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귀환-935화
화산귀환-935화 935화. 벌써 시작되었을지도 모르죠. (5) “화산검혀어어어어업!” 홍대광이 문을 쾅 박차고 들어오자 청명의 눈꼬리가 대번에 뾰족해졌다. “아니, 근데 이 양반이 여기가 무슨 거지 굴 앞마당쯤 되는 줄 아나?” “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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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귀환-935화 935화. 벌써 시작되었을지도 모르죠. (5) “화산검혀어어어어업!” 홍대광이 문을 쾅 박차고 들어오자 청명의 눈꼬리가 대번에 뾰족해졌다. “아니, 근데 이 양반이 여기가 무슨 거지 굴 앞마당쯤 되는 줄 아나?” “지, 지금…
화산귀환-934화 934화. 벌써 시작되었을지도 모르죠. (4) 너무도 긴 밤이었다. 일생 단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그 밤 동안 남궁세가의 검수들은 언제 수적들이 쳐들어올지 모른다는 공포에 내도록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화산귀환-933화 933화. 벌써 시작되었을지도 모르죠. (3) 배라는 건 의외로 그리 쉽게 침몰하지 않는다. 배 아래에는 층마다 공간이 있다. 그러니 바닥에 구멍이 뚫려 기울고 비틀린다 해도 배 전체가 물 밑으로 가라앉을…
화산귀환-932화 932화. 벌써 시작되었을지도 모르죠. (2) “경계 중 이상 없습니다!” “음.” 남궁명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옆에 호위하듯 따라붙은 남궁도위가 날카로운 눈으로 경계를 하는 이들의 상태를 살폈다. “경계는 아무리 과해도…
화산귀환-931화 931화. 벌써 시작되었을지도 모르죠. (1) “여튼 그러니까!” 청명이 더없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지금 당장은 소림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어요. 그 새끼들도 지금 장강 일 처리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을…
화산귀환-930화 930화. 저의 역할입니다. (5) 말없이 화산을 내려가던 법정이 뒤를 돌아보았다. 그 무시무시한 눈빛에 법계는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화산.” 이 길을 오를 때는 분명 이런 기분이 아니었다. 묘한 껄끄러움이야…
화산귀환-929화 929화. 저의 역할입니다. (4) 참기 힘들 만큼 큰 분노가 치솟았다. 법계의 두 눈이 들끓었다. 지금까지는 저자의 오만방자함을 용인해 왔다. 그 태도의 어긋남을 이유로 치죄하기에는 명분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화산귀환-928화 928화. 저의 역할입니다. (3) 법계의 노기가 감정적이고 사적인 데서만 비롯한 건 아니다. 그는 소림의 계율원주를 역임하는 자. 이건 사사로운 감정을 넘어서는 일이다. “지금.” 어느 때보다 그는 딱딱 끊으며 말에…
화산귀환-927화 927화. 저의 역할입니다. (2) “……장문인.” 백천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너무도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 하지만 차마 바랄 수 없는 말이기도 했다. 법정이 내뱉은 말들은 옆에서 듣는 이들의 폐부마저 찔러…
화산귀환-926화 926화. 저의 역할입니다. (1) 진득한 살기로 이루어진 검이 목에 닿아 있는 것만 같다. 이 감각이 전해 주는 사실은 하나다. ‘단순한 위협이 아니군.’ 사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상식적으로…
화산귀환-925화 925화. 거, 진짜 염치 더럽게 없네. (5)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정적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이 방을 채우고 있는 이들의 수가 그리 적지 않음에도 숨 쉬는…
화산귀환-924화 924화. 거, 진짜 염치 더럽게 없네. (4) 천하의 법정이 고개를 숙였다. 그 광경은 지켜보는 화산의 제자들마저 함구하게 만들었다. ‘소림의 방장이…….’ 우리 장문인께. 어쩌면 뿌듯함을 느껴야 할 광경인지도 모른다. 화산이…
화산귀환-923화 923화. 거, 진짜 염치 더럽게 없네. (3) 어색한 공기가 흐른다. 아니, 사실 지금의 분위기는 어색하다기보단 싸늘한 것에 더 가까웠다. ‘저 미친놈이…….’ 물론 과거에도 청명이 법정에게 딱히 예의를 차렸던 건…
화산귀환-922화 922화. 거, 진짜 염치 더럽게 없네. (2) 법정은 말없이 화산의 산문을 바라보았다. 그가 이 산문을 그 두 눈으로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니 조금은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오히려…
화산귀환-921화 921화. 거, 진짜 염치 더럽게 없네. (1) 화산의 산문에 사람들이 가득가득 들어찼다. “아, 밀지 말라니까!” “아니, 이 사람이? 당신이 끼어들어 놓고는 어디다 남 탓이오!” “끼어들다니? 내가 오늘 새벽부터 줄을…
화산귀환-920화 920화. 있더라고, 미친놈이 하나. (5) 남궁세가가 부두에 정박된 배에 올라타 매화도로 향하자 상인들은 그 광경을 보며 뛸 듯이 기뻐하고 환호성을 질러 댔다. “남궁세가!” “빌어먹을 수적 놈들아! 네놈들 세상인 줄…
화산귀환-919화 919화. 있더라고, 미친놈이 하나. (4) 고오오오오오! 검 끝에서 백색 기운이 소용돌이쳤다. 그렇게 한껏 압축된 기운은 단번에 분출되며 전방을 휩쓸어 버렸다. 콰아아아아앙! 일격으로 앞쪽에서 달려들던 수적들을 한꺼번에 쓸어 버린 남궁황이…
화산귀환-918화 918화. 있더라고, 미친놈이 하나. (3) 병장기를 든 수로채의 수적들이 함성을 터뜨리며, 창궁검대와 충돌했다. “적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살아난 놈들이 뻔뻔하게 다시 얼굴을 들이밀다니! 정파라는 놈들은 수치도 모르는 모양이군!” “나 같으면…
화산귀환-917화 917화. 있더라고, 미친놈이 하나. (2) “남궁황?” “제왕검?” 청명의 뒤를 따라 산을 내려온 오검이 놀라 눈을 부릅떴다. “남궁황이 창궁검대를 이끌고 구강으로 갔다고?” “소림이 불렀는데, 소림으로 안 가고 매화도로 쳐들어간다고?” “그런가…
화산귀환-916화 916화. 있더라고, 미친놈이 하나. (1) “아, 어떻게 됐냐고오오오오!” “…….” 홍대광은 넋이 아주 나간 얼굴로 청명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내가 미쳤지.’ 어쩌자고 이 미친 인간을 그리워했을까? 존재만으로도 그의 모든 평화를 파괴하는…
화산귀환-915화 915화. 아귀다툼이 따로 없구나. (5) 소림. 법정이 자신의 앞에 둘러앉은 이들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개방의 방주 대신 자리에 참석한 자오개(慈烏丐) 능삼(能三). 공동파의 장문인인 복마산인(伏魔山人) 종리형(宗利形). 그리고 하북 팽가의 가주인 섬전쾌도(閃電快刀)…
화산귀환-914화 914화. 아귀다툼이 따로 없구나. (4) “뭐가…….” “…….” “왔다고요?”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꺾인다. 그 모습에 현종은 저도 모르게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저놈의 모가지가 저리 꺾일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화산귀환-913화 913화. 아귀다툼이 따로 없구나. (3) 수로채가 매화도를 점령하고 마침내 강북에 발을 들였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천하 곳곳으로 퍼져 나갔다. 중점이 되어 퍼져 나간 말은 매화도가 아니라 ‘강북’이라는 단어였다. 장강을 살아가는…
화산귀환-912화 912화. 아귀다툼이 따로 없구나. (2) “낄낄낄낄낄.” “…….” “낄낄낄낄낄낄낄.” “…….” 조걸과 윤종이 불안 가득한 얼굴로 백천을 돌아보았다. “사, 사숙.” “……왜?” “저, 저거(?) 왜 저러는 겁니까, 저거?” “…….” 그러자 백천은 세상…
화산귀환-911화 911화. 아귀다툼이 따로 없구나. (1) “수, 수로채다!” “수적들이야!” 그 거대한 배는 시선을 잡아끌 수밖에 없었다. 매화도에 인접한 검고 거대한 배를 보는 사람들의 얼굴이 삽시간에 새파랗게 질렸다. 물론 수적이란 알려진…
화산귀환-910화 910화. 어디 엿 한번 처먹어 봐라. (5) “두고 가요?” “그렇다니까.” “저걸 말입니까? 저걸 다?” 일장로가 입을 쩌억 벌렸다. 아니, 물론 건물을 두고 가는 건 이해한다. 그걸 떼서 옮길 수도…
화산귀환-909화 909화. 어디 엿 한번 처먹어 봐라. (4) 정파는 협의와 가치로 제자를 이끈다. 하지만 사파는 그 실체 없는 허울을 경멸하는 이들. 그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이득뿐이다. 물론…
화산귀환-908화 908화. 어디 엿 한번 처먹어 봐라. (3) “끄으으. 가명아, 꿀물……. 꿀물 좀 가져오너라…….” “……련주님.” 호가명의 입에서 한숨을 푹푹 새어 나왔다. 아니, 이 양반은 무공도 고강하면서 왜 이렇게 주독을 내공으로…
화산귀환-907화 907화. 어디 엿 한번 처먹어 봐라. (2) 인식이라는 건 묘한 측면이 있다. 사람은 의외로 평화를 평화라 느끼지 못하고 혼란을 혼란이라 느끼지 못한다. 평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그 평온함을 특별하다 느끼지…
화산귀환-906화 906화. 어디 엿 한번 처먹어 봐라. (1) 결정이 난 듯하자 임소병이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응?” 청명이 되물으니 임소병이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이란 본디 한…
화산귀환-905화 905화. 잘 돌아왔네, 화산검협. (5) “제발…….” 악다구니를 쓰며 싸워 대는 청명과 임소병, 그리고 들러붙어 말리는 척하면서 슬슬 바람을 불어넣는 오검까지. 그 지옥과도 같은 광경은 엄격한 사천당가의 가법에 익숙해진 당군악에게…
화산귀환-904화 904화. 잘 돌아왔네, 화산검협. (4) 화산의 장문인 처소에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화산 사람들뿐 아니라, 어제 찾아온 당군악과 임소병까지 장문인의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먼저…….” 현종이 작게 헛기침을 하고는…
화산귀환-903화 903화. 잘 돌아왔네, 화산검협. (3) 쪼르륵. 술잔에 술이 차올랐다. 말없이 술병을 기울이던 청명은 건너편에 앉은 이를 흘끗 넘겨다보았다. 새하얀 삼베로 짧은 비도를 꼼꼼하게도 닦고 있는 이를. “……칼 치워라. 술맛…
화산귀환-902화 902화. 잘 돌아왔네, 화산검협. (2) 객을 맞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아마 사람에 따라 그 대답이 달라질 것이다. 누군가는 마음이라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예의라 할지도 모른다. 혹은…
