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267화
사기나 다름없는 수법으로 2772 코인까지 보유 코인을 불려 입장한, 신체 카지노의 VIP 룸.
우리는 방금 딜러에게 VIP를 위한 특별한 도박을 권유받았다.
러시안룰렛.
참가자는 우리 일행 중 두 명.
[오, 이 게임은 할수록 손해만 보겠군요. 안 그렇습니까?]
[카지노에게 수수료를 주고 나면 사실상 서로 코인을 주고받는 놀이이지 않겠습니까.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죽는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지요!]
하지만 목표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 갬블을 해야 한다.
나는 레일에 걸려 달랑거리는 신체 부위와 장기들을 보았다.
‘저기에 이성해 대리의 신체 조각도 걸려 있어.’
러시안룰렛을 통해, 저걸 최소한… ‘본인’이라고 판정받을 만큼을 따서 재조립해야 하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일단 나는 지원.”
일행 중 손을 든 사람이 즉각 나온다.
눈을 빛내는 최 요원.
“요원님!”
“내가 ‘정말로’ 죽을 확률은 낮고, 구출할 확률은 높은 거잖아~ 요원으로서 산수할 줄 알면 해야지.”
그렇다.
‘경험해 본 대로라면, 우리는 이 세광특별시 지하철에서 죽는 대로 현실에서 깨어나면서 탈출이니까.’
문제는 말이다.
‘…그게 이번에도 통한다고, 100% 확신할 수 있나?’
만분의 일의 확률이라도 정말 죽으면.
거기서 끝이다.
…….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그때, 은하제 대리가 옷을 툭툭 털더니 나왔다.
“…!”
“시민님, 잠깐….”
“아니, 또 담력이 제 특기라서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돌아보며 아이템을 착용한 손을 흔들어 보인다.
교환한 손을.
“어차피 나는 원래도 손이 없으니까. 굳이 찾을 필요가 없단 말이지. 코인 절약이랄까.”
“…!”
“그리고 댁은 마지막까지 하면 안 됩니다.”
은하제 대리님의 의수가 최 요원을 가리킨다.
“어? 에이, 시민님, 아니 멋지게 먼저 나섰는데 본새 빠지게 그러시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요원님. 신체 부위를 알아볼 수 있는 건 요원님뿐입니다.”
“……!”
최 요원이 입을 달싹거리다가 결국 한숨을 쉬었다.
“노루 자식, 똑똑하긴.”
은하제 대리가 피식 웃었으나 여전히 분위기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거기, 약지만 교환한 양반들은 코인으로 자기 약지 찾아서 교환해 오십쇼. 괜히 나가서도 안 움직인다고 울지 말고.”
“예?”
“지금 상태가 ‘깨어났을 때’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모험할 필요가 없는 건 모험하지 말자는 뜻입니다.”
은하제 대리는 강경하게 앞으로 나왔다.
“플레이하겠습니다.”
“…….”
그런데.
“이건 참가하신 방문객 중 하나는 무조건 사망하는 게임입니다. 정말 플레이하실 건가여?”
어?
“예. 플레이할 겁니다.”
“…러시안룰렛에 대하여 다시 설명을 들으시겠어여?”
“6구경에 총알 한 발 넣고 서로 돌아가면서 자기 쏘고, 그러다 총알 맞으면 죽는다. 연속으로 세 발 쏴서 안 죽으면 신체 조각 하나 보상으로 주어짐. 맞습니까?”
“넵! 그리고 신체 일부를 포기해서 쏘는 순서를 상대에게 넘기는 방법도….”
“괜찮습니다. 그건 여기서 아무도 안 쓸 테니까.”
“…….”
그리고 15분 20초 후.
탕!
우리는, 눈앞에서 은하제 대리님의 머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
“…….”
“…….”
승리자. 창백한 얼굴의 청동 요원이 손이 떨리는 것을 억누르며 그 광경 앞에 어두운 눈으로 서 있었다.
처음 세 발을 연속으로 쏴버린, 피투성이가 된 시체를 보며.
찰칵.
“축하드립니닷! 승리하셨어요!”
이거.
안 되겠다. 생각보다 충격이 크다.
