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724화
화산귀환-724화 724화. 돌아왔습니다. (4) 오만상을 찌푸리며 장문인의 처소로 들어선 청명의 입에서 시작부터 불만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아니, 제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사람을 급하게 불……. 어?” 하지만 그는 이내 슬그머니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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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724화 724화. 돌아왔습니다. (4) 오만상을 찌푸리며 장문인의 처소로 들어선 청명의 입에서 시작부터 불만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아니, 제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사람을 급하게 불……. 어?” 하지만 그는 이내 슬그머니 입을…
화산귀환-723화 723화. 돌아왔습니다. (3) 제례는 사흘 동안 이어졌다. 직접 유해를 회수해 온 오검에게도, 화산에서 선인의 유해를 맞이한 다른 제자들에게도 이 제는 깊은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에 차오른 회한이 아무리…
화산귀환-722화 722화. 돌아왔습니다. (2) 저벅. 저벅. 뒤를 모르는 사람처럼 앞만 보고 달리던 청명의 발이 점차 느려졌다. 그리고 마침내 완전히 멈춰 섰다. 고개를 든 그의 눈에 화산으로 올라가는 길의 초입이 보였다.…
화산귀환-721화 721화. 돌아왔습니다. (1) 파아아앗! 풍광이 이지러진다. 화산의 제자들이 검은 뇌전처럼 산을 타고 건너며 나아갔다. 백천의 시선은 줄곧 선두에서 달리는 청명에게로 꽂혀 있었다. “사숙.” 윤종의 부름에야 백천이 슬쩍 고개를 돌렸다.…
화산귀환-720화 720화. 여기 있었구나. (4) 뱀처럼 요사스런 눈이 주변을 느릿하게 훑었다. 그 눈을 마주한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시선을 내리깔았다. 바스락. 붉은 당화(唐靴)가 자라난 풀을 내리밟았다. 풀들이 으스러지고 짓이겨지는…
화산귀환-719화 719화. 여기 있었구나. (3)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반쯤 감았던 눈을 천천히 다시 크게 떴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오검의 모습이 보였다. “…….” 청명은 말없이…
화산귀환-718화 718화. 여기 있었구나. (2) – 제가 적에게 둘러싸이면 반드시 저를 구하십시오. 만일 그게 어렵다면 죽은 시체라도 화산으로 끌고 가십시오. – 그것도 안 되면 이 비급만이라도 반드시 화산으로 보내야 합니다.…
화산귀환-717화 717화. 여기 있었구나. (1) “왜!” 분노가 가득 실린 목소리가 울렸다. 아니, 어쩌면 슬픔이나 원망일지도 모른다. “왜! 왜 못 가게 하는 겁니까, 왜!” 그 외침에도 먼 곳의 달만 바라보던 장년인이…
화산귀환-716화 716화. 같이 돌아가자. (5) “……답도 없네, 진짜!” 조걸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뒤를 따르던 윤종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대체 며칠쨉니까!” “……사흘인가? 아니면 나흘?” “끄응.” 조걸은 앓는…
화산귀환-715화 715화. 같이 돌아가자. (4) 사락. 사락. 사라락. 붓 끝이 흰 종이 위를 쉴 새 없이 오갔다. 때로는 웅장한 필체로 글씨를 써 넣고, 때로는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사람의…
화산귀환-714화 714화. 같이 돌아가자. (3) “아니, 뭔 놈의 산이…….” 가끔 그런 산이 있다. 멀리서 볼 땐 높이가 대단치 않아서 만만히 느껴지지만 막상 들어가면 봉우리가 수도 없이 솟아 있고, 골짜기가 깊으며…
화산귀환-713화 713화. 같이 돌아가자. (2) “죽었다고?” “……예.” 만인방의 군사 호가명이 손에 들고 있던 붓을 벼루에 걸쳐 놓았다. 그리고 곰방대를 가져다 물고는 가볍게 손가락을 비벼 불을 붙였다. 몇 번 뻐끔대지 않았음에도…
화산귀환-712화 712화. 같이 돌아가자. (1) 쐐애애애애액! 청명이 쾌속하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의 한 손에는 진양건의 목덜미가 잡혀 있었다. 진양건은 아이 손에 들린 인형처럼 들린 채 두 눈을 질끈 감고 사시나무처럼…
화산귀환-711화 711화. 나는 확인해야 해. (6) 청명의 눈엔 붉은 핏발이 잔뜩 서 있었다. 으득! 목을 움켜잡은 손아귀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얼마나 강한 힘으로 밀어 대고 있는지, 금이 간 벽이 삐걱거리며…
화산귀환-710화 710화. 나는 확인해야 해. (5) 털썩. 이미 숨이 끊어진 시신이 쓰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퍼져 나갔다.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서로 고함을 질러 대고, 병장기를 휘둘러 대는 전장에서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가…
화산귀환-709화 709화. 나는 확인해야 해. (4) “거 빨리 좀 오십시오!” “……끄으응.” 구박을 들은 한 사내가 땀을 뻘뻘 흘리며 담벼락을 향해 달렸다. 사내의 꼴은 무척 희한하여 입고 있는 옷은 거적이라 누가…
화산귀환-708화 708화. 나는 확인해야 해. (3) 흙먼지를 뒤집어쓴 진양건은 저도 모르게 땅을 움켜잡을 듯 긁어 대었다. 눈동자가 갈 곳을 모르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콰앙! 앞쪽에서 터져 나온 폭발음과 함께 전각의 잔해가…
화산귀환-707화 707화. 나는 확인해야 해. (2) 파아아아앗! 쩍 벌어진 가슴에서 피가 울컥 솟구쳐 올랐다. 뜨거운 피가 채 바닥으로 쏟아지기도 전에 저 괴물은 쓰러지는 육신을 들이받아 뒤로 날려 버렸다. 그리고 쏟아지는…
화산귀환-706화 706화. 나는 확인해야 해. (1) 지금 이 상황을 보고 청명의 말을 들은 이라면 대부분은 ‘허세’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무리 화산의 제자라고는 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는 철모방도 수백이 병기를 들고 서…
화산귀환-705화 705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5) 진양건은 결코 우둔한 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영리한 편에 속했다. 만일 그가 멍청했다면 감히 금검부를 상대로 사기를 치지도 못했으리라. 그리고 그는 달리는 내내 자신이…
화산귀환-704화 704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4) “후욱! 후욱! 후욱! 후욱!” 진양건은 말 그대로 다리가 빠져라 달리고 있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처먹을!’ 왜 상황이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거의 다 됐다. 정말 거의…
화산귀환-703화 703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3) “타아아앗!” 윤종이 검집째 검을 휘둘렀다. 검집을 씌운 채 휘두르면 당연히 검이 무거워지고 정교함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건 이들을 상대함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도 되지…
화산귀환-702화 702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2) “그…….” 잠깐 고민하던 상만희는 이내 머릿속에 떠오른 말도 안 되는 상념을 지워 냈다. ‘종남은 얼어 죽을!’ 저 고매하신 구파일방의 제자가 미쳤다고 저런 거지꼴로 나타나겠…….…
화산귀환-701화 701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1) “크르르르.” 입에서 증기를 뿜어내는 청명의 뒤로 흙을 발라 구워 놓은 듯한 상태의 오검이 엎어져 경련하고 있었다. “……저 미친…….” “아이고……. 아이고, 죽겠다…….” 현 강호에 존재하는…
화산귀환-700화 700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5) 진양건은 목이 타는 기분에 마른침을 삼켰다. ‘비싸겠지.’ 벽에 걸린 족자 속 난이 마치 살아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그조차도 저 그림의…
화산귀환-699화 699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4) “빌어먹을 놈아!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적당히 쳤어야지!” 태행삼검이 언성을 높이며 항의하자 진양건은 낄낄대며 웃었다. “거기 어디 보는 눈이 한둘이었는지 아십니까? 어설프게 힘을 뺐다가는…
화산귀환-698화 698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3) “굉장했지?” “말이라고 하는가!”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물론 강호에서 무인들이 실력을 겨루는 일이야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이리 백주대낮에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화산귀환-697화 697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2) 꿀꺽. 누군가의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들릴 만큼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소란스러웠던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차가운 침묵으로 가득 찬 주루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의…
화산귀환-696화 696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1) 강서성(江西成) 남창(南昌). 강서를 대표하는 도시인 남창은 다른 성들을 대표하는 도시들에 비한다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당장 위쪽에 위치한 호북성의 무한이나, 우측에 위치한 절강의 항주,…
화산귀환-695화 695화. 뭘 사칭한다고? (5) “흠. 확실히 검진은 쉽지 않구나.” “그래도 노력과 근성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 그러면 되는 거지. 천천히 꾸준하게 하루하루 정진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동감.” 차례대로 백천과…
화산귀환-694화 694화. 뭘 사칭한다고? (4) “뭘 사칭한다고?” 현영이 어이없단 얼굴로 반문했다. 그러자 청명이 홍대광에게 눈치를 주었다. 홍대광은 그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왜 여기서…….’ 몰론 그는 자신이 화산과 한 몸처럼…
화산귀환-693화 693화. 뭘 사칭한다고? (3) 거지가 진수성찬을 먹을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특히나 거지의 기준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이 말하는 진수성찬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구칠은 굉장히 진귀한 기회를 잡은…
화산귀환-692화 692화. 뭘 사칭한다고? (2) “쯧.” 청명은 영 못마땅한 얼굴로 눈앞의 전각을 바라보았다. 그리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전각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기와 이곳저곳이 빠져 있고 벽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린 모양새가…
화산귀환-691화 691화. 뭘 사칭한다고? (1) “기본적으로 검진이란…….” 묵직한 운검의 목소리가 사위로 퍼져 나갔다. “효율적으로 합공하기 위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도열한 제자들은 모두 눈을 빛내며 운검의 말을 경청했다. 백매관주인 운검이야…
화산귀환-690화 690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4) “패군이라…….” 법정의 눈이 심유하게 가라앉았다. “패군이 직접 왔단 말이지?” “예, 방장.” 법계는 슬쩍 방장의 얼굴을 살폈다. 표정만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기 어려울…
화산귀환-689화 689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3) “끄으으응.” 자리에서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청명은 잠시간 눈을 끔벅였다. 그러다 창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 뭐야?” 아침? 이럴…
화산귀환-688화 688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2) “그래서…….” “…….” 도관을 쓴 중년인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그러자 앞에 앉은 젊은 청년이 움찔하여 어깨를 움츠렸다. 딱히 이상한 광경은 아니다. 나이 든…
화산귀환-687화 687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1) 반질반질. “…….” 해맑은 얼굴을 마주한다는 건 대체로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웃지 말아야 할 때 웃어서 분위기를 망치는 눈치…
화산귀환-686화 686화. 그날을 기대하지. (6) “……천마라니…….” 무거운 정적 속에 당군악의 신음 같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자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아는가?” “당연히 알죠.” “그는 이미 죽었네. 백 년도 전에!”…
화산귀환-685화 685화. 그날을 기대하지. (5) “흐음.” 야수궁주 맹소는 팔짱을 낀 채 굳은 얼굴로 잠시간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뜸을 들이더니 이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자를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오.” 모두의…
화산귀환-684화 684화. 그날을 기대하지. (4) “뭐? 몰라?” “…….” “아무도 몰라?”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위기라는 것을 겪기 마련이다. 물론 임소병은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자잘한 위기 따윈 수도 없이 넘겼고, 목숨의…
화산귀환-683화 683화. 그날을 기대하지. (3) “그럼 귀맹의 무운을 빌겠습니다!” “언제고 다시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맹주님!” “가주님께서도 강녕하십시오!” 산문에 선 현종이 화산을 나서는 이들을 일일이 전별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화산오검은 반쯤…
화산귀환-682화 682화. 그날을 기대하지. (2) 흥얼흥얼 콧노래가 울렸다. 푸르게 물든 화산의 정취를 배경으로 퍼지는 소리가 얼핏 평화롭게까지 느껴졌다. 콧노래를 부르는 이가 장일소만 아니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기분이 좋은 듯 흥얼대며 산을…
화산귀환-681화 681화. 그날을 기대하지. (1) 현종은 장일소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금 이자가 뭐라 말한 것인가? 형제? 만인방과 천우맹이? 아니, 만인방과 화산이? 현종의 눈에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눈빛이 어렸다. 그…
화산귀환-680화 680화. 여기가 어디라고! (5) “흐음.” 장일소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네 명의 수장들을 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이곳은 화산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천하를 오시하는 네 문파의 수장들을 바로 앞에서 마주하고 있었다.…
화산귀환-679화 679화. 여기가 어디라고! (4) 저벅. 저벅. 저벅. 정적이 내려앉은 화산에 발소리가 울렸다. 자세히 살펴보면 딱히 특별할 게 없는데도 묘하게 지켜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하는 걸음걸이였다. 선명하다 못해 화사하기까지 한 홍색…
화산귀환-678화 678화. 여기가 어디라고! (3) “……정말 축하드립니다, 청명 도장.” “아이고! 이렇게 먼 곳까지 어떻게 오…….” 눈앞에 보이는 이를 향해 와락 달려들어 그의 손을 잡으려던 청명이 순간 멈칫했다. 어? 뭐지? 시체가…
화산귀환-677화 677화. 여기가 어디라고! (2) 세상에는 불편한 자리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이를 피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지금…
화산귀환-676화 676화. 여기가 어디라고! (1) 한구석으로 끌려간 임소병이 시무룩한 얼굴로 청명을 바라보았다. 흡사 물에 빠진 강아지 같은, 가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앞에 선 청명과 백천의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롭기만 했다. 임소병이…
화산귀환-675화 675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5) “여기 술 모자랍니다!” “지금 간다!” “고기! 고기도 더!” “고기는 나를 사람이 없어! 네가 식당으로 뛰어!” “예!”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간결했던 개파식이 끝나고, 곧장…
화산귀환-674화 674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4) “이 험하디험한 화산의 정상까지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화산 아래에서 개파를 해도 되었을 것을, 제가 생각이 짧았던 모양입니다.” 어딘가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화산귀환-673화 673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3) 일대제자들이 선두에서 결연한 기세로 제자들을 이끌었다. 당가처럼 절도 있지도, 북해빙궁처럼 날카롭지도, 그렇다고 남만야수궁처럼 자유분방하지도 않았다. 하나 선두에 선 일대제자들에게선 분명 다른 문파와는 다른, 굳건함이…
화산귀환-672화 672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2) 척! 척! 척! 척! 중인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그들은 이미 화산과 사천당가, 그리고 새외의 궁도들을 그 두 눈으로 지켜본 바 있다. 앞서 있었던 접견에서 이미…
화산귀환-671화 671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1) 이른 아침. 간밤에 화음에서 묵었던 이들이 해가 뜨기 무섭게 화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길을 가득 채운 그들의 얼굴은 모두 하나같이 상기되어 있었다. ‘오늘이다.’ ‘오늘 마침내!’…
화산귀환-670화 670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4) 청명을 바라보는 현종의 눈빛이 실로 허망했다. 그 옆의 장로들과 다른 제자들의 시선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 뭔가 말을 하려던 현종이 말없이 양손으로…
화산귀환-669화 669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3) 현종이 모두를 가만히 응시했다. 정적이 흘렀다. 중인들은 차오르는 긴장감에 마른침을 삼켰다. 화산의 장문인. 과거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작은 문파의 장문에 불과했다. 하지만…
화산귀환-668화 668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2) 콰당! 코에서 피를 분수처럼 뿜으며 엎어진 양경의 몸이 움찔움찔 경련했다. 한참 동안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던 이들의 정신이 점점 돌아오기 시작했다. ‘내가…
