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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천(冬天) – 674화


“아가씨를 뵙습니다.”

반나절만에 도착한 동천이 포권을 취하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차를 마시는 중이었던 사정화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무게 잡지말고 이리 와서 앉아.”

“예? 아 예, 헤헤.”

예의를 갖춰줘도 지랄이라고 생각한 동천은 생각해보면 자신도 이게 편했기에 굳이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그때 그녀가 입을 열었다.

“애들은 잘 만났고?”

소연과의 입맞춤이 떠오른 동천은 지극히 만족스런 표정으로 대답했다.

“예, 아가씨. 너무도 뜻밖이라 잠시 놀라긴 했지만 반가운 얼굴들이어서 그런지 그간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하던데요?”

“그래, 그랬을 거야. 그 애들이 출발한다고 들었을 때는 나도 의외였으니까. 오는 걸 막자니 이미 떠난 지 며칠이 지난 후가 되기 때문에 그냥 허락해주었고.”

출발할 때 소식이 전해졌다면 그녀는 진작에 이번 일을 알고 있었다는 소리였다. 동천은 어쩐지 배신감이 느껴졌다.

‘뭐야. 그럼 적어도 1달 전에는 알고 있었다는 소리잖아? 쳇, 그럼에도 이 몸에게 함구하고 있었단 말야? 독한 것!’

자신 같았으면 입이 간지러워서라도 벌써 불었거나 매일 밤 허벅지에 바늘을 찔러댔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생각하고 나니까 자신이 어쩐지 너무 지조가 없는 인간이 되어버리는지라 그는 바로 충분히 참고도 남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래봤자 콩이 팥이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아, 그랬었구나! 그런데 왜 그때 말씀해주시지 않고 이제껏 숨기셨어요? 이건 극비사항도 아닌데?”

동천이 시치미를 뚝 떼고 묻자 사정화는 물어본 저의를 살펴보는 듯 조용한 눈길로 시선을 맞추며 대답해주었다.

“네가 들떠서 일에 소홀해질까봐 숨겼던 거야. 나쁜 뜻은 없었어.”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이 안 났다.

“하하! 그, 그렇죠 뭐! 잘 아시네요? 아하하!”

그제야 시선을 거둔 그녀의 눈은 뜨겁게 찰랑이는 찻잔 속으로 옮겨졌다. 그녀는 챙 소리가 날 정도로 가볍게 찻잔을 두드린 뒤 대화를 이어갔다.

“이해를 했다니 넘어가기로 하고, 내가 이번에 너를 부른 이유는 곧 대규모의 이동이 시작될 예정이라서 그래.”

이곳에 오는 와중에 예상했던 대로 심상치 않은 이야기이자 동천은 나름대로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역시, 천마동의 소재지가 발견된 거예요?”

“반만 맞아. 그곳이 발견된 것이 아니라 그곳이 있는 곳이 발견된 것이거든.”

대번에 동천의 눈썹이 찡그려졌다.

“그게 그러니까……, 아! 천마동이 존재하는 지도 부분이 발견되었다는 거죠?”

빨리도 맞춰 기특했던지 사정화가 살짝 웃음 지었다.

“맞아. 그 부근이 발견되었어. 우리가 그토록 노력한 것을 비웃듯이 무림맹이 제일 처음으로 발견한 거야.”

듣고 보니 무언가 거슬리는 단어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 라는 단어였다.

‘우리? 니가 뭘 노력했다고? 방안에서 차 마시고 책 읽고 빈둥거리면 그렇게 우리라는 말을 사용해도 되나보지? 우이 씨! 이럴 줄 알았으면 이 몸도 그렇게 지내는 건데!’

이 분하고(?) 억울한(?) 마음을 주체할 길이 없자 동천은 그 화풀이의 대상을 애꿎은 무림맹에게로 돌렸다. 그는 탁자가 부셔져라 내리치며 언성을 높였다.

쾅!

“그게 정말이에요? 이런 젠장! 변소간에 처넣고 죽을 때까지 똥만 처먹게 꺼내주지도 말아야할 종자들 같으니라고!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더라면 본교에서 찾아낼 수가 있었을 텐데 감히 그것을 가로채? 으으, 그 썩은 돼지고기 같은 자식들 감히!”

