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 이미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04화


“뭐야. 노루 나 까먹은 거 아니지? 진짜 오랜만이다!”

어두운 복도에 선 사람은 여전히 쾌활한 어조로 말하며 손을 내민다.

오소리 가면을 쓰고 있는, 오랜만에 보는 D조의 예전 상사.

“…주임님?”

확실했다.

박민성 주임이다.

내 사수에 가까웠던 그 사람은 마치 같이 근무하던 때처럼 자아가 분명해 보였다.

나는 황급히 악수를 받으며 물었다.

“회복하신 겁니까?”

“많이 나아졌어. 음, 이제 슬슬 재활 활동을 하는 중이야. 요즘엔 일상생활도 큰 문제 없었고. 그렇죠, 반장님?”

“네, 뭐… 그렇죠…….”

휴.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멀쩡한 모습을 보니 약간 울컥할 정도였다. 나도 덩달아 밝은 목소리가 나온다.

“그럼 박민…….”

“오소리라고 불러!”

“…….”

“아니, 음…… 그… 아직 이름을 들으면 조금, 음. 문제가 생기기도 해서.”

“…예.”

나는 입을 다물었다.

복귀할 수 있냐고 물어보려고 했던 건데 안 물어봐도 알겠다.

이제 보니, 쾌활한 듯 웃고 있던 박민성 주임의 얼굴은 어쩐지 좀 창백하고 불안해 보이기도 했다….

가면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았던 볼이나 눈 근방이 좀, 핼쑥한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오늘의 파트너가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는군요!

그래.

‘아직… 회복 중인 것 같은데.’

저런 상태인 사람한테 징계로 할당하는 일을 같이 시켜도 되는 건가?

“가자, 노루야. 얼른 끝내고 넌 쉬어야지!”

“…예.”

하지만 징계받는 처지에 파트너한테 다른 일을 주라고 말할 권한은 없었다.

나는 안내 해준 경비반장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벌써 청소 유니폼을 입고 있던 박민성 주임을 따라 걸어갔다….

“아, 잠깐만.”

“예?”

“이거 받아 가요….”

경비반장이 나를 붙잡더니 소중히 끌어안고 있던 도넛 박스를 잠깐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다.

낡은 무전기 두 개.

“위험하면… 불러요. 저 오늘 야간 당직이라…….”

“…제이 씨께로 연결되는 겁니까?”

끄덕끄덕.

‘역시 위험할 수 있군’과 ‘겁나 고맙다’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이 동시에 든다.

“감사합니다.”

“예…….”

경비반장이 낮게 목소리로 지나가듯 덧붙였다.

박민성 주임을 보며.

그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조심해요.”

“…….”

손이 차가워진다.

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이고, 무전기 중 하나를 박민성 주임에게 넘겼다.

그리고 지하 복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보안팀 대여창고를 향해.

뚜벅뚜벅.

뚜벅뚜벅.

뚜벅뚜벅……

“노루야.”

“예!”

“아, 미안. 혹시 놀랐어?”

“아뇨. 괜찮습니다.”

“하하, 그러면 다행이고….”

옆에서 걷는 박민성 주임의 목소리가 잦아들더니, 약간 떨린다.

“저, 내가 보안팀 아닌 사람이랑 이야기하는 게 오랜만이라… 어, 이상하게 말했나? 어색하지 않았어?”

“…….”

후.

“아니요. 주임님은… 여전히 주임님다우셨습니다.”

“어어? 잠깐만, 욕 아니지?”

“글쎄요.”

“…! 아니, 노루가 장난을 다 치네?! 이게 바로 승진의 짬인가?”

대화에 웃음기가 돌며 분위기가 조금 가벼워졌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여쭤봐도 됩니까?”

“당연히 괜찮지. 음… 여기에 계속 있었어, 계속.”

주임이 빠르게 중얼거렸다.

내뱉듯이.

“몰랐는데 지하에 치료실이 있더라, 그리고 훈련소 같은 곳이랑, 이상한, 진짜 이상한 곳이…… 아니, 그, 보안팀만 들어갈 수 있는 구역이라 더 말하면 안 되긴 하는데….”

젠장.

“그럼 말씀하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저희 다른 이야기를….”

“진짜 이상해. 왜 이렇게 지하가 깊은 거지? 그러고 보니까 우리 회사는 왜 주차장을 지하에 안 만들고 주차 타워를 따로 두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이유를 알겠어. 여기 지하가 너무 깊고 이상해, 진짜 이상해서 내가 원래 일하던 곳으로 돌아가야….”

“오소리 주임님!”

“…!!”

주임이 발을 멈추고, 느리게 숨을 내쉬었다.

“미안. …우리 다른 이야기, 할까?”

“네. 그러죠.”

