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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16화


“1호차 문이 열렸다고 하셨죠?”

“예!”

나는 즉각 사람들과 2호차로 이동했다. 백사헌이 부리나케 나와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1호차 분들이 문을 열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해 봤습니다. 아, 물론 승객분들이 다 함께요, …‘선행자님’!”

“그렇군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매번 회차 시작할 때마다 1호차 문 앞에 가서 노크하고 해결 방법이 있으니 나와보라고 외친 모양이었다.

-그리고 노루 씨가 어떤 일들을 했는지 신나게 무용담도 떠들었겠지요!

-아, 내가 여기서 그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염려 마십시오. 착한 친구는 언제나 친구와 함께 있는 걸 선택합니다!

예. 감사합니다, 전설적인 사회자님….

어쨌든, 확실히 1호차에 적극적으로 바깥 상황을 전달한 건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분명 위키에서는 이렇게 묘사되어 있었거든.

그 모든 것이 수십 번이 반복되었다.

매 회차 피와 광기가 난무했다.

그 두 문장은 아주 확실히, 기억이 났다….

‘분명 1호차의 문은 그 모든 회차 이후에야 열렸다.’

그래서 사실 나도 한 20회차쯤 되면 그냥 문을 따고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말이다.

‘14회차면 확실히 양호하지.’

괜히 백사헌이 위키에서 별명이 현장탐사팀 독사인 게 아니었다. 나는 나름대로 그것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대로 이야기를 나눠 보겠….”

“저, 그런데!”

백사헌이 황급히 나를 말렸다.

설마….

“그, 문이요. 다시 닫혀서요.”

“…….”

“아니, 정확히는, 소통은 됐습니다. 이걸 보시죠!”

백사헌이 황급히 뭔가를 내밀었다.

꼬깃꼬깃 구겨진 더러운 종이.

그 위로 크게 글자가 적혀 있다….

일곱번만버티자

……삐뚤빼뚤하게 꽉꽉 눌러쓴 글자 주변으로 검붉은 오물 덩어리들이 종이에 번져 있었다.

“윽.”

“저, 저거… 터널에 있던 그 썩은 것들 같은데요….”

사람들 사이로 웅성거림이 번져갔다.

“자, 잠깐만. 혹시 1호차가 다 마굴처럼 변한 것 아닙니까? 그 터널처럼요!”

“그래! 자기들끼리 문을 걸어 잠그고 선행자님을 따르지 않아서 끔찍한 꼴을 당한 거지!”

지, 진정하십쇼.

나는 정말 사이비 종교화되기 일보직전인 열차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런 일은 아닐 겁니다. 단지 고통이 심한 것 같군요…. 잠시만요.”

나는 바로 2호차의 연결부로 향했다.

그리고 굳게 닫힌 1호차의 문을 두드렸다.

똑똑.

“계십니까?”

“소용없습니다. 제가 몇 번이나….”

“안녕하세요. 저기, 부끄럽지만 제가 ‘선행자’라고 불리는 사람입니다. 대화할 수 있을까요?”

나는 계속 외쳤다.

“제 뒤로 수백 명의 승객들이 계십니다. 모두 삼백 분이 넘습니다. 충분히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저기요?”

“도움을 드리려고 왔습니다!”

“그러니까 소용이 없….”

찰칵.

“…!”

잠금이 풀렸다.

나는 벙찐 표정의 백사헌을 무시한 뒤, 뒤를 돌아보며 사람들에게 침착하게 말했다.

“…저 혼자 들어가겠습니다.”

“아, 안 됩니다!”

“선행자님! 큰일 나면 어쩌시려고!”

나는 웃으며 사람들을 달랬다.

“1호차 분들도 여러 사람이 우르르 들어가면 놀랍고 두려우실 것 같아서요. 그리고 큰일이 나도 처음으로 돌아가기밖에 더 하겠습니까? 괜찮을 겁니다.”

“그, 그래도 최소한 호신하실 정도는….”

감사합니다. 그 말씀을 기다렸습니다…!

“음, 그렇다면… 직장 동료분들께 부탁드려보겠습니다.”

나는 정예팀 상사 두 사람과 동기 한 사람을 보았다.

이미 이야기가 된 세 사람은 단박에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1호차에 들어가는 백일몽주식회사 직원 연합이 완성되었다.

‘좋아.’

슬슬 진나솔 대리의 눈빛에서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징조가 보였기 때문에 천만다행이었다.

“조심하세요, 선행자님!”