동천의 입장에서는 흥분할 만도 했지만 사정화의 입장에서는 표현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필요 이상으로 흥분하는 동천을 진정시켰다.

“동천, 네 마음은 잘 알겠는데 다음부터는 더러운 표현은 자제해. 알겠어?”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으면 한 대 치겠다는 분위기였다. 그에 찔끔한 동천은 절대로 자신은 힘의 논리에 의해서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며(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에구, 흥분해서 말이 함부로 나왔네요. 조심할게요.”

그제야 원래의 표정으로 되돌아온 그녀는 말을 이었다.

“당장에 천마동이 드러나진 않을 거야. 쉽게 눈에 뜨이고 보일 곳이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지 못했을 테니까.”

그건 그랬다. 천마동이란 곳이 나 좀 찾아주시오, 할 정도로 드러난 곳이었다면 애초에 천마도해가 나돌기 전에 벌써 그 존재가 드러났어야만 했다. 혹자는 이런 깊은 곳에 누가 찾아와서 발견할 수 있겠냐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이 드넓은 중원은 남아도는 게 인간이었고 넘쳐나는 게 인간이었다.

그들이 지나갈 수 없는 곳은 오직 하늘과 바다. 그리고 용암 속이라고 할 정도로 그들의 모험심과 탐구력은 대단했던 것이다. 여하튼,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고 있는데 사정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서 우리는 휘하의 모든 인재들을 이끌고 가서 천천히 관망하며 거리를 좁힐 예정이야.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천마동이 드러나기를 기다리겠다는 말은 아니고, 전체의 2할 정도를 푼 뒤 남은 인원으로는 힘을 아끼며 때를 노릴 계획이지.”

지금 사정화가 알려준 계획은 나름대로 실전에 능하다는 자들이 모여서 머리를 싸매며 내린 결론일 것이 분명했다. 그런 자들이 내린 결론에 굳이 파고들 생각이 없었던 동천은 그저 우아하게(?) 찬성의 표를 한 장 건네줄 따름이었다.

“하하, 그거 괜찮네요. 그런데 천마동의 소재지로 추정되는 곳이 도대체 어디길래 그동안 그렇게 사람들의 애를 먹였던 거예요?”

사정화는 허무할 정도로 쉽게 가르쳐주었다.

“범정산(梵淨山)이야.”

‘거기가 어디여?’

애초에 물어본 동천이 잘못이었다. 그런 동천의 머릿속을 들여다봤는지 사정화가 등뒤의 서랍 쪽에서 지도를 꺼내어 돌아왔다.

좌르륵!

“여길 보면 큰 호수가 보일 거야. 천호(泉湖)라는 곳이지. 그리고 범정산은 여기에서 쭉 좌측으로, 그러니까 네 쪽에서는 우측으로 370리 정도가 떨어진 바로 이곳이야. 산세가 높고 산맥의 줄기를 타서 꽤 넓기도 한 만만치 않은 산이지.”

그녀의 섬세한 손가락이 멈춘 곳을 자세히 살펴본 동천은 그제야 알겠다는 표정으로 그녀의 말을 이어받았다.

“음, 그러니까 본교는 좀 먼 곳에서 차단로를 형성하여 막고 있었던 거네요?”

사정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우리가 어중이떠중이들을 막아준 덕분에 무림맹이 수월해졌고, 그들은 곧 일사천리로 찾아낼 수 있었던 거야.”

그녀의 말대로 타 세력들을 막아준 것은 암흑마교뿐만이 아니라 다른 굵직굵직한 세력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그것은 이제와 따질만한 성질의 문제가 아니었다.

원치 않는 허수아비 노릇은 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달라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쳇! 약은 놈들! 그럼 여기에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라 우리도 빨리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니에요?”

사정화는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내가 앞서 말했잖아. 쉽게 발견될 곳이 아니라고.”

“아참! 그랬죠? 헤헤, 긴장을 해서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 듯 사정화는 별 말 없이 한가지 당부를 해주었다.

“뭐 좋아. 움직이는 것은 내일이니까 오늘은 푹 쉬어. 괜히 잠 안 자고 뒤척이다가 내일 아침에 벌게진 눈으로 돌아다니지 말고.”

