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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 – 134화


“…. 라미아 웃기만 하면 저러니…. 라미아 보고 계속 웃으라고 해볼까? 나한테 오는 시선이 없어지게 말이야.”

천화의 작은 중얼거림이었다. 아마, 라미아가 들었다면 다시 한번 강렬한 눈 째림을 당했을 것이다.

하지만 듣지 못했기에 세 사람은 즐거운 모습 그대로 식당으로 향했다.

토요일. 보통의 학교들이라면 이날의 수업은 오전 수업뿐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2, 3학년들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6개월 전의 이야기.

몬스터와 귀신들이 나타나고, 마법과 무공들이 설치는 지금은 고등학생들이라면 대부분 거쳐가는 지옥인 ‘수능지옥’이 사라지고 없었다.

물론 수능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수능시험은 존재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의 목을 죄어오며, 3년간의 학교생활은 완전히 공부하는 기계처럼 지내야 하는 지옥 같은 상황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몬스터들이나 귀신들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명문대를 고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몬스터가 나타난 것이 몇 년씩이나 되어 익숙해졌다면 모르겠지만…)

더구나 지금처럼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각자가 머무르고 있는 도시의 대학에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행여 부모의 고집으로 타 도시로 자식들을 보내다가, 타지에서 사고라도 당하면 명문대가 무슨 소용인가 말이다.

그리고, 현재의 상황에서는 한국의 최고 대학이라는 서울대나 카이스트의 명성도 이름뿐.

타 도시의 대학들과 그 수준이 같아져 있었고, 그 학교들이 가지고 있던 명성은 가이디어스로 옮겨 간지 오래였다.

그리고 그 가이디어스의 토요일은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와 같이 오전, 오후 모두 수업이 들어 있었다.

그럴 만큼 그들이 받아야 할 수업 양은 많았다.

여기서, 그렇게 양이 많다면 보통 학교에서 배워야 할 수업들을 가르치는 시간은 왜 넣었는가 할지도 모른다.

없으면 더 많이 가디언 교육을 받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 때문이었다.

사회생활과, 가디언이란 직책을 그만뒀을 때를 위한… 만약 그런 것이 되어 있지 않아 가디언 생활을 끝내고 보통의 생활로 돌아가려는 사람이 학생 때 배우지 못한 것이 약점이 되거나, 컴플렉스가 되어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사람을 살리겠다고 새워진 가이디어스로서 그 명성을 어떻게 지키겠는가. 하는 것이 가이디어스의 생각이었다.

천화와 라미아도 그런 가이디어스의 방침에 따라 오후까지의 수업을 모두 마쳤다.

일요일 아침. 몇몇 운동을 하는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나와 있지 않은 운동장 한쪽에 C-707호실의 세 사람이 서 있었다.

무언가를 잔뜩 기대에 부푼 모습의 라미아와 아직 좀 피곤한 듯한 모습의 천화와 연영이었다.

오늘 놀러간다는 기대에 흥분한 라미아가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댄 것이다.

그리고 혼자서만 부산을 떤 것이 아니라 느긋하게 누워 있는 천화와 연영을 건드려 더 이상 누워 있지 못하고 약속 장소인 운동장으로 나오도록 만든 것이다.

덕분에 잠이 완전히 깨지 않은 천화가 한 손으로 입을 가리고 카다란 하품을 해대며 라미아를 나무랐다.

“하~ 암… 쩝. 봐, 아무도 나와 있지 않잖아. 너무 일찍 나왔다구…. 괜히 혼자 들떠서는….”

“그러게 말이야…. 라미아, 이제 아홉 시야. 모이기로 약속한 시간까지는 삼십 분이나 남았다구…. 너무 서둘렀어.”

천화의 말에 연영이 동감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하지만 라미아는 그런 두 사람의 말에도 개의치 않고 입가에 떠도는 미소를 지우지 않고 있었다.

그런 라미아의 옷차림은 하얀색 운동화에 무릎까지 오는 몸의 굴곡을 드러내는 들러붙는 듯한 쫄 바지에 편안하고 귀여워 보이는 커다란 박스티로 한 여름의 날씨에 맞게 상당히 시원해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더구나 길다란 머리도 깨끗이 뒤로 넘겨 묶어 라미아의 뽀얗게 빛나는 목선을 잘 드러내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차림은 천화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라미아와 다른 점이라고는 길다란 고 통이 넓은 바지를 입었다는 것과 머리를 묶지 않았다는 것 정도였다.

