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서생 4부 – 101화 : 웨인 직속 친위대. (1)
1. 웨인 직속 친위대. (1)
“당신이 그, 진유준?”
과도하게 육감적인 여자 뱀파이어가 다시 물었다.
“그래. 내가 진유준이다. 너희들은 웨인, 그 쥐시키의 비밀 심복쯤 되겠구나.”
“웨인님 직속의 친위대’입니다, 진유준님.”
자기들 신분을 명확히 하면서도, 내가 자기 주인을 ‘쥐시키’라고 칭하는 것에는 시비를 걸지 않는군. 확실히 리버와는 다른 타입이야.
“저는 ‘살리나’라고 불러주세요. 만나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새로운 여자 뱀파이어 살리나는 나름 정중하게 몸을 숙여 인사를 해왔다. 하지만 인사가 목적이라기보다, 자신의 베이글 가슴을 강조하며 유혹해 온다는 느낌이 앞섰다.
“그는 ‘고르곤’이라고 불러주십시오.”
내 시선이 프랑켄슈타인 놈에게 향하자, 눈치 빠르게 ‘본명’을 알려 주는 것이었다.
“뱀파이어, 웨어 울프, 프랑켄슈타인, 또 뭐가 있지? 그쪽에 숨어있는 녀석은 ‘미이라’ 쯤 되는 거냐?”
살리나 뒤쪽의 숲을 턱짓하자, 살리나의 여유롭던 얼굴에 살짝 동요가 스쳤다.
“초감각만큼, 유머 감각도 뛰어나시군요.”
에? 숨어있던 놈이 진짜 미이라였어? 근데 뭔 유머 감각 타령은… 아, 진짜 미이라는 아닌 건가?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녀석은 분명 미이라처럼 얼굴을 포함한 전신을 붕대로 감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보니, 진짜 미이라처럼 붕대를 전신에 빈틈없이 감은 건 아닌 것 같았다.
설마 중상자는 아닐 테고, 전신 흉터나 여하간의 무언가를 가리기 위해 저런 차림(?)을… 음? 다시 쏙 나무 뒤로 들어가 버리네? 가만? 왜소한 체형이나 몸짓이 어째.
“그녀는 ‘피비’라고 하죠.”
역시 여자였군. 그리고 이제 마지막 한 놈은, 어째 따로 소개받을 필요가 없을 거 같지?
나는 고개를 들어, 부근에서 가장 높은 나무 위를 올려다보았다. 수십 미터 높이의 나뭇가지위에 우뚝 서있는 거대 형체가 상당히 낯익었다. 크루버와 같은 늑대 인간? 아니, 비슷하지만 달라. 저건 화이트 판타지아에서 만났었던, 웨어울프보다 우리 세계에 이질적인 마계의 늑대, ‘라이칸스로프’인 거야. 아무래도 저놈이 크루버의 부하 늑대들 수십 마리를 해치운 모양이군.
난 라이칸스로프나 웨어 울프나, 같은 늑대인간을 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알게 된 바에 의하면, 마계에 살면서 그쪽 주민인 늑대 마족을 라이칸스로프, 인간계에 자생하는 인간과의 혼혈종을 웨어 울프, 그렇게 구분하는 모양이었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 순수 마족인 라이칸스로프 쪽이 몇 배나 강하다고 했다.
“저 ‘손님’은 오늘 처음 소환된 분이라, 저도 이름까지는 모르겠어요. 진유준님께서는 최소한의 정체까지는 알아보시는 것 같군요.”
“그래. 전에 한번 만난 적이 있지. 그때의 라이칸은 나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무릎을 꿇고 마계로 돌아갔었는데, 오늘 온 놈은 어떨지 모르겠군.”
뭐, 그때의 라이칸을 메롱시켰던 건, 내가 아니라 나의 애완(?) 늑대 ‘라프였지만, 지금 그런 세세한 진실을 말해 줄 필요는 없겠지?
