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冬天) – 638화
- 은밀한 분열(分列).
“오해가 풀려서 다행입니다. 그럼 그들은 풀어주시는 것으로 알고 이만 가보겠습니다.”
“음, 그러시게. 노부도 공연히 향화곡에 들어가서 분란을 피울 것 없이 이대로 돌아가야겠군. 그녀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대충 알 수 있으니까 말일세. 하하, 그럼 나중에 또 보세나.”
그는 돌아가려는 동천을 붙잡으려 했던 것과는 달리, 먼저 자리를 떴다. 말로는 아쉬운 척 했지만 동천과 같이 있고 싶지가 않았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자인설의 남편에게 치를 떨 정도로 당한 것도 모자라 억지로 그녀를 보호해줘야만 하는 입장이 되었고, 그토록 오랫동안 지켜주어 왔건만 당연하다는 듯이 생각하며 은근히 무시하기까지 하는 그녀의 행동에 정나미가 다 떨어진 상태였으니 그들의 자식을 좋게 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보자면 동천도 마찬가지여서 먼저 알아서 떠난 석추양을 보며 후련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쉽게도 그 마음은 오래가질 않았다. 왜냐하면 뒤쪽에서 사정화를 안고 오는 호위대와 마교도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헉? 적어도 정화가 깨어날 때까지 호위를 서고 있을 줄 알았는데 움직였단 말야?’
동천은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 당황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맥을 집어보고 이상이 없자 그곳보다는 안전한 산채로 옮기게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당황하여 도망치는 것도 잊고 있던 동천에게 다가가 물었다.
“말 없이 먼저 가셨다고 들었습니다. 헌데, 이곳에서 무얼 하시고 계셨던 것입니까?”
그제야 정신을 차린 동천은 도망치지 못한 자신을 탓했지만 이제와 도망치자니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 수상쩍었다. 이래서는 억류를 당하거나 멀리 도망치지도 못한 상태에서 추격을 받게 될 것이 뻔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어진 그는 일단 산채까지만 같이 가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무얼 하시고 계셨냐고? 보면 몰라? 혹시나 해서 미리 정찰을 나와본 거잖아.”
호위대를 비롯한 주위의 사람은 ‘그럴 인간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지만 철이든 행동의 약소전주를 보며 앞서의 생각들을 차츰 씩 지워나갔다. 사람은 고난을 겪어야 성숙하듯 동천도 그랬을 거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아! 그러셨군요. 그런 것은 저희들이 먼저 나서서 움직였어야 했는데 상황이 너무도 급박하여 수고를 끼쳐드린 것 같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십시오.”
동천은 약간 어처구니없어 했다.
‘참나. 미안한 거 알면 돈이나 주지, 고작 말로 때워? 싸가지 없는 놈!’
그 생각이 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어쨌든 동천은 그나마 석추양이 없을 때 도착했기에 망정이지, 만일 한창 대화를 나누는데 왔더라면 크게 곤란했을 거라며 스스로를 자위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폼을 잡고 말했다.
“되었네. 어서 가기나 하세.”
호위대는 종종 바뀌는 동천의 말투에 익숙했던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초철산이 앞서고 뒤에서 안전하게 사정화를 보호하며 산채까지 무사히 당도한 호위대는 그제야 나직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는 도중에 계곡의 입구에 세워 놓았던 무사 둘이 나자빠져 있어서 긴장하기도 했지만 기절한 것뿐이어서 다른 수하들에게 업고 뒤쫓아오라고 명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일이 없었다.
물론, 산채 내부적으로 보자면 석추양이 난입하여 중상자만 17명이 늘어나 어수선하기가 그지없었지만 애초에 그가 살인의 목적보다는 힘을 과시하러 온 것이었고, 한심의 기밀누출로 서둘러 되돌아갔기에 예상외로 큰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약왕전의 식구들은 갑자기 발생한 중상자들도 모자라 자인설에게 당하여 사경을 헤매는 자들까지 실려오자 정말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하루를 보냈다.
‘제길, 서둘러 도망쳐야 하는데 이를 어쩐다지? 비상시국이라 경계가 철통 같아서 이럴 때 도망쳐 봤자 금방 추적해올게 뻔하고…….’