두 사람의 옷차림이 이렇게 다르지 않은 이유는 아직 이곳에 익숙하지 않은 두 사람을 위해 연영이 저번 백화점에서 산 옷들 중에서 두 사람이 입을 옷을 직접 골라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옷을 골라준 연영답게 천화와 라미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뭐, 어때요. 삼십 분밖에 안 남았으면 그 사이 다른 아이들도 나올 텐데… 아…. 빨리 출발했으면 좋겠다.”

천화와 연영은 그렇게 말하며 방방 뛰는 라미아의 모습에 고개를 내저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라미아의 모습을 이해하고 슬쩍 미소를 지어 보이는 천화였다. 인간이 되고서 처음으로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이니까 말이다.

연영이 앉을 곳을 찾는 듯 주위를 빙 둘러보며 말했다.

“무리야. 오늘은 일요일이야. 비록 약속이 되어 있다고는 해도 약속 시간이 지나서 나오는 녀석들을 있어도 약속 시간 전에 나오는 녀석들을 별로 없을 거야….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이렇게 서 있을 수는 없으니 앉아서 기다리자.”

천화는 연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연영과 함께 운동장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어 운동장 한쪽에 놓여진 두 개의 길다란 벤치를 보고는 그쪽을 가리켰다.

“저기 의자가 있는데요. 저기로 가죠.”

그러나 연영은 천화의 말에 방긋이 웃어 미소 지어 보이고는 천화와 라미아를 향해 보란 듯이 말하고는 몸을 숙여 한쪽 손을 땅에 대고 아기의 등을 두드리는 것처럼 토옥토옥 두드렸다.

“호홋…. 귀찮게 뭐 하러 저기까지 가니? 그리고 햇볕이 비치는 저 곳보다는 이렇게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는 곳이 좋지. 참, 그러고 보니 너희들 아직 내 실력 한번도 본 적 없지? 그럼 이번 기회에 잘 봐 둬. 내 곁에 머무는 나의 친구여. 땅을 지키는 착한 친구야, 저기 저 의자와 같은 모습의 쉼터를 만들어 주겠니…”

쿠구구구구……

전혀 마법의 주문 같지 않은, 오히려 친한 친구에게 속삭이는 듯한 연영의 주문이었다. 하지만 연영의 주문이 끝남과 동시에 일어난 현상은 충분히 마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녀가 손으로 톡톡 두드리던 곳을 중심으로 땅이 솟아올라 방금 천화가 가리켰던 벤치와 같은 형태를 취한 것이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천화는 땅이 솟아올라오는 것과 동시에 주위로 퍼지는 익숙한 기운에 고개를 끄덕였다.

“정령술이네요.”

“맞아, 이 정령 마법이 내가 스피릿 가디언으로서 가진 능력이지. 근데 금방 알아본 걸 보면 본 적이 있는 가봐.”

“뭐….. 그렇죠.”

연영의 물음에 천화는 라미아와 시선을 맞추고는 웃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확실히 정령술을 본 적이 많이 있었고 사용해 본 적도 있었다. 그레센 대륙에서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세계에 있는 정령들을 소환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레센 대륙에 있을 당시 정령이 있음으로 해서 편했던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천화는 자신이 만들어 낸 흙 벤치에 앉아서는 자신과 라미아에게 앉으라고 하는 말에 자리에 앉아서는 생각을 이어 연영이 펼친 정령술, 정령 마법을 떠올렸다.

정령을 소환하지 않고 주문만으로 정령 마법을 펼치는 것. 그러고 보니 자신이 일리나에게 정령 마법을 배우기 전, 켈빈의 마법 대회에서 지금의 연영처럼 정령을 소환하지 않고 정령 마법만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정령 마법을 처음 본 때라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았었다. 그런 생각에 조금 머리를 굴린 천화는 곧 정령을 소환하는 것과 주문만으로 정령 마법을 사용하는 차이를 알 수 있었다.

