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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 – 140화


그런 생각에 천화에게 다시 뭔가를 물으려던 고염천은 등뒤에서 느껴지는 포악한 기운에 급히 손에든 남명을 휘둘렀다.

“뭐냐…. 남명좌익풍(南鳴挫翼風)!”

고염천의 손에서 휘둘러진 목검 남명이 기이한 각도로 휘둘러지자 검신으로 부터 연홍색의 뿌연 안개와 같은 기운이 뻗어나가 가디언들을 향해 날아오는 남색의 기운과 부딪히며 폭발음을 발했다.

쿠콰콰쾅……….

그 폭음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그 사이로 코가 막힌 듯 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꼬마 놈, 네 놈은 뭐냐?”

그 말과 함께 그 마족이 앞으로 나서는 모습에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천화의 손에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금빛의 금령원환지(金靈元丸指)가 뻗어 나갔다.

쩌어엉.

하지만 그렇게 뻗어나간 지력은 그 마족이 한쪽으로 피해 버림으로써 뒤쪽 벽에 오백원 짜리 동전크기의 구멍을 만들며 사라져 버렸다. 그 위력에 마족의 표정이 살풋 굳어졌다. 만약 만만히 보고 피하지 않았었다면 그대로 몸에 구멍하나를 만들었을 것이다.

“꼬마라니? 그러는 네 놈은 뭐야?”

천화가 신경질 적으로 말을 하자 마족도 고개를 돌려 천화를 바라보았다.

“나는 보르파, 방금 네 놈이 설명한대로 하급의 마족이다. 헌데, 네 놈은 뭐냐?”

“뭐냐 니?”

보르파라는 마족의 말에 천화가 전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뭐 하는 놈이기에 그 분, 휴님의 존재를 알고 있느냔 말이다.”

날카롭게 물어오는 보르파의 물음에 그를 경계하고 있던 가디언들도 천화를 돌아보았다. 조금 전 고염천이 물으려다 보르파의 공격 때문에 묻지 못한 것이 바로 이 질문이 였던 것이다. 그러나 천화는 그들의 의문을 풀어줄 생각은 않고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아…. 네 위에 있는 녀석이 휴라는 녀석이었구만.”

보르파는 그 모습에 천화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했는지 주위로 남색의 마기를 뿜어냈다. 하지만 아직 천화에게서 답을 듣지 못했기에 마기를 누른 채 다시 물었다.

“….. 뭐냐,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그 말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상대를 놀리는 듯한 기분에 천화는 빙긋 미소지으며 장난 스런 동작으로 양손을 들어 보였다. 모른다는 행동이었다.

“사실이야. 난 그 휴라는 녀석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거든. 아까 대장님께 말할 때도 강한 적이 있다고 말했지. 휴라는 녀석이 있다고 말하진 않았거든.”

천화의 말에 모두들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이 그말 아닌가? 아니, 틀린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던 고염천이 천화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여기 그 휴라는 자와 비슷한 적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안 건가?”

“그냥 짐작이죠. 대장님과 다른 분들이 이곳으로 들어가기 위해 입구를 봉한 마법을 해제하고 들어가셨지요. 그때 그 여파로 숲밖에 까지 마나가 흘러나왔죠. 하지만 제가 아는 한에서의 도플갱어는 생명력을 흡수하여 강한 전투력과 힘을 가질 수는 있지만 마법을 쓰지는 못하지요. 바꿔
생각해 보면 마법을 쓸 수 있는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이고, 그 존재가 도플갱어를 조종하고 있다는 말이 되죠. 하지만 도플갱어라는 것이 보통의 몬스터가 아닌 만큼 조종하는 인물도 엄청나게 강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고위 마법사나, 중, 하급 정도의 마족 정도로 말이죠. 아마 그 휴라는 자도 마법사거나 마족일 것 같네요. 아, 여기서 저기 저 보르파도 마족이지 않느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저 녀석은 아직 그럴 만한 실력이 못되죠. 마족으로 진화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 힘이 완전하지도 완숙되지도 않은 상태인 데다 마법도 미숙한데 그 실력으로 어떻게 저런 실력의 도플갱어들을 조종하겠어요? 택도 없죠. 안 그래?”

