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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222화


[오, 과연! 편집실이 폐쇄되는 순간 세간에 나올 길이 없던, 2000년대의 영상 속 남자도 이제는 수천 마일 떨어진 가정집까지 방문할 수 있군요….]

[21세기의 편집자들이 본의 아니게 초대를 해주다니.]

피가 식는다.

내가 사람의 육체를 가졌다면 분명 그런 표현을 쓸 법한 상황.

나는 이동장 안에 든 채 미친 듯이 방송국을 뛰쳐나오는 두 현장탐사팀 직원의 손에 들려 있다.

둘 중 하나는 이미 회사 보안팀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

이건 구조 요청 같은 게 아니었다. 걷잡을 수 없는 재난적 사고를 보고하는 것에 가깝다.

괴담의 치명적인 확산.

[…뭐?]

연락이 닿자마자 경비반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기다려요…. 잠시만.]

그리고 회사와 자세한 연락을 취하기 위해 무전을 끊었다.

그동안, 나는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수 명, 많으면 수십 명의 데이터저장소 속에, 심지어는 클라우드저장소로 공유되었을 편집용 영상 파일을 격리하는 방법.

그러나 그것은… 소수 인원이 대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강력한 집단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회사의 응답을 기다리며 가만히 대기하는 것은 근로계약자의 본분이 아닌…… 아니, 그저 회사의 본격적인 행동만 기다리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화면 속 남자’는 편집실에서 한번 격리 과정을 거치며 자극받은 상태다.

최악의 경우, 최악의 사태가 나오기까지의 진행 단계가 빨라졌을 것이다.

그러니 즉시 해야 할 것부터.

의뢰자에게 연락

“예!”

현장탐사팀에도 보고 중인 이성해의 옆에서 강이학이 당장 전화기를 들어서 PD와 연결한다.

안녕하세요. 급하게 여쭤볼 점이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

“…! 안녕하십니까. 급하게 여쭤볼 게 있어 연락드리는 건데…….”

강이학이 눈치껏 검은 연기를 읽는다.

“오늘 PBS 예능국에서 재택이나 개인 스튜디오에서 영상 편집 작업을 하고 계신 분이 있습니까? ‘화면 속 남자가’ 나올 만한, 끝자리가 6으로 끝나는 회차들 말입니다.”

특히 지금 시간쯤에.

“지금쯤 작업하는 분이면 더 급합니다.”

-당연히 있겠죠. 저, 그건 왜….

연락해 주십시오.

급한 문제입니다.

-아, 예.

PD는 약간 떨떠름한 목소리였으나, 곧 자신이 무엇을 의뢰했던 것인지 분위기와 상황을 깨달았다.

그는 긴장 상태로 메신저 등으로 여기저기 연락을 돌리는 듯했다.

그리고 곧.

-…얘 왜 안 받지?

…….

당황한 목소리, 타자를 치는 소리.

-어? 잠깐만요. 아니, 이거 통화 좀……. …왜 안 받아?

“PD님, 잘 들으십시오.”

늦었다.

싸한 감에 굳은 PD에게 강이학이 재빨리 말한다.

“지금 PD님 사단이 함께 사용하는 클라우드저장소에서 6화로 끝나는 파일 전부 내리세요. 삭제하시면 더 좋습니다.”

그리고.

“이 예능국에서 영상 편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꼭 전해주십시오. 지금부터, 끝자리가 6으로 끝나는 화는 절대 건들지 말라고요. …혹시라도 켜놓고 있다면.”

연기로 만든 글자를 유수처럼 읽는 강이학의 빠른 목소리가 들린다.

“절대 ‘화면 속 남자’를 일부러 보려고 하지도, 삭제하려 하지도 말라고 전해주십시오.”

-…대체 지금 무슨 일이,

“자세한 건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신한테 말하는 것만으로도 부정 탈 수 있어요. 그쪽에서 큰 오판을, 착각을 했더군요.”