“과연, 알수록 놀라운 분! 웨인님께서 백년 만에 처음으로 친위대 전원을 호출한 이유를 알겠어요.”
“전원? 너희들이 다 라고?”
후후. 대답을 들려드리기 전에.
살리나의 끈적한 시선이 조담놈을 더듬었고, 조담놈은 대뜸 눈살을 찌푸리며 짝퉁 정글도를 살리나에게 겨누었다.
“이 요망한 서양 흡혈귀! 감히 누구한테 색공을 펼치는 거냐?”
조담놈은 핏대를 올리며 당장 살수를 펼칠 기색을 보였지만, 살리나는 고개를 갸웃할 뿐이었다.
“조담놈! 뱀파이어는 기본 눈빛 셋팅이 저래. 그리고 저 여자, 한국말 못하는 거 같다.”
“그, 그래? 뭐 저런 요망한 것이 다 있어?”
“그보다, 넌 영어 못하냐?”
“히, 히어링은 좀 돼도, 그, 내가 왜 영어를 잘해야 하지? 오리지널, 너도 잘 못하잖아!” -그 얘긴 됐고, 넌 상황봐서, 싸움이 시작되면 라이칸스로프 맡아라.
-쳇. 알았다.
“살리나! 여기 이 시끄러운 녀석은 조담놈. 적어도 칼질은 나 못지않게 잘하지.”
“흐응~ 진유준님과 형제인 듯한데, 그래서 강하군요.”
“그건 설명하기 복잡하니까, 패스! 그리고 조금 아까, 이곳의 싸움이 멈춰지게 했던 녀석이 토르! 흠. 그 녀석도 다시 오는군.”
“토르? 아, 그가 역시 천둥 신?”
그 사이에 충전을 마친 토르가 빠직빠직- 위협적인 전기 스파크 섬광과 함께 날아오고 있었다. 토르의 요란한 등장이 내가 기다리던 찬스였다. 산드라!
내 명령과 동시에 살리나의 바로 옆에 퍼져있는 리버의 뒤로 산드라의 회색 망토가 펄럭였다.
“뭐?”
흠칫 놀란 살리나가 뭘 어쩔 틈도 없이, 산드라와 리버는 이미 내 뒤에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산드라를 조금 뒤쳐져 따라오도록 했었고, 성공적으로 ‘리버 일병 구하기(?)’ 작전이 실행된 것이었다.
“공포의 마녀, 산드라?”
살리나의 눈이 커지며 산드라를 무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적대감을 드러내는 정도에 비해서 크게 놀라는 기색은 아닌 것 같았다.
“산드라. 당신의 존재를 잠시 망각했던 것이 실수였네요. 배신자를 이렇게 쉽게 내주게 될지는 몰랐어요.”
치이! ‘아쉽지만 할 수 없지 뭐’ 정도의 태도잖아. 애써 성질 죽이고 기회를 엿보다가 리버를 구출해 낸 보람이 대폭 삭감되는구만.
“하지만, 진유준님. 우리에게 아직 인질이 더… 앗!”
쳇! 겨우 목의 피부만 스치다니, 이번 심도는 어설펐다. 어쨌든.
나는 성큼 앞으로 한걸음을 떼며 입을 열었다.
“인질은 여유분(?)이 있을 때나 효율적인 거야. 하나뿐인 인질은, 죽이는 순간에 너희들도 죽는 거니까.”
“멋진 논리! 아아~ 이토록 황홀한 분일 줄이야!”
“그 아갈, 닥치삼!”
사각!
좀 더 정확히 펼쳐진 심도가 살리나의 가슴에 그어졌고, 초고속으로 물러나는 살리나를 쫓아 공공보법을 십성까지 펼쳤다. 짧은 순간 멀어지던 살리나를 순식간에 따라붙으며 한 칼 더 날리려는 순간, 그녀의 입이 짐승처럼 쩌억– 벌어졌다.
콰우우우우우~
입에서 뭘 토해내는, 뱀 떼? 썅!