‘혹시 모르니 요청드리기 전까지는 2호차에서 대기해달라’라고 하자, 승객들이 염려하면서도 순순히 2호차로 물러났다.

이것도 다행이었다.

‘휴우.’

…점점, 사람들을 통솔하기가 어려워진다.

‘어느 순간부터는 예측이 안 되는 방향으로 튀기 시작할 거야.’

그나마 지금까지 온화한 분위기에서 버틴 것도 사람들이 내 말을 경청해 줬기 때문이었다.

나는 정장 재킷 안주머니에 여전히 달려 있을, 작은 배지의 존재감을 느꼈다.

은심장의 위력은 무서웠다. 분명히.

나는 심호흡을 했다.

“그럼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그때였다.

…진나솔 대리가, 서늘히 나를 응시하는 기색이 느껴진다.

“너무 길잖아?”

“…….”

“14번까지 올 일인가 싶은데.”

“예.”

나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안전한 클리어도 중요하니까요. 변수를 다 줄이고, 제단 경험담을 모아서 탈출 방법도 검증했습니다.”

이제 탈출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니, 이번 열차가 마지막입니다.”

“…….”

진나솔은 팔짱을 끼며, 한 번 더 내 행동을 묵인했다.

…아마도 마지막일 것이다.

“일단 준비됐으니까 빨리 들어가져.”

“예.”

신입이라 발언권이 없는 백사헌이 허겁지겁 따라붙는 가운데, 나는 돌고래 주임이 문을 여는 것을 보았다….

달칵.

열린 문 사이로 코끝을 찌르는 비린내가 풍겨온다.

“…….”

제단에서 나던 냄새.

그리고….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끼으으윽, 끄으으으윽!”

“흐흑, 흐흐흐흑….”

통곡 소리들.

“들어가.”

나는 멍하니 열린 문 안의 풍경을 보았다.

1호차는 그 자체가 오염되어 있었다.

5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안에서 몸부림치거나, 미친 듯이 웃거나, 바닥을 구르고 울부짖고 있었다.

바닥은 토해낸 듯한 피와 조각들로 지저분했다.

…그리고 작은 현수막이, 피와 오물이 묻은 채 통로에 널브러져 있다.

[푸른사진동호회 17회 정기출사]

그렇다.

1호차의 사람들은 대규모 단체 승객들이었다….

여행사를 통해 표를 잡아서 온, 서로서로 이미 안면이 있고 친한, 한 그룹의 사람들.

그들이 이 꼴이 된 건….

“이 사람들, 자기들끼리 계속 번갈아 가면서 창문에 던지고 있었나 봐여… 아니면, 순번대로?”

“뭐? 53명이 다 정신이 나가 보이는데 무슨 소리야. 매번 하나씩 던졌어도 14번밖에 안 될 텐데?”

“맞는 말씀이네여. 그렇다면… 역시 김 주임님 추리대로 ‘요주의 인물’이 있었나?”

그렇다.

모두가 다 던져진 게 아닌 이상, 이게 가능한 경우는 딱 하나뿐이었다.

오염된 자 중에, 아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던 것.

하필 이미 서로가 친근한 무리에서, 아주 강력한 설득력과 동조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장비를 찬 누군가… 말이다.

“사원님.”

“…!”

“부탁했던 거요.”

백사헌이 화들짝 놀라더니, 안대를 내리고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보라색 역안이 이리저리 바쁘게 구르더니, 곧 숨을 집어삼킨다.

그리고 손을 뻗었다.

“저기요.”

하필 내 바로 뒤였다.

나는 천천히 뒤를 돌아, 백사헌이 가리킨 사람을 보았다….

“…….”

2호차로 이어지는 문의 손잡이를 놓치고, 뒤로 엎어져 있는 인영.

아마 길에서 마주쳤다면, 인상 좋은 중년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쳤을 사람이었다.

…전신이 뒤틀린 채 자리에서 경련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우, 우리드으으으을…….”

입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검붉은 오물, 관자놀이까지 선 핏줄. 손톱으로 뜯어낸 살점이 전신에 즐비했다. 그리고….

“할 수 있, 할 수…….”

“이, 일곱 번, 일고옵 번….”

나는 허공을 보며 중얼거리는 그 사람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몸부림치는 그 사람의 움직임에 상의가 올라가며 드러난 벨트 끝을 확인했다.

작게 빛나는 은색 배지.

찾았다.

“이분이 요주의 인물이세여?”

“…예.”

‘탐라행 고속열차 사태’ 속 요주의 인물.

‘은심장 소유자.’