아무리 현실에서 깨어난다는 것을 되새기려고 해도, ‘계획대로’ 앞에서 지인이 죽는 꼴을 보는 건….
‘…올가미보다 더한데.’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그리고 이쪽 분은 세 발을 연속으로 쏘셔서 부상으로… 앗, 사망하셨져.”
카운팅 하던 딜러가 우리를 돌아보았다.
“일행분이셨져? …대신 부상을 받아가시면 됩니다.”
우리의 시선이 최 요원에게로 돌아갔다.
신체를 구분할 수 있는 그 요원은 굳은 얼굴로 나와서 레일에 달린 신체 부위를 본다.
그리고 하나를 골랐다.
“어깨네여!”
“…….”
목에 바로 달 수 있는 부위.
사전에 미리 이야기했던 최우선 신체 조각이었다.
침착한 최 요원의 얼굴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자….”
이성해 대리님의 머리가, 우리를 돌아보며 묻는다.
“여기서 멈추고 방을 나가실 수도 있습니닷. 어떻게 하실 건가요?”
“…….”
이미 우리는 배팅했다.
세광특별시 안에서 죽으면 바깥에서 깨어난다는 것으로.
그렇다면.
“계속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은 누가 배팅하시겠어여?”
이어진다.
나는 손을 들어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텅 빈 약실이 내는 공허한 소리가 울린다.
‘멈추면 안 돼.’
무조건 세 발을 연달아 쏴야지만 신체 조각을 받을 수 있다.
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 당겼다. 생존적 공포로 손이 떨리지 않도록, 빠르게.
철컥.
다음 발…….
철컥.
“…….”
턱을 타고 식은땀이 떨어져 내렸다.
‘살았다.’
그리고 그 말뜻은.
내 러시안룰렛 게임의 상대가 무조건 죽는다는 뜻이다.
“…청동 요원님.”
“…….”
내가 탁자에 내려둔 권총을 주워든 상대가, 관자놀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그리고.
탕!
바로 다음 발에 총성이 울린다.
“…….”
사망.
[순식간에 시체가 두 구가 됐군요.]
“축하드립니닷! 승리하셨네여, 세 발을 연속으로 당기신 방문객님께는 부상이….”
식은땀이 차갑다.
최 요원이 이상할 정도로 빠른 걸음으로 레일에 접근해 신체 조각을 고른다. 얼마나 더 필요한 거지? 우리가 계속해도 얻을 수 있는 신체 부위는 다섯인데, 그걸로 충분한가? 그건….
“일어나십시오.”
…….
“……예?”
“휴식하십시오.”
고개를 들자, 이자헌 과장이 보였다.
도마뱀 과장은 청동 요원의 시체를 빠르게 정리해 치우며 자신이 해당 소파에 앉았다.
“당신의 자리는 염소 주임에게 배정하십시오.”
“…!”
백사헌이 즉각 뒤로 돌아서 뛰기 시작했다.
‘저 자식이.’
나는 달려 나가서 잡아챘다.
“악,”
“어차피 죽어야 나갈 수 있는 거 알잖아.”
“X발, 진짜 죽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
“오, 그럼 다른 방법은 있고?”
“…….”
“아니면 너 혼자 이 어둠에 갇혀 있을래?”
어차피 우리를 여기 두고 저 녀석 혼자 이 미친 멸형급 재난 속 지하철을 탐사하긴 어려울 것이다.
결국 완전 오염되어서 지금 이성해 대리님 같은 상태가 되거나, 안락사약 복용하고 현실에서 깨어날 텐데, 그런 위험을 저 녀석도 감수할 필요가 없다.
…물론.
‘…이랬는데, 정말 죽는 거면?’
그, 아주 작은 확률을 향한 의구심이 섬뜩하게 만들긴 하지만.
이성적으로, 감성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등골이 오싹해졌으나, 상대를 잡은 팔을 놓진 않았다. 도리어 여기서 도망치게 해주는 게 더 길고 고통스러운 죽음이 될 테니까.
“그냥 안락사약 먹을 거라고요…! 왜 내 대가리에 총을 쏴야 하냐고!”
…….
“그럼 그러던가.”
“예?”
그래.
아무리 그래도 이런 방식으로 죽으라고 강요할 순 없다. 안락사 약이라는 다른 선택지가 있고.