콰쾅~!
폭호결(暴虎訣)이 작열하며 뱀 떼 무리를 날렸지만, 살리나의 기척을 놓치고 말았다.
어디? 위?
비교적 쉽게 방향을 잡긴 했으나, 그 순간에 이미 내 눈앞을 가득 새로운 뱀의 무리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나는 지파랑(地波狼)을 펼쳐 뱀 떼 전부를 동시에 날리고 싶은 욕구를 참으며 이를 악물었다.
이익! 간닷!
쉬잉이잇!
완벽히 펼쳐진 심도에 잘려진 뱀 떼의 조각들이, 우박처럼 쏟아지는 것을 일직선으로 뚫으며 도약! 20여 미터 높이의 살리나 앞까지 단숨에 육박해 들어갔다.
여자고 뭐고 단칼에 웃?!
살리나와 나의 사이, 아니, 내 주위의 공간 전부에 새하얀 무언가가 휘감아 돌고 있었다.
붕대? 피비인지 뭔지 하는 여자가 무슨 수작을 하거나 말거나!
번쩍!
삼시전결(三矢電訣)부터 날린 직후, 내 몸은 급속으로 낙하하며 붕대녀(?) 피비의 알 수 없는 공격을 회피했다. 착지와 동시에, 다시 도약할 태세를 갖추며 올려다보니, 살리나가 힘겹게 기대 서있는 나무의 옆가지 위로 처음 보는 소녀 하나가 내려서고 있었다.
미이라, 혹은 붕대녀의 실체가 저렇게 가냘프고 어려보이는 소녀라니! 악질 쥐시키 친위대의 비주얼이 이래도 되는 거야?
나의 전투 의욕을 깎아먹고 있는 것은 붕대소녀 피비의 외모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전신에 감겨 있다가 지금은 다 풀려나와서 허공에 떠있는 붕대가 어떤 공격 수단으로 쓰이는 건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방금 상황에서 저 수상한 붕대가 결과적으로 나에게 아무런 공격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실질적인 공격력은 없는 건데, 단지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 위협용으로 썼던 건…지 아닌지, 확실하지도 않은데, 젠장! 난 이런 상황에 너무 약해서 탈이야.
“무, 무섭네요. 인간이면서 이렇게 강할 수가 있다니요.”
살리나는 나의 심도와 삼시전결에 연이어 당한 부상 때문에 서있기도 힘든 것처럼 보이는 몸으로도 여전히 퇴폐적인 기운을 흘리고 있었다. 그에 비해, 옆에 서있는 붕대소녀 피비는, 내게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무심한 얼굴과 눈으로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어쩐지, 천우신이 부상을 당해서 상심 상태였을 때의 소령이를 보는듯한 분위기랄까? 붕대 인형 소녀… 이 잇! 지금 쟤 별명 만들 때가 아니고, 저 소녀의 얼굴까지 포함한 전신의 문신은 뭘까? 저것 때문에 두 눈만을 제외한 모든 신체에 붕대를 감고 있었던 모양이니까, 붕대 문신 인형 소녀…가 문제가 아니라니까, 진유준!
현실 도피의 의식을 다잡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나는 조금 더 망설이다가, 결국 붕대 소녀 피비를 대상으로 한 전투 의식 고취를 포기하고 말았다. “쳇! 처음부터 약점, 제대로 들켰네.”
마음을 다잡고 꽤 강하게 몰라 붙이긴 했지만, 아무리 적이라도 상대가 여자일 경우에 약해지는 나의 약점, 저 살리나는 그걸 놓칠 여자가 아니지 싶었다. 그래서 솔직히 인정하고 몸을 일으켰다.
“후~ 정말 치명적인, 그리고 기대도 할 수 없었던 약점을 가지고 계셨네요. 웨인님께서 무척 기뻐하실 거예요.”
사알짝 속이 쓰린 전개지만, 어쩔 수 없군. 어차피 들킨 거, 한 가지 더 알려줘 버려야 겠군.