화산귀환-667화 667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1) 양경은 언짢은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의 기분을 언짢게 만든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우선은 그가 화산에 오기까지 끔찍할 정도로 먼 거리를…
화산귀환-666화 666화. 이게 누굴 건드려? (6) “사실일까?” “뭐가?” “그 아까 들은 이야기 말일세. 화산이 북해에서 마교를 무찔렀다고…….” “그럼 설마 북해빙궁주쯤 되는 이가 없는 말을 지어내기야 했겠는가?” “그 아직 아이 같던데…
화산귀환-665화 665화. 이게 누굴 건드려? (5) “화산이로군.” 법계가 영 마뜩찮은 눈으로 산봉우리를 올려다보았다. 과거 법정을 수행하며 왔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았지만, 확실히 화산이라는 산은 도관이 자리하기에 좋은 곳이 아니다. 하늘을…
화산귀환-664화 664화. 이게 누굴 건드려? (4) “빙궁이라고?!” “진짜 오는구나.” 중인들이 마른침을 삼키며 산문 쪽에 집중했다. 남만야수궁과 더불어 새외사궁의 하나이며, 저 북해에서 왕처럼 군림한다는 북해빙궁. 그들이 마침내 긴 시간을 뛰어넘어 바로…
화산귀환-663화 663화. 이게 누굴 건드려? (3) 야수궁이 끌고 온 개는 무려 백 마리에 달했다. “아니. 오는 애들을 어떻게 밀어 냅니까.” “그럼 굶어 죽는 애들을 그냥 버리고 옵니까?” “중원인들은 정이 없네,…
화산귀환-662화 662화. 이게 누굴 건드려? (2) “여기 물은 어디에 있소!” “저쪽! 저기 전각 앞에 마실 물을 가득 떠 놓았습니다.” “측간은 어디로 가야 하오?” “저기 기둥에 매화가 새겨진 전각 뒤편으로 쭉…
화산귀환-661화 661화. 이게 누굴 건드려? (1) “장문인을 뵙습니다.” 예의를 갖춘 팽악이 앞에 있는 현종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슬쩍 시선을 돌려 당군악을 마주 보았다. “그간 격조했습니다, 당가주님.”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화산귀환-660화 660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5) “…….” 청명의 눈 밑이 파르르 떨렸다. “아, 아니…….” 그의 시선은 산문으로 미친 듯이 밀고 들어오는 인파의 행렬에 고정되어 있었다. 여기서 보면 그냥 ‘사람들이…
화산귀환-659화 659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4) “끄으응. 여기가 화음이구나!” 영소문의 고한위는 저 멀리 보이는 민가를 보며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백 리만 더 멀었다면 지금쯤 바닥에 드러누워 더는 못…
화산귀환-658화 658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3) 그건 ‘신기’라는 말이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뚝딱! 뚝딱! “여기 기둥을 올려야 하네!” “알겠습니다! 안쪽은 제가 맡을 테니, 형님은 바깥쪽을 맡으십시오!” 순식간에 기둥이 올라가고, 마술처럼…
화산귀환-657화 657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2) “저기! 저기에다 쌓아라!” “예, 장로님!” “식기는 모두 왔느냐?” “지금 확인했습니다. 제대로 도착한 것 같습니다!” “그럼 이대제자들에게 시켜서 한번 세척을 하도록 해라. 사람 입이…
화산귀환-656화 656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1) 화음현. “자, 자! 실으라고!” “절대 떨어뜨리면 안 되네! 귀한 물건이야!” “돈을 후하게 쳐준 만큼, 물건이 상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네! 알겠는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화산귀환-655화 655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4) “으으음.” 현종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여 앉은 장로들과 운자 배, 오검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막 모두에게서 이번 여정에 대한 제대로 된…
화산귀환-654화 654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3) “흐으으으으음.” “…….” “…….” 모든 정리를 마치고 모여든 화산의 제자들은 영 못마땅한 얼굴로 앞에 선 청명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저 마귀 같은 놈이…
화산귀환-653화 653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2) “도, 도착했다!” “화산이다!” “어흑! 결국은 도착하는구나!” 수레를 움켜잡은 화산의 제자들은 드높이 솟은 화산을 보며 울먹거리다 끝내 기쁨의 눈물을 줄줄 흘려 대었다. 평소에야…
화산귀환-652화 652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1) 콰르르르릉! 쿠르르르릉! “이, 이게 뭔 소리야?” “어디 산사태라도 난 거 아냐?” 내내 허리를 숙이고 밭을 갈던 이들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높은…
화산귀환-651화 651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6) “거기 짐 다 챙겼어?” “인원도 다 점검했냐?” “아니, 짐이 왜 이렇게 불어났어?” “여기 있던 술 어떤 새끼가 처먹었어? 자수해! 자수하면 반만 때린다!” 화산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2화 솔직히 확신할 수 없었다. 과연 이자헌 과장이 이 재난의 날에 나처럼 시민 중 하나로 말려들었을까. 문신 속에 넣어둔 두 사람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조우했지만,…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1화 침을 삼켰다. 사자탈의 영험하고 무시무시한 얼굴이 나를 보고 있다. 노랗고 삐죽삐죽한 두 눈은 마치 스스로 살아 있는 것처럼 탈 속에서 움직인다. “그거 아나? 사자탈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0화 우리가 세광역으로 향하는 열차를 성공적으로 탄 건 20분쯤 후였다. 열차 몇 대는 그냥 보내야 했다. ‘타려다가 압사할 뻔했어.’ 도망치는 도중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9화 나는 숨을 멈춘 채 그 광경을 보았다. 은하제 대리님의 일행들이 CPR를 시도하는 광경을. “기, 기자님….” 흔들리는 대리님의 시체를. 결국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시체를 들고…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8화 세광특별시의 산길. 류재관은 숨을 몰아쉬며 앞서 달리는 사람을 보았다. 자전거에 탄 사람… 아니, ‘요원’은 놀랍도록 빠르고 명확하게 판단을 내려 그를 이끌고 있었다. “후욱.” 그들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7화 청동 요원이… 왜 어린 모습으로 세광고 교복을 입고 있지? “…….” 미친 사태에 정신이 멍해질 뻔했으나, 나는 당장 머리를 가다듬고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청동 요원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6화 “방금 재난 문자 맞지?” “테러래, 테러!” 5월 4일, 세광특별시 재난의 날. 과거의 한때. 내가 뛰쳐나온 아침의 한빛백화점 근처, 세광시 변화가인 그 거리는 아직 아비규환은…
화산귀환-650화 650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5) “끄으으으으…….” 고통에 찬 신음이 울렸다. 수분 하나 없이 쩍쩍 갈라진 목에서 새어 나오는, 듣기만 해도 절로 닭살이 돋을 만큼 진득한 고통을 머금은 소리.…
화산귀환-649화 649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4) 커다란 황금 불상을 마주한 노승이 눈을 감은 채 불경을 암송한다. 불가라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 노승이 수행하는 모습을 본 이라면…
화산귀환-648화 648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3) 아래에 있을 때는 부담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더 떨어질 곳도 없고, 지켜야 할 것도 없으니까. 부담은 달성해야 할 것이 있을 때가 아니라, 잃을…
화산귀환-647화 647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2) 본디 술이란 사람의 긴장을 풀어 준다. 다들 태연한 척했지만, 무당과의 비무가 부담이 되지 않았을 리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송태악이 큰 연회를 준비한 건…
화산귀환-646화 646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1) 흔히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한다. 사람이 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눈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허산자는 누군가를 상대할 때마다 될 수…
화산귀환-645화 645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5) “뭐?!” 눈이 화등잔만 해진 송태악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이겼다고?” “예!” “누가 누구를?” “화산이 무당을요!” “……뭐라고?” 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같은 말을…
화산귀환-644화 644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4) “돌아간다.” 허산자는 가타부타 더 말하지 않고 몸을 획 돌렸다. 심지어는 제자들의 대답조차 기다리지 않았다. 걸음걸이에서 냉기가 뚝뚝 묻어났다. 아직 허공이 의식을 되찾지도 못한…
화산귀환-643화 643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3) “……이겼다.” “저 미친놈이 기어코…….” 백천과 조걸, 윤종은 황당한 얼굴로 비무대를 바라보았다. 우뚝 서 있는 청명과 그 앞에 쓰러진 허공의 모습이 눈에 선명히 새겨졌다.…
화산귀환-642화 642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2) 파아아아앗! 검과 검이 맞닿는 힘을 이용해 뒤로 몸을 띄워 낸 청명이 바닥에 내려섰다. 가볍게 자세를 낮췄던 그는 허리를 쭉 펴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검…
화산귀환-641화 641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1) 퍼어어어어억! 무언가 깨지는 듯한 소음과 함께 허공이 피를 뿌리며 나가떨어졌다. 콰당! 바닥에 처박힌 허공은 일순 멍한 눈으로 눈앞에 펼쳐진 하늘을 보았다. 하늘의 한쪽이…
화산귀환-640화 640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5) “…….” 전신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었다. 백천은 숨을 내쉬는 것도 잊은 채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게…….’ 청명이 올라 있는 곳. 무당의 장로가…
화산귀환-639화 639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4) 폭풍과도 같은 살기였다.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던 이들조차 몸을 떨며 물러나게 만드는 살기. 도인에게서 흘러나오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대체 얼마나 분노해야 저만한 살기를…
화산귀환-638화 638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3) 허공은 어이없다는 듯 웃어 버렸다. ‘화도 나지 않는군.’ 조금만 더 어렸다면 어린아이의 객기로 취급하여 봐줬을지 모른다. 하지만 허공이 보기에 청명은 이미 자신의 말에 책임을…
화산귀환-637화 637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2) 숨이 막혀 왔다. 저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감정과는 별개로, 이 비무에 얼마나 많은 것이 걸려 있는지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지난 비무가…
화산귀환-636화 636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1) “화산신룡?” 허공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저 녀석이 장문인께서 말씀하신 그놈이로군.’ 다시없을 재능을 지닌 녀석이라 했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무당의 앞길을 가로막을 이. 그래서 반드시 미리…
화산귀환-635화 635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5) “누구지?” “……일대제자가 아닌 것 같은데?” 화산의 제자들이 의아한 얼굴로 비무대에 오른 허공을 바라보았다. 얼굴로 유추할 수 있는 연배나 복색만 봐도 지금까지 그들이…
화산귀환-634화 634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4) “그러니까…….”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던 백천의 고개가 일순간 옆으로 획 돌아갔다. ‘어?’ 조걸과 윤종이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볼 정도였다. 하지만 바로 무슨 일인지…
화산귀환-633화 633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3) “후욱! 후욱! 후욱! 후욱!” 핏발 선 눈이 연신 불길하게 번들거렸다. 그리고 그 눈을 지켜보는 이들의 얼굴은 모두 불안으로 서서히 일그러졌다. 결국 그들이…
화산귀환-632화 632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2) 비무대를 내려온 무각이 허산자 앞에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혜검을 사용했습니다. 이 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허산자는 조금…
화산귀환-631화 631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1) 뻗어 나간다. 굵게 자라난 아름드리 거목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을 막으며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내었다. 지금까지 본 화산의 매화와는 조금…
화산귀환-630화 630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5) 넘실거리는 푸른 검기를 붉디붉은 검기가 막아 냈다. 하지만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푸른 검기를 온전히 모두 막아 내기에 붉은 검기는 너무도 미약하여 힘겨워 보였다.…
화산귀환-629화 629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4)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꽤 오랜 시간 검을 익혀 왔고, 나름의 길을 관철해 왔음에도 운검은 지금껏 단 한 번도 누군가와 제대로 된 비무를 해…
화산귀환-628화 628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3) 무당의 분위기는 더 이상 가라앉을 수 없을 만큼 침체되었다. 사 연패. 아니, 냉정하게 말하면 오 연패다. 이 비무가 벌어지기 전에 누군가가 무당이 화산에게…
화산귀환-627화 627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2) 스으으읏. 검이 물 위를 누비는 제비처럼 날렵하고 날카롭게 상대를 공략했다. 일견 황홀하기까지 한 검기를 보며 화산의 제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고는 진짜 다르구나.”…
화산귀환-626화 626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1) 포권 하는 자세마저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한차례 비무를 치렀음에도, 백천의 새하얀 무복에는 먼지 하나 묻지 않았다. 그 모습 자체가 완전무결한 승리를 보여…
화산귀환-625화 625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5) “…….” 경악이라는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상황도 없을 것이다. 비무를 지켜보던 무당의 제자들은 모두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백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들 멍했다.…
화산귀환-624화 624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4) “와…….” “역시 사형이다.” 화산의 제자들이 승기를 잡은 백천을 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번 비무는 확실히 이전과는 달랐다. 물론 지금까지의 비무도 화산이 모두 승리했지만, 그건…
화산귀환-623화 623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3) 비무대에서 무호를 바라보는 백천의 기분이 유쾌할 리는 없었다. 그도 나름 총명한 기재였다. 무당의 미묘한 분위기며 무호의 좋지 못한 표정을 보며 돌아가는 사정을 짐작하는…
화산귀환-622화 622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2) “잠깐.” 그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선명히 들렸다. 아마도 기저에 깔린 날카로움이 너무도 똑똑히 살아 있었기 때문이리라. “……장로님?” 무진이 흠칫하며 허산자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허산자는 그런…
화산귀환-621화 621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1) “이겼다!” “세상에, 윤종 사형이 이겼어!” “무당삼검을……!” 화산의 제자들이 화르륵 끓어오르는 듯 일제히 일어섰다. 이겼다. 그 형태야 어찌되었든 윤종은 승리했다. 이것이 생사결이었다면 결과가 달랐을지…
화산귀환-620화 620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5) 검에 실린 힘이 더없이 부드럽게 순환했다. 어깨부터 손끝까지가 전부 기력으로 충만한 느낌이었다. 스스로 평가하기에도 오늘 그의 상태는 최상이었다. 문파의 이름을 걸고 하는…
화산귀환-619화 619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4) 손끝이 으스러지는 것 같다. 아니, 손끝만이 아니다. 팔, 어깨 따질 것 없이 상체 전체가 무거운 종(鐘)이라도 올려 둔 것처럼 뻐근했다. 저 검기가…
화산귀환-618화 618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3) 사람은 한 번에 두 가지 무학을 동시에 펼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엄밀히 보자면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무학을 펼치는…
화산귀환-617화 617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2) 호흡이 가빠 오기 시작했다. 손끝이 살짝 떨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이는 딱히 나쁜 징조는 아니었다. 승부를 앞둔 이가 긴장하지 않는 건…
화산귀환-616화 616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1) “……화산이 이긴 건가?” “눈으로 봐 놓고 뭘 물어!” “……두 번이나 연달아 이기다니.” 관객들도 도무지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비무대에서 눈을…
화산귀환-615화 615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5) “저……!” 허산자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저 얼마나 사특한 검인가. 환상처럼 피어난 꽃들이 사람의 눈을 현혹시키고, 그 어지러움 속에 날카로움을 감쪽같이 숨긴다. 저건…