나는 최근 유행하는 프로그램 이야기나 마구잡이로 떠들어댔다. 브라운이 소재를 던져줘서 더 쉬웠다.

“아, 나도 그거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다행히 인터넷이나 OTT 서비스는 접근이 자유로운지, 별문제 없이 잡담이 이어졌다.

하지만 내 등줄기는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안 되겠어.’

이 창문도 없는 거대한 지하 밀폐공간에 계속 있다가는 멀쩡한 사람도 이상해질 것 같다.

‘게다가 박민성 주임은 아픈 가족까지 있는 것 같았는데….’

-…입원한 가족이 있는데, 누가 이 촬영이 끝나면 한번 들여다봐 줬으면 좋겠네요! 가능하다면요.

…차마 대놓고는 말을 못 꺼내겠다. 나는 간접적으로 접근했다.

“계속 이 지하에 계셔야 합니까?”

“아냐. 정도 이상 회복하기만 하면 소속이 바뀌든, 퇴사하든 간에 떠날 수 있댔어.”

휴.

“경비팀들도 야간에는 밖으로 나가거나 편하게 다니는 것 같고.”

그건 다행이었다.

“아, 도착했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눈앞에 오늘의 근무 장소가 나타났다.

[경비팀 대여창고]

와.

‘밤에 보니까 박력이 장난 아닌데.’

나는 철제문 앞에서 침음을 참았다.

그리고 차가운 목소리가 내 주머니에서 울린다.

-아, 이 불쾌한 장소.

“…….”

아아아아! 맞다!

여기 브라운을 분리수거 해서 처박아놨던 그 장소구나!!

‘음, 브라운. 불쾌하면 다음부터는 집에 있을래?’

-괜찮습니다! 사적인 불쾌함을 장소에 투영하지 않는 것도 업계인의 덕목이지요. 다만 친구,

브라운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우울해질 것 같군요. 부디 날 즐겁게 해주길 바랍니다….

“…….”

‘최선을… 다 해볼게.’

너무 어렵습니다, 사회자님…!

“아, 맞다. 이거.”

번뇌하는 내게, 박민성 주임이 주홍색 유니폼의 주머니에서 뭘 하나를 꺼내 건네었다.

자필로 쓴 노트를 복사한 것 같은, 쪽지.

“저기, 경비팀에서 도는 근무 팁이라고 받았어. 노루도 읽어 놓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따로 챙겼지!”

“아, 감사합니다….”

근무 팁?

나는 빠르게 쪽지를 읽어내렸다.

———–

야간 청소 근무 팁

안녕!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넌 재수 없게도 야밤 청소가 걸린 거겠지.

그래 맞아. 보안팀 구역에는 미친 새끼들과 오염이 즐비한데 야간에 둘만 들어가면 더 기괴한 경험하기 딱 좋지 뭐.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마. 내가 적어두는 꿀팁만 읽으면 너도 별문제 없이 해치우고 나올 수 있어.

———–

‘잠깐만.’

이거 전형적인 근무 수칙형 괴담 도입부잖아.

왜 그런 거 있지 않은가.

무슨 고수익 알바라고 해서 야간 경비나 베이비시터 같은 일을 하러 갔더니 이상한 근무 수칙 주면서 버티라고 하는 괴담들.

이런 류의 <어둠탐사기록> 기반 인디 호러 게임 몇 가지도 즉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더 무섭다.’

나는 침을 삼키며 황급히 다음 문장을 읽었다.

———–

어떤 의미에서는 꿀이라니까? 이거 수당이 붙잖아. 네가 원한 게 돈이든 포인트든 노스텔지어 장비든, 그것만 생각하면서 버티자고.

징계라면 뭐… 힘내세요.

부디 현장탐사팀이길 바란다.

———–

“…….”

예. 그게 접니다….

나는 이 악물고 남은 ‘팁’들을 빠르게 읽어내렸다.

…청소가 곧 시작될 것이다.

* * *

철퍽.

대여창고의 바닥을 물걸레로 닦아낸다.

크게 지저분하지 않았으나, 뭔지 모를 색색의 자국들이 눌어붙어 있기도 했다….

———–

1. 물걸레는 더러워지면 바로 세척해. 그게 더 낫더라.

세척 용액이 강해서 몇 번 헹구기만 하면 된다니까. 쉽지?

———–

‘거참 위안이 되기도 하는구만….’

다행인 건 대여창고에 낮만큼은 아니지만 절반 정도의 전등 불빛을 남겨두었다는 점이다.

청소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였다.

‘안내문도 읽을 수 있네.’

나는 ‘노스텔지어 시리즈 언제나 매입 중 / 자세한 사항은 데스크로’라고 적힌 안내문을 스치듯 보며, 다시 바닥에 집중했다.

“노루야, 혹시 이상한 물건 발견하면 건들지 말고 그냥 피해서 청소하면 돼.”