동천은 말려도 자는 인간이었다. 괜한 당부였던 것이다.

“그야, 물론이죠. 제가 뭐 어린앤가요?”

투정 아닌 투정에 사정화가 소리 없이 웃어주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자 동천은 제발 매일 같이 저렇게 웃어달라고 소원을 빌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아? 그런데 저는 약왕전 소속으로 따로 움직여야 하는 거예요, 아니면 아가씨하고 함께 움직이는 거예요?”

순간 사정화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빛났다.

“당연히 나와 같이 움직여야지. 그래야 내가 다치거나 내상을 입었을 때 네가 필요할 거 아니겠어?”

동천은 내심 그럼 그렇지 하고 생각했다.

‘젠장, 역시 그런 속셈이었어? 어쩐지 날 이곳으로 귀환시켜놓고 어르고 달래더라. 우씨, 내가 니 애냐?’

다른 의원들 같았으면 삼생(三生)에 영광으로 알고 고개를 조아렸을 테지만 동천은 어디까지나 동천이었다. 치료는 순간이었고 그 치료가 발생하기 전까지의 과정은 평생일지도 몰랐다.

다소 과장이 심하긴 했지만 그때까지 그녀의 눈치를 살피고 비위를 맞추고 해야하는 것일텐데, 동천으로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일이었던 것이다.

“그게 그러니까. 에 또…….”

“그럼 그렇게 알고 있어!”

“예? 아하하, 그럼요. 하하, 그래야죠! 제가 뭐라고 했나요?”

사정화의 목소리에는 무슨 마력이라도 실렸는지 동천은 도저히 못 하겠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하겠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밤새도록 일 대 일 대면시간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았다고나 할까?

그러다가 구타로 이어지면 동천만 손해였기에 그는 애초에 반항을 포기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결국 사정화와 함께 하기로 한 동천은 힘없는 발걸음으로 시비의 안내를 받아 자신의 처소에 돌아왔다.

“아! 오셨어요?”

“와아, 동천 왔다!”

물수건으로 청소를 하고 있던 소연과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던 화정이가 돌아온 주인님을 밝게 반겼다. 그러자 동천은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어느 정도 가시는 것을 느꼈다.

“청소 중이었어?”

소연은 어쩐지 쑥스러운 듯 혀를 살짝 내밀며 귀엽게 말했다.

“헤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이더라고요. 주인님이 장시간 비운 탓도 있겠지만 그간 치웠던 애가 서툴렀는지 이곳 저곳에 먼지가 수두룩하게 쌓였지 뭐예요?”

동천은 대충 보기에 더럽거나 어지럽지만 않으면 그저 그런가 보다 생각하며 지내왔는데 그녀가 보기에는 영 아니었던 것 같았다. 소연의 청소 실력만큼은 동천도 인정해주었기 때문에 그 문제에 관해서 만큼은 순순히 인정해주었고 말이다.

“그랬어? 난 깨끗하기에 그냥 사용했었는데. 응? 그런데 연화는 어디 있냐?”

주인님의 물음에 소연은 킥킥거리며 어느 한곳을 가리켜주었다.

“저기 보여요? 호호, 세상 모르고 자고 있어요.”

호연화는 침대 위의 이불 구석에 꼬리를 말고 잠에 취해있는 상태였다. 같이 지내온 화정이가 워낙에 활동성이었기 때문에 이제와 어지간한 소음으로는 녀석의 달콤한 휴식을 방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아하, 이불이 하얘서 잘 안 보였구나? 짜식, 어느 분을 닮았는지 은신술에도 제법 일가견이 있는걸? 하하, 근데 쟤 이제 쥐는 좀 잡아?”

그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소연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녀는 상당히 껄끄러워하는 눈빛으로 마지못해 대답해주었다.

“윽! 웬 걸요? 장정 무릎 높이의 개도 한방에 후려쳐 잡던 걸요? 으으, 그때 생각하면 충격이어서 지금도 심장이 벌렁거려요.”

이야기인 즉, 쥐를 잡아오라는 화정이의 명령에 정말로 쥐를 잡아오자 눈살을 찌푸린 소연이 야단을 치며 쥐를 내다버렸단다. 그러자 늘 칭찬해주는 화정이 말고 소연에게까지 칭찬을 받고 싶었던지 제 스스로 다른 대상을 찾아 두리번거렸는데, 때마침 어느 늙은 하인의 말벗이었던 똥개가 앞마당을 어슬렁거리자 냉큼 뛰어가 머리를 후려쳤다고 한다.