화산귀환-614화 614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4) 파아아앗! 내뻗는 검이 실로 날카로웠다. 같은 무학을 배웠다 해도 사람에 따라서 그 검이 가지는 기질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조걸의 검은 화산의 검 중에서도…
화산귀환-613화 613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3) 허산자는 당혹한 진현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졌다? 졌다고……?’ 진현은 무당의 이대제자 중 제일기재로 인정받아 검룡이라는 별호까지 얻었다. 그런 그가…
화산귀환-612화 612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2) “저 빌어먹을 놈이…….” 결국 참고 또 참던 무당 제자들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흘러나왔다. 화산과는 달리 도가의 엄중한 법도를 철저히 지켜 온 그들에게…
화산귀환-611화 611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1) “이…….” 허산자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대체 이놈들은 뭐 하는 문파인가?’ 문파간의 약속이란 개인의 약속보다 더 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리 약속한 시간을…
610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5) 호북성 무한. 무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모두가 중앙을 도도히 가로지르는 장강을 꼽을 것이다. 중원의 젖줄이나 다름없는 이 넓디넓은 강 주변으로…
화산귀환-609화 609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4) 현상은 주위를 둘러싼 제자들을 쭉 돌아보았다. 초롱초롱한 눈빛에 단호한 입매. 거기에 의지견정하게 꽉 쥔 주먹들을 보고 있으니……. ‘믿을 놈이 하나 없구나.’ 왜…
화산귀환-608화 608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3)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전?” “그…… 음, 그렇지. 이렇게 되면 무당파가 화산에 도전하는 게 되는 건가?” “에이, 이 사람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게…
화산귀환-607화 607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2) 자리로 돌아온 청명이 불만스레 양 뺨을 부풀리더니 투덜거렸다. “간만에 만났는데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잖아.” “그렇지, 그렇지.” “에이, 장로님이 심하셨네.” “맞아.” “응?”…
화산귀환-606화 606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1) 송태악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무당?’ 왜 무당이 갑자기 여기로 온단 말인가? “무. 무당이라니? 무당에서 누가 온단 말이더냐?” “모르겠습니다. 그, 그것까지는 아직…
화산귀환-605화 605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5) “여기 있습니다.” “아이고,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손을 꼭 잡아 오는 노파를 보며 윤종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런 말씀 마세요. 이건 다 산적 놈들이…
화산귀환-604화 604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4) “……뭘 하고 있다고?” 허도진인의 눈썹이 미미하게 꿈틀했다. “그게…….” 그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허산자는 슬쩍 시선을 내리깔았다. 물론 딱히 그가 잘못한 것은 없었지만, 허도진인의…
화산귀환-603화 603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3) “……여기 있습니다.” “크으. 통도 크셔라.” 청명이 송태악이 내민 전표 뭉치를 잡았다. “감사히…….” 꾸욱. “…….” “…….” 전표 뭉치를 슬그머니 당기던 청명이 묘한 눈으로 송태악을 바라봤다.…
화산귀환-602화 602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2) 촵촵촵촵! 촵촵촵촵촵! 그건 ‘먹는다’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차라리 ‘흡입한다’ 혹은 ‘분쇄한다’라는 표현이 조금 더 걸맞아 보였다. 문제는 그 ‘분쇄’ 과정을 몸소…
화산귀환-601화 601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1) “흐음.” 서찰을 읽는 당군악의 입술 새로 묵직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을 몇 번이고 반복해 읽던 그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동천이 무협 세계에서 갖는 상징과 진정한 의미 탐구 목차 1. 들어가며: 『동천』이 주는 첫인상 『동천』이라는 제목은 단박에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동’(洞)은 ‘안, 속, 공간’을, ‘천’(天)은 ‘하늘, 세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
화산귀환-600화 600화. 그럼 구파 새끼들이 욕을 좀 더 처먹지 않을까? (3) “근데 이 새끼들이!” “어딜 도망쳐!” 매화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진 검은 무복 차림의 화산 문도들이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산적들의 뒤를…
화산귀환-599화 무당파. 스으으읏. 스으으윽. 새하얀 삼베 천이 소나무의 형상이 새겨진 송문고검(松紋古劍) 위를 부드러이 누볐다. 날은 이미 더 닦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검을 닦는 이는 마치 중요한 의식이라도…
화산귀환-598화 598화. 그럼 구파 새끼들이 욕을 좀 더 처먹지 않을까? (1) 녹채는 생각보다 빨리 정상화되었다. 사실 딱히 할 일이 크게 있지도 않았다. 남은 대별채의 잔당들을 구속하고, 널려 있는 시신을 치우는…
화산귀환-597화 597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6) “후욱! 후욱! 후욱! 후욱!” 고호리 이정방은 다리가 부러져라 달리고 또 달렸다. ‘다, 달아나야 돼.’ 다른 산적들이야 잡힌다 해도 적당히 벌만…
화산귀환-596화 596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5) 서걱! “끄으으윽…….” 마지막 혈의인의 숨이 끊어졌다. 털썩. 그건 길었던 전투의 마지막을 알리는 종소리와도 같았다. 혈의인이 쓰러진 순간 화산의 제자들이 거친…
화산귀환-595화 595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4) “…….” 산적들의 눈에 경악이 들어찼다. 고홍이 누구던가? 천하에 존재하는 수많은 산채들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대별채의 채주다. 대별채의 채주이기에 특별한 게…
화산귀환-594화 594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3) 무인이란 실로 기묘한 존재다. 당장 눈앞에서 적이 목을 노리며 흉흉한 이를 드러내고 있단 걸 알고 있음에도 절대 고수들의 대결에 정신을…
화산귀환-593화 593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2) 우드드득! 근육이 뒤틀리고 찢겨 나갔다. 몸이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하지만 청명의 두 눈만큼은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광기에…
화산귀환-592화 592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1) 파르르르. 검 끝이 애처롭게 떨렸다. 가녀린 그 떨림은 점차 과격해진다 싶더니 이내 세상을 뒤흔들듯 거대한 움직임으로 화했다. 화아아아아악! 바짝 마른…
화산귀환-591화 591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6) 파아아앗! 눈에 보이지도 않는 쾌검이 육체를 가차 없이 파고들었다. 검으로 막으면 손목을 잘라 내고, 뒤로 물러나면 물러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쇄도해 심장을…
화산귀환-590화 590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5) 촤아아악! 그들의 발이 바닥을 박차는 소리가 흡사 비단 폭이 스치는 것처럼 들렸다. 몸이 가볍고 경공이 경지에 올랐다는 뜻이었다. 그 소리 하나만으로도 이들의…
화산귀환-589화 589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4) “흐아아아압!” “오오오오오!” 화산과 대별채가 서로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쇄애애애액! 검은 더없이 빠르고 영활했으며, 그 검을 맞이하는 도는 무척이나 강맹했다. 카아아앙! 검과 도가…
화산귀환-588화 588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3) 휘이이잉!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녹채의 중앙에 펼쳐진 드넓은 마당에선 병장기를 뽑아 든 대별채의 산적들이 활짝 열린 입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저벅. 저벅.…
화산귀환-587화 587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2) “채, 채주!” 고호리(苦狐狸) 이정방(李正方)이 헐레벌떡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광우도 고홍이 슬쩍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 “웬 호들갑이냐?” “채, 채주! 큰일입니다!” 이정방이…
화산귀환-586화 586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1) 산채 중앙에는 포박된 채 무릎 꿇은 산적들이 즐비했다. 무공이 폐해진 그들의 얼굴엔 인생을 고스란히 뺏긴 듯한 커다란 상실감과 공포가 어려 있었다. 무인에게…
화산귀환-585화 585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5) “……이년이?” 원강의 얼굴에 노기가 차올랐다.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긴 했으나 어쨌든 그는 녹림칠십이채의 채주다. 비록 저 광우도 고홍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해도, 무자염라(無慈閻邏) 원강(袁江)이라고 하면…
화산귀환-584화 584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4) 적웅채와 맞서 싸우는 화산의 제자들. 그 뒷모습을 지켜보는 현상의 얼굴에 묘한 감회가 어렸다. ‘항상 이런 광경을 꿈꿔 왔었지.’ 빛나는 매화검을 들고 악적들을 물리치는 모습.…
화산귀환-583화 583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3) 적웅채의 수장인 무자염라(無慈閻邏) 원강(袁江)은 보고를 들으며 꽤 흥미로운 얼굴로 물었다. “그래서 그놈들이 도시로 내려갔다가 씨몰살을 당했다는 거냐?” “예. 죽지는 않은 듯했습니다만.” “죽은 거나 무공을…
화산귀환-582화 582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2) “가자, 산적 놈아!” 들려온 목소리에 동웅은 부옇게 흐려진 눈으로 앞에 펼쳐진 산길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그는 명색이 산적이다. 물론 그의 앞마당과 같던 대별산은 아니지만, 어쨌든…
화산귀환-581화 581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1) “실패?” 광우도 고홍의 눈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그와 동시에 앞에 있던 모두가 덜덜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고홍이 광우도라 불리는 이유는 그가 늘 평소에도 성격이…
화산귀환-580화 580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4) 동웅은 핏발 선 눈으로 임소병을 잡아 죽일 듯 노려보았다. 하지만 임소병은 내내 히죽히죽 웃어 댈 뿐이었다. “이 얌생이 같은 놈이 녹림 내부의 일에…
화산귀환-579화 579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3) “거, 걸이가…….” 현상이 두 눈을 부릅뜨며 중얼거렸다. 저 동웅이라는 산적 놈은 분명 과거 그가 상대했던 독혈수라는 자에 비해 그리 뒤떨어지는 이가 아니었다. 물론…
화산귀환-578화 578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2) 콰아아아아앙! 커다란 굉음이 울리고, 산적 하나가 피를 뿌리며 튕겨 나갔다. “아아아아아악!” 쿠우우웅! 애처로울 만큼 나풀나풀 날아올랐다가 바닥에 추락하는 그 모습에, 모두가 할 말을…
화산귀환-577화 577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1) “으음!” “크으으음!” 창문에 달라붙은 현자 배와 운자 배들은 모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애먼 창틀만 움켜잡았다. “저, 저 위험해 보이는데……!” “아, 아이고 백상이가!” “저래도…
화산귀환-576화 576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6)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화도 나지 않는다더니, 동웅은 그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중이었다. ‘미친놈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을 보고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화산귀환-575화 575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5) 도시 안으로 통하는 성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확인한 동웅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부숩니까?” “이곳은 산이 아니다.” 산에서 벌어지는 일은 관도 적당히…
화산귀환-574화 574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4) 장사.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얼굴엔 깊은 수심이 어려 있었다. 눈치를 보듯 주변을 슬슬 살피던 이들은 안면 있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작게 대화를…
화산귀환-573화 573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3) “모두 정지이이이!” “끄아아아.” “아오. 빌어먹을!” 청명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무섭게 화산의 제자들이 그 자리에 털썩털썩 주저앉았다. “쯧쯧쯧쯧.” 수레에서 폴짝 뛰어내린 청명이 혀를…
화산귀환-572화 572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2) 북적대는 주점 안, 사람들은 저마다 술을 주고받으며 거나하게 취해 가고 있었다. 덕담으로 시작된 대화는 한탄으로 이어졌다가 이내 세상사에 대한 말들로 변해 간다.…
화산귀환-571화 571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1) 스윽. 스윽. 새하얀 종이 위로 얇은 세필이 춤을 췄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생겨난 글씨들이 커다란 종이를 순식간에 검게 빼곡히…
화산귀환-570화 570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5) “안 됩니다!” “아, 거!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하십시오!” 거센 반대에 부딪힌 현종이 황당한 얼굴로 입을 쩍 벌렸다. “아, 아니, 뭐가 말이 안…
화산귀환-569화 569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4) “이걸 중원 전체에 알리라고?” “네.” 홍대광은 멍한 얼굴로 청명이 건넨 종이를 바라보았다. “이걸?” “네.” “이건 녹림의 입장이지 않느냐? 녹림의 입장을 왜 화산이…….” “아,…
화산귀환-568화 568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3) “으음.” 임소병으로부터 사정을 들은 현종은 슬쩍 눈살을 찌푸렸다. ‘녹림의 내분이라…….’ 상황이 심상치가 않았다. 원래라면 녹림 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화산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을…
화산귀환-567화 567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2) 현종이 운암과 대화를 하던 그 시각. 오전 수련이 끝나고 모여든 이들은 식당 밖에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두고 멍하니 먼 처마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화산귀환-566화 566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1) 현종은 그야말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이들이 북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온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덕분에 그가 할 일이 부쩍 늘어났다. “그러니까…
화산귀환-565화 565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5) 늦은 저녁. 임소병의 처소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이 서로를 빤히 바라보았다. “딱히 녹림의 내부 사정에 대해 말씀드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척하면 착이죠.” 청명의…
화산귀환-564화 564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4) “허, 허리…….” “아아…… 내 다리…….” 화산의 제자들이 저마다 앓는 신음을 내며 벌벌 기었다. 어찌어찌 백매관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대체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도 나지…
화산귀환-563화 563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3) 인생이란……. 인생이란 무엇인가……. 침상에 누운 임소병은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았다. 때때로 이리 누워 천장을 보다 보면, 흐려지는 의식과 뿌연 시야, 밀려오는 한기에 참을 수 없는…
화산귀환-562화 562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2) “아니라니까?” “…….” “사람을 왜 그런 눈으로 봐?” 청명이 기가 찬다는 듯 묻자 백천이 빙그레 웃었다. “청명아.” “응?” “너를 아는 모든 사람은 이런 눈으로 널…
화산귀환-561화 561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1) 스으으읏! 스으으으읏! “오…….” 스으으읏! 스으으으으으읏! 임소병이 마른침을 삼켰다. 미세하게 푸른빛이 도는 한철 솥 안에선 형용하기 힘든 오묘한 빛깔의 걸쭉한 액체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리고…
화산귀환-560화 560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5) 말이라는 건 여러 가지 의미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의미로 전달될 수 있으니, 사람은 언제나 말을 전함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