설명을 마치며 장난 스런 표정으로 보르파를 바라보며 싱긋 웃어 버리는 천화의 모습에서 자존심이 뭉개지는 기분을 맛본 보르파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몸을 날려왔다.

“크아아….. 죽인다. 이 놈.”

천화는 너무 쉽게 흥분해 버리는 그의 모습에 머리를 긁적이며 앞으로 뛰쳐나갔고 그 옆과 뒤를 가디언들이 따랐다. 뒤쪽에 기절해 있는 소녀와 세이아 사제가 전투에 휩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양쪽에서 모두 달린 덕분에 거리는 순식간에 좁아져 각자 상대를 맞닥뜨리고 있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보르파는 다른 상대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천화를 보며 손을 내리쳐 갔다. 그런 그의 손에는 어느새 꼿꼿이 뻗은 삼십 센티미터 정도의 손톱이 솟아 나와 남색의 기운을 흘리고 있었는데 그 날카로움이 결코 검기에 뒤지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럼 내 미흡한 실력에 죽어봐라. 네일피어(nail fear)!”

천화는 자신의 말에 꽤나 열 받은 듯 보이는 보르파의 공격에 쯧쯧 혀를 차고는 난화십이식의 일식인 혈화를 펼쳐 자신에게 날아드는 보르파의 공격을 그대로 튕겨내 버렸다.

“쯧, 그 실력으로 발끈발끈 하기는, 마족이란 이름이 한심하다. 한심해…. 낙화!”

슈아아앙……

보르파의 네일피어를 손쉽게 튕겨 내버리고 망설임 없이 반격해 들어가는 천화의 모습에 한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고염천은 몸을 돌려 뚱뚱한 체구의 팽두숙과 밀고 당기고 있는 도플갱어를 공격해 들어갔다. 고염천은 천화가 소녀를 구할 때 보인 움직임에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옆에서 지켜보기는 했지만, 혹시라도 경공만 뛰어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처음 전투라서 상대를 베는데 망설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였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다를 테지만, 첫 살인은 누구에게나 망설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망설임, 공포, ‘상대도 나와 같은 사람인데…’ 하는 등의 감정과 생각으로 무기를 들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의 목숨을 쉽게 취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 생각할 수도 없는 긴박한 상황이 있어 그런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살인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결국엔 그 모든 상황이 마무리된 후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을 실감하는 순간 그런 감정들을 한꺼번에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개 자신이 그래야만 했던 주위 상황을 생각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그런 감정들을 훌훌 털어 버리게 된다. 그러나 그런 감정이 특히 강렬해지는 특이한 몇몇 경우에는 자기혐오라는 극단적인 감정으로 폐인이 되거나 자살을 하는 수도 가끔 있다. 그런 생각에 아직 살인을 해보지 않았을 것 같은 천화에게 밀리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그 즉시 자신이 나설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기우였던 모양이었다. 지금 천화의 모습으로는 그럴 걱정은 전혀 없어 보였던 것이다. 마족이라는, 천화 자신의 입으로 몬스터와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는 상대를 상대로 여유 있게 또 익숙하게 공격하고 막아내고 피해 내는 모습은 이미 천화에게 상당한 살인과 전투 경험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 아니면, 저렇게 순간 순간마다 발끈발끈 화를 내며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 줄 모르는 애송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한.심.한. 초짜 마족이 약한 것일지도……

“자, 실력 발휘들 해서 빨리 끝내. 이 놈들 보다 윗줄에 있는 놈이 나타나면 괜히 골치 아파진다. 비켜라, 팽두숙. 남명화령조(南鳴火零爪)!!”

고염천의 외침과 함께 그의 손에 들린 남명이 도플갱어를 향해 세 갈래로 갈라져 거대한 와이번의 발톱처럼 도플갱어를 조여 들어갔다. 그 공격에 도플갱어는 대항할 생각을 버리고 급히 뒤로 몸을 뺐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그 가슴에 불 칼에 지져진 듯한 커다란 상처 세 개를 만들고 말았다. 그 고통에 기회는 이때다 하고 공격해 들어오는 팽두숙의 탄탄해 보이는 주먹을 세 갈래의 상처가 모이는 곳에 그대로 허용하고 말았다.

퍽….