아직도 자신의 것이 되지 않은 그래이드론의 기억들 중에서 천화가 생각하던 부분이 몇 일 전의 일처럼, 몇 주 전의 일처럼 떠오른 것이었다. 그렇게 떠오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천화가 주로 사용하던 방법인 정령을 직접 소환하는 것은 소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마나의 양이 많을 때, 그리고 반응이 빨라야 하는 전투라든가, 큰 힘을 사용해야 할 때 소환하는 것이고, 방금 전 연영이 했던 것처럼 주문으로 정령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소환자의 마나 양이 적거나 하고자 하는 일이 비교적 가볍고 간단한 일일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게 천화가 생각을 마쳤을 때 라미아와 연영은 오늘 놀러 갈 곳에 대해 한참 이야기 중이었다. 천화는 그 이야기에 끼어들고 싶은 생각은 없었기에 흙 벤치에 몸을 편하게 기대고는 한쪽에서 공을 차고 있는 십여 명의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런 상태로 약속 시간이 되었을 때까지 여섯 명의 아이들이 나왔고 연영은 두 개의 흙 벤치를 더 만들어야 했다. 연영은 시간을 보고는 와 있는 여섯 명의 아이들과 저쪽에서 다가오는 두 명의 아이들을 보고는 라미아를 향해 자신의 말대로지 않느냐는 듯이 웃어 보였다.

“어때, 내 말대로지? 아마 우리 반 녀석들이 다 오려면 삼십 분 정도는 더 걸릴 걸?”

“헤헷…. 그러네요. 근데 언니, 롯데월드에 가면 그 자이로드롭이란 것도 탈 수 있는 거죠? TV에서 봤는데….. 다른 것도 있지만 전 그게 제일 먼저 타고 싶어요. 그때 언니도 같이 타요.”

천화는 새로 두 사람이 오는 모습에 말을 멈추는 듯 하던 연영과 라미아가 웃고 떠드는 모습에 포기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연영과 라미아는 이곳에 오고서부터 거의 삼십 분간 쉬지도 않고 수다를 떨어댄 것이다. 그리고 그 것은 바로 옆에 앉아 듣고 있는 천화에게 상당한 고역이었다. 생각 같아서는 두 사람의 입을 막거나 귀를 막고 조용히 자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한데 그런 수다를 삼십 분 정도 더 들어야 한다니….

“휴우~~~”

절로 한숨이 내쉬어지는 천화였다.

하지만 옆에서 연영이 만든 흙 벤치에 앉아 있는 남자아이들은 미녀들과 함께, 그것도 옷까지 맞춰 입은 듯한 천화를 부러운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삼십 분 후 연영의 말대로 부 반장인 김태윤을 제외한 모든 아이들이 모였다.

“태윤이 녀석 늦네.”

“이 녀석 생긴 것대로 곰처럼 느긋하게 움직이는거 아니야?”

누군가의 말에 어느 여학생이 한쪽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곰이 아니라 호랑이인 모양이야.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태윤이 저기 오는데…. 근데, 태윤이도 한 명 대려 오는 모양이네.”

그녀의 말에 아이들의 시선이 여학생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사실 몇 몇 아이들도 약속 장소로 나오면서 몇 명의 친구 녀석들을 대리고 나왔었다. 일요일인 데다 특별히 할 일이 없던 다른 반 아이들이 놀러간다는 5반 아이들에게 달라붙어 조른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나온 아이들은 곧 실망한 얼굴로 돌아가야 했다. 5반의 반장인 신미려가 통제가 어렵고 경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서 되돌려 보낸 것이다. 그런데 이번엔 태윤이 친구를 대려 온 것이었다. 그런데….

“윽…. 저 녀석은….”

“저 바람둥이 녀석이 여긴 왜 오는 거야.”

태윤과 함께 오는 소년의 모습에 5반 남학생들의 인상이 시큰둥하게 구겨졌다. 그도 그럴 것이 태윤과 함께 오는 금발에 아이돌 스타같은 준수한 모습의 소년, 카스트 세르가이는 가이디어스의 남학생들에게 바람둥이로 인식되어 상당한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카스트가 주위에 여학생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카스트가 질이 나쁜 바람둥이인 것은 아니다. 단, 문제는 카스트가 사귀고 있는 친구들의 팔 구 십 퍼센트 정도가 여자라는 것과 그 때문에 카스트 주위에 항상 여학생 세 네 명이 붙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 덕분에 카스트라는 이름은 남학생들에게 바람둥이라는 명칭으로 통하게 된 것이었다.

“미안, 미안. 어제 좀 늦게 잤더니, 늦잠을 잤지 뭐냐. 선생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 그리고 오늘 놀러 가는데 카스트도 같이 갔으면 해서 대려왔는데…. 같이 가도 괜찮겠지?”

싱글싱글 웃는 전혀 죄송한 표정이 아닌 태윤의 말이었다. 태윤은 가이디어스에 입학하며 사귀게 친한 친구중 한 명인 카스트의 부탁으로 카스트를 같이 대려 온 것이었다.

