
“아악!”
“아무나 빨리 떨어져!”
“기차 추락할 거야, 엉엉, 어어어엉….”
“사람 던져! 창문에 사람 던져야 한다고!”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7호차, 우리 칸 사람들의 외침이 들렸다.
그리고 아직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다른 칸 사람들의 목소리도.
남은 거리 : 5
“저 사람들 뭐야?! 어디서 왔어??”
“미친 새끼들 아니야!”
“죽기 싫으면 빨리 자원자! 자원자 뽑으라고!”
“아 그럼 당신들이나 떨어지던가요!”
“이미 우리 칸에서 떨어졌다고요! 다른 칸에서 구하라고!!”
“그러니까 지금 자원자가….”
남은 거리 : 4
아비규환을 가르는 선명한 목소리.
“없네?”
진나솔 대리가 손을 뻗었다.
‘…안 돼!’
저거 여기서 제일 비협조적인 사람 하나 찍어서 던지려는 거다.
‘그리고 혹시라도 다시 시작하면, 찍어놓은 사람들을 도로 계속 제물로 쓰려는 거지…!’
효율적이지만 안 된다.
진나솔 대리는 분명 유능한 사람이었으나, 여론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살았던 게 분명했다.
나는 당장 손을 들었다.
남은 거리 : 3
“제가 지원하겠습니다!”
“…….”
진나솔 대리가 나를 돌아보았다.
“뭐?”
나는 재차 말했다.
“제가 떨어지겠습니다.”
“…!!”
“왜…….”
남은 거리 : 2
“실제로 죽는 것도 아니니까, 버텨보겠습니다.”
그리고 진나솔 대리에게 빠르게 속삭였다.
“한번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체 저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요.”
“굳이?”
“민간인 증언은 못 믿겠습니다. 정신 방어 대책도 준비했고요.”
“흐음….”
남은 거리 : 1
“그러든가.”
“…! 감사합니다.”
나는 빠르게 밀담을 마치고 사람들을 보고 소리쳤다.
“시간 얼마 안 남았습니다! 창문으로 갈 테니까 다 비켜주세요!”
“어, 어어어….”
사람들이 말리지 못하고 슬금슬금 물러난다. 우리 칸이고 다른 칸이고 똑같은 반응이다.
‘…좋아.’
태연한 척 말은 했지만, 손이 떨렸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계획상, 이 과정이 한번은 반드시 필요하다.’
은심장 소유자를 바로 찾아서 확보하는 플랜A가 실패했다면.
‘더 극단적인 방식을 써야지.’
“다들 조심하세요!”
나는 창문에 매달리는 동시에 품에서 진통제를 꺼내 들었다.
안 통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
나는 ‘해피메이커’를 팔뚝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동시에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붉은 터널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