화산귀환-559화 559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4) 차곡차곡 쌓이는 재료들을 보며 임소병이 두 눈을 빛냈다. ‘재료들이 하나같이 범상치 않군.’ 천고의 영약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구하기 쉬운 물건들도 분명 아니었다. 촤르르르륵! 그리고 마침내…
화산귀환-558화 558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3) 현종이 손에 든 차를 쭉 들이켰다. 그러더니 탁 소리가 나게 찻잔을 다탁에 내려놓았다. “녹림이…….” “예.” “천우맹에?” “예. 그렇습니다.” 임소병이 해맑게 웃자 청명이 무섭게 눈을…
화산귀환-557화 557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2) “만인방?” 청명이 이를 빠드득 갈아붙였다. “그 새끼들은 또 왜?” 만인방이라는 이름이 나온 순간 그의 기세가 일변했다. 그야말로 북해의 삭풍이 몰아치는 듯했……. “청명아.” “예?” “은근슬쩍…
화산귀환-556화 556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1) “그러니까…….” 현기 가득한 눈에 미세한 의혹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현종은 앞에 앉은 사내를 가만 바라보았다. “녹림의……?” “예, 장문인.” 정좌한 사내가 더없이 깍듯한 예를 다해 현종에게…
화산귀환-555화 555화. 빌어먹게 반갑네! (5) “이건 어디에 쌓습니까?” “이쪽으로 옮기라고 했잖느냐!” “사숙! 이거 더 높이 올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옆에 쌓으면 되지!” 백상의 진두지휘 아래 화산의 제자들은 쉴…
화산귀환-554화 554화. 빌어먹게 반갑네! (4) 촵촵촵촵촵! 촵촵촵촵촵!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꼴꼴꼴꼴꼴! 꼬올꼴꼴!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소리도 보조를 맞춰 노래처럼 흘러나왔다. 딱히 특별한 일은 아니다. 화산에서는 흔히…
화산귀환-553화 553화. 빌어먹게 반갑네! (3) 쭈욱. “…….” 쭈우욱. “…….” 쭈우우욱. “거…….” 참다못한 현영이 못마땅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목 빠지겠습니다, 진짜!” 그 타박에, 창밖으로 목을 쭉 내밀던 현종이 슬그머니 고개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화산귀환-552화 552화. 빌어먹게 반갑네! (2)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지런히 준비하던 라마승들이 먼저 준비를 마친 화산의 제자들의 인사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떠날 채비를 마치신 모양이군요.” “……딱히 준비랄 게 없었습니다.” 백천은 살짝 겸연쩍은…
화산귀환-551화 551화. 빌어먹게 반갑네! (1) “아우. 좀 살 것 같다.” “그러게요. 잘 때 발이 시리지 않는다는 게 이리 좋은 것일 줄이야.” “역시 북해는 사람 살 곳이 못 됩니다.” 천막을 뚫고…
화산귀환-550화 550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5) 청명의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꺾였다. 대활불. 그 이름은 단순히 포달랍궁의 궁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장에서 대활불은 살아 있는 부처이자, 왕보다 더한 권위를 가진…
화산귀환-549화 549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4) 가슬가슬 깎은 머리. 그리고 몸에 두른 자줏빛에 가까운 적포(赤布). 분명 스님의 복장이었지만, 혜연의 복색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라마승?’ 백천이 의문 어린 눈으로…
화산귀환-548화 548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3) 수레가 얼음 위를 경쾌하게 내달렸다. 다른 곳도 아닌, 화산으로 돌아가는 길이니만큼 화산의 제자들은 힘겨움도 잊고 더없이 즐겁게 수레를 끌었……어야 했는데. “허억! 허억!…
화산귀환-547화 547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2) “……윤종아.” “예, 사숙.” “내가 분명히 웬만한 선물은 다 돌려주라고 한 것 같은데.” “그랬었죠.” “그런데 이게 다 뭐냐?” “그게…….” 아침 일찍 각자 짐을…
화산귀환-546화 546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1) “짐은 다 챙겼느냐?” “……아니, 그게…….” “왜?” “와서 좀 보셔야겠습니다, 사숙.” “응?” 윤종의 떨떠름한 반응에 백천은 고개를 갸웃하며 성의 뒤쪽으로 향했다. 이윽고 수레…
화산귀환-545화 545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5) 사해상회의 둘째 아들. 태생만을 따지고 본다면, 검수의 길이 아니라 상인의 길을 걸었어야 할 사내. 조걸이 낮게 심호흡을 했다. 비록 상인의 길은 버렸지만,…
화산귀환-544화 544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4) 연회를 마치고 궁주실로 돌아온 설소백은 퍽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야기가 잘돼서 다행이네요.” “구, 궁주님.” 하지만 한이명은 혼이 나가 버린 듯한 얼굴로 말했다.…
화산귀환-543화 543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3) 꼴꼴꼴꼴꼴. “…….” “크아아아아아! 이거 좋구나아아아!” 한이명의 얼굴에 핏기가 사악 가셨다. ‘저게 어떤 술인데…….’ 설로정(雪露精). 이는 빙궁에서도 극소수의 상류층만이 마실 수 있는 술이다.…
화산귀환-542화 542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2) “이제 좀 살 것 같다.” “몸에 힘도 좀 나고요.” 다 같이 둘러앉은 화산의 제자들과 혜연이 어깨를 돌리고 목을 꺾으며 몸을 점검했다. 확실히…
화산귀환-541화 541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1) 빙궁이 마교와 싸워 이겼다는 이야기는 금세 북해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럼 그 시커먼 놈들이 마교 놈들이었단 말입니까?” “자네 몰랐나?” “저 같은 무지렁이가…
화산귀환-540화 540화. 내 이럴 줄 알았지. (5) “아오! 이게 왜 이렇게 안 빠져, 제기랄!” 백천이 악을 쓰며 청명의 팔을 꽉 움켜잡고 끌어당겼다. “이게 이럴 리가……. 젠장, 걸아! 좀 더 세게…
화산귀환-539화 539화. 내 이럴 줄 알았지. (4) “끄으으윽!” 깊게 파고든 검이 가슴께를 새하얗게 얼렸다. 끊겨 가는 숨을 헐떡이던 마교도가 초점 없는 눈으로 진언을 중얼거린다. “처, 천…마…….. 재림……” “……” “그….그분께서…… 너희를…….”…
화산귀환-538화 538화. 내 이럴 줄 알았지. (3) 끼아아아아아아악! 문양에서 기분 나쁜 빛과 함께 숨이 멎을 듯한 끔찍한 귀곡성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 강림하소서. 그리고 모든 것을 그 발아래 두소서. 이 미천한…
화산귀환-537화 537화. 내 이럴 줄 알았지. (2) 금세라도 바닥으로 쓰러질 것 같던 주교의 몸이 휘청하더니 뒤로 나자빠졌다. 털썩. 그의 가슴에선 피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다. 기운이 역류하는 듯 그의…
화산귀환-536화 536화. 내 이럴 줄 알았지. (1) 개화. 청명이 뻗은 검은 마치 세상을 뒤덮은 매화 가지처럼 허공을 수놓았고, 이내 살아 있는 듯 선명한 붉은 매화가 연이어 피어나기 시작했다. 매화, 저…
화산귀환-535화 535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5) 욱신! 가슴께에서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일었다. 주교의 얼굴이 점차 일그러졌다. 늘 고통과 함께 지내며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졌다. 설령 누군가가 그의 살을…
화산귀환-534화 534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4) 들어 올린 검 끝이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몸을 지탱하는 다리도 연신 꺾일 듯 휘청거렸다. 그럼에도 백천은 버텨 냈다. 자신을 죽일 듯 형형한…
화산귀환-533화 533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3) 쩌적! “음?” 현종의 시선이 손에 들고 있던 찻잔으로 향했다. 조금 전까지는 멀쩡했던 찻잔에 길게 금이 가 있었다. 소담스레 새겨진 매화를 갈라 버리듯…
화산귀환-532화 532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2) 선두에서 달려드는 청명을 향해 주교가 뿜어낸 검은 마기가 쇄도했다. 하지만 이를 막아 내는 것은 청명의 몫이 아니었다. 어느새 청명의 뒤로 따라붙은 화산의…
화산귀환-531화 531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1) “밀어붙여라!” 한이명이 내질렀던 검을 회수하며 고함을 쳤다. 그의 얼굴은 한껏 일그러져 있었다. ‘강하다.’ 몇 배가 넘는 수로 끊임없이 몰아붙이고 있음에도 확실한 우위를…
530화. 고개 숙이지 마. (5) “하아아아압!” 청명은 검에 꿰뚫린 채 축 늘어진 시신을 방패 삼아 적들을 밀어붙였다. “마, 막아!” “물러서지 마라!” 마교도들은 어떻게든 청명을 막아 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정순하기 짝이…
화산귀환-529화 529화. 고개 숙이지 마. (4) “허억!” 한이명은 경악하여 저도 모르게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본디 전쟁에는 암묵적인 절차라는 게 있다. 적을 발견하면 지휘를 하는 이들끼리 전략을 세우고 전술을 정비한다. 그리고 군사들의…
화산귀환-528화 528화. 고개 숙이지 마. (3) 새하얀 무복을 입은 병력들이 진군했다. 백색의 대지 위로 백색의 병력들이 줄을 지어 나아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일종의 경건함마저 느끼게 했다. 하지만 막상 그…
화산귀환-527화 527화. 고개 숙이지 마. (2) 얼음장 같은 시선이 집법사자의 우수(右手)가 있어야 할 빈 공간에 꽂혔다. 살이 거무죽죽하게 죽어 있는 그 어깨를 바라보던 주교의 시선이 그가 들고 있는 상자로 옮겨졌다.…
화산귀환-526화 526화. 고개 숙이지 마. (1) 서걱! 검이 등뼈를 갈라 내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렸다. 부들부들 경련하던 마교도가 천천히 눈밭 위로 거꾸러졌다. “처…… 천마……재림, 만마…….” 그의 진언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마지막…
화산귀환-525화 525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5) “청명아!” 조걸이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피를 뿌리며 날아가는 청명의 모습이 느리게 움직이는 듯 눈에 선명하게 박혔다. 집법사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런 청명의…
화산귀환-524화 524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4) 카가가가각! 내리친 검과 검게 물든 손이 허공에서 얽혀 들었다. 만년한철로 만든 암향매화검이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이 팽팽하게 휘어졌다. 부들부들 떨리는 검 끝이 지금 얼마나…
화산귀환-523화 523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3) 집법사자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교도들이 학살당하는 모습이 두 눈에 똑똑히 들어오고 있었다. 이 광경이 더없이 충격적인 이유는, 지금 이 모습이 조금 전 빙궁도들을…
화산귀환-522화 522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2) 집법사자가 눈살을 찌푸렸다. ‘나약해 빠졌군.’ 완전히 와해되어 무너지는 빙궁의 모습을 보니, 통쾌하다기보단 속이 긁히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빙궁 따위가 교의 상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
화산귀환-521화 521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1) “사고!” 청명의 목소리에 유이설이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덥석 잡아 청명에게로 날렸다. 팽그르르 회전한 암향매화검이 청명의 손에 안착했다. 턱. 그제야 청명은 맹렬하게 뿜어내던…
화산귀환-520화 520화. 많이 기다렸지? (5) 설소백의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 눈앞이 아찔하고 숨이 막혔다. 심장이 미친 듯 뛰다 못해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마교도들이 내뿜는 살기와 마기를 직면하고 있자니…
화산귀환-519화 519화. 많이 기다렸지? (4) 마교도들의 눈에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광기가 끓기 시작했다. 빙궁도들을 향해 달려드는 기세도 조금 전보다 훨씬 맹렬해졌다. “막아라! 반드시 막아야 한다!” 한이명의 비명에 가까운 고함이 연신…
화산귀환-518화 518화. 많이 기다렸지? (3) 설소백은 식은땀이 흥건한 손을 소매 안으로 감추었다. 떨림이 가시질 않았다. 아득하기만 했다. 어린 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충격적이고, 너무도 공포스러운 광경이었다. ‘마교.’ 희게 질린 머릿속에 청명이…
화산귀환-517화 517화. 많이 기다렸지? (2) 가장 앞쪽에 있던 이들은 달아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물러날 곳은 없었다. 호기롭게 일제히 달려드느라 좁아진 진영은 그들에게 달아날 틈 따윈 만들어 주지…
화산귀환-516화 516화. 많이 기다렸지? (1) “저 개 같은 놈들이!” 청명이 창틀을 움켜잡았다. 당장이라도 창밖으로 뛰어내릴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순간 백천과 유이설이 양쪽에서 그의 팔을 붙들어 잡았다. 청명이 고개를 획…
화산귀환-515화 515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5) 휘이이이잉!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성벽 위를 지키고 있던 빙궁의 위사들은 얼굴을 감싼 털옷을 더욱 단단히 여미며 앓는 소리를 내었다. 북해에서 나고 자란 그들도 한겨울에…
화산귀환-514화 514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4) “아니…….” 백천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물론 이해는 한다. 아, 당연히 이해는 하지, 이해는! 저 설소백의 눈에 청명이 어떻게 보였겠는가? 주변에선 갑자기 궁주가 되어야 한다고…
화산귀환-513화 513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3) “아니…….” 청명의 눈가가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열받는 건 이해한다고. 내가 이해하는데, 지금 상황이 상황이잖아? 그런데 이걸 이렇게 들이받는다고? 어?” “윤종아.” “예, 사숙!” “거기 짐…
화산귀환-512화 512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2) 실로 무례한 말이었다. 감히 북해빙궁의 장로와 궁주를 앞에 두고 할 말이 아니었다. 여사혼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치밀어 오른 노기가 금방이라도 활화산처럼 터질 것 같았지만,…
화산귀환-511화 511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1) 꿀꺽. 마른침이 절로 넘어갔다. 긴장으로 싸늘해진 손끝이 떨리다 못해 저릴 지경이었다. 쿵쿵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는 건 이미 포기했다. 그가 바라는 건 입을 열 때 목소리가…
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를 다시 읽으며 발견하는 신화, 종족, 그리고 인간성의 본질 목차 1. 왜 지금 다시 ‘눈물을 마시는 새’를 해석해야 하는가 『눈물을 마시는 새』는 출간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5화 세광특별시의 내 자취방. 하얀 도마뱀 무늬의 담요 속에서 사람의 손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나는 멍하니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을 보면서, 깊은 충격과 안도감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4화 나는 눈을 떴다! 상쾌한 아침이었다. 나는 익숙하게 백화점 로비에서 걸어 나왔다. 5월 4일이 시작되었다! 평온한 날씨, 평온한 하루, 내 손에는 토끼 인형이 있고 내…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3화 오늘 세광특별시는 날씨가 아주 좋았다. “후우.” 한빛백화점 밖으로 나온 나는 크게 숨을 들이켜고 내쉬었다. 황사도 없고, 생각보다 날씨도 덥지 않은 게 완전히 쾌적했다. 주변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2화 지하철 열차가 바깥으로 나왔다. 정비용 선로를 달려, 고속철도로 향하는 좁은 상승로를 지나… 지상으로 빠져나와 버렸다. 햇빛이 창밖에서 쏟아진다. 그러나 따스함은커녕 얼어붙는 것 같은 긴장감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1화 나와 청동 요원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서로를 보고 있었다. 열차 쉘터. 이곳의 진정한 진가가 기관사석 의자 아래에서 드러나 있었다. ‘탈출용 부적…!’ 하지만 전율이 지나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0화 기관사실 안. 차장은 내가 입은 요원복과 소란스러운 바깥을 시퍼런 안색으로 번갈아 힐끗거리며 나에게 더듬더듬 모든 걸 불기 시작했다. 이 열차에 대해. “원래도… 원래도 아시잖습니까,…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9화 숨 막히는 침묵이 흐른다. 눈앞에는 도마뱀이 있다. 나를 사이비 종교 앞잡이로 생각하는… 아니, 상황적으로 맞는 표현이긴 한데. “…….” “…….” 안 되겠다! “형님~” 나는 활짝…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8화 나는 눈꺼풀을 떨며 눈앞의 광경을 보았다. “열차를 리폼하라!” 수십 명 이상의 사람들이 1번 칸으로 몰려와서 피켓을 들고 외치고 있었다. 근데 말이다. “토끼 인형을 모두에게!”…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7화 김솔음의 ‘열차 쉘터 지배 대작전’이 발족한 지 며칠 후. “아씨.” 한 열차 주민은 2번 칸에서 신경질적으로 잡지를 대충 던지는 중이었다. 폼 잡은 연예인이 표지에…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6화 아쉽게도 브라운의 즉각적이고 순발력 넘치는 요청은 기각되었다. 말하는 주화를 버리기 전에 일단 자초지종을 들어야 할 것 아닌가…. 그리고 갑자기 말문이 트인 ‘1번 배심원 가루로…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5화 나는 해금 요원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사인검 손잡이를 꽉 잡고있는 요원의 손은 힘이 들어가 새하얗게 변해있었다. 방금 내가 한 말의 충격을 소화하려는 듯이. 이해할 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4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굳히고 다시 아침역의 계단 위를 보았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호유원.’ 정말로 그 백일몽 이사의 얼굴이 달린 세광특별시의 요원이,…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3화 불 꺼진 별관 복도. 아니, 괴담 속 병원에서 내 호출을 받고 ‘배정’되어 나타난 보안팀. 복도에 서 있는 그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카맣게 검은 코트와 결박…
화산귀환-510화 510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5) 전쟁의 끝은 언제나 허무한 법이다. 그리고 그 전쟁을 수습하는 일은 늘 간단하지 않다. 특히 소수가 다수를 제압한 경우에는 뒤처리에 골머리를 썩을 수밖에…