화산귀환-901화 901화. 잘 돌아왔네, 화산검협. (1) 세상이 숨 막힐 정도의 고요로 물들었다. 백이 넘는 인원이 모여 있음에도 작은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호흡조차 잊어버린 이들의 시선은 한곳에 고정되어 있다. 괴이하다는 말이…
화산귀환-900화 900화. 용이 되어 올 줄 알았더니. (5) 뿌옇게 뒤덮인 하늘. 극히 미세해서 모래라기보다는 먼지로 보이는 모래를 뚫고 붉은 매화가 피어올랐다. 한순간 수도 없이 피어오른 매화는 흡사 붉은 구름 같았다.…
화산귀환-899화 899화. 용이 되어 올 줄 알았더니. (4) 부서진 새하얀 청석과 황톳빛의 흙이 뒤섞인 바닥. 그 위로 세 줄기의 은빛 선이 가로지른다. 서로 다른 속도와 힘을 지닌 세 자루의 추혼비가…
화산귀환-898화 898화. 용이 되어 올 줄 알았더니. (3) “다짜고짜?” “와, 이거…….” 화산의 제자들이 뒤로 우르르 물러났다. 저 청명과 당군악이 맞붙는다면, 목숨을 건 생사결이 아닌 비무일지라도 그 여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게…
화산귀환-897화 897화. 용이 되어 올 줄 알았더니. (2) 쾅! “으아아아아! 도착했다!” “화산이다!” “아이고, 어머니!” 본산의 산문을 걷어차다시피 열어젖히고 들어선 화산의 제자들이 감회에 젖은 눈으로 전각들을 바라보았다. 험하디험한 화산을 단숨에 뛰어…
화산귀환-896화 896화. 용이 되어 올 줄 알았더니. (1) 은하상단 내부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화산파가 돌아간다는 말을 들은 서안 문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배웅하기 위해 몰려든 것이다. “……직접 오시었소?” “크흠.” 태평문주…
화산귀환-895화 895화. 얻지 못할 바에는 죽는 게 낫지. (5) “흐음.” 숨을 길게 내쉰 청명이 뺨을 가볍게 긁적였다. “……일단은 놀고먹을 생각이었는데.” “장난치지 말고.” “진짠데.” “…….” 백천이 뭐라 이루 말할 수 없는…
화산귀환-894화 894화. 얻지 못할 바에는 죽는 게 낫지. (4) 스읏. 달조차 구름 뒤로 숨어들어 짙은 어둠이 내린 밤. 한 검은 그림자가 은하상단의 창고를 향해 천천히 나아갔다. 주변을 살피던 그는 지나가는…
화산귀환-893화 893화. 얻지 못할 바에는 죽는 게 낫지. (3) 피로라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군악의 상태가 그 사실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무학을 익힌 이는 격무에도 쉽사리 지치지 않고,…
화산귀환-892화 892화. 얻지 못할 바에는 죽는 게 낫지. (2) 장내에 둘러앉은 이들의 얼굴이 충격이라도 받은 듯 묘하게 굳어졌다. 그 표정을 본 홍대광은 살짝 당황하다 이내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는 충격에…
화산귀환-891화 891화. 얻지 못할 바에는 죽는 게 낫지. (1) 한 사내가 걸음을 재촉했다. 딱히 위세를 과시하는 걸음은 아니었다. 그저 바쁜 일이 있다는 듯 빠르게 걸을 뿐. 하지만 지나며 그를 본…
화산귀환-890화 890화. 이제 곧 다시 뵐 수 있을 겁니다. (5) 숨이 막혀 왔다. 아니, 정확히는 이 거대한 대전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 힘겨워졌다. 황세악(黃世鄂)은 결코 담이 작은…
화산귀환-889화 889화. 이제 곧 다시 뵐 수 있을 겁니다. (4) 회의실 상석에 앉은 현종이 멍한 눈으로 입구 쪽을 보았다. 온갖 상자와 보따리가 천장에 닿을 만큼 쌓여 있었다. 눈을 끔뻑이며 그…
화산귀환-888화 888화. 이제 곧 다시 뵐 수 있을 겁니다. (3) “방장!” 황급히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법계를 보며 법정이 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법계는 어찌 보면 오히려 법정보다 더 진중한…
화산귀환-887화 887화. 이제 곧 다시 뵐 수 있을 겁니다. (2) 벼락처럼 벌어졌던 상황은, 그 수습 과정 역시 벼락같았다. 항복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파인들의 무공을 전폐한 화산의 제자들은 그들을 일단 은하상단의 창고에…
화산귀환-886화 886화. 이제 곧 다시 뵐 수 있을 겁니다. (1) 갈천립이 천천히 고개를 내려 제 가슴을 바라보았다. 은은한 흰빛을 띤 검이 반절 이상 박혀 있었다. 아마 이 검의 끄트머리는 그의…
화산귀환-885화 885화. 과거의 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 자요. (5) 갈천립을 상대하면서 운검은 단 한 번도 예의를 내려놓지 않았다. 상대가 아무리 사파의 마두라고는 하나, 검수라면 목숨을 걸고 병기를 맞대는 이에게 지켜야…
화산귀환-884화 884화. 과거의 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 자요. (4) 툭. 몸통에서 분리된 단혼혈수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굴렀다. 고함과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로 가득 찬 전장임에도 불구하고 그 소리는 기이할 정도로 선명하게…
화산귀환-883화 883화. 과거의 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 자요. (3) 우우웅! 강대한 내력이 실린 검이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단혼혈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두어 걸음 물러섰다. 얼굴 바로 앞을 스치고 지나간 검이…
화산귀환-882화 882화. 과거의 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 자요. (2)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거지?’ 갈천립의 얼굴이 혼란으로 물들었다. 분명 이 서안으로 들어올 때까지만 해도……. 아니, 이 은하상단에서 막아서는 이들을 도륙할…
화산귀환-881화 881화. 과거의 영광에 취한 자는 죽은 자요. (1) “아아아악!” 검이 어깨를 가르고 옆구리에 긴 혈선을 그었다. 발작적으로 반항하던 이들은 감정적으로 내두른 공격을 상대가 냉정하게 대처하면 어떤 결론이 나는지 몸으로…
화산귀환-880화 880화. 그렇게 벌레처럼 죽어 가라. (5) 서늘한 청명의 눈이 앞쪽을 주시했다. 이전이었다면 가장 앞에서 누구보다 가열하게 검을 휘둘렀을 청명이지만, 지금 그는 굳건하게 버티고 서 있었다. 대신 눈으로는 빠르게 전방을…
화산귀환-879화 879화. 그렇게 벌레처럼 죽어 가라. (4) 카가각! 구유검객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파아아아앗! “큭!” 섬전과도 같은 검기가 그의 얼굴 바로 옆을 쾌속하게 스쳤다. 턱의 피부가 갈라지며 그의 턱부터 뺨 아래까지…
화산귀환-878화 878화. 그렇게 벌레처럼 죽어 가라. (3) 홍대광의 눈이 부릅뜨였다. 전신에 난 자상에서 고통이 욱신욱신 번져 왔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조차도 느껴지지 않는 듯했다. “……이게 대체 무슨.” 화산의 제자들이 사파들을…
화산귀환-877화 877화. 그렇게 벌레처럼 죽어 가라. (2) “이익!” 소장계(昭長繼)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대체 뭐냐, 이놈들은!’ 검은 무복을 입은 젊은 검수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물론 그런 상황 자체에 당황한 것은 아니다. 이곳에…
화산귀환-876화 876화. 그렇게 벌레처럼 죽어 가라. (1) 검은 물결이 밀려온다. 검은 무복 차림의 일백의 검수가 마치 한 몸처럼 달려드는 모습은 ‘위압’이라는 말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한 사파인들은…
화산귀환-875화 875화. 어떻게 죽고 싶냐? (4) “아버님.” 위소행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비틀대는 위립산을 부축했다. 생각 같아서는 바닥에 눕혀 쉬게 해 드리고 싶지만, 이곳은 전장이다. 부들거리는 다리로 필사적으로 버티고 선 화영문도들을…
화산귀환-874화 874화. 어떻게 죽고 싶냐? (3) 휘이이잉! 귀곡성 같은 바람 소리를 내며 날아든 회선창귀의 창이 윗가슴을 파고든다. 쩍 갈라진 살에서 피가 울컥 쏟아졌다. 홍대광은 손에 들린 타구봉으로 창을 쳤지만, 실린…
화산귀환-873화 873화. 어떻게 죽고 싶냐? (2) ‘신기하군.’ 갈천립이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며 생각했다. 일반적인 이들이 생각하기에 전투란 어느 한쪽이 모두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이겠지만, 실제 전투는 그렇지 않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일…
화산귀환-872화 872화. 어떻게 죽고 싶냐? (1) “아아아아악!” 긴 창이 가슴을 꿰뚫었다. 앞을 막아선 의검문도의 가슴에 창을 더 깊게 박아 넣은 회선창귀는 기괴한 얼굴로 웃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병신 같은 놈이.” “끄…….…
화산귀환-871화 871화. 이곳은 화산의 땅이다. (6) “흐음.” 활짝 열린 서안의 성문을 본 갈천립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아주 멍청한 놈들은 아닌 것 같군.” “오히려 지독히 멍청한 놈들 아닙니까? 털어 달라고 대문을 열어…
화산귀환-870화 870화. 이곳은 화산의 땅이다. (5) “허억! 허억! 허억!” 홍대광의 입에서 거친 숨이 쏟아졌다. 높고 가파르기 짝이 없는 화산을 전력을 다해 단숨에 뛰어올랐으니 아무리 개방의 분타주인 그라고 해도 숨을 헐떡일…
화산귀환-869화 869화. 이곳은 화산의 땅이다. (4) “……지금 뭐라 하셨소?” “사파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지금 바로 이곳으로!” 한 번쯤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되물을 만한 소리였다. 하지만 전력을 다해 달려왔는지 전신이 땀으로 젖은…
화산귀환-868화 868화. 이곳은 화산의 땅이다. (3) “이 개 같은 놈들아!” 우렁우렁한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삼문협(三门峡)에 위치한 중소 문파 벽호문(壁虎門)의 장문인, 벽력노호(霹靂怒虎) 조명산(曺名産)은 참혹하게 일그러진 얼굴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았다.…
화산귀환-867화 867화. 이곳은 화산의 땅이다. (2) “끄응. 쉴 틈이 없네.” 홍대광이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숨 쉬듯이 사고를 쳐 대는 화산신룡이 봉문 했으니, 사는 게 조금은 편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건 정말이지…
화산귀환-866화 866화. 이곳은 화산의 땅이다. (1) “괜찮겠습니까, 대형?” “뭐가?” 모여들었던 이들이 돌아간 뒤, 강서칠살의 막내인 일소일살(一笑一殺) 담해(談諧)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너무 일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만.” “막내야.” “예, 대형.” “일은 작게…
