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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冬天) – 636화


“응? 뭐, 뭐지?”

전신에서 발산되는 욕구를 참지 못한 사정화가 마침내 상의를 갈가리 찢어발겼다. 순식간에 상의에 걸친 모든 것들을 주위로 내던진 그녀는 그제야 개운해진 표정을 지었다.

“하아! 살 것 같아. 하아하아…….”

횃불의 아른거림을 벗삼아 상반신을 뽀얗게 드러낸 사정화는 잠시나마 전신의 더위가 물러난 듯한 기분이 들자 나른해진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에 따라 박 속 같은 그녀의 새하얀 가슴이 탐스럽게 부풀어오르며 위 아래로 물결치듯 출렁거렸다.

“…….”

꿀꺽!

정지된 듯한 시간 속에서 마른침을 삼킨 동천은 우습게도 자신의 침 넘기는 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렸다.

‘으, 으아아. 이년이 이제는 창피함도 모르고 막나가는구나. 헉? 설마, 저 빈약한 가슴 좀 봤다고 나중에 울고 불며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으음! 마, 만일 그러기만 해봐라. 싸대기 수십 방에 돌려차기까지 확실하게 먹여줄 테다.’

동천은 지금 3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었다. 하나는 침을 흘리며 사정화의 육감적인 상반신을 감상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언제나 그렇듯 과대망상에 빠지는 것이었으며,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는 그 와중에도 부지런히 혈도를 뚫는 것이었다. 정말 동천이니까 가능한 짓거리들이었다.

“도, 동천! 다시 더워져! 하아하아. 동천 나 좀 어떻게 좀 해줘∼! 으흐응! 아아앙!”

잠시 몽롱한 상태가 되어 한숨을 돌렸던 사정화는 억눌렸던 색욕이 제방 터지듯 온몸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하자 이전과는 비교를 불허할 정도로 교합(交合)으로 인한 갈증해소를 갈구했다.

“으헉? 야! 내, 내 배 위에 앉아서 허리를 비틀면 어떻게 해! 비, 비틀지 마! 피 몰린다구우우!”

동천의 하체 중심부는 애초부터 피가 몰린 상태였지만 용케도 별다른 접촉이 없어서 그나마 버틴 상태였는데, 공교롭게도 그녀의 둔부와 절묘하게 밀착되어 마찰이 심해지자 그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바로 그때 동천의 모든 혈도가 뚫렸다.

“으아악! 비켜!”

“아악!”

사정화는 무방비 상태에서 뒤로 나동그라졌고 전신이 땀 범벅이 된 동천은 한 것도 없으면서 거친 숨을 헐떡거렸다.

“헉헉헉헉! 주, 죽는 줄 알았네! 아참, 이 몸이 이럴 때가 아니지?”

사정화에게 생각이 미친 동천은 재빨리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혈도를 점한 뒤 성공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제발 성공하게 해달라고 하늘님께 빌며 독공을 배제한 귀의흡수신공을 시전했다. 곧 동천의 순수한 진기는 그녀의 완맥을 따라 시원하게 흘러 들어갔다.

‘휘유! 일단 거부감 없이 내 진기를 받아들여서 출발이 괜찮군. 그, 그런데. 꿀꺽! 저 가슴 좀 어떻게 못 가리나?’

동천은 그녀의 숨결에 따라 미세하게 흔들거리는 젖가슴에서 당최 시선을 뗄 생각을 못했다. 그녀의 가슴은 한 손에 쥐면 약간은 넘쳐날 듯한 적당한 크기에 뽀얀 살결로 이루어져 만지면 분가루가 묻어날 것만 같은 일종의 경외감마저 들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그렇게 지장이 있으면 자신의 옷이라도 벗어서 가려주면 될 것을 동천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알다시피 그도 사내인지라 말은 그렇게 했어도 평생에 다시 오지 않을 것이 분명한 눈요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아아, 갑자기 화정이의 가슴이 만지고 싶다!’

이 상황에서 다른 여자의 가슴까지 생각하며 망상에 젖어있던 동천은 갑자기 사정화의 내부에서 폭풍이 휘몰아치자 그 자신도 영향을 받아 약간의 내상을 입고 손을 튕기듯 떼어냈다.

“억? 뭐지?”