“내 약점을 알아 낸 것만으로도 배신자 처벌에 실패한 추궁을 면할 수 있겠지만, 기왕이면 한 가지 더 전해줘. 나의 가장 큰 모토는 ‘그때 그때 달라요’라고 말야.”
“잊지 않고 전해드리겠어요. 그런데 어쩌죠? 전 오늘부터 진유준이란 남자의 강인한 육체가 그리워 잠을 이룰 수 없을 것 같네요.”
정말이지 끈적한 음성이었고, 시뻘건 입술 사이로 내밀어져 날름거리는 혀가 실제로 내 몸을 핥아대는 것 같은 느낌이 날 소름 돋게 했다. 그러나 나는 피식 웃으며 태연하게 대꾸할 수가 있었다.
“뭐, 정말 그래서 잠이 안 오면, 언제든 찾아와. 그럼 바로 영원히 잠들게 될 거야.”
처음으로 살리나의 안색이, 눈에 띄게 굳어지고 있었다. 직접 정글도를 휘두르며 공격할 때 보다도, 지금이 더 진심이란 것을 느낀 것이다. 훗. 마인드 컨트롤이 잘된 거 같군. ‘다음에는 우리 대교가 내 곁에 있을 테고, 그러면 넌 얄짤없이 끝장이야.’라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말했더니 먹혔어.
색녀 뱀파이어 살리나는 더 말을 잇지 못했고, 나는 미련 없이 살리나와 피비로부터 등을 돌렸다. 내가 살리나와 피비를 상대하는 동안 조담놈은 라이칸스로프와 싸우고 있었고, 얼핏봐도 상당히 치열한 접전인 것 같았다.
아직 승부가 나지 않았다고는 해도, 딱 보니 조담놈이 우세하군. 나랑 조금 닮기까지 한 놈인데, 저쯤은 되어 줘야지, 암.
“뭐야? 이 자식, 도망치는 거냐?”
조담놈이 신경질 적으로 외친 것은, 상대인 라이칸스로프가 별안간 몸을 빼고 도주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조담놈! 멈춰! 오늘은 여기까지!”
“뭐?”
맹렬히 적을 쫓으려던 조담놈이 엉거주춤 신형을 멈춘 건, 나의 명령 때문이라기보다, 그냥 튀려는 줄 알았던 라이칸스로프가 붕대 소녀 피비의 앞에 착지하여 한쪽 무릎을 꿇었기 때문이었다. 어느 틈에 나무에서 내려와 있던 피비는, 붕대 소녀답게 다시 붕대를 감고 있기는 했으나, 이번에는 처음과 달리 엉성하게 감겨서, 얼굴과 상체의 대부분을 드러낸 상태였다.
“어떻게 된 거냐, 오리지널! 끝장을 보는 싸움이 아니었어?”
“끝장, 좋지. 근데 상대가 저러니, 난들 어쩌겠냐.”
조담놈은 피비의 앳된 얼굴과 봉긋한 가슴을 슬쩍 확인하고는 다시 그쪽으로 시선을 주지 못했다. 나도 처음에는 괴상한 문신만 신경 쓰느라 몰랐었지만, 피비의 상체는 확실하게 누드였다.
여기 이 녀석은 순진한 것만 나를 닮았… 크흠, 큼. 암튼, 저 노출증이 있는 문신 붕대 인형 소녀에게 라이칸스로프가 복종의 태도를 취한다는 건, 저 노출증이…에, 하여간, 피비가 라이칸스로프를 소환한 소환술사나 마도사 쯤 된다는 뜻이겠군.
“진유준님. 오늘의 친절, 다음에 반드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이번에는 색기가 거의 빠진, 그 대신 ‘두고 보자’는 일상적(?) 작별 인사였다. 살리나가 대표로 인사하고 돌아서자, 계속 말없이 바위처럼 서있기만 하던 프랑켄슈타인(이름이 뭐랬더라?)도 스윽-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묵직하고 느릿한 걸음이었지만 보폭이 커서인지, 생각보다 빠르게 동료들을 따라서 숲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크루버.”
