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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드 – 66화


방금전까지 노곤함에 잠의 유혹에 필사적으로 대항하던 이드는 손으로부터 시작해 온 몸으로 퍼져나가는 화~한 시원한 느낌에 정신이 확 드는 듯했다.
손끝 발끝까지 피로가 확 풀리는 듯 손발톱 끝까지 시원해지는 느낌…..

[정화된 마나를 되돌리고 있어요, 현재까지 50% 진행중….]

그 말과 함께 이드는 시원한 느낌을 느끼며 마치 자신이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아득함을 느꼈다.

우우우웅
스스스스스스…………..

이드의 모습이 사라진 것을 후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가 일행이 어느 정도 지루함을 느낄 때쯤 마치 그들의 지루함을 감안한 듯이 이드를 뒤덮고 있던 은빛의 빛이 마치 안개가 퍼지듯 주위로 퍼지며 점점 흩어져 이드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보인다….. 가이스 이거 괜찮은 거야?”

타키난이 눈앞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당황하며 옆에 있는 가이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타키난의 반응에 가이스의 얼굴이 다시 찌푸려졌다.

“…하~. 내가 어떻게 알아….. 남자가 무게감이 좀 있어라…. 응?”

“..험……”

가이스는 그렇게 타키난에게 판잔을 준 후 이제는 완전히 걷혀버린 하얀 안개 사이로 드러난 이드의 모습을 보며 천천히 이드에게로 다가갔다.
그 모습에 타키난이 마치 가이스에게 따지듯이 말을 내뱉었다. (꽤 싸였던 듯 ^^)

“가이스, 아까 이드가 하는 말 못 들었어? 가까이 오지 말라잖아….”

마치 조금 전의 가이스와 같은 말에 가이스의 얼굴이 저절로 구겨지며 타키난을 향했다.

“바보야…. 그것도 상황을 봐가며 하는 거야…. 바보 검사와 마법사를 같이 보지 마라…. 알았어?”

그런 가이스의 말에 타키난은 다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 번 패배의 쓴잔을 마시며 말이다.

“쌕…..쌕…..쌕…….”

이드의 말 때문에 이드의 몸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가이스는 가만히 이드의 상태를 살폈다.

“컨디션 리페어런스!”

어느 정도 이드의 상태를 살피던 가이스는 아주 약한 힘으로 마법으로 이드의 상태를 검색해 나갔다.
리페어런스….. 이 리페어런스 마법은 무언가를 검색하기 위한 마법으로 그 기능은 적용하기 나름일 만큼 다용도인 마법이다.
또한 이것은 3클래스부터 모든 클래스에 존재하는 마법이다.
클래스가 높고 능숙도가 높을수록 그 범위와 정확도 등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가이스가 펼친 것은 이드의 몸 상태와 마나 상태에 대한 검색이었다.
또한 이 마법의 마나가 이드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기에 미약한 힘으로 실행 중이었다.

그렇게 잠시 마치 손으로 마저 보듯이 이드의 상태를 살피던 가이스는 얼굴에 떠오른 걱정과 긴장을 풀어 버리고 뒤쪽을 향해 외쳤다.

“여기 와서 이드 옮겨…”

“하지만….”

타키난이 다시 무슨 말을 하려다 가이스가 무언가를 말할 듯 하자 일찌감치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러나 그의 대응은 이미 늦은 듯 곧바로 가이스의 잔소리가 쏟아졌다.

“내가 너처럼 칠칠치 못한 것처럼 보이냐? 내가 다 알아보고 하는 거니까 잔소리 말고 어서 이드나 옮겨…. 그리고 조심조심 옮겨…. 잠들었으니까…”

가이스의 말에 타키난이 움직여 이드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그 모습에 벨레포가 주위를 향해 명령하기 시작했다.

“거기 일행들은 모두 이쪽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타키난 자네는 이드를 마차에 태우도록… 토레스, 킬리 자네들이 일행을 인도해 나간다. 그리고 바하잔 씨…..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아니었다면…. 목숨이 위태로웠을 텐데…. 우선 피로가 싸였을 텐데…. 마차에서 이야기를 좀 했으면 하오…”

벨레포가 방금 전까지 이드를 바라보며 짖고 있던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우고 얼굴을 굳힌 채 바하잔을 바라보았다.

