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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01화


작은 스마트워치의 화면 속.

재생되는 이상한 홈쇼핑 채널 속에서 방금 쇼호스트가 말했다.

동기, 김솔음의 얼굴로.

-이거 홈쇼핑인데, 팔 물건은 없어요!

복합적으로 이거 진짜 실화인가 싶은 그 순간.

여러분, 왜 홈쇼핑을 보시나요?

김솔음이 진지하게 말을 건다.

듣기 좋은 목소리로.

정말 필요한 물건이 마침 나와서? 역대급 특가라는 표현이 진실이라고 생각해서? 지금 파는 저 물건을 구매하면 이득이라고 확신해서?

…….

일단 저는 아닙니다.

정장을 입은 김솔음이 다소 민망한 표정을 짓더니 헛기침한다.

외롭고 공허해서 보게 되더라고요.

맞습니다. 제가 바로 애인도 없어서 퇴근하면 소파에 드러누워 아이스크림 퍼먹는 찌질이입니다. 아무튼….

풋, 고영은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한 마디 실소가 튀어나왔다가 가라앉았다.

익살맞게 말한 김솔음은 양손을 맞잡더니, 원래 홈쇼핑 판매 물건이 멋지게 진열되어 있어야 할 탁자에 자기가 엉덩이를 들이대며 걸터앉았다.

홈쇼핑 채널은 드라마와 달라요.

나한테 말을 걸죠.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이것만 구매하면 당신은 행복해질 수 있어요!’

‘이걸 구매하면 당신은 정말 현명한 사람이에요!’

바로 홈쇼핑이 건네는 마법의 말이죠. 다만 결과를 보장하진 않습니다.

다 알잖아요. 우리 모두 홈쇼핑에서 구매해서는 딱 한 번 쓰고 박스째로 구석에 넣어둔 블랜더 같은 게 있다고요.

…홈쇼핑 채널에서 저런 발언을 해도 되는 게 맞나?

물론, 그래도 가끔은 홈쇼핑의 말이 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당신께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김솔음은 부드럽게 화제를 마무리하더니, 카메라 맞은편의 상대를 향해 툭툭, 옆자리를 쳐 보였다.

나를 향해.

자, 앉아보세요.

사실…… 제가 이번에 선보이려고 준비한 물건이 있기는 해요.

역시.

홈쇼핑 시청자는 생각하게 된다.

‘방금 건 물건을 팔려고 했던 어그로였겠지.’

그래. 판매할 물건이 없다는 선언은 충격 선사용일 뿐이다.

이제는 자기가 파는 건 무조건 다르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구매를 부추기겠….

근데 공짜로 드릴 겁니다.

“……?!”

제가 제 돈으로 제가 파는 물건을 이미 다 구매했거든요!

이게 무슨 미친 소린가.

‘쇼호스트가… 사재기?’

농담이 아닙니다. 정말 다 샀어요. 방송 시작하자마자 샀다고요.

이거 보세요!

김솔음이 탁자 밑에서 상자들을 줄줄 꺼내기 시작했다.

총 열다섯 개.

상당한 크기의 상자는 잘 포장되었으며, 안이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색상으로 겉면에는 고풍스러운 글씨로 ‘Present!’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김솔음은 그것을 탁자 위에 턱턱 쌓아놓았다.

자….

이 홈쇼핑에서 보유한 물건 중에 제일 좋아 보이는 것, 가지고 싶은 것들을 몽땅 넣어서 무작위로 포장해 놨습니다.

쇼호스트님이 저를 굉장히 의심스러운 눈으로 봤죠. 대체 이걸 무슨 수로 다 소개하고 팔 거냐고요.

‘이봐 토크쇼의 친구…. 자네 능력 있는 건 알지. 그런데 그걸 랜덤박스로 전부 팔아재끼겠다고? 고객이 바본 줄 아나?’

네. 바보 맞습니다.

그런데 설마 그 바보가 저일 줄은 꿈에도 모르셨던 거죠….

-이거 대체 무슨 프로그램임

-그니까 지금 홈쇼핑을 빙자한 로또? 같은 걸 하시는 건가요?

-제발보내줘저보내주세요

-홈쇼핑에갇혔어갇혔홈쇼핑갇

-뭐가 들어 있나요?

이제 보니 스마트워치 하단에서 채팅창도 구색 맞춰서 한 줄씩 지나가고 있다.

그런데 김솔음이 미친 발언을 할 때부터 너무 빠르게 갱신되어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대체 어떤 물건인지 궁금하죠?

김솔음은 댓글을 본 건지 마치 열 것처럼 상자에 손을 대더니, 애타게 멈칫거린다.