‘애초에 처음엔 일행도 아니었으니까.’
이건 인성과는 관련 없는 문제인 것이다.
…보상으로 설득한다면 모를까.
“슬롯머신에서 네가 딴 코인을 두 배로 늘려서 받을 수 있는데.”
“…!”
[호오!]
“생각해 봐. 여기서 게임하느라 써도 그 정도는 남을걸.”
아니, 사실 2000 코인도 넘게 남을 확률이 높다….
나는 속삭였다.
“350코인.”
“…….”
“그만큼 받아 갈 수 있어. 이 프로젝트 계속해야 할 텐데… ‘다음’에 들어왔을 때 카지노 코인 수백 개로 뭘 살지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어?”
침묵이 흐른다.
최 요원이 부위를 선택하고, 딜러와 잡담인 척 끈질기게 정보성 대화를 주고받는 소리가 머리 뒤로 들리는 가운데.
“…500코인.”
“좋아.”
“X발.”
자기가 욕설을 내뱉고 흠칫 놀란 백사헌은,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돌아와서 내가 있던 소파에 앉았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닷.”
그리고.
탕!
3연속으로 먼저 방아쇠를 당기는 도중, 마지막 세 번째에서 사망했다.
“…….”
“축하드립니닷!”
남은 건 이제….
…….
나는 이자헌 과장과 마주 보고 다시 소파에 착석했다. 백사헌의 피로 소파가 질척거렸다.
“과장님. 혹시 지금 감각만으로… 실탄이 든 곳을 알아낼 수 있습니까?”
“불가능합니다.”
“…예.”
알면서도 괜히 한번 물어본 것일 뿐, 변하는 건 없다.
알아도 의미 없기도 하고.
‘하.’
탁자 위에서 돌아간 총은 이자헌 과장을 가리켰다.
그렇게 지목된 상대가, 먼저 총을 잡아 들었다.
“3발을 연속으로 발포하겠습니다.”
하지만.
탕!
…첫발에 머리가 관통당했다.
“…….”
“운이 굉장히 좋으시네여!”
나는 숨을 들이켰다가, 몰아… 쉬었다.
대체 몇 번째지?
차라리 지금 죽는 게 나았겠다.
“축하드립니닷! 사망자분의 부상은… 앗, 근데 이번에는 부상을 못 받으시겠네요. 이미 게임이 끝나서여!”
아.
“3번을, 연속으로 당기는 도중에… 그러니까, 지금처럼 첫 발째에 죽으면…… 조건이 달성되지 않는 겁니까?”
“아무래도 그렇져?”
잠깐만.
‘그럼….’
최악의 경우엔 지금 얻은 이성해 대리의 신체가 끝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나는 지금까지 얻은 세 점의 신체 부위를 보았다.
어깨, 흉부, 허리.
기이하게도 꺼내자마자 서로 붙어버린 신체는, 최소한의 몸통을 구성하는 만큼도 안 된다.
‘골반까지는 얻어야 해.’
그래야 어떻게든 ‘이성해 대리님의 생존한 형태’라고 판단이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혹시 여기서 잃은 신체가 현실의 상태에 반영된다면, 그 정도는 있어야 나가서 뭐라도 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
“혹시 말입니다.”
나는 손을 들고 말했다.
“탄환을 두 발 넣은 채로 돌리는 건 어떻습니까.”
“오오?”
더 리스크가 큰 방식으로 도박해 보자.
그리고 카지노의 게임은 리스크가 클수록 보상도 크다.
“그래서… 탄환이 두 발 든 권총으로 세 번을 연달아 쏠 수 있다면,”
나는 레일을 보았다.
“신체 부위 두 점을 받는 겁니다.”
“…!”
[아주 재밌겠습니다, 친구!]
[다만, 그 경우에는 3발을 채우지 못하고 총탄에 맞을 확률이 더 높지 않겠습니까?]
그렇다.
게다가 이 방식은 ‘위험’이 특별히 커지는 게 아니라고 느낄 수도 있다. 어차피 둘 중 하나가 죽으면 끝나는 게임인데, 그 틀이 달라지지 않았으니까.
그렇다면.
