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287화
머리가, 텅 빈 것 같다.
교실의 복도측 창 너머로는 괴물이 있다. 그 괴물은 온갖 인체가 뒤죽박죽 뭉쳐 있는 비참하고 소름 돋는 끔찍함의 화신이며, 쭉 벌어진 중앙에 맺힌 상반신의 시선은 여기를 향하는데.
그 시선의 주인이.
현무 1팀의 팀장.
어르신의 무너진 상반신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왜 여기에.
그 의문에 답변하듯이 깨닫는다.
‘세광특별시였어.’
어르신이 상반신을 잃어버린 괴담은 여기였다.
연가를 내고 세광특별시에 비공식적으로 진입했던 요원 중에, 박홍림 팀장이 포함되어 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도깨비불을 이용해서 부적을 만든 것도.
‘팀장님이었어.’
어쩌면 저 상반신도 의도적으로 ‘잃어버린’ 건지도 모른다.
급하게 한빛도서관의 도서대출표를 이용해 부적을 만들면서 대가로 자신의 상체를 바치는 방식으로.
‘5층에 누워 있던 선생님들도….’
일종의 방위진처럼,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일종의 의식을 치른 게 아닐까.
하지만 문제가 생긴 것이다.
뒤뜰에 묻어준 종이 부적과 유리 초롱이 파손되어 버리며….
저 모습이 된 것이다.
이제끝난다빨리빨리더빨리
저기 있네
오염의 형상.
가까워진다.
복도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도망치다가 뭉개지며 사망한다. 게임의 서순에 맞지 않게, 앞당겨진 출몰.
이제 더는 그런 공포 게임의 형식으로도 삿된 것의 침범을 틀어막을 수 없다는 듯이.
복도가 살점으로 뒤덮이며 뒤틀린다.
학교가 형체를 잃고 잡아먹힌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온다.
온다, 지금 오고 있….
퍽.
나는 눈을 돌렸다.
교실에서 이자헌 과장이 사람들을 사살하고 있었다.
‘!’
이미 절반 이상 목이 꺾여 죽었다.
반사적으로 소름이 돋았다가 깨달았다.
내가 부탁한 일이다.
선생님에게 죽기 전에….
‘다 죽여서 끝내야 해.’
찬물을 맞은 듯이 정신이 재각성 한다.
여긴 악몽이다. 여긴 꿈속이다. 죽으면 깬다. 잊지 말자. 그런데 저 선생님에게 죽으면 현실에서 삭제된다, 아니! 그 공포 게임의 형식마저도 이제 사라질지 모른다…!
빨리.
“요원님들,”
나는 당장 다시 옆 사람들을 붙잡은 채로 속삭였다.
“해금 요원님, 유리 초롱만 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모두 명찰, 명찰을 하나씩 받아서 얼른 자살….”
하지만 동시에 깨달았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사람들은 절대 그럴 수 없다.
애초에 그럴 인간들이었으면 요원이 되지 않았을 것이며, 혹여 요원의 목숨을 우선하는 최근 재난관리국의 방침을 기꺼이 따르려고 할지라도….
“포도야.”
저걸 본 이상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어려운 부탁 하나만 하자. …사람들 좀 여기서 나가게 해줄래? 힘들겠지만, 몇 명만이라도 부탁한다.”
잠깐.
“우리는 청동이가 유리 초롱에 부적 획 넣는 것만 보고 갈게. 알았지? …해금 누님.”
“옛다.”
해금 요원이 유리 초롱을 들어 올려 책상에 둔다. 초롱을 빠져나온 도깨비불이 겁을 먹은 듯 흔들리지만 이내 해금 요원의 목을 휘감아 품으로 사라졌다.
“포도야, 얼른! 시간 없어.”
나는 가까스로 뒤뜰에서 챙겨온 부서진 초롱을 청동 요원에게 내밀었다.
“뒤뜰은 어떻게,”
“그건 우리가 알아서 해. 일단 가!”
그리고 다음 순간.
졸업식은없다
…복도 창에.