안색이 창백해진 그는 원인을 몰라 다시 한 번 사정화를 진맥하려다 뒤늦게 그녀의 안색이 터질 듯이 붉어진 것을 발견하였다. 아울러 그녀의 얼굴 여기저기에서 굵은 혈맥들이 튀어나와 요동을 치는 것을 살펴 본 동천은 그제야 깨닫는 것이 있었다.

“이런 제길! 음약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혈도들을 막아 놓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해놓았으니 멀쩡할 리가 있나!”

급하다고 생각한 동천은 신속하게 사정화의 막힌 혈도들을 풀어주었다. 자칫 잘못하면 오도 가도 못하는 음약의 기운들이 전신혈맥을 터트려서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파팍! 파파파팍!

“으흐흥! 아흑! 죽여버릴 거야! 나, 나 좀!”

일단 위험한 단계에서는 건져낸 듯했다. 사정화는 자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 동천에게 죽여버리겠다는 말까지 하긴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원망 섞인 본능이었을 뿐이었고, 그녀의 가느다란 긴 팔은 어느새 동천이 목을 칭칭 휘감고 있었다.

그러나 장시간 동안 음약에 노출 된 파장은 실로 심각했다. 지금쯤이면 성행위를 하고 있어야 정상이었을 시간이었으나 알다시피 처해진 상황 때문에 동천이 그것을 피하자 마침내 눈이 풀리고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며 심지어는 입가에서 새하얀 거품까지 언뜻 비추었던 것이다.

“이런!”

대번에 안색이 굳어진 동천은 평소의 동천이었건만 이 순간만큼은 사정화의 육탄공세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자신이 내심 즐기고 있었던 사이에 결코 남이라고 할 수 없었던 그녀가 이 지경에까지 처해졌기 때문이었다. 크게 반성한 동천은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 사정화의 손을 잡고 진기를 불어넣어 주려고 했다.

헌데, 문제가 생겼다. 제정신일 리가 없었던 그녀가 어느 쪽이건 간에 손을 가만히 놔둘 생각을 안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잡고 시도하자니, 가뜩이나 혈도를 점했던 영향 때문에 경락들이 크게 손상 된 그녀가 자신의 의지에 반(反)하는 상황에 몰리게 되면 어떻게 잘못 될지 아무도 몰라서 지극히 위험했다.

결국 동천은 시도조차 할 엄두를 내지 못 했고, 사정화는 적극적인 밀착만 시도할 뿐 안타까워서 어찌할 바를 몰라했다. 그렇게 초조한 시간은 억겁과도 같이 무심하게 흘러갔다.

“아! 그 방법이 있었구나! 하하, 이런 병신…… 은 아니고.”

굳어진 얼굴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기에 여념이 없었던 동천은 갑자기 밝아진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는 지체 없이 사정화와 진한 입맞춤을 시도했다. 당연히 그녀는 기뻐하며 적극적으로 동천을 받아들였다. 이 일련의 갑작스런 행동은 그냥 다 포기하고 욕심이나 실컷 채우자는 짐승만도 못 한 짓으로 오해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리 동천이 이기적이고 나쁜 놈이라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게 아니라, 지금 그는 혀와 혀를 통해서 진기를 주고받으려고 했던 것이다.

‘되, 된다! 역시 돼! 하하, 평범함에서 진정한 천재의 길로 들어서는 이 몸께서 하시는 일인데 어찌 실패가 존재하겠는가! 푸하하하!’

아마 신공(神功)을 대성했어도 지금의 동천이 느끼는 희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리라. 물론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어서 막상 그때가 되어보면 틀릴 수도 있겠지만 그 예상이 틀리다 해도 그게 대수인가? 지금은 틀이 잡혔으니 서둘러 움직일 차례인 것이다.

“흐응, 으읍! 하아아! 아아!”

쾌감에 몸부림치는 목소리와 쩝쩝(?)거리는 혀끼리의 격렬함이 조용한 석실에서 원색적으로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것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정화는 오로지 수그러들 줄 욕구를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고, 귀의흡수신공으로 그녀의 전신을 누비는 중인 동천은 미약하나마 점점 효과를 보기 시작하자 그제야 안심하고 음미하기에 여념이 없었기 때문인 것이다.

‘흐흐, 미안하다 정화야. 하지만 오늘이 아니면 내 어찌 이런 호강을 누려보겠느냐. 너는 그저 이 몸 덕분에 마지막까지 가지 않은 것을 감사해야 할 것이니 너무 억울해 하지 말아라.’