그리고 씩 웃었다.

아! 이 선물을 받을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시청하시면서 즐겨보세요. 그게 뭐냐하면….

김솔음이 점점 카메라로 가까이 다가온다.

고영은은 자신이 저도 모르게 몸을 굽히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

저와 대화하시면 됩니다.

김솔음이 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켰다.

그리고 메모장에 자신의 스마트폰 전화번호를 적어서 공개했다.

자, 여기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

저는 이 방송 중에 계속 걸려 오는 전화를 받을 겁니다.

그리고 이 전화가 연결되는 그분이, 즉시 선물 박스를 하나 고르시는 겁니다. 박스 안에 든 걸 전부 통째로 받는 거예요!

그러면서 스마트폰의 타이머 기능을 확인하더니 다급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데 방송 시간이 얼마 없군요. 벌써 5분이나 지나버렸어요. 15분! 너무 짧고 소중합니다.

빨리해 보죠. 과연 어떤 분과 전화가 연결될까요? 같이 확인해 봅시다….

당신일 수도 있어요!

* * *

‘이게 뭐야?’

고영은은 숨을 몰아쉬며 화면을 보았다.

작은 화면 속 김솔음은 능수능란하게 전화를 받았다.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굉장히 당황하면서.

-안녕하세요! 네? 인간을 상자에 넣고 싶으시다고요? 혹시 마술사십니까?

-안녕하십… 아, 군말 말고 당장 상자 2번 까보라고요? 그, 그러죠 뭐….

-이번 분은… 수험생이시군요. 시험을 막 치르셨다고요?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물을 드리게 되어서 기쁘네요….

-시청자님? 시청자… 저기, 아무래도 호랑이신 것 같습니다. 호, 혹시 통역 가능하신 분 없나요? 댓글에 남겨주시면… 으앗, 감사합니다!

-택시 기사… 잠시만요. 저희가 구면이라고요?

‘이게… 홈쇼핑?’

아니, 이걸 이제 홈쇼핑이라고 불러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예능 아니야?’

장르를 따지자면… 그래.

토크쇼.

온갖 사람들의 사연을 들으며 울고 웃는다. 그리고 인터뷰에 참여해 준 사람에게 선물을 준다….

전형적일 정도의 구성.

하지만 클리셰는 먹히기에 클리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킥도 있었다.

-여보세요 여여여여보세요여어여여보세… 키키키키키키킥

전화로 연결되는 자들이 항상 인간은 아니라는 것.

때로는 음산한 마루바닥의 삐걱거림이 들리고, 때로는 배경으로 죽어가는 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앞뒤 맞지 않는 말을 하며 스튜디오의 조명이 깜박이거나 붉게 변하기도 했다.

김솔음은 매번 발신자 번호는 잘 보이지 않게 가린 채로 받았으나, 가끔은 도저히 불가능한 숫자나 이상한 문장이 떠 있는 것이 스치듯이 보였다.

그때마다 고영은의 심장이 오싹거렸다.

지금도.

착 한 아 이

돌 아 와

아니… 그, 집안 어르신이 전화를 주셨네요. 아니, 마스코트님…. 저 괜찮아요.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진행자가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닌 자와 마치 오랜 친인척인 것처럼 대화한다. 그 위화감에서 오는 자극.

유머, 공포, 친근함.

모든 구성이 합쳐지자, 서로 다른 자극이 꽉꽉 찬 15분이 되었다.

-재밌다재밌다재밌다

-빨리 다음

-귀신 ㅅㅂ 개무서워

-죽어줘

-제발 이사람 인하트 계정 좀 알려주세요 컨셉 존나 재밌네

댓글은 더는 읽을 수 없는 속도로 갱신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선물이 하나 남았습니다! 딱 하나!

지금 남은 게… 이럴 수가, 제가 제일 처음에 물건들을 골라서 포장한 상자입니다!

와 누가 가져가실지 너무 궁금한데요!

……잠깐만, 1분? 방송 1분 남았다고요? 당장 전화 받아봅시다!

방송 종료 1분 전.

마지막 통화가 연결되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스마트폰 너머로, 그 현대적이고 보급화된 기기에서 나오는 것이라기엔 지나치도록 깊고 울림 있는 억양이 들린다.

[오, 반갑습니다. ‘토크쇼의 친구’.]

…!!

김솔음이 화들짝 놀라서 스마트폰에서 머리를 뗀다.

스피커폰으로 재생되는 통화 상대의 소리, 그리고 ‘통화 중’ 화면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바라본 김솔음은,

여, 여러분. 지금 전화 주신 분이… 놀라지 마세요. 세상에.

