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冬天) – 9화
단아한 내실(內室)…
두 사람이 고급 탁자에 마주 앉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른쪽에 앉은 사람은 검은 피풍의를 입고있는 사비혼 이었고, 왼쪽의 사람은 가슴과 등을 돌며 승천(昇天)하는 용(龍)문양을 새긴 고급스러운 붉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이 남자는 신기하게도 모든 것이 붉었느데, 길게 늘어내린 머리카락 이며, 강한 인상을 풍기는 일자 눈썹. 그리고 단정하게 기른 수염(鬚髥). 심지어는 피부까지 붉으스름 하게 붉은 색깔을 띄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붉은 옷과 어울려 그렇게 잘어울릴 수가 없었다. 이 자의 이름은 냉소천(冷笑天). 당금 암흑마교(暗黑魔敎)의 교주(敎主)로서 선조(先祖)인 한열마(寒熱魔) 냉천(冷天)의 빙강파천수(氷剛波天手)와 열화파천강(熱火波天剛)중에 열화파천강을 거의 극성으로 익힌 자로서 마교의 교주로는 드물게 마기(魔氣)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인물이었다.
“천마삼해(天魔三海)는 잘 받아 보았소. 역시 천마의 무공(武功)답게 굉장히 위력적이 더군요.”
냉소천은 위력적이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사비혼의 얼굴을 주의깊게 쳐다 보았다. 그러나 사비혼은 한 점의 흐트러짐도 없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이 무공을 얻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암흑마교가 무림정복에 다른 세력들 보다 한발 더 앞서 갈수있게 되었다는 예기지요.”
냉소천은 사비혼의 말을 주의깊게 듣더니 잠시 생각을 하고는 다시 이야기를 했다.
“이번 일로해서 폐관(閉關)에 들어 간다고 들었소.”
“네. 아시다시피 천마의 무공은 삼성(三成)이 넘어야 만이 마기가 사그러지기 때문에 적어도 삼성이 넘어야 출관(出關)을 할 것 같습니다.”
냉소천은 알겠다는 듯이 머리를 살며시 끄덕이 면서 말을 했다.
“본좌도 이번일로 해서 지금부터 폐관에 들어가야 겠으니 부교주께서 좀 귀찮으셔도 지금 나갈때 태상장로 에게 잠시 교의 운영(運營)을 맡아 달라고 말씀하신 뒤 폐관에 들어 갔으면 좋겠소.”
사비혼은 의자(椅子)에서 일어서면서 대답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아! 잠깐!”
냉소천은 문득 생각이난 듯 의자에서 일어서려던 사비혼을 불렀다. 냉소천의 부름에 사비혼은 일어나려던 것을 멈추고는 다시 않으며 물어 보았다.
“무슨 일인지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정화를 위해 새로운 하인을 들여 왔다고 하던데…”
순간적으로 사비혼의 눈빛이 잠시 반짝 거렸다가 사라졌다.
“예. 정화가 어미 없이 자라서 외로울 것 같아 활기찬 아이 하나를 데려 왔습니다만 그 일은 왜 물으시는 지요?”
냉소천은 별거 아니라는 듯이 말을 했다.
“하하하! 별 의미가 있어서는 아니고 그러한 이야기가 들리길래 그냥 물어본 것 뿐이오”
사비혼은 무심(無心)한 표정으로 냉소천을 바라 보더니 약간의 시간을 두고 대답했다.
“별 의미가 아닌것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시는 군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그럼 전 이만…”
사비혼이 자신의 일을 너무캐고 다니는 것이 아니냐는 식의 대답을 듣자 냉소천은 짐짓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했다.
“이런! 내가 쓸데없는 말을 늘어 놓았나 보구려? 개념치 말고 이번에 나올 때에는 많은 진전(進展)이 있길 바라겠소.”
“감사 합니다.”
사비혼은 묵뚝뚝 하게 대답을 하고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나갔다. 사비혼이 나가고난후 냉소천은 인상을 약간 찡그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건방지군..”
“푸스스스–!”
냉소천의 말과함께 무려 네치반(13.5Cm)이나 되는 고급 탁자의 모서리가 순간적으로 함몰(陷沒)되며 재가되어 흩어져 내렸다. 실로 가공(可恐)스럽다고 말할수 밖에 없는 위력(威力)적인 무공이었다.
“아무리 부교주 라고 하지만 내 앞에서 너무 건방져.. 하지만…”
“씨익!”
냉소천은 혼자 중얼 거리다 무었이 생각 났는지 소리없이 웃었다. 그가 웃는 이유는 오직 그만이 알수있을 뿐이다.
오직 그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