그녀에게 할 짓 못 할 짓을 다 해서인지, 대담해진 동천의 손길은 그녀의 은밀한 부분까지 쓰다듬으며 마음껏 그녀의 몸을 흥분시켰다. 만일 음약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런 짓을 했다간 상대를 계속 달구기만 하다가 비참하게 죽이는 꼴이 되었지만 그것이 아니었기에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음약의 잔재들을 남김 없이 뽑아내야 했던 그녀로서는 권장할 만한 사항이었던 것이다.

‘에헤라 디야∼! 무릉도원이 따로 없구나! 으히히히!’

마음 같아서는 평생 동안 그녀를 껴안고 거릴 것 없이 즐기고 싶었으나 모든 것에는 끝이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음약의 기운을 쏟아 낸 그녀는 마침내 손가락조차 움직일 기운도 없이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버렸고, 기운이 빠지기는커녕 넘치다 못해 사정화가 깨어날 때까지 재주넘기를 하며 석실을 누벼도 지치지 않을 자신이 있었던 동천은 한가지 대단한 사실을 알아내어 무엇보다 기쁘기 그지없었다.

“하하, 이럴 수가!”

동천은 아까 그녀의 몸에 내공을 불어넣었을 때 마냥 퍼 줄 수만은 없자 자신의 몸으로 내공을 회수한 뒤 다시 불어넣어 주기를 계속 반복했는데, 놀랍게도 그 횟수가 늘어날수록 몸이 가뿐해지더니 전신에 기운이 충만해졌던 것이다.

그제야 무언가를 깨닫게 된 동천은 일전에 강소홍과 겪었던 운기행공을 떠올리곤 둘을 하나로, 그러니까 자신과 사정화의 존재를 피아(彼我) 구분 없이 하나의 존재로 생각하며 귀의흡수신공을 재빨리 일주천 시켰다.

결과는 대 만족이었다. 일주천을 시킬 때 둥그런 고리처럼 서로의 내공을 순환시키자 그때와 같은 짜릿한 쾌감과 더불어 전신에 활력이 샘솟았던 것이다. 더욱이 그렇게 끊임없이 운기를 반복하자 그녀의 내상까지 깨끗하게 치유되고 말이다.

“귀의흡수신공에 이런 효과가 있었을 줄이야. 이건 분명 사부님께서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으니 아마도 잊혀졌던 비기(秘技)이거나, 이 몸이 최초로 발견한 효과인 것이 틀림없어! 아냐, 분명 이 몸이 최초로 발견한 것일게 분명해! 으헤헤헤!’

마냥 좋아서 어린애 마냥 즐거워한 동천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사정화가 자신과 똑같은 내공을 배웠더라면 몇 배의 효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예상되어서 조금은 아쉬운 감이 들었다. 그런데 거기까지 생각한 동천은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사정화에게 한 짓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가, 가만! 이제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이 계집애라면 틀림없이 전부 다 기억해 내고도 없는 일까지 지어내어 이 몸을 죽이려고 들텐데……. 으 으!”

뒷부분만 빼고 정말로 그랬다. 모르긴 해도 그녀는 거의 모든 행위를 방금 전에 벌어진 꿈속에서의 일처럼 선명하게 기억해 낼 것이 분명했다. 아무리 그때의 상황이 불가항력이었다고는 하나, 도도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그녀로서는 도저히 입에 담기도 불가한 치욕적인 일일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충격이 지대했던 만큼, 최악의 경우 동천을 죽여서라도 소문의 근원을 제거하려고 들지도 몰랐고 말이다.

“헉? 이거 이럴 게 아니라 튀어야 하는 거 아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는 불안해진 얼굴로 후다닥 달려서 자인설이 아까 건드렸던 벽면을 서너 차례 연속으로 후려쳤다. 동천은 작동해야 할 기관이 깜깜 무소식이자 설마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비밀통로를 파괴한 것은 아닐까, 하는 초조함에 안절부절을 못했는데 마침 그때 기관이 작동했다.

그그긍!

“에구, 간 떨려라. 그래도 그 음란한 아줌마가 약속은 지켰구나. 거 참, 약속 하나는 잘 지키는 아줌마라니까?”

안전한 퇴로를 확보해서 그런지 동천은 다시 여유를 되찾았다. 하지만 그래도 도망치는 문제를 철회할 생각까지는 아니었다. 뭐니뭐니 해도 살고 보는 게 최고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일단 이곳을 벗어난 뒤에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기로 했다.