화산귀환-865화 865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5) “죽이고 빼앗는다.” 딱히 대단한 말은 아니다. 그건 스스로 사(邪)를 표방하는 자들에게 너무도 당연하니까. 사란 허울이라 할 수 있는 예(禮)를 거부하고, 사람을…
화산귀환-864화 864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4) 낙양의 환락가. 이제는 과거의 찬란했던 명성을 잃은 고도(古都)이지만, 그렇다 해도 낙양은 낙양이다. 화려하게 밝혀진 밤거리가 삶에 지친 수많은 부나방을 잡아끌고 있었다.…
화산귀환-863화 863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3) “죽여!” “이 더러운 사파 놈들!” 행인들이 오가는 거대한 대로. 그 한가운데서 보기만 해도 섬뜩한 병기를 든 이들이 악다구니를 쓰며 맞붙었다. 채앵!…
화산귀환-862화 862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2) “후우.” “아이고, 상단주님. 이러지 마십시오. 저희가 들겠습니다.” “아닐세. 길이 이리 가파른데 한 사람이라도 더 도와야지.” “저희는 원래 일하는 사람들이 아닙니까?” “하하.…
화산귀환-861화 861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더니. (1) “부, 분타주님! 큰일 났습니다! 또 싸움이 터졌습니다!” “뭐? 또야?” 홍대광이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이런 빌어먹을 새끼들! 싸움 못 해서 죽은 귀신이라도…
화산귀환-860화 860화. 화산은 강해질 테니까. (5) 매화도는 수많은 상인이 몰려 연일 북새통을 이루었다. 처음 화산이 매화도를 만들 때도 그 규모가 작지 않았지만, 해가 갈수록 더욱더 커지더니 이제는 웬만한 상단은 그…
화산귀환-859화 859화. 화산은 강해질 테니까. (4) “예약하는 줄을 서셨다고요?” “예. 여, 여기라고 하시기에. 그런데 저분이…….” “잠시만요.” 사내가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마철을 진정시키더니 뭔가를 찾는 듯 이리저리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갑자기 정말로 호랑이가…
화산귀환-858화 858화. 화산은 강해질 테니까. (3) 시간은 공평하다. 지나는 하루를 뼈저리게 아쉬워하는 노인에게도, 기나긴 하루의 지루함을 하품과 함께 견뎌 내는 장년인에게도, 하루가 짧도록 마을을 뛰어다니는 아이에게도 시간은 그저 공평하게 흐를…
화산귀환-857화 857화. 화산은 강해질 테니까. (2) “끄으…….” “어으…….” “……으…….” 연무장에 널브러진 화산 제자들의 입에서 다 죽어 가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 많은 이들이 모조리 바닥에 뻗어 있다. “쯧.” 유일하게 홀로…
화산귀환-856화 856화. 화산은 강해질 테니까. (1) 수련하는 제자들을 바라보는 현종의 얼굴이 침중하기 그지없었다. 악귀 같은 청명을 이리 같은 제자들이 둘러싸고 공격하고 있었다. 과격하기가 이를 데 없는 광경이다. 목검이라고는 하나, 평범한…
화산귀환-855화 855화. 그냥 나왔는데요? (5) 콰앙! 윤종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나가떨어진다. 평소 같으면 날아가는 윤종을 얼른 받아 주었을 조걸이지만, 지금은 그쪽으로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아니, 그 독기 가득 찬 눈에는…
화산귀환-854화 854화. 그냥 나왔는데요? (4) “으…….” 곽회가 검게 죽은 얼굴로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아니, 들어섰다기보다는 용케 쓰러지지 않고 제 몸뚱이를 끌어다 옮겼다는 말이 좀 더 적절할 것이다. 비틀대던 그는 이내…
화산귀환-853화 853화. 그냥 나왔는데요? (3) 백천의 얼굴에 긴장이 어렸다. 그런 그의 건너편에는 청명이 서 있었다. 저놈은 백천의 맞은편에 설 때마다 언제나 느슨하게 반쯤 풀린 얼굴로 귀찮다는 기색을 팍팍 풍겨 대곤…
화산귀환-852화 852화. 그냥 나왔는데요? (2) “……봉문이라고 했느냐?” “예.” 은하상단의 상단주인 황문약이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얼굴로 황종의를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화산이 봉문을 했다고?”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듯 다시 묻고도 허, 하고 헛웃음을…
화산귀환-851화 851화. 그냥 나왔는데요? (1) 화산이 봉문을 했다는 소식이 중원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과거였다면 딱히 관심을 끌지 못했을 소식이지만, 현재 강호에서 화산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힘은 과거와 비할 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화산귀환-850화 850화. 너희가 없는 화산은 화산이 아니다. (5) “……화산이네.” “어, 화산이야…….” “……도착했네.” 화산의 제자들은 시커멓게 죽은 얼굴로 구름 위로 까마득하게 솟아오른 화산의 봉우리를 올려다보았다. 과거 섬서를 떠났다가 돌아와 이 높은…
화산귀환-849화 849화. 너희가 없는 화산은 화산이 아니다. (4) “어…….” 현종은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심정으로 앞에 앉은 이를 바라보았다. “그…….” 사실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저 아기 사슴…
화산귀환-848화 848화. 너희가 없는 화산은 화산이 아니다. (3) “그…….” 모두가 한마음으로 봉문을 결정할 때까지는 좋았다. 물론 청명이 놈이 이를 가는 걸 보고 다소 섬뜩해지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다들 어느 정도…
화산귀환-847화 847화. 너희가 없는 화산은 화산이 아니다. (2) 죽는다. 사실 낯선 말은 아니다. 아니, 어쩌면 꽤 익숙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청명의 입에서 나온 그 말이 모두의 가슴에 천근 거암처럼 얹혔다. “……아니…….”…
화산귀환-846화 846화. 너희가 없는 화산은 화산이 아니다. (1) “네?” “예?” “엥?” “어?” “뭐라굽쇼?” 각기 다른 반응이었지만, 그 반응에 담겨 있는 감정만은 모두 같았다. 현종을 중심으로 모인 화산의 제자들이 연신 두…
화산귀환-845화 845화. 사람을 엿 먹여도 정도가 있지! (5) 스으윽. 새하얀 천이 검을 훑고 지나간다. 스으윽. 백천의 두 눈이 진중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루 한 번 습관적으로 하는 일. 하지만 그의 자세는…
화산귀환-844화 844화. 사람을 엿 먹여도 정도가 있지! (4) 검이 빛살처럼 쾌속하게, 하지만 또 유려하게 날아들었다. 바람이 칼날이 된다면 이럴 것이다 싶을 정도로. 하지만 그 검을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쾌속함도 유려함도…
화산귀환-843화 843화. 사람을 엿 먹여도 정도가 있지! (3) 쏴아아악. 곡식 쏟아지는 소리가 기분 좋게 울린다. 손에 되를 든 조걸이 몰려든 이들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충분히 있으니까 다투지 말고 줄을 서십시오!…
화산귀환-842화 842화. 사람을 엿 먹여도 정도가 있지! (2) “큽!” “풉……!” “웁!” 화산의 제자들이 일제히 입을 틀어막았다. 심지어 현종까지도 볼을 푸들푸들 떨어 가며 입을 막았지만, 어깨가 들썩거리고 몸이 진동했다. 그 격한…
화산귀환-841화 841화. 사람을 엿 먹여도 정도가 있지! (1) 며칠 사이 십여 개의 문파가 불타올랐다. 중원에 사파지문은 수도 없이 많다. 걸핏하면 서로 싸워 대어 멸문하는 것이 일상이고, 승자가 패자를 집어삼키는 일이…
화산귀환-840화 840화. 협의지문이 아직도 있었구나. (5) 저벅. 저벅. 저벅. 찰박. 새하얀 비단신이 피 웅덩이를 밟는다. 튀어 오른 핏방울에 꽃신이 얼룩지자 사내가 언짢은 기색으로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이래서 피가 싫다니까.” 떨떠름하게…
화산귀환-839화 839화. 협의지문이 아직도 있었구나. (4) “사패련이라 하셨소?” 살짝 격앙된 현종의 목소리에 홍대광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 장문인. 사패련이 사도일통(邪道一統)을 선언했습니다.” “사도일통…….” 다시금 읊조리는 현종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조걸은…
화산귀환-838화 838화. 협의지문이 아직도 있었구나. (3) 촤라라락! 산더미 같은 은자가 쌓였다. 눈앞에 돈이 쌓여 있으니 헤벌쭉 웃으며 좋아할 만한 일이었지만, 정작 그 은자를 앞에 둔 현종의 두 눈엔 뭐라 말할…
화산귀환-837화 837화. 협의지문이 아직도 있었구나. (2) “낄…….” “…….” “낄낄…….” “…….” “낄낄낄낄낄낄낄낄낄낄!” “…….” “으헤헤헤헤헤! 으헤헤! 꺄르르륵! 꺄륵!” “…….” 녹림의 일장로가 임소병의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 “괜찮은 겁니까?” “……그냥 즐기시게 내버려 둬.” “…….”…
화산귀환-836화 836화. 협의지문이 아직도 있었구나. (1) “아아아아악!” “사, 살려 주세요!” 장강 어귀에 위치한 한 마을이 금세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다. 이리저리 달아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소름 돋는 거치도를 든 이들이 위협적으로 고함을…
화산귀환-835화 835화. 그건 너희 대가리한테 가서 따지시고. (5) “여기인 것 같은데요, 행수님?” “그, 그래 보이지?” 수레를 끌고 온 이들이 말 등을 두드리며 세웠다. 눈앞에 커다란 부두와 수많은 인파가 펼쳐져 있었다.…
화산귀환-834화 834화. 그건 너희 대가리한테 가서 따지시고. (4) 수적들이 날뛸수록 장강의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졌다. 곳곳에서 목숨을 잃는 이들과 모든 재물을 빼앗기는 이들이 속출하니 이 악물고 버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지쳐…
화산귀환-833화 833화. 그건 너희 대가리한테 가서 따지시고. (3) “모조리 빼앗아라!” 반항하던 이를 거침없이 베어 버린 서홍이 낄낄 웃으며 고함쳤다. ‘이거지! 이래야지!’ 그동안은 수적질을 하면서도 마음껏 날뛰어 본 적이 없었다. 영업이…
화산귀환-832화 832화. 그건 너희 대가리한테 가서 따지시고. (2) 사패련이 구파일방과 강남 불침 조약을 맺었다는 소문은 폭풍처럼 중원을 휩쓸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던 이들도 연이어 같은 소식이 들려오니 결국엔 입을 쩍 벌릴…
화산귀환-831화 831화. 그건 너희 대가리한테 가서 따지시고. (1) 법정은 얼굴을 굳힌 채 한참 침묵을 지켰다. 법계는 차마 그 눈을 마주 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지금까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더냐?” “방장…….”…