적어준 적도 없건만, 자연스럽게 예능국 쪽으로 원인을 떠넘긴 강이학이 말을 잇는다.

“후…. 그래도 받은 게 있으니 저희 쪽에서 되도록 수습은 시도해 드리겠습니다. 일단 연락 끊긴 분 주소부터 주십시오.”

겁먹은 PD는 현장탐사팀에게 즉각 주소를 넘겼다.

20분 거리의 서울 오피스텔.

미친 듯이 잡은 택시로 이동하는 중 이성해가 내가 든 이동장에 속삭인다.

“경찰에 신고했을 확률, 높지 않을까여?”

툭툭.

살짝, 이동장 밖으로 연기를 빼낸다.

추정 어려움

사유 : 심리적 요인

사람은 이럴 때 좋은 쪽으로 믿고 싶어 한다.

경찰을 부른다는 것은 단순한 초자연적 공포를 넘어서 정말로 ‘심각한 일’이 발생한다는 뜻이기에, 일단 어느 정도의 시간은 기다려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잠시 후, 드디어 도착한 첫 목적지.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는 순간….

삐빅.

“…!”

보안팀이다.

현장탐사팀들이 다급히 무전기를 들었으나….

[일단, 지원 요청은 해놨는데… 정확히 언제 될지는, 모르겠는데…….]

백일몽 주식회사다운 소식이 돌아온다.

[윗선에서… 음, 결정이 지연되고 있어서요….]

“…!”

[호오, 수습에 들 비용이 아까워졌나 보군요. 그것참 천박하지만 자본주의 기업다운 대처입니다.]

이성해의 얼굴이 살짝 굳는다.

“그럼 일단 ‘직원님’ 담당하시는 보안팀 분들만이라도 같이 행동해 주셨으면 하는데여.”

[보안팀은… 임의로 낮에는, 회사 밖으로 못 나가요……. 장비해야 해서.]

“…….”

[그런데.]

경비반장의 목소리가 어딘가 또렷해진다.

[…난 담당 업무상 낮에 외출이 가능한 장비를 착용한 상태거든. 그러니, 만약 담당 업무상 출동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음.]

“…!”

[저기, 이동장에 있는 직원이요…… 통제하기 힘들지 않아요? 그럴 것 같은데….]

시선이 나로 쏠린다.

긍정

“…맞아여!”

“아주 힘들어 죽겠습니다! 통제에 너무너무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목적지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잡으며 현장탐사팀들이 외친다.

[…그렇구나.]

대견해하는 듯한 희미한 기색.

경비반장의 목소리에 아주 옅은 웃음기가 스몄다가 사라진다.

[출동할게요…….]

그리고 이성해와 강이학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순간.

삐빅.

손에 쥐고 있던 무전기의 그림자 속에서 검은 인영이 솟아난다.

“…!”

경비반장.

전신을 감싼 제복은 평소 출동 때와 달리 기이하고 문양이 그려진 깊은 후드를 덮고 있다.

삑.

엘리베이터의 CCTV가 꺼졌다. 위압감과 위화감이 엘리베이터에 감돈다.

“…….”

경비반장이 손을 뻗어 이동장을 받아 갔다.

“회사 쪽에 보고하는 건… 다른 직원이 계속… 하고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넵.”

띵.

곧 엘리베이터가 층에 도착한다. 세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PD에게 받은 조연출의 호수를 찾아갔다….

현관문은 열려 있었다.

“…….”

안에서, 웃는 소리가 들린다.

예능 프로그램의 소리.

현장탐사팀의 어깨에 긴장감이 깃든다.

“들어가 볼게….”

경비반장이 문을 개방한다.

나는 그 손에 들린 이동장 안에서, 이미 열려 있던 현관문 속으로 펼쳐진 광경을 보았다….

조연출은 양 눈을 뽑아낸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

피범벅이 된 좁은 거실, 그 위에 놓인 의자, 책상, 그 위의….