온다여기온다침입한다끝난다놀이로못막는다여기온다
딱 붙어 우리를 보고 있다.
머리가 반쯤 날아간 인간 얼굴.
상반신만 남은 현무 1팀 팀장의 몸이 흔들리며 창문을 통해 우리를 살피고 있다.
“…홍 언니.”
홍 언니가 누구야?
찾았다.
해금이가 누구야?
“…….”
옆에서, 자신의 검을 꽉 쥐는 해금 요원의 손이 보였다….
그리고.
화르륵.
해금 요원의 몸에서 도깨비불이 흘러나오며 교실을 감싼다.
그림자와 푸른 불빛이 만드는 곡예 같은 속임수.
왜 남았지? 왜 남아 있지? 왜 안 풀리지? 왜 안 풀리지? 왜 안 풀리지?
쿵. 쿵.
교실 앞을 맴돌며, 그림자 속에서 문을 찾는 것의 인영이 보인다.
“얘들아. 너희 팀장님은, 어르신이 돼서 푸른희망병원에 잘 있다.”
“…….”
“저쪽이… 무슨 말을 해도, 그건 초자연 재난이다. 알았냐?”
“…….”
“알았냐고.”
“예.”
그리고 이를 악문 청동 요원이 유리 초롱으로 시선을 내려, 부서진 유리초롱에서 유의미한 획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해금 요원이 펼친 도깨비장난은 깜박이고 있었다.
풀린다.
이미 더 강력한 도깨비장난에도 익숙한 ‘저것’을 상대로 오래 버틸 수 없는 것이다.
“누님, 사인검으로는,”
“조건이 안 맞아. 못 써.”
그리고 해금 요원이 다급히 나와 이자헌 과장에게 말한다.
“곧 풀린다. 뒷문에 대기해. 그리고 둘이 나가서 얼른 사람들이나 돌려보내!”
다음 순간.
풀렸다.
도깨비장난의 그림자 속으로 어둠이 잠식한다.
“…….”
쿵 쿵.
걸음 소리.
왔다지금왔다빨리빨리
앞문이 열린다.
“포도야, 지금!”
나는 그 문을 통해 교실 밖으로 뛰쳐나왔다.
“…!”
쿵. 내가 미끄러지듯 빠져나온 문과 괴물의 사이로 누군가의 비명 지르는 머리가 달린 ‘선생님’의 손이 떨어진다.
“미친놈아, 거기가 아니라 뒷문으로….”
그러나 나는 달리며 소리를 질렀다.
“선생님!”
“…!”
“제가 졸업식을 진행하러 갑니다! 막을 수 있다면 막아보시죠!”
“야!”
확실하다.
‘죽으려고 작정했어.’
저 요원들은 그대로 두면 기꺼이 죽을 것이다. 그러니….
‘유인해야 해.’
나는 뒤돌아 뛰었다. 그사이, 이자헌 과장이 나를 따라 나오며 ‘선생님’의 손을 말도 안 되는 완력을 뜯어내며….
‘미친!’
통하지 않는다.
선생님의 팔은 터져나가듯 도로 아물며 도리어 이자헌 과장의 손을 삼키려 들었다.
복도를 뒤덮은 살점처럼.
저건 더 이상 물리 공격이 유효타로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젠장!’
나는 주머니를 뒤져서 손에 잡히는 것을 던졌다.
혹시나 싶어서 챙겨온 것.
‘애초에 과장님한테 도로 받은 거기도 하고!’
지난번 졸업식 클리어 때 보상 아이템처럼 나온 것. 찢어진 부적처럼 護(도울 호)가 새겨진 유리구슬 중 하나.
그리고 내가 던진 유리구슬이 ‘선생님’에게 닿는 순간.
“…!”
퉁.
선생님을 맞고 튕겨 나온 유리구슬이, 살짝 푸르게 반짝이며 그 살점과 바닥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림자 사이로, 멀쩡한 학교 복도의 모습이 드러나는 듯했으나….
곧 사라졌다.
“…!”