화산귀환-830화 830화. 다른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5) 그러니까……. 청명은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두 눈을 멍하니 끔뻑였다. ‘다시 일어나야 하는데…….’ 슬쩍 고개를 내려 자신의 몸을 바라보았다. 아니 바라보려 했다.…
화산귀환-829화 829화. 다른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4) 청명이 천천히 눈을 떴다. 보이는 것은 옅은 등불 빛이 어른거리는 낯선 천장이었다. 멍하니 누워 천장을 보다 이내 슬쩍 눈살을 찌푸렸다. ‘또 옛…
화산귀환-828화 828화. 다른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3) 의식이 점점 깊은 곳으로 침전한다.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가라앉다 육체와 의식이 서로 나뉘어 점점 멀어져 간다. 흐릿하지만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은, 꿈을 꾸는…
화산귀환-827화 827화. 다른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2) 당군악의 얼음장 같은 눈빛이 남궁황을 꿰뚫는 듯했다. ‘왜 여기에…….’ 저 먼 사천에 있어야 할 당군악이 어째서 이 장강에 모습을 드러냈단 말인가? 그것도…
화산귀환-826화 826화. 다른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1) 백색의 마차와 그 뒤를 따르는 만인방이 멀어져 갔다. 당가를 이끌고 도착한 당군악은 그 모습을 보며 작게 탄식했다. “……아무래도 내가 너무 늦게 온…
화산귀환-825화 825화. 이 전쟁은 내가 이겼다. (5) “입은 살았군.” “호오?” 장일소가 흥미가 당긴 듯 웃었다. “그럴 생각도 없는 주제에.” 청명의 말에 장일소의 눈이 묘한 빛을 품었다. 확실히 이놈은 재미있다. 장일소를…
화산귀환-824화 824화. 이 전쟁은 내가 이겼다. (4) 절벽 아래로 내려온 만금대부는 장일소를 빤히 보았다. ‘패군이라…….’ 그가 장일소의 제안을 받아들였던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위기감.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장일소의 말대로 손도…
화산귀환-823화 823화. 이 전쟁은 내가 이겼다. (3) 장일소가 걸음을 옮겨 멀어지고 나서야 느긋하게 절벽 위로 올라온 흑룡왕이 이죽이며 다가왔다. “아쉽군.” “…….” “여기서 죽여 줬어야 하는 건데 말이야.” 남궁황의 온 얼굴에…
화산귀환-822화 822화. 이 전쟁은 내가 이겼다. (2) 내뻗은 손과 악다문 입술. 모두의 시선이 허도진인에게 꽂혀 있었다. 오검은 물론이고, 뒤쪽의 구파일방, 심지어는 사파들까지도 충격에 두 눈을 부릅뜨고 허도진인을 보았다. 그중 표정에…
화산귀환-821화 821화. 이 전쟁은 내가 이겼다. (1) 윤종은 턱 근육이 곤두서도록 이를 악물었다. 검을 잡은 손에선 핏기가 빠져나갔다. 광기에 잡아먹힐 것만 같다. 장일소의 광기는 손에 잡힐 듯 사람을 짓누르고 덮친다.…
화산귀환-820화 820화. 우리 애들은 조금 거칠거든. (5) 콰아아아아아아앙! 암석이 폭발하며 사방으로 튀었다. 그 충격에 절벽은 금방이라도 통째로 무너져 내릴 듯 뒤흔들렸다. “아아아아악!” “떨어진다! 아아아악!” 매달려 있던 구파일방의 제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화산귀환-819화 819화. 우리 애들은 조금 거칠거든. (4)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몸은 섬뜩할 정도로 빠르게 낙하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 중 누구도 그딴 것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았다. 쇄애애애액! 청명의 검이…
화산귀환-818화 818화. 우리 애들은 조금 거칠거든. (3) 절벽 위에 붉은 매화가 피어올랐다. 백천의 검 끝에서 뿜어져 나간 경기가 절벽 위로 흐르는 바람을 타고 붉디붉은 꽃을 피워 냈다. 흐읍, 기합을 넣는…
화산귀환-817화 817화. 우리 애들은 조금 거칠거든. (2) “흥분하지 마라!” 현종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흔치 않은 현종이지만, 지금 그의 목소리에는 평소와 달리 가공할 힘이 실려 있었다. “서두르지 마라!…
화산귀환-816화 816화. 우리 애들은 조금 거칠거든. (1) 조걸의 등이 어느새 식은땀으로 흥건해졌다. 마교의 주교를 상대할 때조차 단 한 번도 패기를 잃지 않았던 조걸은 지금 이제껏 단 한 번도 유례가 없었을…
화산귀환-815화 815화. 모가지 딱 대라, 이 새끼야! (5) 까각! 가가가각! 내력이 잔뜩 실린 검과 장일소의 반지가 마찰하며 소름 돋는 울려 퍼졌다. 청명이 잔뜩 일그러진 눈으로 죽일 듯 노려보자 장일소는 비웃음으로…
화산귀환-814화 814화. 모가지 딱 대라, 이 새끼야! (4) 남궁황의 두 눈에 경악이 어렸다. 어마어마한 도기가 머리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 흡사 시야가 모두 먹빛으로 물드는 것만 같은 광경이었다. “큭!” 남궁황은 벼락같이…
화산귀환-813화 813화. 모가지 딱 대라, 이 새끼야! (3) 하늘에선 기름의 비가 내리고, 땅에서는 검은 화살이 끝없이 솟구친다. 소림의 무승들이 뿜어내는 권력이 황금빛 용처럼 절벽을 오가고, 무당의 검수들이 그려 낸 검막이…
화산귀환-812화 812화. 모가지 딱 대라, 이 새끼야! (2) 압도적인 광경이었다. 사람보다 더 큰 수십 개의 솥에서 끓는 기름이 한꺼번에 쏟아지니 순간적으로 폭포가 쏟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머리 위로 쏟아지고…
화산귀환-811화 811화. 모가지 딱 대라, 이 새끼야! (1) 절벽을 평지처럼 달리던 청명이 문득 절벽 위쪽으로 획 시선을 올렸다. 위를 점거하고 있던 만인방도들이 그를 저지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었다. 경기를…
화산귀환-810화 810화. 다시 만나 더럽게 반갑다! (5) 암석밖에 보이지 않는 깎아지른 절벽, 그 삭막한 공간에서 붉디붉은 매화가 환상처럼 피어났다. 그 대경할 광경에 만인방도들은 괴성을 내지르며 미친 듯이 도를 휘둘렀다. 하지만…
화산귀환-809화 809화. 다시 만나 더럽게 반갑다! (4) “그러니까…….” 청명이 귀를 후비적거리며 말했다. “둘이서 여기 있는 놈들을 싹 때려잡자?” “그렇지.” “그게 찝찝하면 니들 하는 거 뒤에서 구경이나 하고 콩고물이나 받아먹어라?” “정확하다.”…
화산귀환-808화 808화. 다시 만나 더럽게 반갑다! (3) “어디 보자…….” 청명의 시선이 건너편의 사패련에게로 향했다. “저 새끼들도 마음에 안 들고.” 이번엔 절벽 아래를 못마땅하게 내려다보았다. “이 새끼들도 마음에 안 들고.” 그는…
화산귀환-807화 807화. 다시 만나 더럽게 반갑다! (2) “흐음.” 청명의 시선이 절벽 너머로 향한다. 장일소를 필두로 절벽을 점거하고 있는 이들을 두 눈으로 한차례 훑은 청명의 시선이 이번에는 아래로 향했다. 무당, 남궁,…
화산귀환-806화 806화. 다시 만나 더럽게 반갑다! (1) “……허산.” “……예, 장문인.” “제자들을 수습해라.” “예!” 허도진인은 핏기가 가신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피해? 아니, 피해는 의외로 그리 크지 않다. 압도적인 공격이었던 걸 감안한다면…
화산귀환-805화 805화. 야! 거기 남는 술 좀 챙겨라! (5) “……사패련?” 남궁황이 굳은 얼굴로 입을 뗐다. “사패련이라니?” 장일소는 느긋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이름이지요.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모를 수 없는…
화산귀환-804화 804화. 야! 거기 남는 술 좀 챙겨라! (4) “이, 이건…….” 허도진인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도인이고, 타인에게 이런 얼굴을 보이는 이가 아니었다. 그의 감정이 얼굴 위에 떠오른다는 건 상황이…
화산귀환-803화 803화. 야! 거기 남는 술 좀 챙겨라! (3) “장로님!” “알고 있다!” 법계가 답지 않게 언성을 높였다. 소림은 제자들에게 언제나 부동심을 유지하라는 가르침을 내리는 문파다. 법계 역시 부동심이 얼마나 중요한지…
화산귀환-802화 802화. 야! 거기 남는 술 좀 챙겨라! (2) “흠!” 골짜기 안으로 들어온 남궁황의 눈이 가느스름해졌다. 묘한 지형이다. 절벽 사이로 물이 들어차는 긴 길이 나 있다. 무리한다면 배 두 척…
화산귀환-801화 801화. 야! 거기 남는 술 좀 챙겨라! (1) “마, 막아라! 내부로 진입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흑룡채로 모여들었던 각 수채의 채주들이 고함을 내질렀다. 하지만 아무리 고함을 지르고 발악을 해도 도무지…
무협과 판타지의 경계를 허문 문제작, 『가즈 나이트』에 숨겨진 철학적 메시지를 깊이 있게 분석하다 목차 1. 『가즈 나이트』란 어떤 작품인가 『가즈 나이트』는 국내 판타지 소설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다. 흔히 “한국형…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6화 나는 무너진 콘크리트의 아래에 깔린 채, 그 바깥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듣는다. 입을 움직이려고 했으나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저 몽롱하고 둔탁한, 머리로, 말소리가 흘러든다…. 깊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5화 옥상 출입문이 열리는 순간 찌르는 듯한 햇살이 눈으로 쏟아졌다. 그리고 시야가 적응하는 순간, 소름 돋도록 청명한 파란 하늘 아래, 세광시청 옥상의 모습을 본다. …바닥이,…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4화 나는 이자헌 연구원, 아니… 이자헌 ‘과장님’을 보았다. 더는 도마뱀으로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그 파충류의 세로 동공을 자연스럽게 상상하면서. “…언제부터, 기억하셨습니까?” “? 항상 기억했습니다.” 순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3화 “…….” 애초에. 내가 이 위험한 세광특별시를 계속 탐사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모호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 거대하고 비밀 많은 괴담을 캐내다 보면, 어쩌면 이 괴담 세상의…
화산귀환-800화 800화. 잘생기고 재수 없으면 진가 놈인데. (5) 현종의 두 눈에도 경악이 어렸다. ‘남궁황.’ 조금 전 문파의 수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가 보여 준 모습은 솔직히 눈살이 찌푸려졌다. 물론 그가 화산에…
화산귀환-799화 799화. 잘생기고 재수 없으면 진가 놈인데. (4) “전쟁하는 사람 어디 갔나?” 조걸이 살짝 떨떠름한 얼굴로 앞쪽을 살폈다. 화산이 잔치판을 벌인 지 한참이나 되었건만, 저들끼리 논의에 들어간 다른 장문인들은 도무지…