컴퓨터 모니터.

화면이 깜박거리고 있다.

편집 프로그램이 띄워진 모니터, 일그러진 표정의 남자가 클로즈업되어 있다. 검은 눈과 이빨이 드러난 미소. 벌어진 입, 이쪽으로 시선을….

콱.

모니터와 본체를 한 번에 우그러트려진다.

거대하고 시커먼 짐승의 발은 우악스럽게 경비반장의 어깨로 다시 회수되었다.

“…!!”

“USB에… 이미 넣었으니까, 다른 건 이렇게… 다 부수면 되는 거… 아닌가?”

정답이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미 늦었다.

그리고 하나 더.

“문이… 열려 있던 것, 말인데.”

마스크를 누르며 후각을 쓰던 경비반장이 고개를 기웃거리며 말한다.

“여기 한 명이 더 있다가… 도망… 간 것 같은데.”

“…!”

“다른 방에 있던, 누군가….”

목격자가 있던 것이다.

이 초자연적 현상에 얼마나 휘말렸는지, 사태를 제대로 확인했는지는 불명.

“…….”

지이이잉.

그때, PD에게서도 소식이 도착했다.

-4명이 전화를 안 받아요 문자도 안 본답니다

이미 PBS 예능국의 편집 담당 중 4명과 연락 두절이 된 것을 확인했으며, 그중 한 사람은 단톡방에 이상한 메시지도 남겼다는 것.

-ㄴ;를보고이써보고 있어보고 있어제발안하ㄹ게여정말죄송합ㄴ‘다

-너흰죽을거야

캡처만으로도 섬뜩한 느낌이 전해진다.

-제발 전화 부탁드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 집의 조연출은 괜찮은 건지 묻는 PD의 메시지에서는 공포가 묻어난다. 그리고 연락이 끊긴 사람들의 주소를 필사적으로 보내두었다.

현장의 모두가 실감한다.

점점 개인으론 수습이 불가능한 방향으로 사태가 확장되고 있다는 것.

“우선은 목격자 관련해서 회사에 전달해 둘게여. 그리고 연락 끊긴 사람 중에 남은 사람 집으로 이동….”

“에이, 대리님.”

강이학이 말을 끊는다.

“그냥 경찰이 오기 전에 얼른 여기서 떠야 하지 않겠습니까.”

“…….”

이성해가 강이학을 쳐다본다.

강이학은 시체에 큰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보단 이 집에 돈이 될 만한 게 있는지, 시세는 어떤지 확인이라도 하듯이 쭉 훑을 뿐이다.

“할 만큼 했지 않습니까. 그 주소 쫓아간다고 안 늦을 거란 보장도 없고, 특별히 수당 탈 것 같은 판도 아니고… 애초에 저희 일은 편집실에서 끝났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오.”

“회사에도 다 보고했으니 뒷일은 그쪽에 맡기고 대리님도 쉬셔야죠. 하하, 저희는 받은 만큼 충분히 값어치 했습니다.”

“그러다가 늦어서 사람이 또 죽으면여?”

강이학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거야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죠!”

“아하.”

이성해가 빙긋 웃더니 물끄러미 강이학을 본다.

그리고 경비반장은 이 현장과 유리된 듯, 멍한 얼굴로 가만히 서 있다.

…….

[이런, 노루 씨. 조급한 것 같군요.]

내가 조급함을 느끼고 있는가?

[그렇습니다. 물론 쇼의 분위기를 망치는 불청객은 달갑지 않은 잡음이긴 합니다! 특히 재치도 센스도 없다면 최악이지요. 오, 이런.]

브라운은 자신이 봤던 ‘화면 속 남자’를 회상하는 듯하다.

나도 떠올린다.

편집실에서 모니터를 뒤덮은 ‘화면 속 남자’의 얼굴에 보이던, 심야토크쇼 사회자의 반응을.