“도, 도와…….”

이제 확인만 남았다.

“어르신.”

나는 그 앞에 다리를 굽혀 눈높이를 맞췄다.

그리고 뒷사람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의 목소리 크기로 귀에 속삭였다.

“쪽문서, 읽으셨었죠.”

“……!”

“정부에 등록된, ‘무릉도원 시험’에 대한 쪽문서요.”

입을 벌린 채 의지 없이 흐리멍텅하던 눈에 갑자기 약간의 이지가 돌아왔다.

“어, 어어어어떠…!”

“잠시만요.”

역시 맞았구나.

‘그렇다면….’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품에서 ‘해피 메이커’를 하나 꺼냈다.

-아, 새로운 인터뷰를 위한 준비입니까?

‘…그래.’

나는 이 사람과 반드시 대화해야 했다.

명분을 위해.

…내가 이 모든 사태를 원래 알고 있었다는 수상쩍음을, 부드럽게 감추기 위해.

푹.

강력 진통제가 은심장 소유자의 손등에 꽂힌다.

“허어어억!”

오염되어 경련하던 몸짓이 일시에 멎는다. 스르륵, 쿵. 중년의 몸이 바닥에 늘어졌다….

그리고.

“히으으윽! 히윽! 흐흐흐흑….”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서 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뭐야, 왜 저래.”

“…너무 많이 제단에서 떨어진 겁니다.”

이 사람, 최소한 다섯 번은 떨어졌던 것 같다.

해피메이커는 진통제지 회복제가 아니었기에 이미 붕괴한 정신은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그래도 전보다 대화는 가능했다.

“못해… 더, 더는 못해……!”

“……예.”

그게 중요했다.

다행히, 상대방은 훌륭히 정보를 제공해 주기 시작했다.

눈물을 줄줄 흘리던 은심장 소유자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달려들더니, 어깨를 꽉 잡고 침을 튀기며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너! 알지!”

어깨를 꽉 잡은 손이 간절했다.

“일곱 번! 일곱 번만 버티면 돼! 하, 할 수 있어….”

“……어떤 걸 버티라는 말씀입니까?”

“제단!!”

그리고 간곡히 말한다.

“내가 알아, 이거 그, 정부에서 관리하는 거야! 너희, 그, 그, 이런 거 관리하는 부서가 있어, 거기서 이게 있었어.”

“…….”

“내가 읽었어! 나, 나 거기서 일했….”

뒤에서 정예팀의 대화 소리가 들린다.

“아, 재관국 퇴직자야?”

“음… 혹시 장비 같은 걸 가지셨을까여.”

정답이었다.

나는 계속 은심장 소유자에게 물었다.

“그렇군요. 그럼 이건 무슨 초자연 현상입니까?”

재난관리국의 말단 사무직 퇴직자인 그 승객은 이지를 반쯤 상실한 채, 재난국의 자투리 비밀을 툭툭 늘어놓고 있었다.

“어어, 그러니까, 이, 이 초자연 현상은, 어, 재단을 일곱 번만 버티면, 버티면, 끝나, 꿈이고… 어, 그래서 우리 동호회…….”

“…….”

그러다가 흐리멍덩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통 속에서 정신이 나간 채 뒹굴고 있는 1호차의 푸른사진동호회 사람들을.

…나는 이 사람들이 왜 이런 꼴이 되었는지 안다.

‘은심장 소유자가 설득했을 거야…….’

딱 한 번만 모두 희생해서, 일곱 번째 제단까지 가자고.

그러나 모두가 은심장 소유자만큼 선량하고 용기가 있을 수는 없었다.

반발, 토의, 약속했지만 겁먹고 뛰지 못하는 사람 등등. 온갖 상황 속에서 은심장 소유자는 본보기로 몇 번이고 창문 밖으로 뛰게 된다.

‘그리고 붕괴된 멘탈과 오염은, 은심장을 통해 1호차 전체에 영향을 주는 거지….’

그렇게 고통과 오염 속에서, 1호차 사람들은 전부 정신이 나가게 된 것이다.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모두가 창밖으로 뛰어내리며 완전히 정신이 붕괴하게 된다….

그리고 잠긴 문을 풀고 다른 칸으로 뛰쳐나간다.

‘거기서부터, 더 끔찍한 사태가 벌어지는 거지.’

그래서 중간에 억지로 1호차 문을 열 수가 없었다.

제물로 공양되어 반쯤 미친, 신념이 굳은 은심장 소유자와 완전히 적대 관계가 되어 상황이 미쳐 돌아갈 수 있으니까.