하지만 그 틈에 이자헌 과장은 선생님의 살점을 뜯어 빠져나왔다.
“도망가십시오!”
“예.”
그리고 내가 가는 방향에 따라붙었다.
‘여기 오진 말라고!’
하지만 더는 지체할 시간도 없어서 나는 그냥 미친 듯이 위로 뛰었다.
쿵. 쿵.
‘유인해야 해.’
할 수 있다.
한번 해봤으니 할 수 있다.
이 학교 자체가 세광특별시의 어둠이나 한빛도서관에 먹혀 버리기 전에.
아직 이 공포 게임의 형태로 진행될 때.
‘졸업식…!’
엔딩을 보면 ‘괴물’은 일시 퇴치된다.
‘그럼 부적을 만들 시간이라도 벌 수 있어!’
그래. 뒤뜰에 설치하는 건, 내가 아니라도 다른 학생 누구에게든 부탁하면 된….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는 뒤로 유리구슬을 던졌다.
따라잡히려고 할 때마다 한 번씩.
맞지 않을 것 같을 때는, 놀랍게도 구슬을 중간에 가로챈 이자헌 과장이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자헌 과장의 손에서 구슬은 특별한 효과도 내지 못하고, 그저 화살처럼 미친 물리력만 발휘했을 뿐이다.
‘왜지?’
내가 클리어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런 의문을 길게 가져갈 틈도 없었다.
왔다.
다음 순간, 나는 5층에 가까스로 발을 디뎠다.
“후욱.”
숨을 고르며 뛰어들려던 순간….
끔찍함에 몸이 굳는다.
‘망할.’
5층. 강당으로 향하는 직선 복도는 이미 무언가의 내장 안처럼 보였다.
벽에 붙어 있던 부적의 형상은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부적의 그 빈자리마다, 빼곡한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이 드러났다….
시행일
학생들을 지킬 방법을 찾았다.
한빛도서관에서 찾아낸 초자연 현상 중 하나가 학교를 배경으로 하니, 이걸 이용해 보자.
이걸로 구조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남은 요원들만으로는 의식을 진행할 숫자가 부족해, 선생님들의 자원을 받았다.
우리는 잠들기로 했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나는 복도를 간신히 뛰었다.
경과 1일
성공했다.
문제는, 내 하반신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본사에서 구조 협약이 작동하여 내 남아 있던 몸이 구출된 듯하다. 그 과정에서 도깨비불이 함께 이곳을 빠져나갔다.
녀석이 나가서 다행이다.
학교를 지키는 의식의 대가로 묶인 내 상반신만 일부 여기 남았다.
결국 부적의 중앙에 금이 갔다.
그러나 내가 붙잡고 있으면 괜찮을 것이다.
상반신은 여기 남아 있으니.
심장이 불안정하게 뛰었다.
경과 12일
안전하다. 아이들은 평화롭다.
경과 23일
제법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을 듯하다.
잠든 사람들을 보며, 나도 잠이 드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단정한 필체로 적힌 말들은 그렇게 드문드문 이어졌다.
마치 관리용 수필처럼 차분하고 정리된 언어가 오염된 벽에 어울리지 않게 적혀, 반쯤 파묻혀 마모되어 있다.
하지만 5층 통로의 중반쯤 들어서는 순간.
안돼
글자가 변한다.
들켰다안돼안돼안돼
뒤뜰을 들켰안돼안돼!어디서 들어왔지?왜 학생에게저런게 안돼 검은그늘속에서에들어왔다들어왔어안돼게임이진행되고 있어보호가풀리고 있안
엉망진창으로 들쭉날쭉한 고통의 필기체가 한 면을 가득 채운다. 그 모든 것은 살점에 파묻히지 않은 채 낙인처럼 남았다.
그리고.
갑자기 침착함을 되찾는다.
경과 ■■■일
‘검은 그늘 속에서’를 이용한다.
우리가 모두 액막이로서 소모될 때까지.
구조반이 올 때까지.
신호를 보내고 버틴다.
반드시.
하지만 그게 단정한 글씨의 마지막이었다.