-저 초라한 꼴을 좀 보십시오! 출연 자격이 없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다 못해 영상 속에서라도 그 볼품없는 존재를 한 컷이라도 어필하고 싶나 보군요!

-아, 당연합니다. 촬영장에선 쫓겨날 게 뻔히 보이니. 그것 밖에는 출연할 길이 없겠지요. 저런.

조롱.

경멸.

내가 느끼던 둔탁하고 희미한 공포가 아닌, 생생한 언어적 표현.

[하지만 말입니다.]

관대한 제안이 주어진다.

[내 친구가 정 그 볼품없는 삼류 저질 불청객의 행방이 신경 쓰인다면, 내 근사한 토크쇼에 방청객으로 초대해 주지요.]

[구석의 초라한 작은 자리라도 황홀해할 겁니다. 사흘, 아니. 이틀이면 그 영광을 견디다 못해 타올라 사라질 만큼….]

[어떻습니까?]

…….

안 된다.

나는 그런 결정을 할 수 없다.

[음? …아, 그렇군.]

[회사에 납품해야 하는데 토크쇼로 보내줄 순 없다, 그런 뜻이겠지요? 오, 노루 씨의 시간과 판단을 저당 잡은 그 근로 계약서에 그렇게 적혀 있나 봅니다.]

그렇다.

나는 회사에 손해를 끼칠 것이 명백한 행위를 할 수 없다.

심지어 업무로 직접 지시한 사항이면 더더욱.

설령 빈틈을 만든다고 해도, 그 빈틈이 들통나면 더 강한 제약이 들어올 것이다….

…….

[이런, 괜찮습니다, 친구! 기운을 냅시다.]

[본래 제약이란 흥미로운 컨텐츠의 필수 요소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점은 우리가 이렇게 만나, 또 다시 재미난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이 아니겠습니까!]

재미가 없다.

[저런! 또 스스로의 마음을 의심하는군요. 괜찮습니다. 당신의 정신적 지주, 모험의 동행자, 영혼을 위로하는 엔터테이너가 이 옆에 있으니!]

…….

그렇다고 치자.

일단은 다음 일을 해야 한다. 나는 양 눈이 없는 시신에게서 눈을 뗀 후, 기이한 심장 속 울림을 눌렀다.

그리고 연기로 소통하려던 순간.

삐빅.

“…!”

보안팀이다.

경비반장이 당장 누른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린다.

[반장님.]

오소리, 박민성 주임의 목소리다.

[거기 노…, 130666도 잘 있죠?]

“응….”

[후우… 다행입니다.]

그 말투는 곧 사무적이고 친절한 보안팀의 목소리로 돌아온다.

[지금 회사에서 대처 방안 합의 끝났습니다.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

현장탐사팀의 시선이 일제히 무전기로 돌아갔다.

치지직 거리던 무전기는, 어딘가로 연결되는 전화기 소음과 함께….

전화로 연결된다.

곽제강이 아닌 다른 자.

-안녕한가.

……!

-이렇게 대화하는 건 자네가 계약서에 서명한 이후로 오랜만이군. 여기까지 소식이 올라와서 말이야.

…여유롭고 깊은 여성의 목소리.

청 이사.

-자네의 최근 근무에 대해선 잘 듣고 있네. 제법 적응한 것 같던데… 흠. 이번 일도 이레귤러를 제외하면 깔끔했어.

“누구….”

“…청 이사.”

“으헉.”

-다른 직원들도 제 몫을 꽤 잘 해주었어.

“하하하, 감사합니다!”

강이학이 즉각 깍듯이 대답했으나, 청 이사는 자신의 할 말만을 잇는다.

-대형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보고 잘 들었네. 상당히 강력한 어둠이 된 모양이야.

그리고 그 어휘의 선택이, 나의 추측을 확신하도록 만든다.

‘…….’

“직원님?”

그렇다면.

나는 연기로 글귀를 만들어, 경비반장에게 보여주었다.

“…….”