“예.”

철퍽.

“혹시 주임님은 전에도 해보신 겁니까?”

“청소는 처음인데… 음, 다른 보안팀 일을 해봤어.”

박민성 주임이 웃었다. 약간 기대감이 찬 목소리다.

“아마 여기까지 통과하면, 보안팀으로 소속을 변경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회복 합격점을 받을 것 같아.”

“…!”

다행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더 치료받으시고 아예 현장탐사팀으로 복귀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하하… 그러면 좋을까? 노력해 봐야겠다.”

대화는 제법 희망적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기계적으로 열심히 청소를 해나갔다.

‘생각보다 수월하다.’

한밤중이라 몸이 피로한 것 빼고는 괜찮았다.

애초에 근무팁 자체가 워낙 확고했기 때문이다.

———–

2. 무슨 일이 벌어지든 태연하게 청소만 해.

보안팀 구역에 야간에 들어오면 원래 별별 일이 다 일어나니까. 그래도 대여창고 정도면 나쁘지 않은 곳이라고!

———–

‘알겠습니다.’

이게 대충 전체 내용의 요약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 반응하지 않고 청소하기.’

해내자.

그리고 대여창고의 프론트 공간 청소는 빠르게 끝났다. 애초에 그렇게 넓지도 않아서 바닥에 눌어붙은 때를 다 지우는 것도 한 시간이면 충분했다.

“오늘 우리가 맡은 구역 절반은 끝났네! 이제 남은 건….”

나와 주임의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저기야.”

격리 공간으로 이어지는 세 개의 문 중 하나.

[격리 B]

‘후.’

-아, 저번의 그 불쾌한 경험에서 노루 씨가 나왔던 복도로군요.

맞다.

하필 또 내가 갇혀 있던 격리실이 있던 복도인데, 이제 저기 진입해야 했다.

———–

3. 청소하면서 어떤 격리실이든 문을 열지 마. 뭐, 우리 회사 직원이면 모를 리가 없지만… 혹시 해서 적어둠.

4. 아냐 다시 한번 강조해둔다 격리실에서 들리는 소리 그냥 무시해. 대답하지 마.

안에서 누가 애원하든 네 가족이나 친구라고 하든 절대 사실이 아니니까 열지 말라고!!

———–

끼익.

우리는 격리 구역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도로 닫았다.

눈앞에 펼쳐진, 회색 복도.

양옆에 늘어선 격리실의 철제문.

‘미치겠네.’

문이라도 열어두고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심적 부담이 엄청났다.

나는 침을 삼키며 걸레질을 계속했다.

…지난번에 여기를 나올 때 들었던 그 소리들이, 조용한 복도에서 울리고 있다.

킥킥키기킥킥.

살려주세요살려주셔요살려주세요

저는여기 있을사람이아닙니다저는여기 있을사람이아닙니다저는사람이아닙니다

킥킥키기킥킥

나가면죽어야지

‘와 진짜.’

미치겠다.

나는 물걸레를 일부러 소리 나게 세척했다. 조금이라도 덜 들으려고 말이다.

그때였다.

박민성 주임이 물걸레질을 멈추더니 퍼뜩 머리를 들었다.

그리고 멍하니 쳐다보았다.

…굳게 닫힌 격리실 중 하나를.

[격리실 B14]

“노루야.”

젠장.

“노루야. 저기서 대리님 소리가 들리는데?”

“아닙니다.”

“하지만… 들리는데.”

“아닙니다. 계속 청소합시다. 오소리 주임님.”

“아… 응.”

———–

5. 파트너가 미친 소리하면 버리고 너라도 튀어. 알았지? 괜히 도우려다가 너도 죽는다. 경비팀 신입들 특히 명심하라고!!

———–

이게 맞나?

철퍽, 철퍽.

바닥을 닦으면서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초조함?’

이전까지의 어둠 탐사들과는 좀 달랐다.

매뉴얼도, 위키 기록도, 탈출 패턴 분석 같은 것도 없이, 누군지 모를 베테랑의 충고 하나에 기대어 야밤 내내 청소를 하다니.

정말 기괴한 장소에 정보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것 같은 기분이다.

난 대체….

저벅저벅.

“노루야, 조심.”

“…!”

나는 빠르게 옆으로 물러났다.

저기, 회색 격리복도 끝에서 누군가 걸어오고 있었다….

저벅저벅.

검은 시설 직원복을 입은 사람.

그가 우리를 보고 살짝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아. 오늘 청소하시는 분들이군요.”

평범하게 말한다. 휴.

나와 박민성 주임이 고개를 꾸벅거리자, 직원이 약간 쑥스러운 어조로 빠르게 말했다.

“저는 오늘 야간 순찰 대원입니다. …가끔, 청소하시는 분들이 놀라시는 것 같아서.”