내가 조금 멋쩍은 태도로 크루버를 부른 것은, 녀석이 너무나 축 쳐진 모습으로 서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적을 상대하느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으나, 크루버는 계속 프랑켄슈타인 앞에 버티고 서있기는 했지만, 끝내 다시 덤벼들지는 못했던 것 같았다. 사실상, 언제고 프랑켄슈타인에게 죽음을 당할 수 있는 인질 신세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보아하니, 놈들은 이렇게 달빛이 가려져서, 네가 약화되었을 때를 노렸던 모양이군.”
실제로 하늘에는 아직도 짙은 구름 무리가 달빛을 가리고 있었다. 나는 적들이 비겁했던 거니까, 너무 자책하지마라. 그런 말을 해주고도 싶었지만, 왠지 나와주지 않았다. 크루버는 산드라에게 의지하여 힘없이 서있는 리버를 한 번 보고는, 훌쩍 뛰어 올랐다. 녀석이 내려선 곳은 자신의 부하들이 여기저기 쓰러져있는 장소 한 복판이었다.
크와아아아아아~ 아우우우우오~
분노와 슬픔이 가득한 하울링이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그러자 주변으로 모여들던 늑대 인간들도 하나 둘 입을 열어, 비통한 하울링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드넓은 숲 전체가 이들의 비통한 하울링 소리로 가득 차버리는 것 같았다.
빌어먹을. 난 솔직히, 다른 보통 인간들을 해치고 살아왔을 늑대 인간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어. 그런데도 공연히 꿀꿀해지네. 이 늑대들, 참 구성지게도 울어대네.
-으음. 아무래도 우린 먼저 돌아가는 편이 좋겠다.
우리측 병력들에게 전음을 보내자, 다들 쓴웃음을 지으며 동의하고 있었다.
-리버. 너도 일단 가자. 크루버도 좀 진정되면, 너에게 돌아오겠지.
리버는 크루버를 보며 망설였으나, 산드라가 뭐라고 설득했는지, 결국 우리를 따라 나섰다.
-요몽. 다른 팀 상황은 어떠냐?
「우음~ 뭔가 상황이 있을 뻔 하긴 했었나 봐요. 캔들 리 경호팀의 시그마씨가 수상한 낌새를 느끼고 추적했지만 실패했다하고, 페트라 언니 쪽에서는 프리제타의 머리카락 레이더에 뭔가 걸리긴 했는데, 몽몽 오빠가 추적하지 말라고 했대요.」
그렇군, 그쪽에도 친위대인지 하는 놈들이 접근해서 소위 간을 봤던 모양이야.
-좋아. 다들 계속 그렇게 경계를 유지하면서, 절대 위치를 벗어나지 말라고 해.
「넵!」
-그리고, ‘마신일’, 그 인간은 아직도 바쁘다냐?
「예. 조금 전에 한 번 더 메시지를 보내봤는데, 몇 시간정도는 더 지나야 지부장님과 재단에 복귀할 수 있겠다는데요?」
흠. 친절한 영애씨 경호에 올인해야 할 상황이라 이거군. 웨인 같은 놈의 존재를 ‘세계정화재단에서 모를 리가 없고, 마신일이라면 특히 깊게 알고 있을 법하지. 하지만 만약 계속 통화가 힘들면, 상담실에라도 문의를 해봐야겠군.
「근데요, 주인님. 궁금한 게 있어요.」
-뭔데?
「라프요, 라프. 아까 왜 라프를 꺼내지 않으셨어요? 인간계에서 자생한 웨어 울프들은 아직 라프를 모를 수도 있지만, 마계에서 온 라이칸스로프는 지난번 일로 라프와 주인님의 정체를 알고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아까 라프를 출동시켰으면 상황정리가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요?」
요몽의 표정은 자못 진지했고, 분명 핵심 중의 하나를 찌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