화산귀환-509화 509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4) “이 찰거머리 같은 놈!” 빙궁의 장로인 이벽(李闢)이 분기탱천하여 발악하듯 소리쳤다. 하지만 그 앞을 막아선 이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검을…
화산귀환-508화 508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3) “……애송이?” 베인 얼굴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화끈거려 왔다. 하지만 상처가 주는 고통 이상으로 설천상을 분노하게 한 것은 청명의 저 한마디였다. 애송이?…
화산귀환-507화 507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2) “죽여라!” “으아아아아! 이 개 같은 놈들!” “오늘만을 기다렸다!” “궁주님의 원한을 갚겠다!” 여사혼이 이끄는 북해의 무사들은 실로 광포한 기세로 빙궁의 무사들을 몰아붙였다. 이들의…
화산귀환-506화 506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1) 적의 병력은 이쪽의 두 배 정도다. 하나하나가 가진 힘 역시 저쪽이 월등하다. 더구나 저들은 지금까지 함께 손발을 맞춰 왔고, 적당한 수련과 휴식을…
화산귀환-505화 505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5) 마교. 그 이름이 나오는 순간 빙궁도들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내려앉았다. 외면하고 싶은 이름이지만, 그럴 수 없는 이름이다. 그들이라고 눈과 귀가 없는 게 아닐진대,…
화산귀환-504화 504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4) 촤아아아악! “끄륵…….” 목 옆쪽이 한 치쯤 베임과 동시에 몸에 힘이 쭉 풀렸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몸을 뒤튼 덕에, 일 검에 목이 잘려 나가는 것만은…
화산귀환-503화 503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3) “아아아아아아아악!” “…….” 여사혼이 부릅뜬 눈으로 위쪽을 올려다보았다. ‘이게 대체 뭔 일이야?’ 정신이 하나도 없다. 화산의 제자들이 성벽 위로 올라간 순간부터 비명과 고함 소리가…
화산귀환-502화 502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2) “저, 저……?” 솟구치는 황금빛 권기에 몸을 실은 청명이 가볍게 성벽 위로 내려서는 걸 본 여사혼은 눈을 찢어져라 부릅떴다. ‘저자는 대체 뭐란 말인가?’ 생각하면…
화산귀환-501화 501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1) 궂은 날씨로 늘 컴컴하던 북해의 하늘도 오늘만큼은 기이할 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햇살이 환하게 대지를 비췄다. 타다다다닷! 그 청명한 하늘 아래, 화산의 제자들이 눈…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2화 나는 백사헌이 들고 있는 캠코더를 순간 멍하니 보았다. 지금, 사람을 죽이고 캠코더를 강탈…. “아아악!” “…!” 나는 휙 고개를 돌렸다. 백사헌이 잠근 문 안에서 캠코더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1화 나는 숨을 몰아쉬며 아래를 보았다. 어두컴컴하고 소독약 냄새 나는, 낡은 병원 침대 아래에 숨은 내 몸. 캠코더를 잡고 있는 내 손. 그 위를 다른…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0화 백일몽 주식회사의 심문실. 물약 제조 기계가 없어진 초유의 사태에서, 현장에 있던 내 폭탄 발언에 심문자의 입이 벌어졌다. “엘리베이터에서 포, 폭탄을 봤다고요?” “예.” 나는 무표정으로…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19화 당황스럽다. 백일몽 연구원으로 잠입했더니 백사헌을 만났다. 그런데 상대가 나를 ‘지산마을에서 만난 요원’으로 인식해 버린 복잡한 상황! 그러니까 말이다. ‘원론적으로는 내가 그 요원 맞긴 하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18화 평범한 차림의 30대 초반 남성은 자신의 자취방에서 신나게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어어, 그래, 나 백일몽 붙었다니까? 어, 시험 삼아 넣은 건데 말야.”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화산귀환-500화 500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5) “궁주님!” 갑작스레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에 설천상이 언짢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이내 집무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장로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설천상은…
화산귀환-499화 499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4) “공자님!” 가죽 옷을 입은 이들이 의자에 앉아 있는 설소백 앞에 부복했다. 그들의 눈에선 연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살아 계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공자님께서…
화산귀환-498화 498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3) “네?” 설소백이 당황한 눈으로 한이명과 백천을 번갈아 보았다. “제가…….” 아이의 반응을 살핀 백천은 한이명을 슬쩍 돌아보았다. 그 눈빛엔 담담한 힐난이 깃들어 있었다. 상황이…
화산귀환-497화 497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2) 토도도도도도! 짧은 다리가 쾌속하게 눈길 위를 누볐다. 전력으로 질주하다가 멈춰 서선 주변을 살피고 다시 질주하기를 여러 차례. 이번에도 주변을 빠르게 살핀 백아는 다시…
화산귀환-496화 496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1) 찰박. 얕은 개울물을 밟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찰박. 걸음을 뗄 때마다 그 소리는 조금씩 더 질척해졌다. 수십 년을 도가(道家)의 길을 걸으며 수양했음에도, 매화검존은…
화산귀환-495화 495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5) 고오오오오오오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대지가 거세게 뒤흔들렸다. 온통 희던 세상에 장엄하기 짝이 없는 금광이 웅혼하게 빛을 발했다. 이윽고. 우우우우우우웅! 벌 떼 수천…
화산귀환-494화 494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4) “하하(下下)!” “예!” 당소소의 무릎이 살짝 더 굽혀졌다. 독 오른 살쾡이처럼 자세를 낮춘 그녀의 검은 더없이 독랄하게 상대의 목을 노렸다. 카가가각! 가까스로 다급하게…
화산귀환-493화 493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3) “속도를 더 올려라!” 북해빙궁 빙검대(氷劍隊)의 대주 고진악(顧振岳)이 큰 목소리로 수하들을 재촉했다. 얼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몰아쳤지만, 달려 나가는 그들의 속도는 조금도 줄어들지…
화산귀환-492화 492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2) “좋아.” 청명의 눈이 불길할 만큼 반짝거렸다. 일단 결정을 했으면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아마 지금쯤이면 빙궁에 그들이 빙정을 캤다는 소식이 들어갔을 것이었다.…
화산귀환-491화 491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1) “……지랄 맞네, 진짜.” 청명이 빠득빠득 이를 갈아붙였다. 하여튼 이 마교라는 것들은 전생에서고 지금에고 쥐뿔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아니,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면…
화산귀환-490화 490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5) “끄윽…….” “우욱!” 광포한 살기에 여사혼을 비롯한 죄수들은 숨조차 내쉬지 못하고 신음했다. 의형살인(意形殺人). 살기만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보여 주는 지독한…
화산귀환-489화 489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4)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자꾸만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을 보며 윤종이 얼굴을 붉혔다. “자꾸 이러시면 제가 부끄럽습니다. 저희가 뭘…
화산귀환-488화 488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3) “…….” 방표는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앞에 놓인 물건을 바라보았다. 빙정. 북해의 특산물이자 보물인 빙정이 그의 눈앞에, 말 그대로 쌓여 있었다.…
화산귀환-487화 487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2) ‘으…….’ 내력이 빠져나간 육체에 음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진짜 장난 아니네, 여기.’ 왜 더 추운 북쪽이 아니라 여기에서 빙정이 나는지 알 것…
화산귀환-486화 486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1) 빙궁의 가장 높은 곳에 난 창을 통해 설천상이 아래를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단단한 외벽으로 둘러싸인 빙궁은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라 부를 만했다. 어떤…
화산귀환-485화 485화. 아무 일도 없다. (5) 썰매는 새하얗게 펼쳐진 설원 위를 거침없이 달려 나갔다. 개가 끄는 썰매라 큰 기대 하지 않았건만,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죽죽 치고 나가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
화산귀환-484화 484화. 아무 일도 없다. (4) “빙정을 직접 캐고 싶다 하였는가?” 청명을 바라보는 설천상의 눈에 당혹이 어렸다. 아침부터 접견을 신청하기에 무엇 때문인가 했다. 그런데 청명은 이렇게 대뜸 뜻 모를 이야기를…
화산귀환-483화 483화. 아무 일도 없다. (3) “이게 무슨 짓이오!” “무례한!” 화산의 제자들이 막 송원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청명이 남은 한 손을 휘휘 내저었다. “됐어, 됐어. 진정해.” “…….” “뭐 확인할 게 있으시겠지.”…
화산귀환-482화 482화. 아무 일도 없다. (2) “이쪽에는 없습니다!” “발자국이 전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눈에 덮인 건지…….” 보고를 받는 이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아무리 눈보라가 친다고 해도 방금 지나간 이의 발자국이…
화산귀환-481화 481화. 아무 일도 없다. (1) “사숙?” “음?” “바깥이 소란스러운데,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 물음에 백천이 빙그레 웃었다. “아무 일도 없다.” “…….” 화산의 제자들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굳게 닫힌 창문을 슬쩍…
화산귀환-480화 480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5) 휘이이이이이잉!거센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짙은 어둠이 내린 밤에 시야까지 막히니 눈을 뜨고도 앞을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 스슷. 짐승마저도 누비기를 두려워할 그 혹독한…
오컬트 판타지의 정수, 퇴마록 본편과 외전의 연결과 의미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다 목차 1. 서론: 퇴마록과 외전의 존재 이유 한국 오컬트 판타지의 효시로 평가받는 『퇴마록』은 본편 스토리뿐 아니라 그 세계관을 확장하는 외전…
화산귀환-479화 479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4) ‘저게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청명의 미소를 본 화산의 제자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도 적지라고 할 수 있는 북해빙궁에서 태연히 먹고 마실…
화산귀환-478화 478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3) 북해빙궁주 설천상은 수하들을 대동한 채 눈보라가 밀려들어 오는 회랑을 걸었다. 차가운 칼바람이 연신 몸을 할퀴는데도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북해의 사내는…
화산귀환-477화 477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2) 짙은 어둠이 진득하게 드리워진 공간. 몇 개의 작은 촛불들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빛이란 본디 어둠을 밀어 내는 것. 하지만 이 공간의 어둠은…
화산귀환-476화 476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1) “은공들께서 이리 가 버리시면 저희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몰려나온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며 백천이 빙그레 웃었다. “그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화산귀환-475화 475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5) 창을 넘어 들어온 햇살이 자줏빛 띤 검을 가만히 비추었다. 살짝 주름진 손이 새하얀 천으로 검신을 천천히 닦아 내었다. 이미 광이 날 정도로 깨끗하지만,…
화산귀환-474화 474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4) 쇄애애애애액! 청명이 쾌속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휘몰아치기 시작한 눈보라가 시야를 가렸지만, 저 멀리 거뭇한 점 하나는 확연하게 보였다. ‘이거 봐라?’ 거리가 쉽사리 좁혀지지…
화산귀환-473화 473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3) 탁자에 놓인 찻잔에서 따뜻한 김이 피어올랐다. 모여든 화산의 제자들이 차를 마시기 시작하자 촌장은 슬쩍 청명의 눈치를 살폈다. 연륜 있는 인물답게, 굳이 설명을 듣지…
화산귀환-472화 472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2) “콜록! 콜록! 어허허어어이!”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은 임소병이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가 오려나.” 이 젊은 나이에, 그것도 한 문파를 이끄는 고수가…
화산귀환-471화 471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1) 조걸은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얼굴로 얼음 호수 위를 바라보았다. “……저거 뭐 하는 겁니까?” “난들 알겠냐?” “생선 좀 낚아 오라는데, 왜 저러고 있는…
화산귀환-470화 470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5) 하루가 가고 이틀이 흘렀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소소야.” 백천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당소소를 바라보았다. “좀 쉬어라.” “아직 괜찮아요, 사숙.” “사람을 고치는…
화산귀환-469화 469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4) “문 열어요!” “…….” “이 문 당장 열라고요! 당신들 지금 몸이 아프죠?! 나는 의원이에요! 상태를 봐야 하니 지금 당장 문 열어요! 어서!” “…….”…
화산귀환-468화 468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3) “……미치겠네.” “가도 가도 끝이 없네.” 화산의 제자들이 끝없이 펼쳐진 얼음의 호수를 보며 진저리를 쳤다. 그들은 이미 두 번이나 섬서와 사천을 왕래해 본…
화산귀환-467화 467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2) 사로잡힌 빙궁도들의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청명의 주장은 반만 받아들여졌다. 당소소가 챙겨 온 산공독으로 그들의 내력을 금제하고, 튼튼한 밧줄로 묶어 창고에 처박는 수준에서 깔끔한…
화산귀환-466화 466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1) “끄윽!” “끅!” 짧은 신음과 함께 빙궁의 궁도들이 하나둘 쓰러졌다. 그럴 때마다 초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솟았다. 제 절반도 살지 않았을 듯한 어린놈들에게 쓰러지는…
화산귀환-465화 465화. 뭐 이딴 동네가 다 있어? (5) 카앙! 북해빙궁의 궁도들이 날려 대는 도격은 북풍한설(北風寒雪)이라는 말에 딱 어울릴 만큼 강하고 날카로웠다. 예전에 보았던 팽가의 도(刀)에 비해도 큰 손색이 느껴지지 않을…
화산귀환-464화 464화. 뭐 이딴 동네가 다 있어? (4) 쇄애애애액! 칼바람을 몸으로 가르는 소리와 함께 십여 명의 무사가 그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눈처럼 흰 무복. 왼쪽 가슴에 새겨진 빙(氷)이라는 글자. ‘북해빙궁인가?’…
화산귀환-463화 463화. 뭐 이딴 동네가 다 있어? (3)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북해에서 마교의 종적이 발견되었다는 말은 이미 들었으니까. 게다가 청명은 이미 마화로 뒤덮인 시신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화산귀환-462화 462화. 뭐 이딴 동네가 다 있어? (2) “와, 오두막이다.” “신기하게 생겼어요, 사고!” 화산의 제자들이 모습을 드러낸 오두막을 보며 탄성을 내질렀다. 둥근 나무의 형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쌓아 올려 만든…
화산귀환-461화 461화. 뭐 이딴 동네가 다 있어? (1) “……사람인가?” “사람이지?” “사람 같은데요?” 모두가 눈을 끔뻑이며 얼음 위에 앉아 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아니, 곰인가?” “말을 하잖습니까! 말을!” “왜 성질을 내고 그래?”…
화산귀환-460화 460화. 내가 그쪽은 전문가거든. (5)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하는 법. 아무리 먼 길이라도 꾸준히 나아가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그 끝에 도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게 천 리가 아니라 이천 리가 되면…
화산귀환-459화 459화. 내가 그쪽은 전문가거든. (4) 탈탈탈탈탈. 수레가 쉼 없이 관도를 달렸다. 화산의 제자들은 지치지 않는 짐말처럼 수레를 끌고 나아갔다. 이전 사천행 때 수레에 실었던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화산귀환-458화 458화. 내가 그쪽은 전문가거든. (3) 파아앗! 검 끝이 흔들림 없이 앞으로 쏘아졌다. 파아앗! 다시 한번. 또다시 한 번. 수도 없이 내질러진 검 끝은 쾌속하게 나아가 정확하게 같은 곳에 멈추기를…
화산귀환-457화 457화. 내가 그쪽은 전문가거든. (2)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법정이 반장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먼 섬서까지 왔음에도 법정은 겨우 하루를 머무르고 날이 밝자마자 떠날 채비를 마쳤다. 현종이 만류해 보았지만, 법정은…