화산귀환-798화 798화. 잘생기고 재수 없으면 진가 놈인데. (3) “입구가 너무 좁소.” “흐음……. 게다가 방해물이 너무 많습니다.” 장문인들의 시선이 강으로 향했다. 건너편 절벽 가운데 난 깊은 골짜기 앞에는 수적선이 빼곡하게 차…
화산귀환-797화 797화. 잘생기고 재수 없으면 진가 놈인데. (2) “이…….” 뿌드드득. 이를 갈아붙이는 소리가 섬뜩하게 퍼져 나갔다. 남궁도위는 핏발이 선 눈으로 청명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았다. 지난 비무대회에서 청명에게 처참하게 패배한 이후로…
화산귀환-796화 796화. 잘생기고 재수 없으면 진가 놈인데. (1) “남궁황이오.” “벽현(碧賢)입니다.” 현종이 두 사람을 향해 공수했다. “화산의 현종입니다. 다시 뵙게 되어 더없이 반갑습니다.” 모두 과거 천하비무대회에서 안면이 있던 이들이다. 하지만 현종을…
화산귀환-795화 795화. 오직 그만이 가치 있을 뿐이오. (5) “사형.” “응?” 흑룡채를 향해 달려가던 와중, 조걸이 슬쩍 입을 열었다. “그…… 무당 장문인이란 분 있잖습니까.” “허도진인?” “예. 그분이요.” “그분은 왜?” “좀 생각하던…
화산귀환-794화 794화. 오직 그만이 가치 있을 뿐이오. (4) “장문인!”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허도진인이 고개를 돌렸다. 이내 그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검은 무복을 입은 이들과, 그 뒤를…
화산귀환-793화 793화. 오직 그만이 가치 있을 뿐이오. (3) “…….” 강변에 모여든 이들을 보는 백천의 낯빛이 검게 죽었다. “……얘들아.” “예, 사숙.” “……장문인께서 가신다고 하더냐?” “그런 것 같은데요?” 조걸의 대답에 윤종이 말을…
화산귀환-792화 792화. 오직 그만이 가치 있을 뿐이오. (2) “고생하셨습니다, 방주님.” “흐음.”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장일소를 보며 호가명이 빙그레 웃었다. “아니, 이제 련주님이라 불러야겠군요.” “낯 뜨겁게 련주는 무슨! 됐다.” 장일소는 거창한…
화산귀환-791화 791화. 오직 그만이 가치 있을 뿐이오. (1) “사패련(四覇聯)이라…….” 만금대부가 살짝 갈라진 목소리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보통 일은 아니다. 특히나 이 사패련의 창설이 강호에 미칠 영향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위험한 일이야.’ 물론…
화산귀환-790화 790화. 개처럼 살든가, 늑대처럼 죽든가. (5) “이…….” 그렇잖아도 상황이 좋지 않은 마당에 정곡을 찔린 흑룡왕은 여지없이 발끈했다. 두 눈에서 불꽃을 뿜으며 노호성을 내지르려는 찰나, 천면수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끊고 들어왔다.…
화산귀환-789화 789화. 개처럼 살든가, 늑대처럼 죽든가. (4) 쿵! 흑룡왕이 마지막 계단을 오르며 진노한 범 같은 시선으로 장일소를 쏘아보았다. “애송이 놈이……. 팔자도 좋구나. 이 먼 항주까지 와서 신선놀음이라니.” 평범한 이였다면 그…
화산귀환-788화 788화. 개처럼 살든가, 늑대처럼 죽든가. (3) “캬아! 살맛 나는구먼!” 구강의 한 주루. 해가 채 서산 너머로 넘어가기도 전부터 주루에 모여든 이들이 거나하게 술을 들이켜고 있었다. “저 꼴 보기 싫은…
화산귀환-787화 787화. 개처럼 살든가, 늑대처럼 죽든가. (2) “교룡채가 소림에 당했습니다. 사마 채주가 수채를 버리고 도주하고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청하채(淸河砦)로 무당이 진격하고 있다고 합니다! 청하채주가 지원을 요청해 왔습니다.” “나, 남궁세가가 북상…
화산귀환-786화 786화. 개처럼 살든가, 늑대처럼 죽든가. (1) “이, 이런 미친!” 개방 거지가 들고 온 서찰을 읽으며 홍대광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왜요?” “나, 난리가 났다, 화산신룡!” “뭔데 그래요?” 안색이 검게 죽은…
화산귀환-785화 785화. 어디 뒈지게 한번 놀아 보죠. (5) 남경. “빌어먹을, 패 더럽게 안 붙는군!” 손에 든 골패를 판 위에 던져 버린 고태(高泰)는 짜증 어린 얼굴로 머리를 벅벅 긁어 댔다. “끌끌끌.…
화산귀환-784화 784화. 어디 뒈지게 한번 놀아 보죠. (4) “고개 숙여라!” “허튼 짓 하는 놈은 베겠다!” 튼튼한 쇠줄에 엮인 수적들이 무릎을 꿇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무당의 검수들이 그 주변을 둘러싸고…
화산귀환-783화 783화. 어디 뒈지게 한번 놀아 보죠. (3) “완성했다!” “으아아아아아아!” “눈물 날 것 같아!” 화산의 제자들이 글썽거리며 앞쪽에 완성된 선착장을 바라보았다. 선착장이라고 해 봐야 돌과 바위, 그리고 흙을 퍼부어 강을…
화산귀환-782화 782화. 어디 뒈지게 한번 놀아 보죠. (2) “화산…….” 무당 장문인 허도진인의 얼굴이 살얼음이라도 낀 듯 싸늘해졌다. 보고를 마친 허산자는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냉한 기운에 마른침을 삼켰다. 허도진인은 화를 삭이는…
화산귀환-781화 781화. 어디 뒈지게 한번 놀아 보죠. (1) “……라는 거죠!” “…….” 설명을 모두 들은 현종은 뭐라 설명하기 힘든 표정을 지으며 청명을 빤히 보았다. “그러니까…….” 그의 시선이 앞에 앉은 이들을 쭉…
화산귀환-780화 780화. 인생은 원래 고통이라오. (4) “손이 놀잖아, 이 산적 놈들아!” 사자후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현종이 본 것과 똑같은 일이 섬 반대편에서도 벌어지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곳에는 청명이 놈이…
화산귀환-779화 779화. 인생은 원래 고통이라오. (3) “크하아아아아아앗!” 먼지투성이가 된 도사가 힘겹게 발을 옮겨 구강에 들어섰다. “여, 여기가 구강인가!” 도사. 현종이 재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얼마나 고초가 많았을꼬!’ 청명이만 제때 도착했다면 위험할…
화산귀환-778화 778화. 인생은 원래 고통이라오. (2) 작은 향로에서 백색 연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리하여 실내는 새하얀 연기로 꽉 차 앞이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나른한 숨소리가 느리게 울렸고, 술 냄새가 지독하게 풍겼다.…
화산귀환-777화 777화. 인생은 원래 고통이라오. (1)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고……. 아이고, 도사님들 덕분에 살았습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윤종이 얼른 고개를 내저었다. “은혜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화산귀환-776화 776화. 뒤처지면 다 뒈진다고 해! (6) 턱! 잘린 머리가 모래톱에 처박히는 소리는 괴이할 정도로 섬뜩했다. 그리 크지 않은 소리였지만 이 넓은 곳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모두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화산귀환-775화 775화. 뒤처지면 다 뒈진다고 해! (5) “이 건방진 년이…….” 제 반도 살지 않았을 것 같은 어린 검수가 저런 말을 눈앞에서 해 대는데 화가 나지 않을 이가 누가 있겠는가? 가남평의…
화산귀환-774화 774화. 뒤처지면 다 뒈진다고 해! (4) “채주!” “으…….” 장강 중앙의 섬을 장악한 신생 수채 ‘청사채(靑蛇砦)’의 채주 탁류청사(濁流靑砦) 가남평(賈南坪)이 뭍으로 밀려오는 배들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내보냈던 배들이 쫓겨 와…
화산귀환-773화 773화. 뒤처지면 다 뒈진다고 해! (3) “죽어어어엇!” “으아아아! 이 수적 놈!” “죽인다!” 화산의 제자들이 눈을 까뒤집고 달려들었다. “뭐, 뭐야?” “이 새끼들 왜 이래?” 적을 상대로 기세를 올리는 것이야 너무도…
화산귀환-772화 772화. 뒤처지면 다 뒈진다고 해! (2) 파아아아앗! 포탄이 허공을 날고, 인간 포탄이 반대편에서 날아들었다. 단숨에 몇십 장을 좁힌 청명이 물 위를 박차며 다시 솟구쳤다. “뭐냐? 저건?” “어떻게 사람이!” 포탄을…
화산귀환-771화 771화. 뒤처지면 다 뒈진다고 해! (1) 촤아아아아아! 커다란 배들이 줄지어 장강의 물살을 가르고 나아간다. 더없이 맑은 하늘. 불어오는 차가운 강바람. 그리고 포말을 만들어 내며 전진하는 선단들까지. 겉보기에야 더없이 멋진…
화산귀환-770화 770화. 아니, 사람 말을 좀 들어! (5) “뭐라고 한 거야?” “여기가 아니라는데?” “허허. 아니래.” “이 산이 아닌가벼.” “우와, 여기가 아니네.” 백천의 등을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망할 새끼들이 하나같이 눈을…
화산귀환-769화 769화. 아니, 사람 말을 좀 들어! (4) “채, 채주님이…….” “어어…….” 잔포흑어가 반으로 갈려 죽는 모습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수적들은 현실을 믿지 못하고 두 눈을 부릅떴다. 포악하기 짝이 없는…
화산귀환-768화 768화. 아니, 사람 말을 좀 들어! (3) “어디 보자.” 절벽 위에서 전장을 내려다보는 임소병의 입가엔 미소가 맺혀 들었다. “금방 끝나겠군. 하긴 수채 하나 처리하기에는 과한 전력이지.” 녹림이 대별채를 비롯한…
화산귀환-767화 767화. 아니, 사람 말을 좀 들어! (2) “뭐, 뭐냐?” “어떻게……!” 절벽에서 내려진 수십 개의 줄을 타고 녹빛 의복 차림의 이들이 강하하기 시작한다. 능숙하게 줄을 타는 모습에서 이 짓을 한두…
화산귀환-766화 766화. 아니, 사람 말을 좀 들어! (1) “큭, 너무 많아!” 얼굴을 일그러뜨린 조걸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채주 주변에 머물러 있던 수채의 고수들이 청명을 둘러싸니 손이 남은 수적들이 일제히 그들에게…
화산귀환-765화 765화. 사숙! 자꾸 환청이 들립니다! (5) 실로 쾌검이었다. 뭔가 번뜩한다 싶더니 일장 여를 격하고 목에 거의 닿아 있었다. 선두에 선 수적이 기겁하며 목을 비틀었다. 스슷! 얇게 고기를 저며 내는…
화산귀환-764화 764화. 사숙! 자꾸 환청이 들립니다! (4) “이, 이게 뭐야!” “피해라아아아아!” 눈앞에 붉은 매화의 화원이 펼쳐진다. 소담스레 피어오른 꽃이 금세 화려하게 만개하더니, 불어온 바람에 흩날리듯 사방으로 점점이 번져 나갔다. 믿을…
화산귀환-763화 763화. 사숙! 자꾸 환청이 들립니다! (3) 아무리 봐도 돛 하나 없이 양손으로 노를 저어 나가는 작은 나룻배였다. 하지만 일 장이 넘는 물보라를 일으키며 제비처럼 수면을 나는 걸 두고 고작…
화산귀환-762화 762화. 사숙! 자꾸 환청이 들립니다! (2) “큭!” 백천은 이를 악물었다. 그물을 움켜잡은 그의 손을 타고 검은 액체가 흘러내렸다. 희던 손이 순식간에 검게 물들고 소맷자락까지 시커먼 독에 젖어 들었다. “숨…
화산귀환-761화 761화. 사숙! 자꾸 환청이 들립니다! (1) “어, 어떻게 하지.” “수채로 끌려간 이들은 다들 노예가 된다고 하던데.” “……내가 왜 이 배에 타서는…….” 당황한 것은 화산의 제자들뿐만이 아니었다. 아니, 차라리 검이라도…