그 조그마한 체구에서 어떻게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결과는 똥개의 머리가 산산조각 나면서 종결이 되었다. 기껏해야 살짝 긁힌 개가 으르렁거리는 정도로 끝날 줄 알았건만 그녀가 보는 앞에서 수박이 터지듯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조각조각 육편(肉片)들이 비상을 했던 것이다.

당연히 그 자리에서 토할 뻔한 그녀는 서둘러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똥개의 시신을 발견하여 사건경위를 조사하게 된 늙은 노인은 주인이 사악하니 애완동물도 사악한 것이라며 떠들고 다니다가 임시 집사로 있던 평초(萍草)의 시야에 걸려서 다른 곳으로 이동되어 졌다고 한다.

다신 그 노인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꽤 불행한 곳으로 옮겨진 듯 싶었다.

“우와! 그게 정말이야? 그 개새끼 머리가 진짜 그렇게 퍽 하고 터졌어?”

입담이 험한 주인님의 말에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소연은 과감하게 정정해주었다.

“주인님, 개새끼가 뭐예요. 개라고 하시던가 강아지라고 하셔야죠.”

하녀의 충고가 상전의 귀에 들어올 턱이 없었다.

“그러는 너도 방금 개새끼라고 했잖아, 뭘 그렇게 따지냐?”

“예에? 그, 그건 주인님께서 그런 말씀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알려드리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조치였어요! 주인님도 다 아시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는, 흑! 저는…….”

더 이상 끌면 소연이 울먹여서 귀찮아졌다. 하는 수 없어진 동천은 정말 자신의 성질이 많이 죽었다고 한탄하며 물러서는 입장을 보여주었다.

“아아, 알았어! 개라고 해줄 테니까 넘어가기로 하고, 지금은 늦었으니까 다음에 시간 나면 한번 시켜봐야겠다. 진짜로 터트리나 안 터트리나. 큭큭큭!”

소연은 저 큭큭거리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주인님의 성격상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고치려고 들면 탈이 났기에 저건 다음으로 미뤄야겠다고 목표를 정했다.

“그것보다 시장하시죠? 제가 가서 밥 차려올까요?”

동천은 별꼴을 다 보겠다는 얼굴로 대답했다.

“얘가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네? 체력은 곧 국력이라는 말도 모르냐? 먹어야 체력도 생기고 국력도 생기는 거니까 빨리빨리 차려와.”

오랜만에 듣는 주인님의 헛소리이자 기분이 좋아진 그녀는 방긋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네에~, 주인님! 랄라라!”

영문을 몰랐던 동천은 생기발랄하게 걸어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쟤가 왜 안 하던 코맹맹이 소리를 하고 있지? …헉? 혹시, 지금 차려주는 밥을 배불리 먹고 오늘 밤 거사를 치러보자는 뜻인가? 으으음! 정녕, 그런 것인가? 그럼 이런 것도 해보고, 저런 것도 해보고, 요런 것도 해볼 수 있다는 뜻? 아이고, 좋아라!’

오만가지 상상을 하며 입을 헤 벌리고 있는데 거기에다 손가락을 넣다 뺐다 장난치던 화정이는 곧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동천, 그렇게 입 벌리면 좋아?”

그제야 동천은 퍼득 정신을 차렸다.

“응? 떽! 오늘은 네 차례가 아니니까, 저기 연화 옆자리에 가서 찌그러져 있어!”

“내 차례? 우웅, 무슨 차례?”

“으흐흐, 그런 게 있느니라. 파하하하!”

음흉스럽게 웃어댄 동천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계획은 헛된 망상으로 끝나게 되었다. 식사를 마친 소연과 화정이는 사정화의 옆방에서 자기로 되어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사정화의 명령이었기 때문에 동천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으악! 내 생애에 도저히 도움이 안 되는 계집애 같으니라고!’

싱숭생숭해진 동천은 그 날 새벽이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그는 다음 날 벌게진 눈으로 사정화에게 갔다가 심한 눈 째림을 받아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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