그냥 도망치자면 도망가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문제는 경계가 철통같다는 것이었다. 또한, 몰래 도망칠 수 있다고는 해도 아무리 뛰고 날아봤자 방향치인 그로서는 추적을 피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개 같은 석추양 늙탱이! 그 늙은이만 만나지 않았어도 충분히 시간을 벌 수 있었을 텐데 왜 하필이면 그때 기어 들어와 가지고 바쁘신 이 몸을 붙잡았던 거지? 으으, 모든 게 그 영감 때문이야. 으악, 으아악!’
저 혼자 씩씩거리며 기물(器物)들을 걷어차고 발로 밟기까지 하며 분을 삭히던 그는 어린 게 벌써부터 혈압이 걱정되더니 진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는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도망치기보다는 떳떳하게 사정화와 대면하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격이 뭐 같아서 사소한 계기마다 심경이 바뀌었던 동천은 왜 자신이 도와주고도 이런 처지에 놓였을까를 고민하다가 떳떳 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던 것이다.
“사실 말이지. 이 몸은 오히려 큰 은혜를 베풀어 준 것이나 다름없어. 그런데 도망치는 게 말이나 되겠어? 당연히 아니지? 바로 그거야! 걔는 감사하다며 엎드려 절을 해도 모자랄 판이라구. 양심이 있는 계집이라면 그건 당연한 거라 이거야. 알겠어?”
누가 들으면 방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줄 착각할 정도로 혼잣말을 중얼거린 그는 지금 자기 자신을 설득시키는 중이었다. 그새 마음이 약해져서 도망치고 보자는 생각이 살짝(?) 고개를 들자 자기최면 비슷하게 암시를 걸었던 것이다. 물론 효과는 별로 없었지만 시도를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하자.
똑똑.
고민에 빠져서 사람이 다가온 줄도 몰랐던 동천은 문 두드리는 소리에 흠칫 놀랐다. 감지력의 단점이 이렇듯 한가지 생각에 몰두해있으면 그것조차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지만 살기(殺氣)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때는 예지력까지 겹쳐서 그를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그는 입을 열었다.
“누구지?”
밖에서 공손한 대답이 들려왔다.
“초철산입니다.”
동천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찾아올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일단 왔으니 대면은 해줘야 했다.
“들어와. 그래, 무슨 일이야?”
안으로 들어온 초철산은 자리에 앉을 생각이 없는지 대답부터 해주었다.
“하하, 다름이 아니라 다행히도 방금 깨어나신 아가씨께서 찾으십니다.”
동천은 두 눈이 찢어져라 부릅떴다.
“허억? 깨, 깨어나셨다고?”
그 모습이 꼭 너무도 감격하여 어쩔 줄을 몰라하는 표정인지라 초철산은 그래도 충성심이 있긴 있구나, 라고 착각했다. 사실 동천은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의 본능은 그녀가 깨어나서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예, 어서 가보시지요.”
식은땀을 주르륵 흘린 동천은 말을 더듬으며 재차 물었다.
“저, 정말 이 몸을 찾으셨어?”
초철산은 약소전주의 이상한 모습에 내심 의아해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는 까무러칠 듯이 감격하는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한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도 감히 추궁하지 못하고 대답해주었다.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사건의 자세한 경위를 들어보시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으니 일단 아가씨께 가보십시오.”
“으으음, 그러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주억거린 동천은 초철산을 물린 뒤 심각한 갈등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혼자 생각할 때는 손가락 하나로 태양을 베고 달도 벨 수가 있다지만 막상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자 다시 도망쳐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다.
‘크윽, 어쩌지? 그냥 눈 딱 감고 한 번 만나봐? 아냐! 그랬다가 이 몸을 죽이려고 들면 큰일이니 너무도 위험한 도박이야. 그래!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일단 도망부터 치고 보는 거야. 나중에 잡혀도 그 아줌마를 잡아보고자 뛰쳐나갔던 충성심의 발로라고 둘러대면 지들이 어쩌겠어? 더군다나 정화도 자신이 당한 일을 발설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 말이지. 하하, 진작에 이런 결정을 내렸더라면 좋았을 것을! 어쨌든 결론을 내린 김에 서둘러 밀고 나가야겠다.’