화산귀환-760화 760화. 죽으면 죽었지! (5) 화살이 비처럼 쏟아진다. 단순한 과장이나 수사가 아니라, 화살이 정말 말 그대로 비처럼 쏟아졌다. “걸아!” “야 이 미친놈아!” “히이이이이익!” 조걸이 검을 들어 올리려다 움찔했다. 아무리 봐도…
화산귀환-759화 759화. 죽으면 죽었지! (4) 검게 칠한 배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짓누르는 듯 위압적이었다. 배의 가장 앞, 용두에 보이는 포악한 고래의 형상을 보고 나니 더더욱 그러했다. ‘용선.’ 장강에 존재하는 열여덟…
화산귀환-758화 758화. 죽으면 죽었지! (3) 콰득! 백천의 검이 갑판을 파고들었다. 두터운 목재를 두부처럼 꿰뚫어 버린 검은 이내 부러질 듯 낭창하게 휘었다가 튕겨 올려졌다. 그러자 갑판이 뜯기며 위로 솟구쳤다. “엇!” 아미자를…
화산귀환-757화 757화. 죽으면 죽었지! (2) 까아아앙! “커억!” 가슴을 찔린 수적이 단숨에 뒤로 튕겨 나가 갑판 위를 굴렀다. 하지만 깔끔하게 수적 하나를 처리했음에도 백천의 얼굴은 그리 밝지 못했다. “조심해라! 옷 안에…
화산귀환-756화 756화. 죽으면 죽었지! (1) “수, 수적이다! 수로채다!” “빌어먹을! 왜 하필!” 우왕좌왕하는 승객들과 다가오는 수적의 쾌속선을 보는 유령문 등겸의 눈에 허탈한 빛이 스쳤다. “……진짜 오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장강의…
화산귀환-755화 755화. 제자는 괜찮습니다! (5) “잠깐! 잠깐!” 거지 하나가 부리나케 부두 쪽으로 전력으로 질주했다. “허억, 허억, 허억!” 부두에 다다라서야 허리를 숙인 채 숨을 몰아쉬더니 그런 여유도 사치인 듯 황급히 주위를…
화산귀환-754화 754화. 제자는 괜찮습니다! (4) “……예?” 등겸(鄧謙)이 커다란 눈을 끔뻑였다. 유령문의 이대제자인 그는 무한으로 특표를 배송하고 복귀하던 길에 들른 산채에서 당장 구강으로 가라는 상부의 명을 전해 듣고 이곳에 막 도착한…
화산귀환-753화 753화. 제자는 괜찮습니다! (3) “……갔어?” “예, 장문인.” 현종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끄으응. 날이 갈수록 다루기가 힘들어지니 원.” 그 넋두리에 현영이 코웃음을 쳤다. “청명이 놈이야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화산귀환-752화 752화. 제자는 괜찮습니다! (2) “저기…….” “…….” “청명아?” “…….” “하하. 네가 이렇게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어색하구나. 그렇지 않니?”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 따윈 없었다. 현종의 등에선 식은땀이 배어났다.…
화산귀환-751화 751화. 제자는 괜찮습니다! (1) “으…….” 백매관에 모여든 청자 배들이 퀭한 눈으로 서로를 돌아보았다. “……밥을 못 먹겠어.” “소화불량이 너무 심합니다.” “저는 지금 사흘째 악몽을 꿔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습니다…….”…
화산귀환-750화 750화.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 (5) “후욱! 후욱! 후욱! 후욱!” 땀방울이 바람을 타고 흩날렸고, 젖은 머리칼이 휘날렸다. 새하얀 백의 차림의 백천은 앞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보보마다 단호함이 의지로…
화산귀환-749화 749화.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 (4) 한 손에 차를 든 현종이 천천히 걸어 나와 대청마루에 앉았다. 어디선가 산새 우는 소리가 들려오고, 서늘한 바람이 손끝을 스쳤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나는…
화산귀환-748화 748화.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 (3) 획. 번쩍! 획. 번쩍! “아, 정신 사납게!” 내내 참던 조걸이 결국 소리를 빽 질렀다. “뭘 자꾸 돌아보십니까! 뒤에 꿀단지라도 두고 오셨……. 악,…
화산귀환-747화 747화.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 (2) “끄으으응. 이건 하극상이야.” 청명의 얼굴이 제멋대로 뒤틀렸다. “아이고, 내 팔자야. 이제는 새파란 후손들한테 구박받고 마음대로 오가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네. 아이고오!” 한참을 푸념하던…
화산귀환-746화 746화. 누구도 나를 막을 수 없어! (1) 현종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수로채라.’ 쉬이 생각할 상대가 아니다. 현상이 말했듯, 수로채는 오히려 녹림보다 더 상대하기 껄끄러운 적이다. 천하의 많은 문파들이 수로채의…
화산귀환-745화 745화. 누가 뭘 건드렸다고? (5) 이른 아침. “끄으응.” 커다란 들통을 든 곽회가 터덜터덜 걸었다. “하다못해 개밥까지 챙기는 처지라니.” 천우맹 개파식 때 야수궁도들이 끌고 왔다 두고 간 개들은 화산에 남아…
화산귀환-744화 744화. 누가 뭘 건드렸다고? (4) 장문인의 처소에서 나온 황종의와 도운찬은 운암을 따라 바삐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처소에서 기다려도 올 청명이지만, 굳이 이리 운암을 따라 나서는 이유는 한시라도 빨리 이…
화산귀환-743화 743화. 누가 뭘 건드렸다고? (3) 황종의는 슬쩍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도 몇 번이나 들어와 본 적 있는 익숙한 방이었다. 기본적으로 화산파 정도 되는 문파는 외인을 맞이하기 위한 접객청이 따로 있는…
화산귀환-742화 742화. 누가 뭘 건드렸다고? (2) 소정복은 본능적으로 등에 맨 표물 상자를 움켜잡았다. 표사에게 있어서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고, 절대 뺏겨서는 안 되는 물건이었다. ‘빌어먹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뭘 어쩔 도리가…
화산귀환-741화 741화. 누가 뭘 건드렸다고? (1) 촤아아아! 날렵하게 생긴 쾌속선이 물살을 가르며 다가오는 모습에 선원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수, 수적이다!” “어, 어떻게 하지? 다 죽는 거 아니야?” 갑판에 있던 이들이 혼비백산하여…
화산귀환-740화 740화. 귀신이 나올지, 괴물이 나올지. (5) 장강. 중원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젖줄이자 물류의 중심. 그러니 자연히 부두에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려는 이들과 장강 줄기를 따라 먼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이들이 몰려들어…
화산귀환-739화 739화. 귀신이 나올지, 괴물이 나올지. (4) “히이이익!” “히이익!” 수련장에서 내려오는 백천과 다른 제자들을 본 이들이 기겁하며 뒤로 물러났다. “어, 얼굴이 왜 그러십니까!” “누구한테 맞으셨습니까?” 백천의 얼굴이 핼쑥해진 건 이해할…
화산귀환-738화 738화. 귀신이 나올지, 괴물이 나올지. (3) 우드드득! “어?” 콰드드드득! “어어?” 우득! 우드득! “켁!” 목을 옆으로 꺾은……. 아니, 목이 옆으로 꺾인 청명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머리를 쭉쭉 잡아당겼다.…
화산귀환-737화 737화. 귀신이 나올지, 괴물이 나올지. (2) “끄으으응.” 식당으로 향하는 백천의 걸음이 천근만근이었다. ‘죽겠네.’ 전신이 물 먹은 솜처럼 무겁다. 아니, 겨우 그 정도가 아니라 어깨 위에 집채만 한 바위를 짊어지고…
화산귀환-736화 736화. 귀신이 나올지, 괴물이 나올지. (1) 우우우우우웅. 강과도 같은 내력이 육신을 타고 흐른다. 세상에서 가장 청정하며 맑고 깨끗한 내력이 대맥을 타고 흐르다가 기경팔맥으로 뻗어 나가, 마침내는 전신의 세맥을 하나…
화산귀환-735화 735화. 다 너희 잘되라고 하는 거다. (5) 사그락. 사그락. 가벼운 발걸음에 풀 밟히는 소리가 고요한 산자락에 노랫소리처럼 퍼져 나갔다. “흐음.” 맑은 새벽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 현종은 기분 좋은 콧소리를…
화산귀환-734화 734화. 다 너희 잘되라고 하는 거다. (4) “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현종은 빙그레 웃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뜨거운 열정. 흘러내리는 땀방울.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스승들과 그 가르침을 온 힘을…
화산귀환-733화 733화. 다 너희 잘되라고 하는 거다. (3) 화산 깊은 곳에 있는 계곡. 작은 폭포가 청량하게 쏟아지는 모양이,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씻어 내는 듯했다. 폭포 주변으로 물보라가 잔잔히…
화산귀환-732화 732화. 다 너희 잘되라고 하는 거다. (2) 백천의 눈알이 왼쪽으로 살짝 굴렀다. 이쪽은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유이설, 윤종, 조걸. 요즘 항상 끼던 당소소와 혜연이 빠지긴 했지만, 어쨌거나 가장 자주 마주하는…
화산귀환-731화 731화. 다 너희 잘되라고 하는 거다. (1) 삼십 일 차. 반질반질. 반짝반짝. “…….” 현종을 바라보는 백천과 윤종의 눈에 숨길 수 없는 의혹이 차올랐다. “사숙, 그…… 제 착각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화산귀환-730화 730화. 더 훌륭해질 수도 있지! (5) 십육 일 차. “끄으으으…….” 현종이 거의 반쯤 기다시피 방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몇 쌍의 눈동자가 뒤에서 지켜보았다. “……딱히 달라진 건 모르겠습니다만?” “이상하다.” 백천이…
화산귀환-729화 729화. 더 훌륭해질 수도 있지! (4) 이 일 차. “……사숙. 솔직히 이런 말을 하는 게 큰 무례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뭐가?” “……저러다 진짜 등선하시는 거 아닙니까?” 그 말에 백천은…
화산귀환-728화 728화. 더 훌륭해질 수도 있지! (3) 백매관 안에 까드득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윽고 엄지손톱이 살짝 뜯겨 나갔다. 하지만 정작 손톱을 물어뜯는 이는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저기………
화산귀환-727화 727화. 더 훌륭해질 수도 있지! (2) “여기요.” “……이게 뭐냐?” “새로 쓴 비급들이에요. 보기 편하실 거예요.” 청명이 내민 비급들을 보며 현종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자하신공이라 써진 비급과 매화검결이라 써진 비급.…
화산귀환-726화 726화. 더 훌륭해질 수도 있지! (1) “흐으으음.” 눈앞에 놓인 비급을 요리조리 살펴보던 청명이 중얼거렸다. “다행히 빠진 글귀는 없고…….” 비급이란 생각보다 민감하다. 사실 화산의 제자들은 운이 좋은 편이다. 만일 그들이…
화산귀환-725화 725화. 돌아왔습니다. (5) “……다시 좀 생각해 보자꾸나.” “뭘 자꾸 다시 생각해요.” 현종은 평소와 달리 초조함을 숨기지 못하고 눈앞의 망할 놈을 바라보았다. ‘내가 어쩌다가…….’ 하지만 현종이 누구인가. 척박한 화산을 짊어지고…