“그리고 여기서 추가로….”
나는 한숨을 참았다.
“게임 승리자도, 상대가 죽은 후에도 남은 총을 들고 반드시 한 발 이상 자신을 쏘는 겁니다.”
“오?”
“실탄이 한 발 더 이상 남았을 테니까. 둘 다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반드시 방아쇠를 당겨야 하는 거죠.”
한마디로 미친 짓.
[훌륭합니다. 노루 씨! 시도하는 양측 모두 적극적인 행동으로 스릴을 맛볼 수 있겠군요. 오, 관람객이 있다면 무척 흥미진진하게 볼 겁니다.]
[다만, 그 경우에도 둘 다 세 발을 채우지 못한 채 죽어서 목적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니.
‘이룰 수 있어.’
[호오.]
생각이 있다.
그리고 이 제안을 들은 딜러는.
“…….”
마치, 카지노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듣듯이 가만히 있더니….
“VIP 룸에서는 항상 프라이빗한 즐거움을 제공해야 하니까여. 그 변형 룰을 수용하겠습니닷. 좋습니다!”
후우.
‘됐다.’
나는 눈을 깜박이며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이제 남은 건….
“어이쿠. 포도랑 나네.”
나와 최 요원.
참고로 고영은 씨는 입장 정원의 문제로 일단 제외되었으나, 지금 생각하니….
‘차라리 다행이다.’
실수로 휘말리면, 고영은 씨 쪽은 정말로 죽으니까.
“아, 하기 전에 잠깐 이야기 좀 나누겠습니다.”
“네넹.”
일어난 최 요원이 내 어깨를 붙잡고 말했다.
“아까 그거, 확정으로 신체 얻을 방법인 거지.”
“…예.”
“오케이.”
최 요원이 나를 잡더니, 레일 방향으로 내 몸을 돌렸다.
“그럼 포도야. 저기 잘 봐.”
“…….”
“세 번째가 골반, 그리고… 일곱 번째가 왼팔, 열다섯 번째가 오른팔이야.”
이성해 대리의 신체 부위.
혹시 본인이 죽을 경우를 대비해서 알려준 것이다.
“부상으로 저거 타겠다고 말해놓자.”
“…예.”
나와 최 요원은 다시 흩어져서 본인 소파에 착석했다.
그리고 딜러는 총을 잡았….
“아, 탄환을 넣는 위치는 골라도 괜찮을까요? 어차피 어디에 탄환을 넣든 발사 확률은 똑같으니까요.”
“……그래여.”
…나는 내가 원하는 탄환의 위치를 지정했다.
그리고.
“저희가 다 사망하면, 지금 VIP룸 밖에서 기다리는 분을 일행으로 해서 ‘부상’ 및 코인을 인계 부탁드립니다.”
“…….”
“딜러님.”
“네넵.”
그리고 순서는….
툭.
“나부터네.”
“…….”
“포도야.”
권총을 들어 올리며, 최 요원이 말한다.
“내가 맞춰볼까? 탄환을 3발당 하나씩 장전했지?”
“…!”
“한 발 넣고, 두 번 띄우고, 다시 한 발 넣고 두 번 띄우고….”
그러면서 나를 본다.
“그러면 격발 순서가 어떻게 되든 간에… 일단 실탄이 한번 발사되면, 다음 두 번은 비었잖아.”
맞다.
“그럼… 내가 총에 맞으면 포도는 무조건 3연발에 성공해서 신체를 탈 수 있겠네.”
물론.
어느 쪽이든, 마지막 발은 실탄이겠지만 말이다.
“우리 둘은 무조건 죽고.”
…….
“나중에 보자.”
탕!
최 요원은 두 발째에 죽었다.
“축하드립니닷! 승리하셨네여.”
“…….”
소파에 피가 낭자하다.
피와 시체가 바닥과 소파에 가득하다.
“‘승리자의 러시안룰렛’을 진행하시기 전까지 조금 쉬실 건가요? 아니면….”
“돌고래 님.”
방금 게임으로 확신했다.
나는 고개를 돌려서 이성해 대리의 머리를 보았다.
…….
아니.
“사실 알고 계셨죠?”
“네?”
이성해 대리, 그 자체를.