화산귀환-456화 456화. 내가 그쪽은 전문가거든. (1) “방장…….” 넋이 반쯤 나가 버린 법정의 모습에, 혜연이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었다. ‘과연 마구니(魔仇尼)로구나.’ 저 청명 앞에서는 아무리 소림의 방장이라 해도 결국 어쩔 도리가 없는…
화산귀환-455화 455화. 저 사람이 여길 왜 와? (5) “정보가 엄청 빠르시네요?” 청명의 말에 법정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더없이 인자해 보이는 미소였지만, 청명의 눈에는 그 웃음마저 곱게 보이지 않았다. “내가 있는…
화산귀환-454화 454화. 저 사람이 여길 왜 와? (4) 반짝인다. 햇살을 받은 법정이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다. ‘반짝이가 하나.’ 아니, 더 있네. 법정의 뒤쪽에 선 소림의 승려들을 가만 보던 청명이 못마땅한 듯…
화산귀환-453화 453화. 저 사람이 여길 왜 와? (3) “인생이란…….” 청명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손을 뻗었다. 찬 이슬이 맺힌 술병이 잡혔다. 술을 꼴깍꼴깍 들이켠 그는 슬쩍 고개를 돌려 옆에 놓인 안주들을…
화산귀환-452화 452화. 저 사람이 여길 왜 와? (2)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었다. 백천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걸리었다. “좋구나.” “정말 좋습니다.” 그의 옆에 누운 윤종과 조걸 역시 배부른 고양이 같은…
화산귀환-451화 451화. 저 사람이 여길 왜 와? (1) “오오! 이것이……?” 현종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이것이 당가에서 만든 만년한철검이란 말이지?” “네.” 대답은 간단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결코 작지 않았다. “……과연.”…
450화. 이렇게 마음이 맞는 분을 만날 줄이야. (5) 찻주전자에서 흘러내린 가느다란 물줄기가 잔으로 쏟아졌다. 은은한 다향이 천천히 퍼져 나갔다. 현종의 눈은 잔 안에서 넘실거리는 찻물에 고정되어 있었다. 흔들리고 또 흔들리던…
화산귀환-449화 449화. 이렇게 마음이 맞는 분을 만날 줄이야. (4) “……끄으.” 앓는 소리가 연신 새어 나왔다. 백천은 안쓰러운 눈으로 임소병을 바라보았다. 원래 창백하고 병색이 완연했던 그의 얼굴은 이제 거의 푸르죽죽하게 죽어,…
화산귀환-448화 448화. 이렇게 마음이 맞는 분을 만날 줄이야. (3) “혼원단?” “네.” “……과거 천하제일 명의이자 신의였던 약선의 혼원단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네.” 임소병의 눈이 진지한 빛을 띠었다. “그 말씀은…….” 혀에 기름이라도 바른…
화산귀환-447화 447화. 이렇게 마음이 맞는 분을 만날 줄이야. (2) “흐음.” 임소병은 섬세한 손길로 학창의에 붙은 호랑이 털을 하나하나 떼어 냈다. “……가죽을 갈든지 해야지.” 의자에 씌운 호피를 보는 그의 눈살이 살짝…
화산귀환-446화 446화. 이렇게 마음이 맞는 분을 만날 줄이야. (1) “……세상에.” “저 철신장 님을…….” 대호채의 산적들은 쩍 벌어진 입을 다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녹립십영 중 하나인 철신장이 패배한다? 물론 그럴 수…
화산귀환-445화 445화. 뭔 산적이 이래? (5) 번충의 덩치는 평범한 사람의 두 배를 가뿐히 넘어섰다. 그리고 청명의 몸은 평범한 무인에 비하면 오히려 조금 작은 편에 속했다. 그런 두 사람을 동시에 보자니…
화산귀환-444화 444화. 뭔 산적이 이래? (4) 청명이 고개를 슬쩍 들며 임소병을 빤히 보았다. “그래서 어떻게? 직접 한판 하실 건가요?” 그 말에 임소병의 눈에 일순 섬뜩한 광채가 번뜩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산귀환-443화 443화. 뭔 산적이 이래? (3) 꿀꺽. 꿀꺽. 꿀꺽. “카아아아아아!” 육소병. 아니, 임소병이 호쾌하게 물을 마시고는 입가를 슥 훔쳤다. 그 모양새가 참 뭐랄까…… 참……. ‘청명이 놈이 술 마시는 꼴 같네.’…
화산귀환-442화 442화. 뭔 산적이 이래? (2) “흐하하하하하하핫!” 호탕하게 웃어젖히는 녹림왕의 모습에, 화산의 제자들은 서로 묘한 눈빛을 교환했다. 저 거대한 덩치와 위압적인 외모. 거기에 풍기는 기세까지 감안한다면 이 웃음에 응당 몸을…
화산귀환-441화 441화. 뭔 산적이 이래? (1) 백천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아니, 이 새끼야! 그게 이 상황에서 할 말이냐!” 하지만 청명은 되레 눈을 까뒤집으며 성을 냈다. “이 상황이니까 그런 말을 하지!…
화산귀환-440화 440화.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5) “읏차!” “흐아아아아앗!” 수레는 마치 꽁지에 불이 붙은 말처럼 관도를 내달렸다. 울퉁불퉁한 길을 고속으로 달리니 수레가 바닥에 던진 공처럼 연신 튀어 올랐지만, 당가의…
화산귀환-439화 439화.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4) “다 실었어?” “응.” “준비는 다 끝냈고?” “당연하지.” 청명은 수레에 차곡차곡 쌓인 나무 상자들을 보며 새삼 놀랐다. ‘이제는 따로 시키지 않아도 잘하네.’ 예전에는…
화산귀환-438화 438화.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3) “대체 뭐 하는 거래?” “그러게요?” 화산의 제자들이 의아한 눈으로 당가의 가주실을 바라보았다. 술을 진탕 마시고 뻗었다가 눈을 뜬 지도 한참이 지났는데, 가주실에서…
화산귀환-437화 437화.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2) “끄응.” “에잉.” “쯧.” 세 사람이 영 못마땅한 눈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사람이 고집도 좀 꺾을 줄 알고 그래야지.” “그건 내가 할 말이오.” 청명이…
화산귀환-436화 436화. 기왕 할 거면 제대로 해야죠! (1) 쪼르륵. 당군악이 섬세한 손길로 차를 따라 청명과 맹소에게 내밀었다. “차요?” 청명이 고개를 갸웃하며 챙겨 온 술병을 살짝 흔들어 보였다. “술이 있는데?” “……회의…
화산귀환-435화 435화. 저 매화검존 아닌데요? (5) 새하얀 털 뭉치가 팽그르르 회전하고, 드러누웠다가 재빠르게 다가와 얼굴을 비볐다. “낄낄낄. 이놈 꽤 귀엽네.” “…….”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참 따뜻한 광경이라 했을 것이다. 하지만…
화산귀환-434화 434화. 저 매화검존 아닌데요? (4) “저…….” 백천이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 그렇게까지는…….” “뭐?” 눈에 핏발을 세운 당가의 장인이 그를 획 돌아보았다. 그 광기 어린 눈빛에 천하의…
화산귀환-433화 433화. 저 매화검존 아닌데요? (3) “응?” 조금 당황한 당군악이 고개를 갸웃하다 큰 목소리로 외쳤다. “패야! 당패 거기 있느냐?” “예, 아버님!” 당패가 재빨리 문을 열고 가주실 안으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혹여…
화산귀환-432화 432화. 저 매화검존 아닌데요? (2) “그러게, 사람이 정직하게 살아야지.” “꾀를 쓰더니 제 꾀에 제가 빠졌네.” “쌤통.” 들으란 듯 쑥덕거리는 목소리를 참던 청명이 결국 상체를 벌떡 일으키고는 베개를 잡아 던졌다.…
화산귀환-431화 431화. 저 매화검존 아닌데요? (1) 붉게 달아오른다. 마치 붉은 해가 뜨는 것처럼 붉게, 또 붉게. 동그란 보옥이 붉게 달아올……. “으으으으.” 동그란 머리를 시뻘겋게 물들인 혜연이 오만상을 찌푸렸다. ‘뭔 놈의…
화산귀환-430화 430화. 친구 좋다는 게 뭔가! (5) 사천당가가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당가의 상징은 독과 암기. 그중 암기의 정점에 올라 있는 당가의 최고 장인이 수 년 만에 다시 망치를 잡았다는 사실은…
화산귀환-429화 429화. 친구 좋다는 게 뭔가! (4) “매화검존?” 뜬금없는 말에 백천이 의문 어린 얼굴로 노인을 바라보았다. 아니, 저 영감님이 갑자기 무슨 소리를……. “지금 누구보고 그러시는 거냐?” “청명이 같은데요?” “엥?” 백천은…
화산귀환-428화 428화. 친구 좋다는 게 뭔가! (3) 쪼르르륵. 사천의 명물, 천홍(川紅)이 천천히 잔에 따라졌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 부드러운 향이 방 안에 은은히 번져 나갔다. “음.” 잔을 든 이가 절도…
화산귀환-427화 427화. 친구 좋다는 게 뭔가! (2) 사천당가의 접객청. “…….” 당군악이 복잡 미묘한 얼굴로 당소소를 바라보았다. 당소소는 눈을 반짝이며 그런 아버지를 마주 보았다. 당군악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잘못된 건 아닌데.’…
화산귀환-426화 426화. 친구 좋다는 게 뭔가! (1) “그럼 살펴 가십시오!” “잘 먹고 잘 쉬다 가요!” 유령문의 소문주……. 아니, 이제는 유령문의 문주가 된 도운찬이 청명의 양손을 꼭 잡으며 빙그레 웃었다. “소도장.…
화산귀환-425화 425화. 여하튼 늦으면 뒈지는 거야. (5) “이, 이게…….” 오장송이 몇 번이고 눈을 끔뻑였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져, 졌다고?’ 이럴 수가 있는가? 이건 도저히 질…
화산귀환-424화 424화. 여하튼 늦으면 뒈지는 거야. (4) “이제 오나?” 홍대광이 목을 쭉 뺐다. 산 아래에서 몇몇 기운들이 빠르게 접근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눈에 흥미의 빛이 서렸다. “누구일까?” 화산? 아니면 유령문?…
화산귀환-423화 423화. 여하튼 늦으면 뒈지는 거야. (3) 꼴꼴꼴꼴꼴. “크아아아!” 술을 꿀꺽꿀꺽 들이켠 청명이 기똥찬 탄성과 함께 술병을 내리고는 소매로 입가를 쓱 문질렀다. 그러더니 화산의 제자들이 달려 나간 방향을 보며 씨익…
화산귀환-422화 422화. 여하튼 늦으면 뒈지는 거야. (2) “장로님! 이게 대체 무슨 일입니까?” “소란 떨 것 없다.” 아침이 되자마자 모여든 유령문의 문도들이 당혹 어린 시선으로 오장송을 바라보았다. “경주라니요?” “……왜? 자신이 없더냐?”…
화산귀환-421화 421화. 여하튼 늦으면 뒈지는 거야. (1) 쏴아아아아아! 하늘이 뚫린 듯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유령문의 장로인 오장송(吳長松)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내내 문 쪽을 바라보았다. “슬슬 돌아오실 때도 되지 않았느냐?” “그러게 말입니다.”…
화산귀환-420화 420화. 솔직히 이젠 저도 감당이 안 됩니다. (5) 강철로 만든 두꺼운 수레 위로 재물이 그득그득 쌓였다. 금자들이 탑처럼 높게 쌓였고, 보석들은 은은한 달빛에 영롱하게 빛났다. “아이고오, 이거 너무 많아서…
화산귀환-419화 419화. 솔직히 이젠 저도 감당이 안 됩니다. (4) “그러니까…… 녹림?” “그렇지.” 홍대광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번에 녹림칠십이채(綠林七十二砦)에 새로 합류한 산채지. 얼마 전에 들었다.” “……녹림칠십이채라는 게 바뀌고 그러는 겁니까?” “당연하지.” 홍대광이…
화산귀환-418화 418화. 솔직히 이젠 저도 감당이 안 됩니다. (3) 수레를 타고 가는 건 나름 편안한 일이다. 물론 커다란 마차를 타고 가는 것보단 못하지만, 맨다리로 걸어가는 것에 비하면 호강에 가깝다. 그러니…
화산귀환-417화 417화. 솔직히 이젠 저도 감당이 안 됩니다. (2) 아침이 밝았다. 현종은 자신의 앞에 도열한 화산의 제자들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요즘 좀(?) 사고를 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인방의 악도들을 물리친 자랑스러운…
화산귀환-416화 416화. 솔직히 이젠 저도 감당이 안 됩니다. (1) 명문의 조건은 무엇일까? 과거 도운찬은 명문의 조건이 명성이라고 생각했다. 세인들이 그 문파의 존재를 알고 인정하지 않는다면 명문으로 불릴 수 없기 때문이다.…
화산귀환-415화 415화. 내가 성질이 뻗쳐서, 내가! 아오! (5) “거…… 다 알아서 잘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현영의 말에 현종이 매서운 눈빛으로 화답했다. 살짝 찔끔한 현영이 시선을 피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십시오.” “에잉!”…
화산귀환-414화 414화. 내가 성질이 뻗쳐서, 내가! 아오! (4) “이 할.” 북해의 만년빙보다 시린 눈빛이 건너편을 날카롭게 응시했다. “흐음.” 낮디낮은 목소리. 듣는 이를 절로 숨 막히게 하는 묵직한 침음성이 그 눈빛에…
화산귀환-413화 413화. 내가 성질이 뻗쳐서, 내가! 아오! (3) “……조금 전에 들어가신 분, 은하상단 소단주님 아니신가?” “그런 것 같은데요.” “……대체 일을 어디까지 키울 셈이지?” 백천이 영 불안하다는 얼굴로 전각을 바라보았다. 청명과…
화산귀환-412화 412화. 내가 성질이 뻗쳐서, 내가! 아오! (2) “그…….” 힘겹게 입을 떼었던 도운찬은 이내 다시 입을 닫았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의 눈앞에는 무릎을 꿇은 이들이 일렬로…
화산귀환-411화 411화. 내가 성질이 뻗쳐서, 내가! 아오! (1) “……뭔 놈의 산이!” 유령문의 소문주 도운찬은 절벽으로 나 있는 가파른 소로를 오르며 혀를 내둘렀다. 경공으로는 천하의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이 있는지라 떨어질…
화산귀환-410화 410화. 아니! 알겠는데 못 참겠다고! (5) 청명은 백매관 앞에 모인 백자 배와 청자 배들을 보며 혀를 찼다. “……아주 그냥…….” 숙취로 얼굴이 반쯤 썩은 화산의 제자들이 연신 구역질하며 몸을 들썩이고…
화산귀환-409화 409화. 아니! 알겠는데 못 참겠다고! (4) “으하하하하핫! 사숙! 제 잔 받으십시오!” “오냐, 이놈아!” 술판이 거나하게 벌어졌다. 평소에는 잔치를 벌여도 적당히 식당에서 먹고 마셨지만, 오늘은 정말 날을 제대로 잡은 김에…
화산귀환-408화 408화. 아니! 알겠는데 못 참겠다고! (3) “이제 별 문제는 없으실 거예요.” 당소소의 말에 운검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상처가 완전히 아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이젠 무리만 안 하시면 덧날…
화산귀환-407화 407화. 아니! 알겠는데 못 참겠다고! (2) 차분해 보이는 중년인. 단정하게 빗어 올린 머리와 깔끔하게 정리된 수염은 그의 성향을 능히 짐작하게끔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청수한 중년 문사쯤으로 보였다. 하지만…
화산귀환-406화 406화. 아니! 알겠는데 못 참겠다고! (1) 소문은 바람보다 빠르다. 만인방이 섬서로 밀고 들어와 화산을 쳤다는 사실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천하에 퍼져 나갔다. 강호인이란 본디 이런 소식에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니 놀라울…
화산귀환-405화 405화. 화산은 네가 지켜야 할 곳이 아니다. (5) 이제는 익숙하다 생각했다. 다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현종의 모습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만큼 낯설었다. 이 사람에게 이런 면모가 있었던가? 얼굴을…
화산귀환-404화 404화. 화산은 네가 지켜야 할 곳이 아니다. (4) “아야야야야야!” 청명이 호들갑을 떨며 꽥 소리를 질렀다. “아니! 뭔 붕대를 이렇게 아프게 매!” “……주둥이 다무는 게 좋을 거예요, 사형. 그 입까지…
화산귀환-403화 403화. 화산은 네가 지켜야 할 곳이 아니다. (3) 어떤 군세(軍勢)든 우두머리를 잃으면 사기가 급락하는 법. 탈명단창에 이어, 독혈수와 야도마저 쓰러지자, 만인방도들은 더 이상 저항할 힘을 잃어버렸다. “아아아악!” “아악!” 앞만…
화산귀환-402화 402화. 화산은 네가 지켜야 할 곳이 아니다. (2) “다 쓸어 버려!” “이 새끼들이 감히 화산에 쳐들어와?” “배때기를 쑤셔 버릴라!” 화산의 제자들이 흉흉한 기세를 뿜으며 만인방을 몰아쳤다. 앞뒤로 포위된 형세에…
화산귀환-401화 401화. 화산은 네가 지켜야 할 곳이 아니다. (1) 베어 낸 상처에 빗물이 파고들었다. 쓰라리다 못해 욱신거리는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청명의 신경은 오로지 흑시에게 쏠려 있었다. 까드드득. 흑시의 조가 연신…
복수·숙명·권력의 삼각구도를 통해 읽는 무협소설 사신의 진정한 의미 목차 1. 무협소설 『사신』이 주목받는 이유 무협소설 『사신』은 단순한 복수극이나 강호 성장담에 머물지 않는다. 이 작품이 지속적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사신’이라는 극단적인 상징을…
동천(冬天) – 730화 “아아! 냠냠. 꿀꺽! 아아! 냠냠쩝쩝. 꿀꺽! 아아!” 아기 새가 어미 새에게 먹이를 받아먹듯 입을 벌리고 뼈를 발라낸 생선살을 받아먹기에 여념이 없었던 동천은 편하게 눈을 감으며 생선을 씹어…
동천(冬天) – 729화 우웅우우웅! 순간 겉으로는 들리지 않고 밀착된 하단전을 통해서 그만이 느낄 수 있는 진동음이 느껴졌다. 동천은 운석이 담긴 부분에서 미열(微熱)이 발생한다고 느낀 동시에 내공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동천(冬天) – 728화 헌데, 눈빛이 흐리멍덩한 것이 마치 너무도 오랫동안 잠을 자서 부스스한 모습이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녀는 길게 하품을 하며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으하아아암! 아, 잘 잤다. 응? 동천,…
동천(冬天) – 727화 재활의 시간. “으으. 윽!” 정신을 차린 동천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절로 ‘으으.’ 하는 신음소리를 흘렸다. 서서히 의식은 살아나는데 그와 비례하여 전신이 쪼개질 듯한 고통이 갈수록 생생해지자 골골거리는 소리를…
동천(冬天) – 726화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어떻게 되었는가.” “연합세력의 2차 후발대가 이곳까지 오려면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복면을 한 사내들 중 1명이 상관에게 보고를 마쳤다. 고개를 끄덕인 상관은…
동천(冬天) – 725화 덜컹! 관 뚜껑은 의외로 쉽게 떨어졌다. 잠시 떨리는 눈동자를 보인 동천은 무엇인가에 반항을 하려는 듯 기이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정신을 끌어 모았지만 바로 그 순간, 마치 지금의 상황을…
동천(冬天) – 724화 “가만! 그런데 어째서 이런 곳에 밀폐된 석실이 있는 거지?” 밀폐된 곳이 발견된 것만 해도 충분히 의심스러운데 거기에다 금은보화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니 의심이 가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동천(冬天) – 723화 정해진 운명의 만남 2. 톡! 토옥! “…….” 톡! 꿈틀! 톡! 토독! “……으윽!” 차가운 무언가가 이마를 계속 때리자 동천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기절한 상태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전신이…
동천(冬天) – 722화 쩌저저저저! 퍽! 벽이 갈라지고, 이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동천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것은 마치 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였으며 그의 고막을 후벼파듯 미친 듯이 울어대는 윙윙거림은 그의 정신을…
동천(冬天) – 721화 정해진 운명의 만남. 쩡! 콰직! “크흡!” 운석에서 생성된 투명한 막과 충돌한 빛줄기는 폭발이 일어나듯 작은 섬광을 일으키며 그 흔적을 지워갔다.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상황에서…
동천(冬天) – 720화 “흐야아압!” 환청인 양 물이 갈리듯 촤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 신군이 방어진을 뚫고 비호처럼 뛰어들었다. 냉현과 흑혈이살로서는 막고자 하면 막을 수도 있는 공격이었지만 내상을 우려하여 길을 내어준…
동천(冬天) – 719화 그는 기분이 더러워도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더러워도 아주 더러운 기분이었다. ‘마치, 시궁창의 물을 들이킨 듯한 기분이로군.’ 절로 상상이 되었던지 그의 인상이 대번에…
동천(冬天) – 718화 “주군, 안 좋은 소식이 둘 있습니다.” 전체적인 지휘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나타난 장환은 굳어진 얼굴로 제갈여휘에게 말했다. 제갈여휘는 작은 석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동천(冬天) – 717화 정해진 운명의 만남. 흠칫! 치켜 떠진 두 눈을 부라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척마신군은 느닷없이 변한 어린놈의 기세에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상체를 뒤로 물렸다. 그나마 정신력이 강했기에 망정이지…