화산귀환-724화 724화. 돌아왔습니다. (4) 오만상을 찌푸리며 장문인의 처소로 들어선 청명의 입에서 시작부터 불만이 줄줄이 흘러나왔다. “아니, 제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사람을 급하게 불……. 어?” 하지만 그는 이내 슬그머니 입을…
화산귀환-723화 723화. 돌아왔습니다. (3) 제례는 사흘 동안 이어졌다. 직접 유해를 회수해 온 오검에게도, 화산에서 선인의 유해를 맞이한 다른 제자들에게도 이 제는 깊은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그들의 가슴에 차오른 회한이 아무리…
화산귀환-722화 722화. 돌아왔습니다. (2) 저벅. 저벅. 뒤를 모르는 사람처럼 앞만 보고 달리던 청명의 발이 점차 느려졌다. 그리고 마침내 완전히 멈춰 섰다. 고개를 든 그의 눈에 화산으로 올라가는 길의 초입이 보였다.…
화산귀환-721화 721화. 돌아왔습니다. (1) 파아아앗! 풍광이 이지러진다. 화산의 제자들이 검은 뇌전처럼 산을 타고 건너며 나아갔다. 백천의 시선은 줄곧 선두에서 달리는 청명에게로 꽂혀 있었다. “사숙.” 윤종의 부름에야 백천이 슬쩍 고개를 돌렸다.…
화산귀환-720화 720화. 여기 있었구나. (4) 뱀처럼 요사스런 눈이 주변을 느릿하게 훑었다. 그 눈을 마주한 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시선을 내리깔았다. 바스락. 붉은 당화(唐靴)가 자라난 풀을 내리밟았다. 풀들이 으스러지고 짓이겨지는…
화산귀환-719화 719화. 여기 있었구나. (3) 햇살이 너무 따가워서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반쯤 감았던 눈을 천천히 다시 크게 떴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던 오검의 모습이 보였다. “…….” 청명은 말없이…
화산귀환-718화 718화. 여기 있었구나. (2) – 제가 적에게 둘러싸이면 반드시 저를 구하십시오. 만일 그게 어렵다면 죽은 시체라도 화산으로 끌고 가십시오. – 그것도 안 되면 이 비급만이라도 반드시 화산으로 보내야 합니다.…
화산귀환-717화 717화. 여기 있었구나. (1) “왜!” 분노가 가득 실린 목소리가 울렸다. 아니, 어쩌면 슬픔이나 원망일지도 모른다. “왜! 왜 못 가게 하는 겁니까, 왜!” 그 외침에도 먼 곳의 달만 바라보던 장년인이…
화산귀환-716화 716화. 같이 돌아가자. (5) “……답도 없네, 진짜!” 조걸이 오만상을 찌푸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뒤를 따르던 윤종도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대체 며칠쨉니까!” “……사흘인가? 아니면 나흘?” “끄응.” 조걸은 앓는…
화산귀환-715화 715화. 같이 돌아가자. (4) 사락. 사락. 사라락. 붓 끝이 흰 종이 위를 쉴 새 없이 오갔다. 때로는 웅장한 필체로 글씨를 써 넣고, 때로는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사람의…
화산귀환-714화 714화. 같이 돌아가자. (3) “아니, 뭔 놈의 산이…….” 가끔 그런 산이 있다. 멀리서 볼 땐 높이가 대단치 않아서 만만히 느껴지지만 막상 들어가면 봉우리가 수도 없이 솟아 있고, 골짜기가 깊으며…
화산귀환-713화 713화. 같이 돌아가자. (2) “죽었다고?” “……예.” 만인방의 군사 호가명이 손에 들고 있던 붓을 벼루에 걸쳐 놓았다. 그리고 곰방대를 가져다 물고는 가볍게 손가락을 비벼 불을 붙였다. 몇 번 뻐끔대지 않았음에도…
화산귀환-712화 712화. 같이 돌아가자. (1) 쐐애애애애액! 청명이 쾌속하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의 한 손에는 진양건의 목덜미가 잡혀 있었다. 진양건은 아이 손에 들린 인형처럼 들린 채 두 눈을 질끈 감고 사시나무처럼…
화산귀환-711화 711화. 나는 확인해야 해. (6) 청명의 눈엔 붉은 핏발이 잔뜩 서 있었다. 으득! 목을 움켜잡은 손아귀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 얼마나 강한 힘으로 밀어 대고 있는지, 금이 간 벽이 삐걱거리며…
화산귀환-710화 710화. 나는 확인해야 해. (5) 털썩. 이미 숨이 끊어진 시신이 쓰러지는 소리가 선명하게 퍼져 나갔다.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서로 고함을 질러 대고, 병장기를 휘둘러 대는 전장에서 사람이 쓰러지는 소리가…
화산귀환-709화 709화. 나는 확인해야 해. (4) “거 빨리 좀 오십시오!” “……끄으응.” 구박을 들은 한 사내가 땀을 뻘뻘 흘리며 담벼락을 향해 달렸다. 사내의 꼴은 무척 희한하여 입고 있는 옷은 거적이라 누가…
화산귀환-708화 708화. 나는 확인해야 해. (3) 흙먼지를 뒤집어쓴 진양건은 저도 모르게 땅을 움켜잡을 듯 긁어 대었다. 눈동자가 갈 곳을 모르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콰앙! 앞쪽에서 터져 나온 폭발음과 함께 전각의 잔해가…
화산귀환-707화 707화. 나는 확인해야 해. (2) 파아아아앗! 쩍 벌어진 가슴에서 피가 울컥 솟구쳐 올랐다. 뜨거운 피가 채 바닥으로 쏟아지기도 전에 저 괴물은 쓰러지는 육신을 들이받아 뒤로 날려 버렸다. 그리고 쏟아지는…
화산귀환-706화 706화. 나는 확인해야 해. (1) 지금 이 상황을 보고 청명의 말을 들은 이라면 대부분은 ‘허세’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무리 화산의 제자라고는 하지만, 지금 그의 앞에는 철모방도 수백이 병기를 들고 서…
화산귀환-705화 705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5) 진양건은 결코 우둔한 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영리한 편에 속했다. 만일 그가 멍청했다면 감히 금검부를 상대로 사기를 치지도 못했으리라. 그리고 그는 달리는 내내 자신이…
화산귀환-704화 704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4) “후욱! 후욱! 후욱! 후욱!” 진양건은 말 그대로 다리가 빠져라 달리고 있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처먹을!’ 왜 상황이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거의 다 됐다. 정말 거의…
화산귀환-703화 703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3) “타아아앗!” 윤종이 검집째 검을 휘둘렀다. 검집을 씌운 채 휘두르면 당연히 검이 무거워지고 정교함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건 이들을 상대함에 있어서 아무런 문제도 되지…
화산귀환-702화 702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2) “그…….” 잠깐 고민하던 상만희는 이내 머릿속에 떠오른 말도 안 되는 상념을 지워 냈다. ‘종남은 얼어 죽을!’ 저 고매하신 구파일방의 제자가 미쳤다고 저런 거지꼴로 나타나겠…….…
화산귀환-701화 701화. 화산파 새끼가 누구냐? (1) “크르르르.” 입에서 증기를 뿜어내는 청명의 뒤로 흙을 발라 구워 놓은 듯한 상태의 오검이 엎어져 경련하고 있었다. “……저 미친…….” “아이고……. 아이고, 죽겠다…….” 현 강호에 존재하는…
화산귀환-700화 700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5) 진양건은 목이 타는 기분에 마른침을 삼켰다. ‘비싸겠지.’ 벽에 걸린 족자 속 난이 마치 살아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림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그조차도 저 그림의…
화산귀환-699화 699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4) “빌어먹을 놈아! 아파 죽는 줄 알았다!” “적당히 쳤어야지!” 태행삼검이 언성을 높이며 항의하자 진양건은 낄낄대며 웃었다. “거기 어디 보는 눈이 한둘이었는지 아십니까? 어설프게 힘을 뺐다가는…
화산귀환-698화 698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3) “굉장했지?” “말이라고 하는가!” 대화를 나누는 이들의 얼굴은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물론 강호에서 무인들이 실력을 겨루는 일이야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이리 백주대낮에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화산귀환-697화 697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2) 꿀꺽. 누군가의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들릴 만큼 무거운 정적이 흘렀다. 소란스러웠던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차가운 침묵으로 가득 찬 주루 안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이들의…
화산귀환-696화 696화. 매화검수라고, 들어 보았소? (1) 강서성(江西成) 남창(南昌). 강서를 대표하는 도시인 남창은 다른 성들을 대표하는 도시들에 비한다면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당장 위쪽에 위치한 호북성의 무한이나, 우측에 위치한 절강의 항주,…
화산귀환-695화 695화. 뭘 사칭한다고? (5) “흠. 확실히 검진은 쉽지 않구나.” “그래도 노력과 근성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 그러면 되는 거지. 천천히 꾸준하게 하루하루 정진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동감.” 차례대로 백천과…
화산귀환-694화 694화. 뭘 사칭한다고? (4) “뭘 사칭한다고?” 현영이 어이없단 얼굴로 반문했다. 그러자 청명이 홍대광에게 눈치를 주었다. 홍대광은 그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왜 여기서…….’ 몰론 그는 자신이 화산과 한 몸처럼…
화산귀환-693화 693화. 뭘 사칭한다고? (3) 거지가 진수성찬을 먹을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특히나 거지의 기준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들이 말하는 진수성찬이라면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구칠은 굉장히 진귀한 기회를 잡은…
화산귀환-692화 692화. 뭘 사칭한다고? (2) “쯧.” 청명은 영 못마땅한 얼굴로 눈앞의 전각을 바라보았다. 그리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전각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기와 이곳저곳이 빠져 있고 벽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린 모양새가…