그때 누군가 다가오는 느낌이 들더니 대뜸 문을 열어 제꼈다. 감히 약소전주인 자신의 방에 들어오면서 인기척도 없이 그냥 들어왔던 것이다.
“이런 씨, 어느 잡노… 헉? 아, 아가씨께서 어떻게…….”
느닷없이 등장한 사정화로 인해 기겁을 한 동천은 긴장이 몰려와 숨이 턱까지 차 오르자 그것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좀 흘렸다. 그러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동천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어찌나 차갑던지, 단숨에 그의 몸을 얼려버릴 듯한 한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고, 이년이 이제 보니까 아주 작정을 하고 왔구나.’
고양이 앞의 쥐가 되어 어찌할 바를 몰라하던 동천은 억지로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헤헤, 제가 가려고 했는데 이 누추한 곳까지는 어인 일로 오셨어요?”
그제야 사정화가 말했다.
“도망치려고?”
‘커헉?’
하마터면 본능적으로 엎드려 빌 뻔했던 동천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추스렸다. 여기에서 자신이 빌면 잘못했다는 것을 애초부터 시인하고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차후 그녀가 무슨 억지를 써도 할 말이 없어지는 것이다.
“하하! 농담도 잘하셔라. 서둘러 아가씨를 뵈러 나가려던 참이었는데 그 무슨 당치도 않는 말씀이십니까.”
대답 없이 그를 노려본 사정화는 천천히 움직여 탁자 앞에 앉았다. 동천은 멀뚱히 서 있어 봤자 앉으라는 명령이 떨어질 것이 분명 했기에 무례한 듯 보이지만 조심스러운 태도로 그녀의 앞에 마주 앉았다. 그 예상이 맞았는지 사정화는 그것에 관해 별다른 꼬투리를 잡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살기를 머금은 목소리로 동천에게 물었다.
“동천, 모든 것을 불문에 부쳐 줄께. 내가 그녀에게 당했던 이후부터 있는 그대로를 말해봐.”
‘지랄하네. 내가 독 마셨냐? 미쳤다고 그걸 사실대로 말해주게?’
동천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말했다간 바로 죽음인데 그것을 말해 줄 리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그녀도 정절(貞節)에 관련되는 문제라 물어보는 것이겠지만 그게 동천에게는 사활이 걸린 일이어서 절대로 이실직고 말해 줄 수가 없었다.
“아아, 그거요? 지금 생각해도 큰일날 뻔하셨어요. 그 아줌마에게 당하신 다음 이상한 비밀통로로 들어가시게 됐는데, 제가 용기를 내어 따라 들어갔더니 사실 막말하는 아가씨의 버릇을 고쳐주려고 제압했을 뿐 별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그냥 떠나갔…….”
철썩!
“우엑?”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얻어맞게 된 동천은 뺨이 터져 나가는 듯한 충격을 받고 옆으로 나자빠졌다. 사정화는 서릿발같은 얼굴로 이를 갈 듯 싸늘히 말했다.
“너. 내가 바보로 보여?”
어지간해서는 이름을 부르는 그녀였는데 너라고 하며 동천을 노려보자 궁지에 몰린 동천은 그녀가 정말로 분노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으으, 그렇다고 이 몸이 사실대로 말할 것 같으냐? 어림없어. 아직 죽기엔 창창한 나이라구!’
바닥을 굴렀던 그는 재빠르게 일어나 공손히 말했다.
“예에,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실은 앞부분까지는 사실이고 뒷부분에서 아가씨를 괘씸하게 여긴 그 아줌마가 중간 정도의 효력을 지닌 음약을 써서 저하고 어쩌고저쩌고를 하려하게 했는데 제가 별 탈 없이 아가씨를 바로 해소시켜 주었던 겁니다. 예예.”
사정화는 굳어진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다야?”
“다, 당연하죠. 그거 외에 뭐가 또……, 으악!”
