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뢰도 19권 20화 –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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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뢰도 19권 20화 –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그러나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천무학관 지정 필독 추천 도서 108 종

二十. 현 남창 풍류업계에 대한 고찰(考察)

남창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만큼 다수, 다종의 유흥 시설이 번화가 양편에 일렬로 도열하듯 잔뜩 들어차 있다. 고객이 모이지 않는 곳에 가게를 내는 것만큼 어리 석은 일이 없듯이 고객이 모이는 곳에 가게를 내지 않는 것 역시 어리석기는 매한가지로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이윤을 올리는 곳은 봄과 꽃과 노래라는 특이한 상품을 파는 곳, 바로 기루(妓樓)다.

왜 기루가 여타 요식업(料食業)보다도 많은 수익을 올리는가? 그것은 일단 공급의 희소성(稀少性)에 기인한다. 사람들은 많은 게 무조건 좋은 줄 알지만 때로는 작고 적은 게 좋을 때도 있다. 특히 장사를 하는 데 있어서 특별함과 차별이란 최우선적으로 권장되는 덕목이다.

기녀는 현재 여인들이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이기는 하나 공급은 언제나 달리는 형편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기녀라는 직업에 종사하려면 몇 가지 위험 부담을 떠안아야만 하는데 이 여성 특유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불안과 위험과 불유쾌함을 감수할 이는 많지 않다. 이런 육체적이면서도 생리적인 위험 이외에도 기녀라는 직업에 대한 부정적, 사회적 인식 또한 희소성을 부채질하는 데 상당히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에도 사회적으로 괄시받고 천대받는 기녀들에게 열광하는 사람 대부분이 그 사회에 소속된 이들 중에서도 주류 층에 속하는 이들이라는 점은 참으로 불가사의한 점이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불안정한 공급을 충당하기 위해 가난에 찌든 부모들로부터 어린아이들을 사 오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으나, 유아 사망률이 높은 관계로 그 방법 역시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유아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불결한 위생 관리와 어려운 재정 형편, 국가적 무관심, 그리고 대책없고 무분별한 가족 계획에 기인한 다. 일반 백성들은 자녀 수가 셋 이상 늘어나면 집안 모두가 굶어 죽기 때문에 아이를 양자로 보내거나 최악의 경우 내다 팔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다들 굶어 죽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를 파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고, 언제나 자발적 종사자가 부족한 풍류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을 적극 이용하여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나은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부족한 공급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양질의 공급이 치명적으로 부족한 것은 업계의 특수성에 기인한 피할 수 없는 필연물의 결과라 할 수 있겠다.

놀랍도록 많은 사람들이 기루는 기녀의 수만 많으면 사업은 무조건 번창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크나큰 착각이다. 무조건 여자 아이를 많이 사 온다 고 해서 기루가 번창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결코 싼값에 대량으로 공급한다 해서 이득을 보는 것 또한 절대 아니다.

여자라고 해도 아무나 다 기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될 수도 없다. 안 시켜준다. 왜냐하면 선발이라는 이 일련의 선택 과정에서 매우 주관적이지만 어느 정 도 부분적으로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소위 ‘미의식’이라 불리는 사회 통념이 개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녀들은 보편적인 상식에 저촉되지 않는 미모를 지닐 것을 요구받는다.

그런데 각 기루들은 타 가게와의 경쟁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가게는 자사의 수질을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해야 한다. 특히 지역 삼대기루 정도의 위치에 오르려면 중 간급 수질 이급수로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으며, 뿐만 아니라 간판이라 내세울 수 있는 절기 절세 기녀의 존재가 필수 불가결하다. 절기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가 타사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열쇠인 것이다.

때문에 일급 이상으로 평가받는 유명한 기루에서 기녀는 몸을 파는 것이 아니라 운치와 풍류를 팔아야 하는 것이다. 또한 기녀들은 그에 걸맞는 적절한 수업을 시 간과 공을 들여 쌓아야만 한다.

특히 이런 일급기루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할 점을 고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이런 기루’에 오는 것은 결코 수치가 아니며 뭔가 설명할 수는 없지만 남들과 차별화되 는 대단히 풍류적이고 우아하면서도 결코 저속적이지 않는, 한마디로 문화적인 일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는 일이다. 즉, 그들이 이곳을 찾는 근본적인 이유는 동물적 욕망에 기인하지만 결코 그런 인상을 심어주지 않을 만한, 그래서 고객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 스스로를 속일 수 있을 만한 면죄부를 대량으로 발급해 주는 일인 것이다. 이런 고객 최우선주의의 세심하고도 고도의 심리적인 배려 없이는 결코 일류가 될 수 없는 것이다. 몇몇 특수한 부분을 제외한다면 다른 업계에도 잘 적용 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각 기루들은 보다 양질의 봉사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후략)……..

효룡:어? 잠깐! 이거 필독서가 아니잖아! 권장도서 목록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은 건데?

장홍:엇?! 이, 이런! 실수했네그려. 그건 내가 읽고 있던 것이네! 진짜는 이쪽이라네!