“…. 좋습니다. 제 쪽에서도 드려야 할 말이 있으니….”

바하잔이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다가오는 마차를 바라보자 벨레포가 레크널을 향해 눈짓을 했다.

잠시 후 그들 앞으로 마차가 다가오자 타키난이 우선 마차에 들어서서 그 넓은 소파 침대에 이드를 눕히고는 다시 마차를 내려섰다.

이어서 바하잔과 벨레포의 언질을 받은 레크널이 마차에 올랐다.

벨레포는 그 모습을 보고는 마차에 오르려는 듯 다가오는 메이라와 시녀인 류나를 향해 다가가 멈추어 세웠다.

“메이라 아가씨…. 죄송하지만 잠시 말을 사용해 주셔야겠습니다.”

벨레포가 미안하다는 듯이 하는 말에 메이라는 무언가 짚히는 것이 있었다.

“아까… ‘그 말’ 때문인가요?”

“예, 아가씨도 들으셨군요…”

벨레포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한 기사에게 두 필의 말을 부탁한 후 메이라와 류나가 말에 오르는 것을 보고는 토레스와 킬리에게 두 사람을 부탁한다는 말을 더한 후 일행에게 마차의 출발을 알리는 말과 함께 자신 역시 마차에 올랐다.

이어 마차에 드는 벨레포의 귀로 토레스의 명령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킬리는 메이라 아가씨와 함께 대열의 중앙선다. 그리고 전방의 다섯은 선발조로 앞으로……”

딸깍.

마차의 문이 닫히며 밖에서 외치는 토레스의 외침이 끊어졌다.

마차문을 닫은 벨레포의 눈에 한쪽 소파에 앉은 바하잔과 이드가 눕혀져 있는 곳에 앉아 이드를 보호하기라도 하는 듯한 위치를 잡은 레크널이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에 벨레포 역시 바하잔의 맞은편에 앉았다.

“우선은 다시 한 번 감사드리오. 덕분에 살았으니….”

벨레포가 다시 바하잔에게 감사를 표하듯 말을 꺼내자 바하잔이 그 말을 받았다.

“별말씀을…. 어차피 나도 같이 얽혀 있는 일이니… 이렇게 된 거 서로 끌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바하잔의 그런 말에 벨레포와 레크널이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의견을 묻는 듯 바라본 후 다시 바하잔을 향해 눈빛을 돌렸다.

이어서 벨레포가 한결 풀린 얼굴로 바하잔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해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바하잔 공작……”

“정식으로 내 소개를 하지요. 본인은 카논의 황제 폐하로부터 공작의 작위를 수여받은 바하잔 레벨레트 크레스트라고 하오. 어차피 서로 편하게 만났으니 지금처럼 서로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을 것이라 보오.

그리고 내가 이렇게 이곳에 있는 이유는….. 별로 이야기하고 싶진 않지만…. 제국의 문제 때문이오…..”

바하잔은 자국의 일을 그것도 다른 나라의 귀족에게 말한다는 것이 수치스러운 듯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져 버렸다.

그리고 그 말을 듣는 두 사람 역시 얼굴에 야릇한 표정과 함께 심각함이 떠올랐다.

한 나라의 공작이나 되는 신분의 사람이 이렇게 자국의 일로 타국으로 올 정도라면…..

그 일은 절대 보통 일이 아닐 것이라는 심각함과 저런 대단한 인물이 심각하게 말하는 그 문제에 대한 궁금함과 당황감이었다.

바하잔은 그런 그들을 보고는 말라버린 입술을 혀로 축이고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니까… 일이 일어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아마 5개월…. 그 정도가 다 되어 가는군…..

일이 일어난 건 그때부터였소. 그 시기에 본국의 궁중 마법사인 게르만이 1년여의 외유를 끝내고 돌아왔었소…

그런데 돌아온 그는 성격이 상당히 변해 있더군… 그리고 돌아온 그는 우선 소드 마스터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단 말로 황제와 제후들의 관심을 붙잡고 이어 주위의 사람들을 포섭해 갔소.

