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28화
꿈결 수집기.
말 그대로 괴담에서 ‘꿈결’이라는 용액을 수집하는,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현장탐사팀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장비였다.
클리어하는 괴담의 등급에 따라 수집되는 용액의 농도가 정해진다.
그리고 내가 실물로 확인했던 용액 중 최고 등급은….
‘A였지.’
화요토크쇼에서 변칙 발현한 <산제물의 합창가>, 그리고 세광공업고등학교에 들어갔던 <검은 그늘 속에서>.
둘 다 용액은 찬란하고 선명한 금빛이었다.
그런데 지금 내 손에 들고 있는 용액은….
‘맙소사.’
그것에 더해서 홀로그램 같은 오리엔트가 돌았다.
광채가 흐르는 듯한 용액은, 마치 어떤 물약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했다….
‘입사 때 봤던 소원권 물약…!’
기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것이 신기했다. 원액이라 그런가?
아니,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그럼 이게 S등급인… 건가.’
나는 실린더를 돌렸다. 광채가 번뜩였다….
실감이 안 난다.
‘그 등급은 그냥 위험하다고 괴담에 붙는 게 아닌데.’
심연(S) 등급.
<어둠탐사기록> 위키의 창작자들은 다들 생각했다.
‘S가 붙으려면 좀 더 특별한 기준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때까지의 기존 백일몽 주식회사 괴담들은 ‘이쯤 되면 고등급이겠지’라는 암묵적 기준을 기반으로 등급이 매겨지는 분위기였다.
위험성, 신비함, 의미심장함, 규모 등… 으레 괴담을 떠올릴 때 상상할 수 있는 수위로.
하지만 A등급 이상부터는 좀 다른 게 필요할 것 같다는 게 참여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그래서 붙은 조건.
어둠 속에서 너는 누구를 마주하는가.
코스믹 호러의 분위기를 넘어, 아예 코스믹 호러 그 자체인 존재를 대면하는 괴담일 때, 그 어둠은 비로소 A라는 규격을 넘어 심연 등급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브라운의 심야토크쇼가 그 정도였다고?’
내가 거기서 한 달이나 스탭으로 근무하다가 탈출하긴 했다만, 좀 과하단 생각이 들었다.
브라운은 미친 괴담 토크쇼 사회자에 아주 강력한 초자연적 존재로 보였지만, 코스믹 호러라고 하기엔 꽤 인간에게 친밀한 느낌 아니었나?
어쩌면 거기서 꿈결 수집기에 용액이 찬 게 아니라, 그냥 굿즈 자체에 딸려 있던 특전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한테 이 굿즈가 나온 이유는….’
꿈결 수집기가 없는 채로 고등급을 클리어하면서, ‘수집기를 새롭게 배급받을 자격’이 주어진 거겠지.
그리고 더 중요한 건.
‘…혹시 정말로 S등급일 경우엔, 포인트로 환산하면 얼마인 거지?’
자동으로 떠오르는 사내의 포인트 지급 안내문.
S등급 : 별도 심사
나는 침을 삼켰다.
A등급이 10만이었으니, 증가 추세를 생각해 봤을 때….
50만 포인트.
될지도 모르겠다.
‘…바로 소원권이랑 교환 가능한 거 아닌가?’
맙소사.
그럼 지금 내가 퇴사 처리되고 말고를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
그냥 이 수집기만 제출하기만 하면 회사에선 나한테 포인트를…….
…….
아.
‘망할.’
나는 맥이 풀렸다.
‘제출할 방법이 없다.’
-혹시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그거 다 넘버 새겨져 있어서 정말 골 아파진다.
언젠가 은하제 대리에게 들었던 말이 머릿속을 강타하듯 지나갔다.
그 말대로다.
꿈결수집기는 전부 넘버가 새겨진 채 관리되는, 직원 개개인에게 철저히 등록되는 개별 장비다.
그러니까 내가 여분을 가지고 있다는 건 어색하다 못해 이상하고 기이한 상황이 될 거란 뜻이지.
탄피 찾다가 하나 더 찾았다고 해맑게 보고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미친 짓이다….
‘대체 어디서 난 거냐고 물어보면 대답할 수도 없잖아.’
팝업스토어에서 산 굿즈라고 곧이곧대로 말할 수 없는 건 당연했다.
심지어 이 꿈결 수집기는 더더욱 안 된다.
“…하.”
정예팀 전용으로 나온, 일반 꿈결 수집기보다 더 작고 화려한 이 버전은.