효룡: 아니, 왜요? 물장사라도 하시게요?

장홍:많이 알려 하지 말게. 다쳐.

효룡:나중에 형수님한테 일러바쳐야겠군…….

장홍:(버럭!) 이 사람이! 큰일날 소릴! 자네도 류연 그 친구 닮아가나!

효룡:글쎄요…….

<眞> 二十. 검시에 있어서의 안색

..(전략)…..

본격적으로 검시를 시작하게 되면 먼저 시체의 안색부터 찬찬히 살펴보아야 한다.

죽은 시체를 앞두고 웬 안색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동양의학은 예로부터 안색을 중시했다. 색은 곧 장기의 상태를 몸 밖으로 나타내 주기로 하는 중요한 판단 수 단이었고, 이런 방식은 검시에서도 똑같이 통용되었다. 때문에 색을 나타내는 다양한 표현들이 존재하고 있다.

적(赤), 녹(綠), 황(黃), 흑(黑)만으로는 그 다양하고도 미묘한 차이를 표현하는 데 불충분할 뿐만 아니라 무식하기까지 하다는 게 선인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다 른 것을 같다고 말할 때 생기는 것은 혼란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죽었는지 그 수단과 방법에 따라 안색이 확연히 달라진다. 똑같이 칼날에 베어진 자상(刺傷)이라 해도 살아 있는 채 베인다면 상흔은 선홍색을 띠게 된다. 그러나 질식사시킨 다음 사고나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여러 가지 창조적인 칼자국을 낸다면 상흔은 선홍색이 아닌 백색을 띠게 된다. 사후에는 시체의 전신에 피가 돌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질식사한 시체는 적색 계통이 아니라 청색 계통의 색을 띠게 된다. 이처럼 색은 사인(死因)을 밝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였다.

때문에 안색도 살피지 않고 다짜고짜 무턱대고 시체의 배부터 가르는 무식한 짓은 저지르지 않는다. 상식적인 검시관이라면 피해야 마땅한 행위인 것이다. 환자에게 칼을 대는 것이 의사에게 남겨진 최후의 수단이듯 시체에 칼을 대는 것은 검시의 가장 마지막에 홀로 남겨진 단계라는 점에서 생자와 사자를 다루는 것 은 다르면서도 동일하다고 할 수 있겠다.

흑색은 구타나 목을 매는 상흔의 매우 중요한 지표다.

구타 상해(傷害)에 사용되는 흉기는 크게 수족(手足: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에 달리 것), 인물(刃物:날이 달린 물건), 그리고 타물(他物)로 구분된다. 수족과 인물은 그 구분이 명확하지만 타물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인물과 타물의 구분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국가의 법은 보다 엄격하고 엄정한 구분을 요구하 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이빨로 문 것을 타물로 보아야 하는가, 수족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인물로 보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논쟁이 된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아직 도 그 결판이 제대로 나지 않아 검시관과 판관의 시의 적절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발로 상대를 차서 상해를 입혔을 때 가죽신을 신고 있거나 짚신을 신고 있 었다면 그것은 수족에 의한 상해로 봐야 하는지, 아니면 타물에 의한 상해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아직까지 미결로 남아 있다. 하지만 부드러운 신발을 신고 있었을 경우 타물에 의한 상해로 보기보다는 수족에 의한 상처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왜 이런 시시하고 하찮아 보이는 구분들이 중요하냐 하면 어떤 수단으로 상해 를 입혔는가에 따라 판결 내리는 형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수족에 의한 상해와 도구에 의한 상해가 같은 취급을 받지는 않는다. 보통은 수족보다 도구 쪽이 더 많 은 형량을 받게 된다. 그중에서 날 달린 물건은 인물(刃物)로 따로 분류되어 특별 대접을 받게 되는 것이다.

.(중략)…….

독살이 의심될 때는 검시기구로 은비녀를 사용한다.

검시에 사용되는 은비녀는 순도 백 푼을 자랑하는 진품으로 관(官)에서 공장(工匠)을 직접 감독하는, 매우 정교하고 엄밀한 과정을 통해 모두 같은 규격으로 만들 어진다. 시중에 도는 은기(銀器)들은 워낙 가짜가 많아서 사용시 그 성능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속칭 도삼칠(倒三七)이라 칭하는데 삼십 푼만 은이고 나머지 칠 십푼은 동인 가짜를 가리킨다. 개중에는 반만 진짜 은이고 반은 가짜인 반푼이도 있지만 이왕 가짜를 만들었는데 굳이 손해 볼 필요는 없다는 상식적인 손익 계산

에 의해 반푼이보다는 삼칠이가 우세한 실정이다. 그러니 어떻게 믿고 아무 은비녀나 쓸 수 있겠는가. 가짜가 횡행하다 보니 관에서도 할 수 없이 직접 감독하에 검 시용 법물인 은비녀를 직접 제작하고 오직 검시할 때만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후략)……..

*참고도서:신주무원록(新註無怨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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