‘숨고 보자. 그리고 한 반년 뒤에 눈치를 봐서 돌아오면 정화도 죽일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저 상당히 화만 난 상태일 테니까 까짓 거 몇 대 맞아주고 말지 뭐. 설마하니 지아비가 될 수도 있었던 이 몸을 죽이기까지야 하겠어? 이크, 이러다 문 닫히겠다.’

동천은 문이 다시 닫히기 전에 서둘러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는 세상 모르고 잠에 취한 사정화를 향해 작별의 손을 흔들어주는 여유까지 보였지만 곧 그것 때문에 주춤거리며 멈추어 서게 되었다.

“음! 그래도 준 부부행위까지 한 사이인데 옷은 제대로 입혀 줘야 도리겠지?”

확실히 옷은 입혀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본다는 것은 꺼림직 했기 때문이다.

“가만 있자. 그런데 쟤 옷은 지가 알아서 찢어 놔서 입힐 건덕지가 없는데 어쩐다지? 그렇다고 이 몸이 하나 하나 주워서 꿰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응?”

주위를 둘러보다가 아까 자인설이 뒤적거린 곳을 발견한 동천은 재빨리 다가가 상자 속의 내용물들과 잘 정돈된 개인 보관함 들을 마구 뒤집어엎었다. 다행이 이 곳은 퇴로와 더불어 수련의 용도로 만들어진 곳이어서 상자 안에는 벽곡단을 비롯하여 식수통과 병장기들도 많이 구비되어 있었다. 물론 여성용으로 보이는 날랜 경장의도 보였고 말이다.

“아마도 음란한 아줌마 꺼 같은데, 설마 이거 입힌다고 정화도 음란해지는 것은 아니겠지? 크크큭!”

신이 난 동천은 혼자 말하고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다가 혹시 몰라서 다른 옷까지 서너 벌 챙겨서 되돌아왔다. 이어 그는 보고 또 봐도 아름답고 육감적인 사정화의 벗은 몸매에 다시금 피가 아래로 쏠리는 것을 느꼈다.

“젠장, 여자는 요물이라 더니 그 말이 딱 이로구나. 앞으로는 여자란 요물을 정말 조심해야겠다.”

동천은 별로 지켜질 것 같지도 않은 말들을 쏟아내고는 사정화의 머리맡에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겨드랑이 사이로 양손을 집어넣은 뒤 자신 쪽으로 끌어안아 일으켜 앉혔고, 사정화는 전혀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듯 힘없이 고개를 떨군 채 깊은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그런데 숙여진 그녀의 머리가 옷을 입히는데 방해가 될 것 같자 동천은 그녀의 이마를 당겨서 자신의 왼쪽 어깨에 기대게 했다. 아이처럼 새근거리는 그녀의 숨소리가 동천의 볼을 간질거렸다.

잠시 그 소리를 음미하다가 주섬주섬 옷을 입히기 시작한 동천은 가슴 섶을 여며주면서 살짝 살짝 스치는 젖무덤의 감촉이 느껴지자 입을 헤∼ 하고 벌렸다가 이럴 때가 아니라며 자기 스스로를 엄하게 질책했다. 그런 뒤에 그는 손안에서 느껴지는 말캉말캉한 가슴의 감촉을 느긋하게 앉아서 즐겼다.

‘으음, 이러면 안 되는데 손이 자꾸…….’

생각과 행동이 따로 놀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한술을 더 떠서 그동안 화정이의 가슴을 만지며 수련(?)을 쌓았던 손 기술들을 사정화의 가슴에다 그대로 반영하기까지 했으니, 상황을 모르는 색마가 이 장면을 지켜보았더라면 절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 주었을 정도의 현란함을 자랑했다.