나는 실린더에 붙은 상품 스티커를 떼며 침음했다.
꿈결 수집기 (정예팀 전용)
평범한 꿈결 수집기가 아니라 이쪽으로 굿즈로 나온 이유가 있다.
‘이건 <어둠탐사기록> 기반 유명 게임에서 나왔던 버전이니까…!’
모 탐사기록을 게임으로 구현한 작품이었는데, 여기서 비중 있는 NPC 식별 겸, 6개 모아야 진엔딩을 볼 수 있는 수집 요소 겸 등장한 아이템이었다.
심지어 <어둠탐사기록> 위키와의 설정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설정도 붙었다고!
정예팀 전용 실린더
: 한때 정예팀을 위해 특수 생산되었으나, 예산 문제로 규격이 통일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지급품.
그래서 게임 설정이 반영되었다면….
-예전에 생산되어서 몇 사람만 가졌던 장비를, 갑자기 한 달 실종됐던 신입사원이 가지고 나타남.
이런 미친 문장이 완성된다.
‘그리고 이런 설정이 안 반영되어 있으면 더 문제지.’
갑자기 회사에서 만드는 규격과 다른, 낯선 꿈결 수집기를 가져온다?
누가 봐도 기술 유출이었다. 그대로 개발부는 완전히 뒤집어지는 거다.
‘산업 스파이로 오해받을걸.’
더 심하면 아예 뭐, 평행 세계 어둠 같은 것으로 의심받을지도 몰랐다.
가뜩이나 한 달이나 실종되어서 퇴사 처리됐던 직원이 그렇게 돌아온다?
그림 같은 실험체 행이 예상됩니다….
‘…아, 안 돼.’
나는 침을 삼켰다.
일단은 보류!
“후우.”
도로 실린더를 주머니에 챙겼다.
그래도 심장은 두근거린다.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마법 같은 효과를 내는 물약의 원액.
이렇게 재밌는 설정을 두고 위키가 그냥 ‘괴담 회사에서 원액으로 씀’ 문장만 간단히 서술했을 리가 있는가.
‘다른 방식으로도 쓸 수 있어.’
회사에 바쳐서 포인트와 교환하는 용도가 아니어도 쓸 만한 구석이 몇 군데 있었다.
‘그걸 노려보자.’
그러면 일단은…….
“연락부터.”
나는 새벽녘이 밝아오는 공원을 빠져나왔다.
금이 간 왼팔과 타박상들을 치료한 후, 병원을 나오자마자 바로 무료 스마트폰 충전기를 이용해 내 스마트폰부터 충전했다.
그리고 연락했다.
내 탈출에 가장 크게 도움을 줬던, 이 시대의 참된 상사에게.
* * *
그날 저녁.
“김솔음 씨.”
“조장님.”
나는 이자헌 과장을 만나자마자 대가리를 박았다.
그럴 만했다, 진짜….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로….”
“예.”
6666만 원을 쓰긴 했지만, 솔직히 진짜 남는 장사였다고 생각한다….
‘물리력은… 정말 편하고 좋은 거구나.’
괜히 직원 D가 특수 탐사기록마다 클리셰처럼 쓰였던 게 아니었다.
…설마 외계인일 줄은 몰랐다만.
‘도마뱀처럼 보일 때부터 의심했어야 했나.’
나는 여전히 도마뱀처럼 보이는 이자헌 과장의 얼굴을 보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심지어 괴담에 포격까지 날릴 수 있는 기묘한 우주 쇼핑몰 연관 집단일 줄이야.
‘분명… ‘연합’이라고 불렀었지.’
위키에도 직원 D 항목에 그런 내용은 없었다. 나는 결국 비화에 대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저, 조장님. 혹시 ‘우리가 도움’으로 호출되셨을 때 언급하셨던 ‘연합’이 뭔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안 됩니다.”
“…….”
아, 예….
그럼 본론으로나 들어가자.
나는 회사에 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 확답을 받은 후, 이자헌 과장에게 꿈결 수집기를 보여주었다.
“이 수집기 속 용액 말입니다.”
도마뱀의 세로 동공이 기묘한 모양의 수집기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나는 침착하게 물었다.
“S…등급, 그러니까, 심연 어둠의 꿈결 용액입니까?”
숨 막히는 침묵 후.
“아닙니다.”
아.
“사내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등급 :암흑(A)’ 판정 규격보다 고농도입니다만, 심연 등급은 아닙니다.”
후우.