아.

———–

7. 가끔 야간 순찰 중인 대원을 만나기도 하는데, 물 한 병 주면 좋아하거든.

있으면 줘. 뭐, 야간에 같이 일하는 사이에 분위기 망치는 건 안 좋은 선택이니까.

———–

“안녕하세요. 물이라도 한 병 드릴까요?”

“아, 그러면 감사하죠.”

나는 박민성 주임의 눈짓에 지급품으로 받았던 생수병 하나를 대원에게 건넸고, 대원은 그 자리에서 한 병을 꿀꺽꿀꺽 마셨다.

“그럼 또 뵙겠습니다.”

그리고 병에 입을 댄 채, 다시 격리 복도를 지나 대여창고 쪽으로 향했다….

———–

근데 말이야.

이 회사 경비팀에 ‘대원’ 같은 직위 체계는 없어.

기억해.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

———–

“목이 계속 말라….”

저 멀리 ‘순찰 대원’의 등판에, ‘■■연구소’라는 뭉개진 명칭이 보였다….

저벅저벅… 꿀걱.

발걸음 소리와 침을 삼키는 소리는, 복도 모퉁이를 도는 순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

하.

‘진짜 공포영화에 들어온 것 같다.’

철퍽.

나는 다시 걸레질을 시작했다.

브라운과 떠들고 박민성 주임과 잡담하며, 격리실에서 대체 무슨 소리가 나든지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하면서.

그리고 마침내 복도 청소를 거의 끝냈다.

‘후.’

나와 주임은 서로를 돌아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슬슬 마무리만 하고 나갈까요.”

“그럴까? 우리 되게 빨리 끝낸 것 같… 아, 맞다.”

박민성 주임이 화들짝 놀라더니, 주머니를 뒤져서 쪽지를 하나 더 꺼냈다.

“이, 이건 새벽 시간 이후 팁이래. 헷갈릴 수 있으니까 근무 시작하고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보라고 하더라.”

“아, 감사합니다.”

대체 무슨 일이 더 일어나는 겁니까….

‘금방 나가서 다행이다…!’

나는 속으로만 비명과 눈물을 내지르며 얼른 그 팁도 정독했다.

근데….

———–

11. 하… 이 이야기를 할 때가 됐네. 아마 청소를 시작하고 3시간쯤 지났을 거야. 그렇지?

…그때부터 슬슬, B14 격리실에서 미친 새끼가 떠드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거든.

———–

…잠깐.

“주임님. 지금… 새벽 3시죠?”

“응. 그쯤 된 것 같은…….”

거기 누구 있어?

“…….”

“…….”

거기 누구 있구나?거기 누구 있어?거기 누구 있구나?거기 누구 있어?거기 누구 있구나?거기 누구 있어?거기 누구 있구나?

우리 둘은 고개를 돌렸다.

[격리실 B14]

내가 여기서 나가는 방법 알려줄까? 살아남는 방법 알려줄까? 죽은 사람을 살리는 방법을 알려줄까? 이 회사의 비밀을 알려줄까? 그냥 알려줄게 가까이와 조금만 가까이 오면 세상의 진실을 알려줄

도망치고 싶다.

아주 문 열고 대여창고를 전력질주해서 나가고 싶다.

경비반장한테 ‘저 오늘 퇴사합니다’같은 소리를 남기고 박민성 주임에겐 남은 노스텔지어 캔디를 다 떠넘긴 후 여길 떠서 다신 안 돌아오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으니 팁이나 읽자….

———–

이름님?아무튼 이상한 거 부르짖으면서 무슨 행복해지는 방법 알려주겠다고 하는 새끼인데, 대충 욕이나 해주면 조용해질 거야.

욕하기 싫으면 대충 꺼지라고만 해도 괜찮음.

———–

정말 싫다.

하지만 대충 꺼지라고 말해주기 위해 나는 입을 열었…….

“…….”

잠깐.

“노루야?”

“잠시만요.”

나는 아까 받았던, 앞장의 쪽지를 다시 꺼내 들었다.

거기에는 분명….

———–

4. 아냐 다시 한번 강조해둔다 격리실에서 들리는 소리 그냥 무시해. 대답하지 마.

———–

“…….”

4번과 11번 수칙이 반대였다.

‘이거… 어느 쪽을 따라야 하는 거지?’

이런 근무 수칙 괴담에서 서로 모순되는 번호가 등장하는 경우는 많긴 했는데, 그게, 그러니까 어느 쪽이 꼭 맞다고는 보통 안 나오는….

시간이 흘러서 팁이 바뀐 건가? 아니면 이 두 번째 페이지 자체가 잘못된 건가? 아니면….

“노루야.”

“…!”

박민성 주임이 나를 뒤로 밀쳤다.

“뭐가 이상


랜덤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