그는 어이없게도 색마를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면서도 색마와 같은 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장 문제라면 남이 하면 색마 짓이고 자신이 하면 그럴 수도 있는 것이었으니 이 어찌 애통하다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이 부분에서만큼은 차마 설명하기가 민망하여 자세한 언급은 피하겠는데, 잠든 여인을 뒤에서 껴안고 하는 짓거리로 보자면 이건 완전히 경지에 오른 변태수준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정화가 탈진하여 깊은 잠에 빠져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동천의 행동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가슴 만지기 하나 만큼은 이미 경지에 도달한 그가 여성의 민감한 부분을 대놓고 만지는데 그녀가 깨어나지 말란 법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격렬한 치료를 하면서 이게 정말 현실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사정화를 마음껏 주물렀던 동천은 현재 상당히 대담해진 상태여서 소위 막 나가는 인생의 표본을 보여주기 시작했는지라 차마 거기까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아! 미치겠네. 만져도 만져도 계속 만지고 싶어지니 이를 어이한단 말인가. 으으, 그냥 얘 이대로 납치해서 산골로 숨어 들어가 애새끼 서넛을 낳을 때까지 꽁꽁 묶어 놓을까? 그때가 되면 지가 어쩌겠어? 애까지 셋이나 낳은 상태인데?’

위험한 망상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동천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가슴을 콱 움켜줬다.

“아, 아파!”

“헉?”

순간 온몸이 경직 된 동천은 두 눈을 부릅떴다. 아직 깨어나서는 안 되었던 그녀가 실로 어처구니없는 상황으로 인해 깨어났던 것이다.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앞의 세상이 어지러워지며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다. 잘하면 평생불구이고 못하면 즉결처형이었으니 정신이 아득해지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했던 것이다. 아울러 힘이 쏙 빠져서는 사람이 후∼ 하고 불어도 뒤로 넘어갈 것만 같았다.

‘우째 이런 일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본인 자신이 더 잘 알리라. 그때 뒤늦게 자신의 손이 아직도 아가씨의 가슴 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감지한 동천은 황급히 떼어낸 뒤 그녀에게서 물러나 엎드려 빌었다.

“아이고, 아가씨! 소인이 잠시 미쳤었나 봅니다! 아, 아니, 회까닥 했었나 봅니다! 흑흑, 음약에 중독 된 아가씨를 치료하며 정화수 한 사발 떠놓고 길 떠난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성심을 다하여 그저 안전하게 치료되기만을 바랬던 소인이온데, 어쩌다 보니 아가씨의 귀하디 귀한 옥체를 접하고는…….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아가씨의 옥체를 정말 찰나간에 일별하고는 서둘러 고개를 돌린 후 치료가 끝나기만을 기다려서 뒤늦게 아가씨께 옷을 입혀 드리려고 했던 것인데! 아 글씨! 너무도 떨려서 손바닥에 맺힌 땀을 닦는다는 게 그만 아가씨의 가슴에다……, 이아고, 이것도 아닙니다요∼.

제가 아가씨를 치료하느라 너무도 피곤하여 잠시 미쳤었나 봅니다. 그게 아니라 손이 그만 미끄러져서 아가씨의 가슴에 아주 살짝! 닿았던 것일 뿐인데 그게 그렇게 아프셨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요. 예예.”

당최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지껄이느라 온몸을 땀으로 도배한 동천은 아까 그냥 도망치지 못한 것이 정말로 후회되었다.

‘아아, 이 몸이 죽는다면 분명 사부님께서 슬퍼하실 터인데 억울해서 이를 어쩐단 말이냐. 화정이는 이 몸이 이대로 돌아가시면 평생 처녀로 늙어 죽어서 걱정이고, 소연도 그동안의 정이 있어서 몇 년 후면 진짜로 첩으로라도 데리고 살려고 했는데 걔한테도 미안하고, 강소홍 걔는 원래 내 여자라서 싸가지 냉현 개자식이 가로채기 전에 데려와야 할텐데 그러지도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게 되니, 만일 이렇게 죽는다면 억울해서라도 구천을 떠돌겠구나! 그런데, 그런데……. 이 정도 되었으면 정화가 반응을 보일 때도 되었는데 왜 아직까지 조용한 거지?’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해서 슬그머니 고개를 쳐든 동천은 그제야 정화가 자고 있으며, 방금 그것은 잠결에 아픔을 호소했던 것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런 씨! 뭐야. 그럼 여태까지 잠든 년 앞에서 이 몸 혼자 열나게 용서를 빌었던 거야? 어휴, 이걸 그냥 확! 으이 씨이……. 쥐어 팰 수도 없고.”

그래도 큰 교훈을 얻었던 동천은 감히 또 허튼 짓은 못하고 속옷부터 시작해서 입히던 것을 마저 입혀주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던지 입맛을 다시며 사정화를 힐끔거리는 동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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