-심야토크쇼의 전설적인 사회자, 브라운님이 전화 주셨습니다!

댓글창이 기괴한 것들의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

자연스럽게 고영은도 침을 삼켰다.

‘유명한… 어둠인 건가?’

어둠 안에서도 기이한 위계관계나 체계, 인간이 이해하기 버거운 ‘보이는 것 이상, 그 밖의 무언가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다시 듣기 좋은 남성의 독특한 억양이 울린다.

…희미한 밴드 사운드와 함께.

[놀랐나요? 오, 그렇다면 작은 놀라움이 하나 더 있는데….]

…예?

[지금이 몇 시일까요?]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죠, 아니, 설마, 설마…….

[눈치챘나요?]

[여러분은 지금 심야토크쇼에 출연 중입니다!]

으아아악!

김솔음이 난리를 쳤다.

고영은은 모르겠지만, 쇼호스트 서바이벌로 동시 송출되던 근방에 있던 다른 참가자의 촬영지에까지 들릴 정도로.

아니 잠깐만요, 아니…. 그, 괜찮나요? 심야토크쇼에 이 프로그램이 송출되어도?

[하하하, 물론 괜찮습니다. 내가 직접 전화한 거니까요. 그쪽 방송이야말로 괜찮습니까? 송출이 불편하다면 바로 끊을 수 있습니다만.]

예? 예, 잠시만….

김솔음이 잠시 카메라 바깥으로 시선을 던졌다. 아마도 높은 관계자가 그곳에 있는 듯했다.

그러고는 곧 밝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물론 괜찮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끝내주는 45초가 흘렀다.

“…….”

고영은이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멍하니 열차 연결 부위에 주저앉은 상태였다.

‘…꿈인가?’

하지만 고영은은 곧 보게 된다.

…자신의 스마트워치에 어느새 ‘망상홈쇼핑 라이브 어플’이 선명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을.

그리고 만일 자신이 보던 것이 쇼호스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걸 알았다면 직감적으로 깨달았을 것이다.

김솔음이 우승했을 거란 점을.

* * *

“그럼 다들 안녕! 감사합니다!”

나는 불이 꺼지는 카메라를 향해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어 보였다.

사회자님과의 통화를 피날레로 끝난 방송은 제법 괜찮았다! 이 정도면 토크쇼 본방송은 무리여도, 특집 때 작은 한 코너 정도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아니. 나는 심야토크쇼로… 그 멋진 직장으로 다시 돌아갈 마음은 없다.

그래.

내 목표는 홈쇼핑 1등이었다.

그리고 그건….

짝짝짝.

꺼진 카메라 너머.

망상홈쇼핑의 쇼호스트가 이상한 눈을 내게 고정한 채 박수를 보내고 있다.

시뻘건 입으로 말한다.

[아주 똑똑해. 그렇지? 결승전에서는 상품이 매진돼도 주어진 방송이 종료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이용했어.]

…….

[시작하자마자 사비로 물건을 전부 주문해 매진시키고, 시청자들에게 공짜로 뿌리며 환심을 사면서… 남은 시간 내내 시답잖은 잡담이나 진행하다니!]

역시 업계에 잔뼈가 굵은 자답게 그 정도는 알아차릴 줄 알았다.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제 시청률이 제일 높았죠?”

[…!]

시답잖은 잡담이 아니다.

내가 일부러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두기 위해 ‘선물 추첨’을 이용한 점.

전화 연결로 기대감을 증폭시킨 점.

15분 내로 응축해 핵심만 빠른 템포로 진행한 점.

그리고 격렬한 리액션과 대화로 다른 참가자의 홈쇼핑 방송에까지 소리를 집어넣어, 주의를 끈 것.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잡아내진 못한 모양이다.

[그래서?]

다만 이것만은 알아차렸나 보다.

다른 참가자의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 것.

[우리 홈쇼핑에 대해, 시청자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심어두다니.]

“그래도 1등은 1등이죠?”

[1등? 하하하!]

내 가까이 다가온 쇼호스트의 얼굴이 뒤틀리며 공중에서 일그러진다.

[자기가 스스로 자기 제품을 사는 건 부정행위지.]

“…명시하시지 않았잖습니까?”

[명시 같은 소리를 하네. 당연한 걸 뭐하러 명시하나! 그리고….]

쇼호스트의 입이 벌어지며 그 안의 시뻘건 공허가 드러났다. 내 주변이 일그러지며, 쇼호스트의 혀가 길어지고 눈이 커진다….