‘어쩐지.’
그렇게 쉽게 S가 나올 리가 없지.
‘대충 A+ 정도로 생각하면 되나.’
나는 납득한 기분으로 수집기를 도로 집어넣었다.
“그럼 진짜 S등급은 어떤 색입니까?”
“현재 사용 중인 언어로 적확한 단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목격 시 의심할 수 없는 고농도의 색입니다.”
“…그렇군요.”
아주 외계인이라고 소리를 지르는 화법을 쓰는군….
문득, 좀 궁금해지긴 했다.
‘이자헌 과장은 대체 우주 쇼핑몰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거지.’
그리고 왜 백일몽 주식회사에 다니는 건지, 여러 의문이 떠올랐으나 당장 꺼낼 말은 아니었다.
당장 내가 그 회사에 계속 다닐 수 있냐가 진짜 문제다….
“조장님. 한 달 동안 무단결근으로 연락이 끊기면 퇴직 처리가 진행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는 침을 삼켰다.
“혹시 저도 그렇습니까?”
“예.”
젠장!
“혹시 어둠에 휘말려서 불가피하게 출근을 못 했다는 사유로… 복귀가 가능할까요.”
“예.”
휴우.
그건 다행이었다. 어떻게 입만 잘 털면 되겠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그대로….”
지이이잉-
그 순간, 이자헌 과장의 전화기가 울었다.
이자헌은 자신의 전화기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김솔음 씨.”
“예?”
“당신을 만나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잠시 후.
“노루야!”
나는 이자헌의 사택 건물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보게 되었다.
은하제 대리와 박민성 주임.
실종된 나를 찾겠다고 괴담까지 찾아왔던 사람들을 보자, 갑자기 가슴이 울렁거릴 지경이었다.
‘진짜 보통 일이 아닌데.’
산제물의 합창가에서 죽을 뻔했으면서, 그 괴담의 후속이나 다름없는 브라운의 심야토크쇼에 진입한 건 그냥 그런 각오가 아니다.
심지어 한 명은 계속 직원들 눈을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에, 한 명은 외출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 어둠에 동화된 채 토크쇼의 일부가 되었을 때는 못 느꼈던, 형용하기 어려운 묘한 울컥거림이 느껴졌다.
나는 고개를 깊게 숙였다.
“감사합니다. 주신 캔디 덕분에 실마리를 얻었습니다.”
그걸 시발점으로 결국 ‘우리가 도움’ 버튼을 누르게 된 거니까.
은하제 대리가 손을 내젓는다.
“됐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뭘.”
“나는 두 분이 이야기하셔서 겨우 알고 마지막에 그냥 들어온 거야.”
박민성 주임은 맞장구를 치듯 말하며 웃었다. 그 모습이 확실히 연말 격리실 청소 때보다는 더 안정적으로 보이긴 했지만….
나는 박민성 주임이 입고 있는, 정장이 아닌 검은 사복을 보았다.
“주임님, 혹시… 근무를 다시 시작하신 겁니까?”
“…맞아. 보안팀에서 일하고 있어.”
더 이상 현장탐사팀은 아니었다.
박민성 주임은 그 이상,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포인트를 다시 벌기 시작해서 좋다’라고 짧게 말했을 뿐이다.
“…….”
나는 더 캐묻는 대신, 박민성 주임이 화제를 돌리는 것을 묵과했다.
“아. 경비팀 제이 반장님이 가끔 네 안부를 묻던데, 그냥… 네가 어둠에 실종됐다고 말하진 않았어. 그래도 며칠 전에는 이미 아시는 것 같더라.”
“예.”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려다가, 문득 깨달았다.
잠시만.
“회사에서 제가 그냥 무단결근한 게 아니라, 어둠 안에서 실종됐다는 걸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습니까?”
“아, 음. 맞아. 이래저래 그, ‘탐라행 고속열차’에서 실종됐다고 판단하더라.”
오!
“그럼 지금까지도 회사에서는 저를 포기하지 않고 찾고 있던 겁니까? 아니면, 최소한 아직 실종된 상태로 둔 겁니까?”
“…….”
“…….”
상사 둘이 딴청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미 사망 처리했구만.’
정말 끝내주는 회사였다.
아니, 뭐 큰 상관은 없다만. 나는 관자놀이를 누르고 싶은 것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제가 살아 있고, 어둠을 클리어해서 나왔다고 신고하고, 복귀하면….”
“노, 노루야! 그거 말인데….”