동천(冬天) – 716화 ‘쳇, 아직까지 살아 있잖아? 뒈졌으면 좋았을 걸.’ 새로 나타난 노인들 중 1명과 냉현, 그리고 흑혈이살은 팽팽하게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노인 혼자서 냉현들을 상대하는 것은 아니었고 복면인들…
동천(冬天) – 715화 사정화는 실로 오랜만의 존댓말이라 약간 어색해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잠깐일 따름이었다. 처음에 말을 꺼내는 것이 생소해서 그렇지, 그 이후로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던…
동천(冬天) – 714화 “동천에게 지나치는 말로 들었어. 제갈세가에 있었다고?” “예, 아가씨.” 도연이 예의를 갖춰 대답하자 그녀는 슬쩍 장노삼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누굴 기다리는 임무라고 들었는데 저 노인이었던 모양이구나.” 도연은 아까도…
동천(冬天) – 713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연이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묻자 장노삼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허허, 아니다. 그저 그런 느낌이 들었을 따름이다.” 도연은 장노삼이 어릴 때부터 주군을…
‘만렙에서 다시 시작한 자’가 보여주는 성장 판타지의 본질 목차 1. 작품 개요와 장르적 특징 「나 혼자 만렙 뉴비」는 헌터물과 게임 판타지를 결합한 작품으로, 이미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주인공이 초보자의…
화산귀환-400화 400화.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것이다. (5) 촤아아아악! 빗물을 가르며 날아드는 검의 기세가 더없이 흉흉했다. 솟구친 흑조단원들이 검은 비조처럼 청명을 향해 강하했다. 청명은 스산하게 내려앉은 눈으로 그 모습을…
화산귀환-399화 399화.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것이다. (4) 청명이 나뭇가지를 박차고 뛰어오르자 나뭇잎 뒤흔들리는 소리가 파스스 울렸다. 어둠으로 물든 화산에 섬뜩하다 못해 저릿한 살기가 퍼지고 있었다. 청명은 피부를 아릿하게…
화산귀환-398화 398화.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것이다. (3) “큭!” 백천의 머리가 산발이 되어 휘날렸다. 그는 핏발이 선 눈으로 야도를 노려보았다. 야도의 몸 역시 자잘한 상처로 뒤덮여 있긴 했지만, 백천의…
화산귀환-397화 397화.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것이다. (2) ‘빌어먹을, 화정검인가?’ 그 적사도를 쓰러뜨린 이. 아마도 이제야 화산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야도의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물론 저런 애송이 몇이 합류했다고…
화산귀환-396화 396화.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걷는 것이다. (1) 청명이 무위를 보이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화산의 제자들은 이미 그의 무위가 자신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수준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화산귀환-395화 395화. 곱게 죽지는 못할 거다. (5)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려 갔다. 내뻗은 손이 덜덜 떨며 땅을 할퀴고 내짚었다. 다리가 잘려 나갔다. 그토록 멀쩡하던 다리가 순식간에. 하지만 탈명단창을 진정 지옥으로 몰아넣은…
화산귀환-394화 394화. 곱게 죽지는 못할 거다. (4) “처, 청명아!” “청명아! 청명!” 무겁게 내려앉았던 정적 속에서 화산 제자들의 목소리가 발작적으로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왔다. “처, 청명이, 이놈아!” 심지어 현종조차도 치밀어 오르는 감정을…
화산귀환-393화 393화. 곱게 죽지는 못할 거다. (3) “운검아!” 현종이 고함을 내지르며 몸을 날리려 했다. 하지만 매서운 야도의 도는 그의 발이 떨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카앙! 목을 노리고 날아든 도가 잔뜩…
화산귀환-392화 392화. 곱게 죽지는 못할 거다. (2) ‘좋지 않아.’ 당소소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스쳤다. “익!” 이내 그녀의 손에서 비도(飛刀)가 발출되었다. 쇄애애애액! 빛살처럼 날아간 비도는 이내 화산의 제자를 공격하던 만인방의 무사에게…
화산귀환-391화 391화. 곱게 죽지는 못할 거다. (1) 낭창하게 휘어졌던 검이 다시 튕기듯 적을 향해 쇄도했다. 카앙! 하지만 날카로운 기세를 품은 그 검은 시커멓게 물든 손에 가로막혀 힘없이 튕겨 나가고 말았다.…
화산귀환-390화 390화. 죽어야 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죽겠다. (5) ‘더 빨리!’ 청명의 발이 힘껏 땅을 박찼다. 콰앙! 디딘 땅이 폭발하듯 터져 나가는 동시에 그의 몸이 쏜살처럼 대지를 가르고 내달렸다. “허억!…
화산귀환-389화 389화. 죽어야 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죽겠다. (4) ‘빌어먹을.’ 소취걸 양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빨리 알아챘다면!’ 정보가 조금만 더 빨랐다면 어느 정도…
화산귀환-388화 388화. 죽어야 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죽겠다. (3) “아니, 미안하다고.” “…….” “거, 이 새끼 진짜 소심하네?” “…….” “입만 열면 대자대비(大慈大悲)가 어쩌고 하는 중놈이 뭐 별것도 아닌 걸로 삐쳐서 입이…
화산귀환-387화 387화. 죽어야 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죽겠다. (2) “그럼 잘 부탁하겠네, 화영문주.” “장로님……. 이리 가 버리시면 어찌합니까. 화영문은 아직 장로님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허허.” 현영이 빙그레 웃으며 화영문주 위립산의 어깨를…
화산귀환-386화 386화. 죽어야 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죽겠다. (1) 화산. 방 안으로 모여든 이들이 장문인 현종에게 보고를 올리기 시작했다. “장문인. 서안에서 연통이 왔습니다. 화영문은 이제 완전히 자리를 잡아 더는 제자를…
화산귀환-385화 385화. 귀신이면 죽고 사람이면 뒈진다. (5) “흐으으으으응.” 누가 들어도 기분 좋을 만한 콧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 콧소리를 듣는 이들 중 진정으로 이 상황을 즐길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그러니까…
화산귀환-384화 384화. 귀신이면 죽고 사람이면 뒈진다. (4) “…….” “…….” 화산의 제자들이 복잡한 심경으로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 전신을 두르고 있는 유백색의 무복은 사람의 것이 분명하지만, 얼굴은 사람의 그것이라 말하기…
화산귀환-383화 383화. 귀신이면 죽고 사람이면 뒈진다. (3) “귀신이면 벌써 죽은 거잖아?” “한 번 더 죽인다는 뜻 아닐까?” “그냥 아무 생각 없겠지.” 윤종과 조걸은 마지막 백천의 말에 격한 동의를 표했다. 아무래도…
화산귀환-382화 382화. 귀신이면 죽고 사람이면 뒈진다. (2) “……죽을 것 같다.” “저두요.” 눈 밑이 어둑하다 못해 음영이 턱 끝까지 내려온 화산의 제자들이 서로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잠을 어떻게 자? 귀신이…
화산귀환-381화 381화. 귀신이면 죽고 사람이면 뒈진다. (1) 화려하기 짝이 없는 공간. 자색(紫色)으로 칠해진 기둥과 방 이곳저곳을 장식한 질 좋은 비단은 절로 감탄을 자아냈다. 그리고 그 안을 채운 고급스러운 가구들과 한눈에…
화산귀환-380화 380화. 뭐 그렇게 대단한 일 했다고. (5) “뭔 소리야? 좀 자세하게 이야기해 봐!” 청명이 다그치자 백상이 파르라니 질린 얼굴로 다급하게 말했다. “귀, 귀신이 나왔다니까!” “그러니까 그게 뭔 소리냐고.” “측간을…
화산귀환-379화 379화. 뭐 그렇게 대단한 일 했다고. (4) “아이고! 도사니이이임!” “여기, 이거 오늘 딴 과일인데 한번 드셔 보십시오!” “바쁘실 텐데, 매번 이렇게! 어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청명은 환대해 주는 서안의…
화산귀환-378화 378화. 뭐 그렇게 대단한 일 했다고. (3) “아 밀지 마시오!” “줄을 서면 되잖소! 줄을!” “거 화산 분들 보기에 부끄럽지도 않소! 줄을 서라고!” 다음 날 아침. 문을 연 화영문의 앞에…
화산귀환-377화 377화. 뭐 그렇게 대단한 일 했다고. (2) 돌아오는 청명을 바라보며 백천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여간 종잡을 수 없는 놈이라니까.’ 청명은 화산에서 가장 경박한 인간이다. 화산에 적을 둔 이라면 누구도…
화산귀환-376화 376화. 뭐 그렇게 대단한 일 했다고. (1) “……이겼다?” 윤종을 비롯한 화산 제자들의 눈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간혹 백천이 끝도 없이 밀릴 때는 차마 눈을 뜨고 보지도 못할 만큼…
화산귀환-375화 375화. 그 말은 동감이야. (5) 파아아아앙! 도가 공기를 찢어발긴다. 어마어마한 힘이 실린 도는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근육이 조여들게 만들었다. 심지어 그저 단순한 일 도가 아니었다. 붉은 도기를 품은 도는…
화산귀환-374화 374화. 그 말은 동감이야. (4) “걸아.” “예, 사형.” “……쟤…….” 윤종이 슬쩍 눈짓으로 청명을 가리켰다. “열받은 것 같지 않냐?” “예?” 그 말에 조걸이 고개를 갸웃하며 그쪽을 살폈다. “……그냥 평소의 청명이…
화산귀환-373화 373화. 그 말은 동감이야. (3) 적사대원 형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화산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이놈들은 대체 뭐지?’ 적사대는 전투로 뼈가 굵은 이들이다. 대부분의 사파인이 그렇듯, 그들은 어릴 적부터…
화산귀환-372화 372화. 그 말은 동감이야. (2) “……지금 뭐라고 했느냐?” “거, 나이도 아직 많지 않아 보이는데 벌써 귀가 나쁘신가.” 청명은 제 귀를 휘적휘적 후비며 어깨를 으쓱했다. “허허허.” 적사도 엽평이 황당함과 분노가…
화산귀환-371화 371화. 그 말은 동감이야. (1) “그러니까 사파는 기본적으로 정파보다 강하진 않다. 하지만 그 수는 정파 중 가장 세력이 강성하다 불리는 소림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지.” “…….” “물론 우리 개방에는…
화산귀환-370화 370화. 우린 아무것도 못 본 거야. (5) “후욱!” 남자명이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이미 자존심은 바닥에 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니, 그렇기에 더더욱 물러날 수 없었다. 이대로 물러나 버리면…
화산귀환-369화 369화. 우린 아무것도 못 본 거야. (4) “…….” 남자명이 파르르 떨리는 눈으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하루아침에 이, 이게 대체 뭔 일이란 말인가?’ 화적문은 말 그대로 박살이 나 버렸다. 아직…
화산귀환-368화 368화. 우린 아무것도 못 본 거야. (3) “하하하하. 그 표정들 보셨습니까?” “봤지요. 보다마다요. 눈이 있는데 어떻게 그걸 못 볼 수가 있겠습니까? 아주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더군요.” “하하하하하핫!…
화산귀환-367화 367화. 우린 아무것도 못 본 거야. (2) 새 몸으로 다시 살게 된 후로, 남을 패면 팼지 두들겨 맞아 본 적은 없는 청명이다. 아, 물론 눈을 뜨자마자 얻어맞기는 했지만 그건…
화산귀환-366화 366화. 우린 아무것도 못 본 거야. (1) “…….” 청명이 텅 빈 눈으로 연무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그의 뒤에서 화산의 제자들이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확실히 끝장을 봤네.” “응. 분명 끝을 내긴…
화산귀환-365화 365화. 그럼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됩니까? (5) 남자명이 차가운 눈으로 백천을 노려보았다. “뭐가 말인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건지 물었습니다.” 남자명이 백천을 보며 피식 웃는다. “이보시게, 도장.”…
화산귀환-364화 364화. 그럼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됩니까? (4) “으…….” 물. 물……. 목이 타는 것 같……. “엇?” 벌떡! 몸을 일으킨 그는 눈이 찢어져라 부릅뜨고 주변을 황급히 둘러보았다. ‘여긴?’ 눈을 뜨니…
화산귀환-363화 363화. 그럼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됩니까? (3) “방장!” 소림의 장로, 법계가 굳은 얼굴로 법정을 바라보았다. “왜 그러느냐?” “……혜연을 데려와야 하지 않겠습니까?” 법정은 말없이 찻잔을 입가로 가져갔다. 차에서 흘러나오는…
화산귀환-362화 362화. 그럼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됩니까? (2) 둥둥둥둥! 북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커다란 북소리 사이로 청명의 목소리가 낭랑하게 퍼져 나갔다. “소림권! 천하제일권을 바로 이 서안에서 배울 수 있는…
화산귀환-361화 361화. 그럼 저는 무슨 일을 하면 됩니까? (1) “대주! 큰일입니다!” 한 사내가 문을 박차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순간 코를 확 찌르는 주향에 눈을 찌푸린 그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는 바닥에…
화산귀환-360화 360화. 웬 중이 굴러들어 오네. (5) “타앗!” “타아아앗!” “악!” “흐흐흐흐.” 청명이 더없이 흐뭇한 얼굴로 수련을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화산의 제자들이 더없이 불안한 얼굴로 보았다. “쟤 왜…
화산귀환-359화 359화. 웬 중이 굴러들어 오네. (4) “내버려 둬도 되는 겁니까?” “……어쩌겠는가?” 남자명이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생각 같아서는 깽판을 치고 싶었다. 검술이 뛰어나건 뛰어나지 않건, 이 서안의 한복판에서 화산의 검술이…
화산귀환-358화 358화. 웬 중이 굴러들어 오네. (3) 서안에서 가장 큰 주루 중 하나인 낙생루(樂生樓)는 오늘도 바글바글했다. 대낮부터 한잔 걸치기 위해 주루를 찾은 이들은 딱히 화젯거리라 할 만한 것 없이 마구잡이로…
화산귀환-357화 357화. 웬 중이 굴러들어 오네. (2) 파파파파팍! 커다란 대문 앞에 달린 폭죽이 연이어 터졌다. 뭉게뭉게 솟는 새하얀 연기 사이로 커다란 현판이 보였다. 화영문(華影門)이라는 글귀가 용사비등한 필체로 새겨져 있었다. “아…….”…
화산귀환-356화 356화. 웬 중이 굴러들어 오네. (1) 부우우웅! 검이 허공을 갈랐다. 부우우웅! 다시 한번, 또 다시 한번. 머리 위에서 아래로 내려쳐지는 검은 거듭되는 반복에도 단 한 치의 흐트러짐이 보이질 않았다.…
화산귀환-355화 355화. 일을 좀 더 키워 봐도 되겠군요. (5) “끄으으으으으.” “으으으으.” “아오!” 이제는 화산의 상징이나 다름없어진, 죽어 가는 신음 소리가 줄줄이 흘러나왔다. 굵고 튼튼한 동아줄로 여러 개의 통나무를 줄기줄기 엮은…
화산귀환-354화 354화. 일을 좀 더 키워 봐도 되겠군요. (4) “어서들 오십시오.” 황문약이 양팔을 벌려 입구로 들어오는 화산의 문하들을 환영했다.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상단주님.” “하하. 이를 말씀입니까. 화산은 저희 은하상단의 가장 좋은…
화산귀환-353화 353화. 일을 좀 더 키워 봐도 되겠군요. (3) “시법평등, 무유고하, 시명아누다라삼막삼보제(是法平等, 無有高下, 是名阿耨多羅三藐三菩提).” 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다. 그렇기에 가장 높고 바른 깨달음으로 불린다. 눈을 감고 나직하게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을 낭송하던…
화산귀환-352화 352화. 일을 좀 더 키워 봐도 되겠군요. (2) 화영문주 위립산은 자신을 둘러싼 이들을 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아니, 그동안은 관심도 안 가지다가…….’ 물론 그도 귀가 있고 눈이 있는 사람인지라,…
화산귀환-351화 351화. 일을 좀 더 키워 봐도 되겠군요. (1) “그러니까…….” 현종의 눈이 앞에 앉은 이들을 한차례 훑었다. “잘 이야기했더니 그냥 돌아갔다?” 목소리에 불신이 묻어났다. 하지만 앞에 앉은 이들은 조금의 거리낌도…
‘군림천하’는 왜 무협에서 최종 경지로 불리는가 목차 1. 서론: 무협소설에서 ‘군림천하’가 갖는 특별한 위치 무협소설을 읽다 보면 유독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바로 **‘군림천하(君臨天下)’**다. 이 표현은 단순히 “세상을 지배한다”는 뜻을 넘어,…
동천(冬天) – 712화 서장(序章). 하늘의 도리(道理)란 항상 그러하다. 무언가를 얻는다면 무언가는 잃게 되는 것이 세상사 당연한 이치……. 허허! 얻는 것은 확실하건만 잃는 것을 알지 못하매, 하늘의 공정함이 너무도 야속하구나. 정해진…
동천(冬天) – 711화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어떻게 되었는가.” “연합세력의 2차 후발대가 이곳까지 오려면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습니다.” 복면을 한 사내들 중 1명이 상관에게 보고를 마쳤다. 고개를 끄덕인 상관은…
동천(冬天) – 710화 덜컹! 관 뚜껑은 의외로 쉽게 떨어졌다. 잠시 떨리는 눈동자를 보인 동천은 무엇인가에 반항을 하려는 듯 기이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정신을 끌어 모았지만 바로 그 순간, 마치 지금의 상황을…
동천(冬天) – 709화 “가만! 그런데 어째서 이런 곳에 밀폐된 석실이 있는 거지?” 밀폐된 곳이 발견된 것만 해도 충분히 의심스러운데 거기에다 금은보화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니 의심이 가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동천(冬天) – 708화 정해진 운명의 만남 2. 톡! 토옥! “…….” 톡! 꿈틀! 톡! 토독! “……으윽!” 차가운 무언가가 이마를 계속 때리자 동천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기절한 상태에서 깨어났다. 하지만 전신이…
동천(冬天) – 707화 쩌저저저저! 퍽! 벽이 갈라지고, 이내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동천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것은 마치 이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였으며 그의 고막을 후벼파듯 미친 듯이 울어대는 윙윙거림은 그의 정신을…
동천(冬天) – 706화 정해진 운명의 만남. 쩡! 콰직! “크흡!” 운석에서 생성된 투명한 막과 충돌한 빛줄기는 폭발이 일어나듯 작은 섬광을 일으키며 그 흔적을 지워갔다.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 상황에서…
동천(冬天) – 705화 “흐야아압!” 환청인 양 물이 갈리듯 촤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 신군이 방어진을 뚫고 비호처럼 뛰어들었다. 냉현과 흑혈이살로서는 막고자 하면 막을 수도 있는 공격이었지만 내상을 우려하여 길을 내어준…
동천(冬天) – 704화 그는 기분이 더러워도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더러워도 아주 더러운 기분이었다. ‘마치, 시궁창의 물을 들이킨 듯한 기분이로군.’ 절로 상상이 되었던지 그의 인상이 대번에…