“알고서 이 변칙 룰을 허락해 주신 것 아닙니까?”
“…….”
“제가 탄환을 넣는 자리를 고를 수 있다면, 사실 승리자가 스스로 총을 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걸 말입니다.”
말을 잇는다.
“탄환 넣는 위치에 따라 무조건 살아남을 수 있는 자리를 고를 수 있으니까요.”
딜러가 이걸 모를 리가 없다.
그런데도 ‘모르는 척’ 이걸 허가해 주었다는 것은….
딜러가 아닌 다른 자아의 선택이라는 뜻이다.
“돌고래 님이 봐주신 겁니까?”
“…….”
아까부터 이상하다고 느꼈다.
‘계속, 여기서 나가는 걸 종용했지….’
-이건 참가하신 방문객 중 하나는 무조건 사망하는 게임입니다. 정말 플레이하실 건가여?
딜러로서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었다.
‘카지노의 룰’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수동적으로 은근히 사람들을 이 방에서 쫓아내려 권유한다.
그렇다면 만일….
“혹시 모종의 처치를 한 상태로, 자아를 약간은 보존한 채 딜러가 되신 겁니까? 죽지 않고 살아서, 혹시 모를 생존 기회를 계속 탐색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여.”
“지금 돌고래 님의 의식이 약간은 남아계신 것 아닙니까?”
“…….”
“그래서 제가 탄환 순서를 조정하는걸, 끝까지 살아남을 방법이라고 보셔서 봐주신….”
“방문객님, 지금 발언으로 변칙룰을 조작하신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아.
“카지노에서의 부정행위입니닷. 지금까지 러시안룰렛을 플레이하시면서 받으신 부상을 반납하시고, VIP 룸에서 나가주세여.”
“…….”
“즉각 나가주세여. 아니면 조치하겠습니다.”
나는 러시안룰렛의 ‘부상’을 바라보았다.
저절로 연결된 신체 조각들을.
‘…자아가 있다면, 설득으로, 스스로 저 신체 부위를 부착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정황상 불가능한 것 같다.
‘…그렇다면.’
“잠시만요.”
그리고 돌아 나가는 척하다가….
딜러에게 달려들었다.
“…!”
그리고 이성해 대리의 머리통을 잡아 뜯어내기 시작했다.
“읍,”
이렇게 섬뜩한 일을 해본 적이 있나 싶은 끔찍한 감각이 손에서 전해진다.
우드득 거리는 소리, 맞지 않는 신체가 떨어져 나가는 소리. 딜러의 강인한 몸이 내 갈비뼈를 부러트리는 소리, 내 손을 물어뜯는 딜러의 악력, 딜러가 문서를 꺼내려는 소리….
하지만. 이 방법이 아니면 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
“흐읍!”
나는 결국 머리를 뜯어냈다.
그리고 즉각… 이미 따놓은, 부상으로 받은 신체 조각에 부착했다.
“…!”
VIP 룸이 정말 프라이빗한 공간이라면, 딜러 출동이 약간 늦을 것이라 저지른 일.
‘돌이킬 수 없다.’
이제 곧 이 카지노는 장기실종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 신체를 징수할 것이다.
그럼 기왕 이렇게 됐다면.
“흐읍.”
나는 레일로 가서 피투성이의 손으로 아까 지정받은 이성해 대리님의 신체 조각 몇 개를 꺼내서, 이성해 대리님에게 다급히 붙였다.
그리고.
그 입에 안락사 약을 억지로 넣었다.
“…!”
코와 입을 틀어막자 삼키게 된다. 그것까지 확인할 때쯤, VIP 룸 밖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기물파손’을 감지한 자가 다가오는 소리.
“흐읍.”
나는 당장 탁자 위에 권총을 잡아들었다.
그리고, 그리고….
달칵, 달칵.
두 번의 공회전 끝에, 총알이 내 머리를 쏘았다.
* * *
“…….”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 거지?
총에 맞은 것이, 현실의 몸에 영향을 주는 걸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곧 깨닫는다.
왜냐하면.
“……!”
아직도 나는 사람의 몸이었다.
그리고.
“허억.”
고영은 씨가.
나를 들쳐업은 채 뛰고 있었다.
지하철역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