이제 글자는 점점 더 알아보기 어렵게 뒤틀린다.
강당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이상한 문구가 섞이고, 주어가 뒤틀리고, 어떻게 하면 학교를 잡아 삼킬 수 있을지, 학교를 보호하는 도깨비불의 힘을 풀어낼 수 있을지 음습하게 중얼거린다.
때를 기다린다. 때를….
그리고 강당의 입구 근처, 마지막 벽.
다 풀렸다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이동해야 한다.
‘해야 해.’
나는, 숨이 찬 채로 강당의 문을 잡았다. 굳게 닫혀 있어야 하는 그것은 이미 다 녹슨 채 잠금이 우악스럽게 뜯어져 힘없이 열려 있었다. 나는 다급히 그것을 잡아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보았다.
강당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
거기엔 단상도 의자도, 살아 있는 졸업 예정자들도 없다.
기이한 살점에 침식된 폐허뿐.
“…….”
“노루 씨.”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졸업식은 할 수 없다.
이미 다 끝났다.
“안락사가 필요합니까?”
나는 이자헌 과장을 돌아보았다.
이상하게도 도마뱀 가면을 쓴 소년의 형상으로 보이는, 내 전 상사를.
‘도망갈 수 있나?’
죽음으로 도망갈 수 있는 타이밍도 이미 놓친 것, 아닌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그것이 강당에 도착했다.
놀이끝났다
나는 ‘선생님’이라고 불렸던 것을 보았다.
막아내던 삿된 것에 결국 완전히 잠식당한 박홍림 팀장의 상반신이, 요원들과 선생님들의 형상과 뒤섞여 만들어진.
이제 오염이라고 부를 수 없는.
형용할 수 없는 초자연 재난 그 자체를.
공포 게임의 틀이 벗겨지기 시작한 그 존재를.
다찾았다전부
상반신의 몸통에 붙은 찢어진 부적 조각은, 이미 검게 침식되어 그 획의 형상마저 알아볼 수 없는 상태였다.
그때.
달칵.
갑자기 울린 파열음과 함께 괴물의 살점 일부에 약간의 반동이 생긴다.
탄환.
“포도!”
나는 고개를 돌렸다.
“이 미친 새끼가.”
기어코 5층까지 쫓아와 유리손포로 ‘그것’을 쏜 최 요원이 나를 보고 있다.
하지만 화를 내거나 도망가라고 하진 않는다.
이미 늦은 것을 아는 것처럼.
누구야?
탄환에 맞은 그것은 잠깐 움찔하지도 않았다.
“이건 내 장기는 아닌데.”
최 요원은 몇 발을 더 쏘았다. 그러나 박홍림 팀장의 상반신은 고개를 돌려 최 요원에게 아무렇지 않게 가까워지기만 한다.
그것을 맞히고 바닥에 툭 떨어진 탄환을 발로 짓밟으며.
최■■이 누구야?
‘이제 안 통해.’
나는 반사적으로 그쪽으로 뛰어가려 했으나, 곧 발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
바닥의 살점이 내 발을 잡았다.
아니, 잡은 게 아니다.
내 발에서 살점이 불어나며 바닥과 연결되고 있다.
쿵.
눈과 입에서 무언가 나온다.
쏟아진다.
먹힌다.
‘검은 그늘 속에서’는 끝이다.
쿵.
우리는 픽셀 조각도 되지 못한 채, 학교를 장악한 저 삿된 무언가에게 완전히 먹히며, 끝나….
딸랑.
“불꽃놀이 하자.”
고개를 들었다.
다시 한번, 저 강당 너머에서 해금 요원이 도깨비불을 사용하고 있었다….
딸랑.
최 요원이 작두 끝에 달았던 방울을 흔든다.
잠깐. 모든 것이 아주 길어진다.
찰나를 느끼듯이.
우리는 도깨비불의 그림자와 방울 소리 속에 감춰지며 아주 잠깐의 여유가 깃든다.
찰나의 속임수.
딸랑.
도깨비불이 타오르는 자리.