경비반장의 눈이 가늘어진다.

아마도 그는 환경상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일 확률이 높기에.

“…음.”

톡톡, 이동장을 쓰다듬듯 두드린 경비반장이 전화기 너머 청 이사에게 나의 언어를 읽어준다.

“130666이 그러는데….”

질문 :

‘어둠 속 남자’의

과거 어둠 등록 여부

“이번 괴담, 애초에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던 거 아니냐고….”

“…!!”

기억, 나는가?

내가 유쾌 연구소의 꿈 배양실에서, 경비반장과 나누었던 대화.

-어둠을 폐기한다는 건 어떤 겁니까?

-그러니까… 사람이 클리어해도 더 이상 용액이 추출되지 않으면… 버리는 거죠….

기이할 정도로 분명했던 회사측 매뉴얼.

2000년대에 갑자기 자취를 감췄던 괴담.

그러다가 갑자기, 지금에 와서 재발한 이 현상까지.

어둠은 초자연적 존재감을 잃어버릴 시, 더 이상 꿈결 용액이 채취되지 않는다.

이 경우 등록번호 말소 절차 이후 폐기되며 이 중 일부 어둠은 연구, 재충전 등의 프로세스를 통해 재활용된다.

하나를 가리킨다.

재활용.

“이거… 일부러 민간에 다시 풀어서… ‘초자연적 존재감’을 회복하려고 한 거, 아닌가? 다시 꿈결을 생산할 수 있게….”

아마도 경비반장은 알았을 것이다.

이 괴담이 어둠으로 등록되어 있을 때 현장탐사팀에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이 사실을 알고 읽는다면, 오늘의 업무를 배정받을 때 주어진 서류의 검열된 부분도 다시 읽히게 된다….

자세한 정보는 ■■기록#C16548를 참조.

자세한 정보는 폐기기록#C16548를 참조.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폐기된 이 괴담을 일부러 방송국에 다시 풀어둔 것이다.

꿈결을 추출할 수 있을 때까지, 재활용할 수 있을 때까지 괴담이 성행하도록.

“…….”

-잘 알고 있군.

“……!”

-어차피 그 자리에 있던 괴담을, 잠시 잘 관리하다가 돌려준 것뿐이지.

-누구도 손해 보는 일은 아니지 않나? 물론 제품 생산 노하우라 회사 밖으로 나가면 안 되는 이야기이니, 들은 사람들은 모두 입을 조심하고.

이성해의 적막한 숨소리가 들린다.

태연자약한 청 이사의 목소리가 다시 들린다.

-그럼 여기까지 하지.

…….

“예?”

-복귀하라는 말이네.

“보안팀이 오시나여?”

-그럴 리가.

뭐?

-왜 내 회사가 민간의 소동에 귀중한 인력과 자본을 사용해야 하나.

청 이사가 평온히 말한다.

-닭을 잡을 때 호랑이 잡는 칼을 쓸 필요는 없지. 번거롭고, 비용을 낭비하고… 나는 그게 딱 질색이야.

-뒤처리는 뒤처리를 맡은 기관이 하겠지.

……기관?

-그래. 그런 일을 하라고 세금을 받는 곳이지. 그렇다면 낸 만큼 이용할 줄 알아야지.

-감정에 휘둘려서 개인적 입장을 회사에 떠들고 다니는 짓은 호유원 같은 애송이나 하는 짓이란다.

호 이사.

호 이사가 악감정을 가진 기관은….

-마침 일석이조이기도 하군.

-그 아둔한 기관은 신고 내역을 토대로 초자연 재난을 종결시킬 테니까. 우리 회사 손에 딱 하나, 괴담의 원본이 남은 걸 모르고 말이야.

…….

-그럼 복귀를 서두르는 게 좋겠군.

나는 고개를 들었다.

-재난관리국에 신고가 들어간 지 시간이 좀 지났으니… 슬슬 나타날 거야.

어디선가,

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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