“안 된다.”
“…!?”
은하제 대리가 말을 뚝 자르듯 끊었다.
“…대리님?”
“저기… 노루야. 어쨌든 회사가 널 몇 주간은 이례적일 만큼 꽤 공을 들여서 수색했거든.”
박민성 주임이 황급히 나서서 말을 이었다.
“근데 만약에 네가 회사 업무가 아니라 그냥 무단결근했다고 감사에서 판단하면, 어떻게든 그 비용을… 너한테 청구하려고 할 거야.”
…….
뭐라고?
“구조 요청을 직접 한 게 아니라 명목이 없지 않습니까?”
“명목이야 붙이기 나름이고.”
“…….”
“애초에 우리가 받는 포인트는 임금이 아니라 ‘복지용 포인트’야. 회사에서 괘씸죄로 어떻게든 회수하려고 들면, 쓸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는 거지. …최소한, 몇 달간 ‘징계로 인한 지급 불가’를 걸어놓는 식으로.”
등이 서늘해졌다.
“회사 때문에 발생한 산재가 아니라 우연히 일어난 어둠에 휘말린 거다? 손해 봤다는 생각이 든다 이거야.”
은하제 대리가 씹듯이 말한다.
“네가 개인적인 사고, 사유로 무단결근한 거니,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식으로 나올걸.”
“…!”
“만약 네가 복귀하지 않으면야 지들이 어쩌겠냐먄, 도로 직원이 되면….”
개짓거리는 맞다.
그러나 문제는, 다 일반 회사에서도 일어날 법한 부조리라는 점이다….
“그러니까 일단 네가 클리어한 방법을 매뉴얼화 하자. 그러면 대충 업무가 되잖냐. 그러면 괘씸죄 같은 소리 못 하고 넘어갈 수밖에….”
“불가능합니다.”
“…….”
나는 진입부터가 특수했으며, 탈출하기 위해 쓴 방법은 절대 매뉴얼화할 수 없는 특수한 짓이었다.
게다가 한 달이나 그 괴담에 스탭으로 일하다가 탈출하는 것 자체가 특이 상황이었고.
‘용액만 제출할 수 있으면 다 무마될 것 같은데.’
그게 안 된다는 게 답답한 일이었다.
‘…포인트 손해를 각오하고 행동해?’
아냐.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웠다.
아니, 아까움을 넘어서… 사람을 열받게 한다.
‘절반 넘게 모았는데.’
회사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자기들 맘대로 굴었다고 포인트를 뜯어? 인간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심지어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알았어. 어차피… 네가 어떻게 탈출했는지 서술하는 과정에서 한 달이나 괴담의 일부로 있었다고 하면.”
박민성 주임이 침을 삼켰다.
“네가 오염됐다고 판단해서 그… 나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될지도 몰라.”
“…….”
그래.
보통은 한 달이나 고등급 괴담에 들어 있다가 나온다면, 제정신으로 현장탐사팀에 복귀하는 건 무리일 테니까.
케이스에 맞춰서 나를 분석하고 재배치할 것이다.
“그럼, 어쩌면 현장탐사팀으로 복귀를 못 할 수도 있어.”
“…….”
이쯤 되면 이 개 같은 회사 때려치우겠다고 외치고 싶겠지만, 난 홧김에 퇴사할 수는 없다.
‘소원권이 필요해.’
엘리베이터 괴담에서 이미 확인까지 했다 말이다. 소원권으로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게다가 약속대로 브라운을 다시 부르려면 유쾌 테마파크 괴담에서 인형도 구해야 한다….’
간신히 친구로 고정시켜 뒀는데, 이 약속을 어기면 대체 ‘영원히 함께하는 조건으로 불려온 이면 세계의 존재’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나는 아직 재킷에 들어 있는 동전의 존재감을 느끼며 이를 악물었다.
‘상황이 이상하게 꼬이긴 했는데… 아냐. 분명 방법이 있다.’
고등급 원액은 지금 내 손에 있고, 무사히 제정신으로 괴담에 탈출했다.
절대 전보다 상황이 나빠진 건 아니었다.
이 문제를 타파할 만한 한 수가, 분명히 있을 텐데…….
“…….”
나는 걱정 어린 표정으로 나를 보는 상사들의 얼굴을 보다가, 문득 뭔가를 떠올렸다.
어쩌면.
“대리님.”
나는 은하제 대리를 보았다.
근무처가 바뀐 사람.
“혹시 호 이사님과 연락할 수 있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