해금 요원의 빈 오른 소매가 보인다.
“요원….”
“자.”
찰나를 위해 손을 바친 요원이 고요히 말한다.
“청동이는 획을 긋고 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자. 빨리.”
할 수 있는 일.
시간을 벌기 위해.
‘그나마 통했던 것…!’
나는 클리어 보상으로 나왔던 ‘도울 호’ 유리구슬을 주머니에서 집어 들었다.
“정말 순간적으로만 통했지만 이게….”
…….
잠깐만.
‘검은 그늘 속에서’를 이용한다.
우리가 모두 소모될 때까지.
구조반이 올 때까지.
신호를 보내고 버틴다.
이게 구조반을 위한 신호라면.
‘박홍림 팀장님은.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믿은 거다.’
무언가 상황을 되돌릴 방법이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호를 보냈다는 건.
‘그 신호 안에… 구조 방법의 힌트가 숨어 있을 거다.’
나는 다시 유리구슬을 내려다보았다.
분명 효력이 있었다.
이게 구조를 위한 힌트라면.
제대로 된 사용법은….
“요원님.”
나는 고개를 들었다.
“이건 유리손포 탄환입니다.”
-마치 유리손포에 장전할 수 있을 것같이 생긴 투명한 구슬이었다.
구조반 요원을 위한 아이템이었다면.
분명 가장 알맞은 사용법이 준비되어 있을 것이다.
“탄환?”
최 요원의 표정이 변했다. 나는 당장 남은 유리구슬들을 그에게 던졌다. 요원이 구슬을 잡아채, 유리손포에 장전하기 시작하는 순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찰나가 끝났다.
최 요원의 머리 위로 선생님의 얼굴이 돋아난 손아귀가 떨어진다. 요원이 간신히 피하며….
“그럼 여기지.”
강당 바닥에 탄환을 쏘았다.
파열음과 함께 손포에서 쏘아진 수 개의 ‘護’ 탄환들은 마치 그래야 한다는 듯이, 살점을 파고들어 바닥에 박히며 상서로운 불빛을 낸다.
절묘한 위치에 틀어박힌 그것들은 마치 지산마을에서 그러했듯이 서로 연결되며 공간을 바꾼다.
현무팀의 봉인 절차대로.
첫째. 의식 공간의 정화.
삿된 것이 깃들기 좋은 환경을 몰아낸다.
알맞은 정화의 축사를 받은 탄환에 의해 강당이 모습을 드러낸다.
본래 이 학교의 강당의 온전한 모습이.
“…!”
학생들은 없기에 여전히 졸업식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저것을 공포 게임 속 존재로 잡아둘 수 있다.
‘퇴치’가 통하는 상태로.
‘하지만 이제부터는 무슨 수로?’
다음 단계는 구속과 봉인인데….
“포도 요원!”
“…!!”
나는 고개를 돌렸다.
눈부신 은빛의 물건이 내게로 포물선을 그리며 순간에 주어진다. 반사적으로 잡아챘다.
날이 없는 검.
“잡아!”
사인검.
해금 요원의 무기.
“네가 정말 요원인 데에 걸겠다. 양손으로 잡아서, 심신을 바로 하듯 들어라!”
왜?
하지만 동시에, 한 대 얻어맞듯이 대답을 깨닫는다.
사인검의 사용 조건.
-재앙이나 귀신의 모양새를 한 악하고 삿된 것이 직접 침입해 오는 상황.
저것은 학교를 침입한 삿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지금 이 학교의 학생이다.
“검결을 읊어! 따라 해라!”
하늘은 정(精)을 내리시고 땅은
영(靈)을 도우시니
나는 검을 들었다.
감당할 수 없는 것들이 세워진다.
해와 달이 모양을 갖추고 산과 물이
형태를 이루어
천둥 번개 몰아치는 도다
“버텨!”
세상 질서를
내 안에서 다스려
손바닥이 타들어 가는 것 같다. 감당할 수 없는 것이 내 양손을 태운다. 검지와 약지가 부서졌다.
그러나 들어 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