동천(冬天) – 703화 “주군, 안 좋은 소식이 둘 있습니다.” 전체적인 지휘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다시 나타난 장환은 굳어진 얼굴로 제갈여휘에게 말했다. 제갈여휘는 작은 석실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동천(冬天) – 702화 정해진 운명의 만남. 흠칫! 치켜 떠진 두 눈을 부라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척마신군은 느닷없이 변한 어린놈의 기세에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상체를 뒤로 물렸다. 그나마 정신력이 강했기에 망정이지…
동천(冬天) – 701화 ‘쳇, 아직까지 살아 있잖아? 뒈졌으면 좋았을 걸.’ 새로 나타난 노인들 중 1명과 냉현, 그리고 흑혈이살은 팽팽하게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노인 혼자서 냉현들을 상대하는 것은 아니었고 복면…
이드 해석 완전 정복 – 판타지소설 서사 속 무의식의 구조 >>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인간의 행동과 선택, 그리고 이야기 속 인물의 동기를 **무의식적 욕망(Id)**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해석…
화산귀환-350화 350화. 내가 화산의 삼대제자 청명이시다. (4) “끄으으으…….” “으으으으…….” 패잔병이 따로 없었다. 아니, 전장에서 돌아온 패잔병도 이리 넝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현당은 서로를 부축해 겨우겨우 산을 내려가는 가솔들을 보며 입술을…
화산귀환-349화 349화. 내가 화산의 삼대제자 청명이시다. (3) “끄륵…….” 전신이 자근자근 다녀진 현법이 끝내 거품을 물고 혼절했다. “쯧.” 현법을 깔끔하게(?) 처리한 청명이 고개를 획 돌려 하나 남은 현당을 바라보았다. 움찔. 현당이…
화산귀환-348화 348화. 내가 화산의 삼대제자 청명이시다. (2) 빠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아악!” “마, 막아라!” “누, 누가 어떻게 좀 해 봐!” 선량한(?) 양 떼 사이로 굶주린 늑대 한 마리가 미쳐 날뛰고 있었다. “이 새끼들이!…
화산귀환-347화 347화. 내가 화산의 삼대제자 청명이시다. (1) 조금 전. “너무 쉽게 물러나신 것 아닙니까, 사형?” 현법의 말을 들은 현당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완벽한 승리란 듣기에는 좋은 말이지. 하지만 상대에게 여지를…
화산귀환-346화 346화. 이것들이 다 미쳤나? (6) “물론 접니다.” “…….” 현당의 얼굴이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네가 화산의 장문이라 했느냐?” “그렇소이다.” “허어.” 그는 비웃음 섞인 고소를 머금고 능글능글 말했다. “그것 참 기이한 일이로구나.…
화산귀환-345화 345화. 이것들이 다 미쳤나? (5) 현당. 하우량. 한때 그는 화산제일기재로 불리며 몰락해 가는 화산을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당시의 현종은 현당이 화산의 장문인이 될 것임을 단 한…
화산귀환-344화 344화. 이것들이 다 미쳤나? (4) 늦은 밤, 청매관. “하하하하하하핫!” “으하하하하하!” 호탕한 웃음소리가 연신 청매관 밖으로 새어 나왔다. 그 안에 들어찬 이들은 서로의 잔에 술을 따르며 더없이 즐거워하고 있었다. “하하하하.…
화산귀환-343화 343화. 이것들이 다 미쳤나? (3) “누구래?” “현자 배였다던데?” “그럼 장문인의 사형이야?” “사형은 얼어 뒈질! 도망간 사람들이 어떻게 사형이야! 그냥 영감님이지!” “그렇지. 그렇지!” 화산의 제자들 역시 영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화산귀환-342화 342화. 이것들이 다 미쳤나? (2) 쪼르르륵. 김이 뿜어져 나오는 찻주전자에서 흘러나온 찻물이 잔을 반쯤 채웠다. 현종이 찻잔을 노인, 현당에게 가만히 내밀었다. “음.” 현당은 찻잔을 입가로 가져왔다. 코를 파고드는 차의…
화산귀환-341화 341화. 이것들이 다 미쳤나? (1) 고요한 산문. 세상에 그 명성을 떨쳤음에도, 아직 화산에 오르는 길은 조용하기만 했다. 새벽이슬이 낀 화산의 산문 앞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후욱!…
화산귀환-340화 340화. 내가 네게 용서를 논할 자격은 없겠지만. (5) 소림에서 겪은 일은 화산의 제자들에게 커다란 경험과 자신감을 남겼다. 무엇보다 가장 큰 소득은, 화산의 제자들이 더는 천하의 명문에 위축되지 않을 수…
화산귀환-339화 339화. 내가 네게 용서를 논할 자격은 없겠지만. (4) “끄아아아아아악! 이 망할 놈아!” 조걸이 비명을 지르며 벌렁 드러눕자 청명이 피식 웃었다. “거 수련도 하고 겸사겸사 좋은 거지! 그 별것도 아닌…
화산귀환-338화 338화. 내가 네게 용서를 논할 자격은 없겠지만. (3) “저기 옵니다, 장문인.” “으음. 그렇구나.” 저 멀리서 달려오는 백천 일행을 보며 현종은 살짝 복잡한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조금 걸렸구나.’ 시간이…
화산귀환-337화 337화. 내가 네게 용서를 논할 자격은 없겠지만. (2) 아직도 눈을 감으면 떠오른다. 어두운 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운 얼굴로, 검을 휘두르고 또 휘두르던 아비의 모습이. 그는 빗속에서도,…
화산귀환-336화 336화. 내가 네게 용서를 논할 자격은 없겠지만. (1) 위립산이 계속 뒤쪽을 흘끗흘끗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망설이다 조심스레 옆에 있는 장문인을 보며 입을 뗐다. “저기…… 장문인.” “음?” 현종이 위립산과 눈을…
화산귀환-335화 335화. 이게 왜 여기서 기어 나와? (5) 쾅! 문을 박차고 들어간 청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점소이이이이이이!” “예에에에에에에엡!” 그 당당한 목소리를 더없이 활기찬 목소리가 받았다. “지금 갑니다요오오오!” 입구로 달려오는 점소이의…
화산귀환-334화 334화. 이게 왜 여기서 기어 나와? (4) 법계가 노기를 어쩌지 못하는 얼굴로 방장의 거처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시선이 저 멀리 사라지는 현종과 청명에게로 향했다. “……방장.” 울분을 참아 내는 듯한…
화산귀환-333화 333화. 이게 왜 여기서 기어 나와? (3) 아직도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다. 칠흑처럼 검은 머리. 풍성하게 내려온 수염. 정광을 담아 반짝이는 눈과 더없이 온화해 보이는 미소. 그리고……. 그 허리춤에…
화산귀환-332화 332화. 이게 왜 여기서 기어 나와? (2) 법계가 다시 돌아와 관을 옮겨 나갔다. 시취(屍臭)가 채 가시지 않은 방 안, 세 사람은 무거운 분위기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아미타불.” 불호를 왼…
화산귀환-331화 331화. 이게 왜 여기서 기어 나와? (1) “……그리하여 방장께서는…….” “끄으…….” “장문인과 다시 한번 대화를…….” “끄으으으.” “……장문인. 듣고 계십니까?” 법계의 물음에 현종이 하얗게 뜬 얼굴로 손을 내저었다. 그리고 힘없이 고개를…
화산귀환-330화 330화. 화산은 화산의 길을 간다. (5)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 소문인 법. 천하비무대회가 소림의 우승으로 끝났다는 소문은 순식간에 천하로 퍼져 나갔다. 처음…
화산귀환-329화 329화. 화산은 화산의 길을 간다. (4) “기권?” “……기권을 한다고? 여기서?” 구파와 오대세가의 장문인들은 어느새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리고 멍한 얼굴로 비무대를 바라보았다. ‘이. 이게 대체 뭔……?’ ‘세상에……. 경우가…
화산귀환-328화 328화. 화산은 화산의 길을 간다. (3) “……이겼다.” 백천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겼다. 저 청명이 마침내 소림의 혜연마저 꺾었다. “저 망할 놈이…….” 백천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기뻐해야 한다. 밀려드는…
화산귀환-327화 327화. 화산은 화산의 길을 간다. (2) ‘이럴 수는 없다.’ 법정은 혼백이 다 달아나는 기분이었다. 완벽했다. 혜연이 펼친 여래신장은 결코 부족하지 않았다. 물론 그 화후(火候)가 깊다고 할 수는 없다. 하나,…
화산귀환-326화 326화. 화산은 화산의 길을 간다. (1) 대회장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어 가기 시작했다. 이곳에 든 이들은 무엇을 기대했던가? 후대의 강호를 책임질 후기지수들이 제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겨루는 광경을 보고자…
화산귀환-325화 325화. 그건 두고 봐야 아는 일이죠. (5) 강한 욱신거림에, 혜연은 저도 모르게 턱을 감싸 쥐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통증보다 황당함과 놀라움이 더욱 컸다. ‘막아 내지 못했다.’ 소림의 권은 정도이자…
화산귀환-324화 324화. 그건 두고 봐야 아는 일이죠. (4) 각 파의 장문인들이 모인 단상의 중앙은 허도진인이 차지했다. 본디 법정이 있어야 할 자리지만, 오늘은 법정과 현종 모두 단상에 오르지 않고 자파의 제자들과…
화산귀환-323화 323화. 그건 두고 봐야 아는 일이죠. (3) 창밖에서 햇살이 밀려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침상에서 명상을 하던 청명은 얼굴을 간질이는 햇살을 느끼고야 눈을 떴다. ‘오늘이로군.’ 가만히 창밖을 보던 그는 손을…
화산귀환-322화 322화. 그건 두고 봐야 아는 일이죠. (2) 청명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말은 좋지만 결국 따져 보면 화산더러 소림에 머리를 숙이고 들어오라는 뜻이잖아요. 그럼 구파일방이라는 감투를 던져 주겠다. 이거죠?” “…….” 법정의…
화산귀환-321화 321화. 그건 두고 봐야 아는 일이죠. (1) 들어선 두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던 백천이 불현듯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포권 했다. “바, 방장을 뵙습니다!” 덕분에 퍼뜩 정신이 든 다른 화산의 제자들…
화산귀환-320화 320화. 소림이고 나발이고. (5) “결승이다.” “미친. 진짜 결승이네.” “……아니,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기는 한데…….” 화산의 제자들은 구석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청명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진짜 인간 같지 않은…
화산귀환-319화 319화. 소림이고 나발이고. (4) 당소소가 바람처럼 비무대 위로 뛰어 올라왔다. “사고!” 그리고 혜연 따윈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는 듯 달려들어 유이설을 부축했다. “괜찮으세요?” “……괜찮아.” 유이설이 힘겹게 고개를 끄덕인다. 자잘한 부상을…
화산귀환-318화 318화. 소림이고 나발이고. (3) 혜연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날카롭다.’ 검이? 아니. 내딛는 걸음, 취한 자세, 그리고 내보이는 눈빛까지! 어느 것 하나 날카롭지 않은 것이 없다. ‘검수!’ 천하십팔반병기(天下十八般兵器)에 모두 능통한…
화산귀환-317화 317화. 소림이고 나발이고. (2) 법계는 아무 말 없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법정을 바라보았다. 가슴까지 기다랗게 자란 흰 수염이 인상적이라는 것을 제외하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노승일 뿐이다. 소림을…
화산귀환-316화 316화. 소림이고 나발이고. (1) “걸이는?” “아직 의식은 차리지 못했지만, 딱히 부상을 입은 건 아닙니다.” 백천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 어마어마한 권력에 휘말렸는데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살의(殺意)가 없었으니까요.” 잠깐 침묵하던 백천이…
화산귀환-315화 315화. 그 거지 새끼 지금 어디에 있어? (5) 현종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쩌억 벌리고 비무대를 바라보았다. “어…….” 저거? 머리가 제대로 돌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머릿속에서 무언가 만들어지려고는 하는데…
화산귀환-314화 314화. 그 거지 새끼 지금 어디에 있어? (4) 죄를 지은 인간은 벌을 받아야 한다. 그건 굳이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도 없는, 당연한 이치에 가깝다. 하지만 그 당연한 이치가 고대로부터…
화산귀환-313화 313화. 그 거지 새끼 지금 어디에 있어? (3) 쪼로로록. 잔에 술이 따라졌다. “자자. 시원하게 한잔하고!” 홍대광이 한껏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청명의 잔을 채운 뒤 술병을 내려놓았다. 청명은 영…
화산귀환-312화 312화. 그 거지 새끼 지금 어디에 있어? (2) 사람들이 모두 빠져나간 주루 안. “……끄으으으.” 종팔의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렸다. 하지만 땀 같은 건 딱히 문제도 아니다. 찐빵처럼 퉁퉁…
화산귀환-311화 311화. 그 거지 새끼 지금 어디에 있어? (1) 백천이 피식 웃었다. 초삼(草三)이라니. 정말 거지스러운 이름이 아닌가? 아마도 같은 거지 일행을 찾는 모양……. 응? 근데 저 사람이 왜 이쪽으로 오지?…
화산귀환-310화 310화. 군자는 괜한 수고를 하지 않는 법이다. (5) 소림이 위치한 숭산 앞마을 등봉(登封)의 주루, 해월루(海月樓)는 사람들로 가득가득 들어차 있었다. 본디 등봉에는 소림을 방문하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이 많은 편이었다. 소림이…
화산귀환-309화 309화. 군자는 괜한 수고를 하지 않는 법이다. (4) 화산은 무려 세 명의 제자를 팔강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청명과 유이설, 그리고 조걸까지 큰 부상 없이 모두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다. “……네가…
화산귀환-308화 308화. 군자는 괜한 수고를 하지 않는 법이다. (3) 도란 그저 추구하는 게 아니다. 매화나무가 춥고 긴 겨울을 버텨 마침내 아름다운 꽃을 피워 내는 것처럼, 도를 추구하는 것 역시 길고…
화산귀환-307화 307화. 군자는 괜한 수고를 하지 않는 법이다. (2) “대가리이이이이이이이!” 조걸의 검이 호쾌하게 내리쳐졌다. 콰앙! “끄륵.” 막아 내는 상대의 허리가 뒤틀린다. 조걸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깔끔한 돌려차기로 상대의 발목을…
화산귀환-306화 306화. 군자는 괜한 수고를 하지 않는 법이다. (1) 검이 튕겨 나가며 훤히 비어 버린 유이설의 머리를 향해 팽경의 도가 떨어져 내린다. 금방이라도 유이설의 머리가 팽경의 도에 갈라질 것만 같은…
화산귀환-305화 305화. 나 때는 안 그랬는데! 나 때는! (5) 유이설은 자신의 앞에 마주 선 이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팽경이라 했던가?’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딱히 큰 관심이 없으니까. 무시? 그런…
화산귀환-304화 304화. 나 때는 안 그랬는데! 나 때는! (4) 넝마가 되어 바닥에 쓰러진 남궁도위를 보며 청명이 혀를 끌끌 찼다. “하여튼 요즘 애새끼들은.” 마! 예전에는 칼질 좀 하려면 칼에 사람만 한…
화산귀환-303화 303화. 나 때는 안 그랬는데! 나 때는! (3) “끄르륵.” 남궁도위가 경련을 일으킨다. 마음 약한 청명은 차마 그 광경을 외면하지 못하고 남궁도위의 엉덩이를 검집으로 툭툭 두드려 주었다. 물론 이 광경을…
화산귀환-302화 302화. 나 때는 안 그랬는데! 나 때는! (2) 꾸욱. 허리의 요대를 꽉 조인 남궁도위가 자신의 애검을 내려다보았다. 스르르릉. 천천히 뽑혀 나온 검이 햇빛을 받아 희게 빛난다. 다시 검을 밀어…
화산귀환-301화 301화. 나 때는 안 그랬는데! 나 때는! (1) “서른둘…….” 법정이 묘한 얼굴로 대진표를 바라보았다.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무척 다른 결과가 나와 버렸군.” 그 말에 곁에 있던 소림의 장로 법계가…
동천(冬天) – 700화 사정화는 실로 오랜만의 존댓말이라 약간 어색해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잠깐일 따름이었다. 처음에 말을 꺼내는 것이 생소해서 그렇지, 그 이후로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자연스럽게 이야기했던…
동천(冬天) – 699화 “동천에게 지나치는 말로 들었어. 제갈세가에 있었다고?” “예, 아가씨.” 도연이 예의를 갖춰 대답하자 그녀는 슬쩍 장노삼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누굴 기다리는 임무라고 들었는데 저 노인이었던 모양이구나.” 도연은 아까도…
동천(冬天) – 698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도연이 심상치 않은 눈빛으로 묻자 장노삼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허허, 아니다. 그저 그런 느낌이 들었을 따름이다.” 도연은 장노삼이 어릴 때부터 주군을…
동천(冬天) – 697화 서장(序章). 하늘의 도리(道理)란 항상 그러하다. 무언가를 얻는다면 무언가는 잃게 되는 것이 세상사 당연한 이치……. 허허! 얻는 것은 확실하건만 잃는 것을 알지 못하매, 하늘의 공정함이 너무도 야속하구나. 정해진…
동천(冬天) – 696화 “그 횃불 꺼트리지 말고, 나나 다른 사람들에게 가까이 들이대서 곤란하게 하지마. 알았지?” 고개를 끄덕인 화정이는 조그맣게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어 보였던지 그녀도 따라 소리 죽여 대답했다. “응, 알았어.…
동천(冬天) – 695화 더군다나 죽립을 쓰고 있어서 살짝 치켜든 챙 아래로 비추어진 눈빛이었다. 그것만으론 자신만 바라보았다고 하기에는 약간 억지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이제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처지이니 내…
동천(冬天) – 694화 “그렇다면 1차나 2차로 가게 될 우리측의 인물들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 것이오?” 아수전의 부전주 조찬이 묻자 혁필상이 소매 속에서 명단이 적힌 종이를 꺼냈다. “그 문제로 아가씨와 혈각주님. 그리고…
동천(冬天) – 693화 천마동으로…… 3. “흐음! 거두어 달라 라……. 그렇단 말인지?” 정만은 지체 없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약소전주님!” 동천은 돌연 시큰둥하게 말했다. “자넬 뭘 믿고?” “예? 그, 그게, 크흑! 소인은 그때의…
동천(冬天) – 692화 “하하, 조금은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자네도 알다시피 긴 여행으로 피곤하여 주위 사람들에게 부담을 끼치지 않는 범위에서 살짝 일어났다네.” “아! 그러셨군요!” 고개를 끄덕인 동천은 다른 생각을 했다.…
동천(冬天) – 691화 “얌냠, 맛있다. 헤헤.” “야, 누가 안 빼앗아 먹으니까 게걸스럽게 좀 먹지마. 남들이 보면 이 몸이 널 굶기는 줄 알잖아.” “응! 그럴 게. 쩝쩝!” 이것저것 바쁘게 집어먹는 화정이에게…
동천(冬天) – 690화 내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지만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동천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사정화는 냉현을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하긴, 성격이 그 지랄이니…
동천(冬天) – 689화 천마동으로…… 2. “음!” 동천은 한창 땅을 파고 굴을 파는 노동자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나지막한 목소리를 흘려 보냈다. “으음!” 잠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심기 불편한 목소리를 자아냈다.…
동천(冬天) – 688화 이대로 가다가는 주인님의 기분만 나빠질 것 같자 조심스레 지켜보던 소연이 화정이에게 말했다. “화정아. 왜 있잖아, 그거. 네 가슴속에다 넣고 단 한시도 떨어트리지 않고 있는 하얗고 말랑말랑한 구슬.”…
동천(冬天) – 687화 “에 또…, 그래서 말이죠. 결국, 공동 발굴로 합의를 보고 그때까지는 서로 칼을 겨누지 않기로 약조를 했어요.” 동천은 내용이 길어서 대충 자르며 보고를 올렸지만 그래도 중요한 부분은 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