“안돼. 우리도 몇 명 같이 왔지만 반장이 안 된다고 다 돌려 보냈어.”

태윤의 말에 반장인 신미려 보다 한 남학생이 더 빨리 대답했다. 그 말에 태윤이 반장을 바라보자 그녀도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내가 다 돌려보냈어. 통제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태윤은 그 말에 어쩔 수 없지 하는 표정으로 카스트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태윤이 뭐라고 하기 전에 카스트가 먼저 고개를 끄덕였다.

“뭐, 다른 애들도 다 돌아갔다니 어쩔 수 없지 뭐. 그럼 다음에 보자….”

카스트는 그 말을 하고는 몸을 돌려 다시 기숙사로 돌아갔다. 헌데 카스트가 몸을 돌리며 한곳을 향해 사르르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카스트가 돌아 본 곳에는 라미아와 천화가 서있었다. 그 사실에 남학생들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저, 저 바람둥이 녀석이….. 설마, 라미아를 노리는 건 아니겠지.”

“그러고 보니. 카스트 녀석 라미아 하고 같은 매직 가디언 전공이야.”

“라미아, 혹시 저 녀석 알아?”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튀어나오더니 한 남학생이 라미아를 향해 물었다.

“으응. 수업 받을 때 봤어. 친절한 사람이던데.”

“으윽…. 역시 라미아 저 녀석에게 넘어가면 안돼. 저 녀석은 엄청난 바람둥이야.”

라미아의 대답에 라미아에게 물었던 남학생을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말들이 튀어 나왔지만 결론은 한가지로 카스트는 돌아보지도 말라는 말이었다. 개중에는 천화에게 라미아를 뺏기기 전에 잘 챙기라는 말도 있었다. 그렇게 잠시 소란이 일고 난 후 장난 그만 치라는 연영의 말에 원래 분위기를 찾은 5반 아이들이 운동장을 나섰다. 반장과 연영을 선두로 해서 가이디어스를 나선 5반 일행들은 한 시간 정도를 천화와 라미아에게 시내 구경을 시켜 주었다. 그리고 점심 시간이 가까워 질 때쯤 점심을 롯데월드안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롯데월드로 향했다.

와글와글…… 웅성웅성…….

롯데월드 앞은 항상 그렇듯이 꽤나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특히 오늘은 일요일이었기에 더욱 더했다. 5반 일행들은 롯데월드의 입장권을 이미 예매해 두었기에 따로 줄을 서지 않고 곧장 롯데월드의 입구로 향했다. 잔뜩 기대한 듯 얼굴을 발갛게 물들인 라미아에게 한쪽 팔을 내어주고서 연영과 아이들을 따라가던 천화는 입장객들이 줄을 서있는 저 앞쪽에서 입장권을 확인하고 있는 다섯 명의 인물들을 보고는 반짝 눈을 빛냈다. 별다른 특이 한 점이 없는 다섯 명이었지만 그들에게서 익숙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그 다섯 중 두 명은 각각 눈빛이 투명하고, 무공을 익힌 사람이 아니라면 잘 구분할수 없을 정도이긴 하지만 양쪽 태양혈이 볼록하게 솟아 있는 것이 내공과 외공의 무공을 익힌 사람들 같았다. 그리고 그 중 네 사람은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들어서는 사람들의 입장권을 확인하며 사람도 같이 살피는 듯 해 보였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한 천화가 바로 앞에 서있는 연영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응? 무슨 일이야?”

“누나, 저기서 입장권을 확인하는 사람들 말 이예요. 제가 보기에는 보통 사람은 아니고…. 가디언 들인 것 같은데요.”

천화가 그렇게 말하며 다섯 사람을 가리켜 보이자 연영이 맞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며 말했다.

“안목이 좋은데…. 맞아. 네 말대로 저 다섯 사람 모두 가디언 인 것 같아. 너하고 라미아는 몰랐겠지만, 이런 놀이 동산이나 역 같이 사람이 많이 몰려드는 곳에는 저렇게 가디언들이 대기하고 있어. 혹시라도 몬스터가 나타나면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지. 근데 여기는 이상하네…. 나도 조금 전부터 보고 있었는데, 보통 때는 가디언들이 저렇게 나서지 않아…. 그것도 다섯 명이나 나와서 여기 직원처럼 입장권을 확인하는 척 하면서 들어서는 사람을 확인하다니…. 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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