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 나이트 – 360화
그 청년은 티베를 침대에 편안히 눕혀준 후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나서 방을 나서려 할 때 티베가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
“아, 잠깐만요! 타고 다니시던 드래곤은‥?”
그 청년은 자신의 붉은 장발을 긁적거리며 대답했다.
“음‥먹을 것을 사러 편의점에 간 듯하군요.”
“‥?”
티베는 그 청년의 황당한 대답을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다가 머리를 흔들고 정신을 다시 차린 후 다른 것을 물어왔다.
“그, 그러면 당신은 누구시죠? 뭐 하시는 분이신데 순간 속도 600km의 드래곤을 타고 초속 5km 이상으로 검을 휘두르며‥.”
청년은 한숨을 쉰 후 뒤를 돌아 티베를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간단하게 말씀하셔도 괜찮아요. 전 그냥 떠돌이 기사입니다.”
티베는 그 대답을 듣고 이해가 안된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리며 청년에게 물었다.
“‥힐린 언니 소설의 광적인 애독자신가요‥?”
“아, 그분이 소설가셨군요. 나중에 그분께 사과 드려야 하겠는데요? 후훗‥하긴 뭐 이 시대에 기사니 어쩌니 하는 대답은 정말 바보 같겠죠. 하지만 전 정직하게 말한 것뿐입니다. ‥당신 역시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니 기사가 어떻다는 것은 잘 아실 텐데요, 티베·프라밍 양.”
“‥예‥!?”
티베는 깜짝 놀라며 그 청년을 바라보았다. 청년은 짧게 한숨을 쉰 뒤 방 안에 있는 작은 의자에 앉으며 계속 말하기 시작했다.
“음‥이곳에 언제 날아오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당신은 레프리컨트 왕국에서 꽤 이름이 높은 귀족 가문의 딸이죠. 동생이 한 명 있고‥그 동생의 이름은 캐톤·프라밍, 맞습니까?”
티베는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은 말을 이었다.
“마왕 아슈테리카와 싸울 때 마지막 일격을 맞고 다른 차원으로 날려갔고, 그 후로 그 세계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다행인지 불행인지 당신은 그 차원과 제일 가까운 차원인 이곳에 떨어지게 되었죠. 그다음에 당신이 어째서 여기에 있는지, 왜 TV 뉴스 기자가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 뭐, 차차 알게 되겠지만요.”
티베는 떨리는 목소리로 거의 울먹이다시피 하며 물었다.
“케, 케톤은‥아, 아니 그 애를 아신다면‥잘 있나요?”
청년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와 한두 달쯤 같이 지냈습니다. 이곳으로 날려온 뒤는 잘 모르겠지만‥어쨌든 잘 있었습니다. 제가 있었을 때는 18세였습니다.”
티베는 울음을 억지로 참아가며 빙긋 웃었다. 그리고는 다시금 물었다.
“다행이군요‥그 애‥아직도 절 기억하나요?”
“‥살아계실 거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청년 역시 웃었다. 그리고는 화장대 위에 올려진 휴지를 티베에게 가져다주었다. 티베는 그 휴지로 눈을 가린 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정말‥정말로 다행이네요‥. 하지만 당신이 미워지네요, 이곳에 온 지 1년이 넘어 포기하고 편안히 잊고 있었는데‥다시 돌아가고 싶게 만들었으니까요.”
청년은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다. 티베는 눈물 때문에 약간 붉어진 눈으로 청년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나요?”
청년은 빙긋 웃으며 대답해 주었다. 항시 그래왔던 것처럼‥.
“‥리오, 리오·스나이퍼라 합니다.”
어느 날부터 전 꿈이란 것을 믿게 되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저녁에 산타클로스라는 가상의 노인을 끝까지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드는 아이들처럼 말이지요.
영웅이 나타난 듯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한 번쯤은 되어 보고 싶었던, 직접 보고 싶었던 그런 영웅이 말입니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게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바로 ‘포기’라는 단어 때문이죠.
하지만, 그는 일깨워 줄 것입니다. ‘신념’이라는 단어로 말입니다.
전, 그를 믿습니다.
…힐린·벨로크의 소설, [The·Dragoon]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