둔탁한 그 소리를 시작으로 여기저기서 괴성들이 터져 나오며 도플갱어들과 라이컨 스롭은 번번한 공격도 못하고 뒤로 밀려나갔다. 실력도 실력인데다, 이제 거리낄 것이 없어진 가디언들이 이 대일, 삼대이의 인원수로 밀어붙였기 때문이었다. 화령인을 펼쳐 다시 한번 보르파를 튕겨 내버린 천화는 주위의 상황에 보르파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저 보르파라는 마족이 자신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발끈해 하는 모습이 왠지 재미있었던 것이다. 상대를 놀리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럴까. 게다가 자신의 말대로 미숙해서인지, 고급스럽고 계산된 공격이 없고 거의가 마족으로서의 본능에 의한 공격이 대부분이어서 단순한 공격들뿐이었다.

“자, 자. 주위 상황도 다 정리되어 가는데….. 나도 장난은 그만해야 되겠네.”

“크으으윽…….”

보르파는 천화의 말을 듣고 순간 발끈 하는 듯 했으나 그 역시 주위의 상황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함부로 나서지는 않고 있었다. 별다른 일이 없는 한 자신들이 질 수밖엔 없는 그런 상황. 보르파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낸 눈앞의 인물을 바라보았다. 예쁘장하고 귀엽게 생기긴 했지만, 그런 외모와는 달리 자신의 공격을 간단히 피해 넘기고 자신을 공격해오는 엄청난 실력을 가진 존재. 그의 말대로 아직 자신이 미숙한 때문이지도 몰랐다. 도플갱어에서 마족으로 진화한 것이 얼마 되지 않는 데다 이렇게 격렬한 실전을 치루는 것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런 걸 제외하고서도 상대는 몇 달 동안 겪어본 인간들과 달리 너무 강했다.

‘도대체 이런 놈이 갑자기 어디서 솟아났단 말이냐.’

십여 일간 이 롯데월드란 곳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사냥을 자제하다가 오늘 사냥을 했던 것이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보르파는 그런 생각에 다시 한번 발끈 해서는 천화를 향해 공격해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유연하게 움직이며 자신의 공격을 모두 차단해 버리는 천화의 검이었다.

“찻, 난화십이식 제 구식 비혼화(悲魂花)…. 자, 이만 하고 그 휴라는 인물이 있는 곳으로 가는 일이나 알려 주시지.”

거의 공격에 가까운 방어로 공격해 오는 보르파를 튕겨 낸 천화는 둥그스름한 형태와는 달리 살을 에이는 예기를 발하고 있는 목검을 보르파 앞으로 내밀며 말했다. 하지만 보르파는 그런 천화의 말에 송곳니를 들어내며 마기를 내뿜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천화가 뭐라고 한마디하려 할 때였다. 천화의 좌측으로부터 연회장을 뒤흔들 정도의 고통에 겨운 괴성이 들려오더니 서걱거리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뚝 끊어져 버렸다. 자연히 장내에 떠돌던 시선이 소리가 들렸던 곳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가슴의 절반 가량이 갈라진 모습으로 쓰러져 있는 라이컨 스롭과 그 라이컨 스롭을 뒤로 또 한 마리의 라이컨 스롭을 상대하고 있는 금발의 성기사에게 달려가는 검은머리의 성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슬슬 상황이 정리되어 가는 것 같은데, 그냥 말해 주는 게 서로에게 편하지 않… 윽, 이 놈!!”

쩌어어엉…. 퍼퍼퍼퍽….. 퍼석………..
찌이이익…..

검은머리의 성기사가 라이컨 스롭을 해치운 것으로 상황이 슬슬 정리되는 모습에 편하게 말을 하던 천화는 한순간 자신이 디디고 서 있던 땅이 푹신하게 꺼지는 느낌에 당황한 표정으로 급히 몸을 뛰우며 거의 본능에 가까운 동작으로 다섯 손가락을 뻗어 금령원환지를 떨쳐냈다. 그런 천화의 눈에 처음 소녀를 구해 낼 때처럼 대리석 바닥이 불쑥 솟아오르는 모습과 자신이 떨친 금령원환지에 맞아 산산히 부셔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런 천화의 반응도 조금 늦었는지 집게처럼 벌려진 대리석 바닥에 바지자락이 길게 찧어져 나가 버렸다.