동천은 한쪽 뺨도 모자라 반대쪽 뺨까지 얻어맞고 비칠거렸지만 다행이 이번에는 넘어지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그걸 가지고 다행이라고 여길 이유가 없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거기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너. 내가 분명히 말했지. 모든 것을 불문에 부쳐준다고. 사실대로 말해.”
거부하기 힘든 그녀의 유혹이었지만 동천은 울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흑흑, 냉정하게 따져봐 이년아. 니가 나라면 그 씨부린 말들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 것 같냐? 흑흑, 아니지? 거봐 이년아. 말하면 내가 죽는데 이 몸이 어떻게 사실대로 말하냐구!’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버티리라 다짐했다. 그러나 한 대 맞고, 두 대 맞고, 넉 대 맞고, 십여 대 맞고……. 굴러다니며 도망쳐도 소용없을 정도로 그렇게 계속 구타가 이어지자 고통에 약했던 동천은 마침내 사실대로 실토하고야 말았다.
“아이고, 잘못했어요! 다, 다 말씀드릴 테니까 그만 좀 때려주세요!”
그제야 사정화가 손을 멈추고 의자를 끌어다 다시 탁자에 앉았다. 그녀는 왼팔을 탁자에 걸치고 비스듬히 돌아앉아 동천을 바라보았다.
“좋아. 말해.”
얼굴만 맞아서 한쪽 눈은 거의 감기다시피 했고, 양 볼은 퉁퉁 부어 올라 두꺼비가 화난 듯한 모습이 되어버린 동천은 흐르는 코피를 닦아내며 말문을 열었다.
“으으, 그게 그러니까요. 아가씨께서 의식을 잃으시자 이런 못된 년은, 아! 제가 한 말이 아니니까 이해해주세요. 어쨌든 이런 못된 년은 그에 걸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때려죽일 년! 찢어 죽일 년! 기름에 튀겨도 시원치 않을 년! 그 튀긴 후 말려 죽일 년!”
“쓸데없는 욕까지 그대로 말해 줄 필요는 없어.”
알다시피 이 욕은 자인설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그저 맞은 게 억울해서 그녀를 팔았던 것인데 사정화가 그것을 막자 동천은 내심 아쉬워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에. 그러면서 아가씨를 인질로 삼아 제 혈도까지 제압하고는 음약에 중독 시킨 뒤 유유히 떠나더라고요. 그런 뒤에는……. 아, 아하하. 제 입으로는 차마 말 못 하겠고요, 필시 아가씨가 기억하고 계시는 그것과 일치하실 거예요.”
사정화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말하라는 거야.”
‘윽? 이게 미쳤나. 지금 니 이야기로 금병매(金甁梅) 속편을 쓰라는 소리냐? 나 참, 황당해서.’
자신에게 매달리며 자지러졌던 이야기를 들을 태세이자 동천은 참 부끄러움도 모르는 계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말을 안 하면 다시 때리겠다는 무언의 압박이 점점 거세지자 동천은 급히 말부터 꺼내고 보았다.
“에 또…, 그거라면 아가씨께서도 아실 텐데요?”
사정화는 차갑게 말했다.
“확인하려는 거니까 말해.”
이제 어쩔 수 없어진 동천은 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달랐기 때문에 있었던 그대로를 알려주되 최대한 야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조심하며 이야기해주었다. 그 말을 묵묵히 들으며 미세하게 눈 끝을 바르르 떤 사정화는 미묘한 표정으로 동천을 바라보았다.
마치, 저걸 어떻게 처리해야 잘했다는 소리를 들을까 고민하는 듯도 보였고, 분노하여 단숨에 찢어 죽일 듯한 모습으로도 보였으며, 무언가를 한탄하는 듯한 표정으로도 보였다.
그렇게 거의 일각이란 시간이 흐를 동안에도 동천의 차후문제를 결정하지 못했던 그녀는 마침내 입을 열어 그를 불렀다.
“동천.”
“예? 예, 아가씨!”
동천은 그녀가 입을 열기 전까지 심리적 압박감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만 했기에 거의 탈진 지경에 이르렀다가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