‘그래서 기다려야 했던 거야.’

적절한 타이밍이 올 때까지 말이다.

은심장 소유자 역시 신은 아니다.

그 승객도 어느 순간에는, 광기와 혼란, 자아의 붕괴 속에서도 다른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절실한 욕구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다른 칸에서 더 끔찍한 꼴이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포기하고, 다른 칸의 도움을 받아들이겠다는 번뇌의 순간이 올 때.

1호차 밖이 평화롭고, 다른 해결책이 있어 보여야 했다.

망가진 정신으로도 문고리의 잠금을 풀 정도로.

…14회차. 지금 시점에서 이미 1호차는 지옥이었지만 말이다.

“미, 미안하다, 얘, 얘들아, 너, 너무 아파… 흐흐흑…….”

“…….”

미치겠다.

위키에 적혀 있던 산문이 아니라, 실제로 마주하는 비극이 주는 압도감은 엄청났다…….

‘그래서 더 빨리 탈출해야겠지.’

나는 겨우 이를 악물고 물었다.

결정적인 힌트를 줄 질문을 말이다.

“어르신, 그런데 보셨다는 게 대체 무슨 열차였습니까? 이 열차가 맞는 겁니까?”

“흐흑, 맞아. 이거 맞아, 익산행! 익산행 열차….”

돌고래 주임이 고개를 기웃거렸다.

“익산? 이상하네여, 이 열차 목포행인데….”

백사헌이 냉큼 끼어들었다.

“저기, 익산역을 지나가긴 합니다. 주임님.”

“아, 그렇구나. 익산역이 중간 정차역이에여?”

“그렇습니다.”

돌고래 주임은 백사헌을 믿는 대신 직접 움직였다.

오물과 통곡으로 엉망진창인 1호선 객실의 통로를 쓱쓱 지나다니며, 한 자리에서 쓱 물건 하나를 꺼낸 것이다.

좌석 포켓에 비치되어 있던 책자.

그리고 책자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한 후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맞네여!”

“그래? 그럼 재관국 증언대로 하면 되겠네.”

“네넹. 저분이 7번만 하면 된다고 하셨져? 그럼 28명…… 아. 잠깐만.”

그러다가 우뚝 선다.

“7번?”

“…….”

아.

눈치챘다.

“저기, 노루 주임님.”

“예.”

“그거 아세여? 열차들은 대부분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연장 노선을 만들거든요.”

“그렇겠죠.”

“그러니까, 어쩌면 이 열차는 예전에는 노선이 더 짧았을지도 몰라요. 한… 익산역이 종점일 정도로.”

“…….”

“그래서 익산행이라고 표기될 정도로요.”

정답이다.

정확히는, 이건 2010년대 중반에 연장된 노선이었다.

익산행에서 목포행으로.

“그리고요.”

안내 책자를 훑은 돌고래 주임의 손이, 한 군데에서 멈춘다.

“서울에서 익산까지, 완행으로 따지자면… 지나치는 역이 딱 7개네여.”

“…….”

“그러니까 아마도, 제단은 역이었던 거예요.”

그래.

“그리고 그대로 추론하자면여.”

차라락.

“예전 익산행 열차와 달리, 이 열차가 종점인 목포역까지 갈 때 지나치는 역은… 9개에요.”

돌고래 주임이 탁, 책자를 닫았다.

“그래서 우리가 지나쳐야 하는 제단은 7번이 끝이 아니라… 9번이에요.”

“…….”

“우리는 9번째 제단까지 총 45명을 공양해야 하는 거예여.”

소름이 돋을 정도로 완벽한 정답이었다.

‘역시 정예팀인가.’

그리고 저 정답이, 1호차 승객들의 정신이 완전히 붕괴한 이유기도 했다….

■■회차 :

7번째 제단을 지나 8번째 제단이 나타남.

은심장 소유자가 제시했던 정답지가 한 줄기 희망이었는데, 그것마저 사라진 것이다.

결국 1호차의 모두는 분노, 공포, 패닉에 질려서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리게 된다….

‘…거기까지 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수습할 자신도, 볼 자신도 없었다.

내가 속으로 가늘게 안도의 한숨을 내쉴 때였다.

“그런데요.”

돌고래 주임이 나를 돌아보았다.

“주임님 진통제가 11개뿐이네여?”

“…….”

“이번에는, 하나를 이미 썼구요. 그러니까….”

“떨어져야 하는 사람은 45명인데, 진통제가 10명한테만 돌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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