“으… 오늘 처음 입은 새 옷인데…..”

바닥에 다시 내려선 천화는 바깥쪽 옷자락이 길게 뜯어져 뽀얀 색의 토실토실한 허벅지 살을 내보이며 너덜거리는 모습에 찧어진 것을 싸잡아 허벅지 부분까지 검으로 잘라 내버리고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보르파를 바라보았다. 녀석의 얼굴에는 킬킬거리는 웃음과 함께 득의 만연한 웃음이 떠올라 있었는데, 그런 녀석의 오른쪽 손이 팔목까지 대리석 바닥에 스며들어 있었다.

“크큭…. 어때? 아직 미숙한 마족에게 한방 맞은 기분이…. 하하하”

한번도 제대로 공격해 보지 못한 천화를 직접 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라도 피해를 줄 수 있었던 것이 기분이 좋은지 킬킬거리는 보르파였지만, 이어서 들려오는 천화의 목소리와 공격에 황망한 표정으로 급히 몸을 일으켜 피해야 했다.

“별로 좋진 않아. 근데 이제 자신이 미숙하다는 알게 된 모양이군, 그럼 축하 선물을 줘야지. 난화십이식 제 칠식 잠영화(潛瀛花)!”

천화의 외침과 함께 목검에서 뿌려진 검기의 가닥들은 초식 명 그대로 바다에 잠기듯이 보르파에게 다가갈수록 그 모습이 옅어지더니 보르파와의 거리를 불과 일미터 남겨두고 완전히 그 모습을 지워 버렸다. 만약 알려진다면 암살자들이 가장 애용할 것 같은 초식이었다.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여간 까다롭고 기분 나쁜 공격이 아닐 수 없다. 분명히 검기에서 발출되는 예기는 느껴지는데, 눈에 보이질 않으니 말이다. 때문에 보르파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빠른 속도로 뒤쪽으로 물러날 뿐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연회장, 넓직한 공원이나 평야가 아닌 이상 물러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툭…………

“….. 우리도 마무리를 짖자구.”

천화는 보르파가 상석 벽에 부딪히는 모습을 보며 다시 검을 들고 앞으로 나섰다. 보르파가 잠영화의 공격을 막아내든 막아내지 못하든, 어떻게든지 제압하여 그 휴라는 자가 있는 곳을 찾아내려는 생각에서였다. 헌데 잘못 본 것인가. 보르파에게 다가서던 천화는 당황해도 시원치 않을 그의 얼굴에 언뜻 웃음이 떠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슨…… 왓! 설마…..”

저 한심한 마족이 궁지에 몰려 돌았나 하는 시선으로 보르파를 바라보던 천화의 눈에 얼핏 벽과 맞닿아 있는 보르파의 몸이 썩여 녹아드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그 장면이 눈에 들어오자 천화의 머리속엔 자동적으로 처음 보르파가 바닥에서 솟아 오르는 모습과 방금 전 자신의 바지 자락을 뜯어내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와 함께 천천히 걸음을 떼던 천화의 걸음이 순식간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져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그러나 알아채는 것이 늦은 건지 천화가 다가가기도 전 보르파는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져 버렸고 그 사라진 자리로 날카로운 검기들이 박히며 돌가루가 이리저리 튀어 올랐다.

“인간 같지도 않은 꼬맹이 놈. 잠시후에 보자. 그때, 나같은 미숙한 자가 아니라 완숙의 경지에 드신 휴님을 배알할 영광을 주지….”

퍼퍼퍼퍽…………..

벽속으로 완전히 녹아든 보르파의 모습에 천화는 주위를 돌아보며 혹시 아까처럼 바닥에서 갑자기 튀어나와 기습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경계했다. 그러나 잠시가 지나도록 아무런 느낌도 없자 곧 검을 내리고 뒤로 돌아섰다. 장내에 있던 다른 몬스터들도 도플갱어 둘을 남겨두고 모두 정리가 되어 있었다. 천화는 그 모습을 보며 방금 보르파가 녹아든 벽을 슬쩍 돌아보며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저 녀석 실력이 미숙할 뿐만 아니라, 성격도 미숙한 거 아니야? 지금 말은 싸움에 진 꼬마가 자기 엄마 불러 올 테니 기다리라는 거하고 똑같잖아…… 에이구….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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