이어 악덕 귀족들만을 포섭… 황제께 주청하는 것으로 전쟁을 부추긴 것이었소.

그리고 귀족들과 같이 황제의 허락을 받은 게르만은 우선 부분적인 전투부터 시작한 것이오.

그다음부터는 아마 아시리라 생각되오…”

벨레포와 레크널은 바하잔이 간단히 줄인 이야기를 들으며 아연한 듯 바하잔에게 다시 눈길을 돌렸다.

방금의 이야기에서는 바하잔이 말한 그런 문제점이 전혀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곧 바하잔이 자신이 말한 그 문제들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본인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게르만이 장담한 소드 마스터의 대량 생산…….

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드 마스터로 있는 것은 잠깐… 그러니까 1, 2주가량일 뿐 그 이후에는 완전히 패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오.

거기에 더해 녀석은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무언가를 위해서 본국을 이용하는 것뿐이라는 것…..

후…. 그걸 알았을 땐 그 자리에서 녀석을 죽여 버리고 싶었소.

아니 녀석을 죽여 버렸어야 하는 것을…… 으득!…

그리고 몇몇의 그에게 포섭된 귀족 녀석들조차… 자신들의 이익에 미쳐 나라를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오.

또한 녀석의 뒤에 숨어있는 세력…. 큭, 설마 저런 존재들이 그의 뒤에 있을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는데……..”

“그…. 그런…”

중간중간에 이빨에 원수라도 진 사람처럼 이를 갈아대는 바하잔의 말에 벨레포와 레크널 역시 아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바하잔의 말대로라면 제국… 카논 제국이 단 한 사람에게 놀아난단 말이 아닌가…

거기다 확대한다면 아나크렌과 라일론 역시 그에게 농락당하고 있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때문에 녀석이 전쟁을 준비 중인 두 나라에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 본인이 직접 이렇게 나온 것이오.

만약 이렇게 계속되다가는… 대륙 삼강이라는 우리 세 나라…. 어쩌면 이 대에서 역사를 마쳐야 할지도 모르오.”

“허, 그럼 카논에서는 그……..”

“게르만이오, 게르만 도르하게르 시 드라크 그것이 정확한 이름일 것이오.”

“게르만… 그를 저지하는 사람이 없단 말이오…”

레크널의 물음에 바하잔은 무언가 암담하다는 듯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안타깝게도…. 현재 본국에서는 그에 대해 자세히 아는 인물이 없소…

게다가 아는 인물이라야 나를 제외한 두 사람의 공작들이요.

그리고 그들 또한 다른 이들과 황제께서 그를 완전히 믿고 있는 지라 쉽게 움직일 수도 없으니…..”

“그럼 녀석의 목적은…?”

벨레포의 얼굴 또한 바하잔처럼 심각하게 굳어져 있었다.

그러나 바하잔은 벨레포의 물음에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짐작조차…….”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서로 침묵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때 그런 그들 사이로 울려 나가는 낭랑한 목소리가 있었다.

“그럼 대책은요?”

심각하게 얼굴을 구기고 있던 세 사람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저절로 고개가 돌아갔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에 눈을 떠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이드가 눈에 들어왔다.

이드는 몽롱한 상태에서 뭔가 웅성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가 바하잔의 말을 들은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말에 자신에게 고개를 돌리는 세 사람을 보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앉았다.

“으~~읏차!”

자리에 앉은 이드는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펴며 몸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이미 그의 내상과 진기의 불안정은 라미아의 프리피케이션이라는 마법 덕에 완치되어 있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몸을 풀어준 이드는 다시 시선을 돌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에 대한 대책이 뭐냐니까요?”

“자네… 괜찮은 건가?”

잠시 동안 이드가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던 벨레포가 이드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듯 그렇게 물어왔다.

“예, 별문제 없어요. 아까 치료했거든요. 그런데 바하잔씨, 그 일에 대해 무슨 생각해 놓은 방법이라도 있어요?”

이드가 바하잔을 바라보고 하는 말에 바하잔이 고개를 끄덕여 이드에게 답해주었다.

“물론…. 그것보다, 자네 진짜 몸은 괜찮은 건가? 자네 덕에 살았네만….”

“괜찮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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