[부정행위자는 자동 탈락이야.]

“거짓말인데요?”

[…!]

나는 빙긋 웃었다.

“사실 제가 산 거 아닙니다. 다른 분이 주문하셨어요.”

[하하하, 그 ‘다른 분’은 사실 너와 긴밀한 관계가 있어서, 네 부탁을 받고 물건을 사준 거라면 말이야.]

[똑같이 부정행위지.]

“그렇습니까?”

나는 웃으며 스마트폰을 꺼내들어 전화를 걸었다.

마침 통화내역에 남아 있는 그 ‘다른 분’에게.

“직접 확인해 보세요.”

이상하도록 커다란 검은 동공으로 나를 뚫어져라 보던 망상홈쇼핑의 쇼호스트는, 입이 찢어지도록 기괴하게 웃으며 스마트폰을 받아갔다.

그리고 여유롭게 전화가 연결되는 스마트폰을 보는 순간.

[오, 무슨 일이죠?]

[…!!]

화들짝 놀라며 내 스마트폰을 놓칠 뻔했다가 다시 잡았다.

[사, 사회자… 브라운 씨?]

[그렇습니다만. 그쪽은?]

[저 레드 프라이데이입니다. 하하하, 오랜만에 이야기 나누는군요. 브라운 씨…!]

망상홈쇼핑의 쇼호스트는 당황한 듯했으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기 위해 가다듬는 듯했다.

[지금은 심야토크쇼 방영 시간이….]

[오, 방금 생방송이 끝났습니다.]

[아하, 그렇군요. 몰랐습니다. 다른 예능을 별로 보지 않거든요.]

쇼호스트가 미소를 짓더니, 약간 교활한 듯한 표정으로 태연하게 말한다.

[그러고 보니 방금 전에도 전화 주셨었지요. 아무래도 동시간대에 진행하는 우리 홈쇼핑 예능이 많이 신경 쓰이셨나 봅니다. 이직해 온 직원도 있으니 말이죠!]

[물론입니다. 내 친구에게는 언제나 신경을 쓰고 있죠…. 이렇게 내 심기까지 염려 해주다니, 무척 고맙군요.]

사회자님이 부드럽게 덧붙인다.

[그쪽 홈쇼핑에서도 급하게 신경 쓸 일이 많을 텐데요. 가령… 지불할 내역이 상당할 텐데 말이지요.]

[예?]

쇼호스트는 눈치챈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아, 설마 ‘토크쇼의 친구’가 자기 멋대로 선물로 줘버린 상품들 말입니까? 말로는 브라운 씨가 전부 구매했다고 하시는데, 거짓말이었나 봅니다?]

내 머리를 틀어쥐는 손이 느껴진다.

[걱정마시죠. 지불은… 이 ‘토크쇼의 친구’가 알아서 할 테니까.]

[오.]

사회자님이 탄식했다.

[이런, 오해가 있었나 보군요. 내가 말한 건 그런 뜻이 아닙니다. 바로….]

…….

[송출료 말입니다.]

[……예?]

[이 브라운의 심야토크쇼에 홈쇼핑이 송출됐지 않습니까. 세상에, 내 토크쇼가 어디까지 송출되는지 아십니까?]

[…!!]

[마침 오늘은 특집이기까지 했으니 말입니다. 오, ‘화요일의 즐거움, 화요일의 열기, 화요퀴즈쇼를 회상하며’!]

교양 있고 유쾌한 말씨가 부드럽게 읊조린다.

[저 멀리, 저 뒤편으로, 저 깊은 곳으로, 온갖 매체와 갖은 수단으로 오늘의 토크쇼는 송출되었습니다….]

[…….]

쇼호스트가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빙긋 웃었다.

-송출료가 비싼 장소긴 해도 이런 건 또 잘 되는군! 고립된 곳이라 그런가?

네가 분명 그렇게 말했지?

잊지 않았다.

[자, 잠깐만….]

[그 외딴곳의 조그만 스튜디오로는 가뜩이나 높은 송출료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텐데, 용기 있게 ‘송출하겠다’라고 답변할 줄이야…. 오, 감명 깊었습니다. 그렇고 말고요.]

[사회자님,]

[그런데….]

[과연 당장 지불할 수 있습니까?]

[그, 그게.]

[아무래도 어려운 것 같군요. 천문학적인 비용일 텐데, 저런….]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당연히 마련할 수 있죠. 당연히 가능합니다! 그러면 그동안….]

[이런, 설득은 의미가 없다는 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송출료는 자동으로 집행되니까. 자….]

스튜디오에 모든 불이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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