화산귀환-691화 691화. 뭘 사칭한다고? (1) “기본적으로 검진이란…….” 묵직한 운검의 목소리가 사위로 퍼져 나갔다. “효율적으로 합공하기 위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도열한 제자들은 모두 눈을 빛내며 운검의 말을 경청했다. 백매관주인 운검이야…
화산귀환-690화 690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4) “패군이라…….” 법정의 눈이 심유하게 가라앉았다. “패군이 직접 왔단 말이지?” “예, 방장.” 법계는 슬쩍 방장의 얼굴을 살폈다. 표정만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보기 어려울…
화산귀환-689화 689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3) “끄으으응.” 자리에서 기지개를 켜며 일어난 청명은 잠시간 눈을 끔벅였다. 그러다 창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 뭐야?” 아침? 이럴…
화산귀환-688화 688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2) “그래서…….” “…….” 도관을 쓴 중년인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그러자 앞에 앉은 젊은 청년이 움찔하여 어깨를 움츠렸다. 딱히 이상한 광경은 아니다. 나이 든…
화산귀환-687화 687화.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1) 반질반질. “…….” 해맑은 얼굴을 마주한다는 건 대체로 기분 좋은 일이다. 물론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웃지 말아야 할 때 웃어서 분위기를 망치는 눈치…
화산귀환-686화 686화. 그날을 기대하지. (6) “……천마라니…….” 무거운 정적 속에 당군악의 신음 같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자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는 아는가?” “당연히 알죠.” “그는 이미 죽었네. 백 년도 전에!”…
화산귀환-685화 685화. 그날을 기대하지. (5) “흐음.” 야수궁주 맹소는 팔짱을 낀 채 굳은 얼굴로 잠시간 생각에 잠겼다. 그렇게 뜸을 들이더니 이내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자를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이오.” 모두의…
화산귀환-684화 684화. 그날을 기대하지. (4) “뭐? 몰라?” “…….” “아무도 몰라?”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위기라는 것을 겪기 마련이다. 물론 임소병은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자잘한 위기 따윈 수도 없이 넘겼고, 목숨의…
화산귀환-683화 683화. 그날을 기대하지. (3) “그럼 귀맹의 무운을 빌겠습니다!” “언제고 다시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맹주님!” “가주님께서도 강녕하십시오!” 산문에 선 현종이 화산을 나서는 이들을 일일이 전별했다. 멀리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화산오검은 반쯤…
화산귀환-682화 682화. 그날을 기대하지. (2) 흥얼흥얼 콧노래가 울렸다. 푸르게 물든 화산의 정취를 배경으로 퍼지는 소리가 얼핏 평화롭게까지 느껴졌다. 콧노래를 부르는 이가 장일소만 아니었다면 그랬을 것이다. 기분이 좋은 듯 흥얼대며 산을…
화산귀환-681화 681화. 그날을 기대하지. (1) 현종은 장일소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금 이자가 뭐라 말한 것인가? 형제? 만인방과 천우맹이? 아니, 만인방과 화산이? 현종의 눈에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눈빛이 어렸다. 그…
화산귀환-680화 680화. 여기가 어디라고! (5) “흐음.” 장일소는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네 명의 수장들을 보며 가볍게 미소 지었다. 이곳은 화산이다. 그리고 지금 그는 천하를 오시하는 네 문파의 수장들을 바로 앞에서 마주하고 있었다.…
화산귀환-679화 679화. 여기가 어디라고! (4) 저벅. 저벅. 저벅. 정적이 내려앉은 화산에 발소리가 울렸다. 자세히 살펴보면 딱히 특별할 게 없는데도 묘하게 지켜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하는 걸음걸이였다. 선명하다 못해 화사하기까지 한 홍색…
화산귀환-678화 678화. 여기가 어디라고! (3) “……정말 축하드립니다, 청명 도장.” “아이고! 이렇게 먼 곳까지 어떻게 오…….” 눈앞에 보이는 이를 향해 와락 달려들어 그의 손을 잡으려던 청명이 순간 멈칫했다. 어? 뭐지? 시체가…
화산귀환-677화 677화. 여기가 어디라고! (2) 세상에는 불편한 자리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이를 피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곤 한다. 지금…
화산귀환-676화 676화. 여기가 어디라고! (1) 한구석으로 끌려간 임소병이 시무룩한 얼굴로 청명을 바라보았다. 흡사 물에 빠진 강아지 같은, 가여운 표정이었다. 하지만 정작 앞에 선 청명과 백천의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롭기만 했다. 임소병이…
화산귀환-675화 675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5) “여기 술 모자랍니다!” “지금 간다!” “고기! 고기도 더!” “고기는 나를 사람이 없어! 네가 식당으로 뛰어!” “예!”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간결했던 개파식이 끝나고, 곧장…
화산귀환-674화 674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4) “이 험하디험한 화산의 정상까지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화산 아래에서 개파를 해도 되었을 것을, 제가 생각이 짧았던 모양입니다.” 어딘가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화산귀환-673화 673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3) 일대제자들이 선두에서 결연한 기세로 제자들을 이끌었다. 당가처럼 절도 있지도, 북해빙궁처럼 날카롭지도, 그렇다고 남만야수궁처럼 자유분방하지도 않았다. 하나 선두에 선 일대제자들에게선 분명 다른 문파와는 다른, 굳건함이…
화산귀환-672화 672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2) 척! 척! 척! 척! 중인들이 마른침을 삼켰다. 그들은 이미 화산과 사천당가, 그리고 새외의 궁도들을 그 두 눈으로 지켜본 바 있다. 앞서 있었던 접견에서 이미…
화산귀환-671화 671화. 여기에 모두가 있다. (1) 이른 아침. 간밤에 화음에서 묵었던 이들이 해가 뜨기 무섭게 화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길을 가득 채운 그들의 얼굴은 모두 하나같이 상기되어 있었다. ‘오늘이다.’ ‘오늘 마침내!’…
화산귀환-670화 670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4) 청명을 바라보는 현종의 눈빛이 실로 허망했다. 그 옆의 장로들과 다른 제자들의 시선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 뭔가 말을 하려던 현종이 말없이 양손으로…
화산귀환-669화 669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3) 현종이 모두를 가만히 응시했다. 정적이 흘렀다. 중인들은 차오르는 긴장감에 마른침을 삼켰다. 화산의 장문인. 과거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작은 문파의 장문에 불과했다. 하지만…
화산귀환-668화 668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2) 콰당! 코에서 피를 분수처럼 뿜으며 엎어진 양경의 몸이 움찔움찔 경련했다. 한참 동안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던 이들의 정신이 점점 돌아오기 시작했다. ‘내가…
화산귀환-667화 667화. 내가 주인인데 왜 사과를 해? (1) 양경은 언짢은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의 기분을 언짢게 만든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우선은 그가 화산에 오기까지 끔찍할 정도로 먼 거리를…
화산귀환-666화 666화. 이게 누굴 건드려? (6) “사실일까?” “뭐가?” “그 아까 들은 이야기 말일세. 화산이 북해에서 마교를 무찔렀다고…….” “그럼 설마 북해빙궁주쯤 되는 이가 없는 말을 지어내기야 했겠는가?” “그 아직 아이 같던데…
화산귀환-665화 665화. 이게 누굴 건드려? (5) “화산이로군.” 법계가 영 마뜩찮은 눈으로 산봉우리를 올려다보았다. 과거 법정을 수행하며 왔을 때도 이런 느낌을 받았지만, 확실히 화산이라는 산은 도관이 자리하기에 좋은 곳이 아니다. 하늘을…
화산귀환-664화 664화. 이게 누굴 건드려? (4) “빙궁이라고?!” “진짜 오는구나.” 중인들이 마른침을 삼키며 산문 쪽에 집중했다. 남만야수궁과 더불어 새외사궁의 하나이며, 저 북해에서 왕처럼 군림한다는 북해빙궁. 그들이 마침내 긴 시간을 뛰어넘어 바로…
화산귀환-663화 663화. 이게 누굴 건드려? (3) 야수궁이 끌고 온 개는 무려 백 마리에 달했다. “아니. 오는 애들을 어떻게 밀어 냅니까.” “그럼 굶어 죽는 애들을 그냥 버리고 옵니까?” “중원인들은 정이 없네,…
화산귀환-662화 662화. 이게 누굴 건드려? (2) “여기 물은 어디에 있소!” “저쪽! 저기 전각 앞에 마실 물을 가득 떠 놓았습니다.” “측간은 어디로 가야 하오?” “저기 기둥에 매화가 새겨진 전각 뒤편으로 쭉…
화산귀환-661화 661화. 이게 누굴 건드려? (1) “장문인을 뵙습니다.” 예의를 갖춘 팽악이 앞에 있는 현종에게 인사를 했다. 그리고 슬쩍 시선을 돌려 당군악을 마주 보았다. “그간 격조했습니다, 당가주님.”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화산귀환-660화 660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5) “…….” 청명의 눈 밑이 파르르 떨렸다. “아, 아니…….” 그의 시선은 산문으로 미친 듯이 밀고 들어오는 인파의 행렬에 고정되어 있었다. 여기서 보면 그냥 ‘사람들이…
화산귀환-659화 659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4) “끄으응. 여기가 화음이구나!” 영소문의 고한위는 저 멀리 보이는 민가를 보며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백 리만 더 멀었다면 지금쯤 바닥에 드러누워 더는 못…
화산귀환-658화 658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3) 그건 ‘신기’라는 말이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뚝딱! 뚝딱! “여기 기둥을 올려야 하네!” “알겠습니다! 안쪽은 제가 맡을 테니, 형님은 바깥쪽을 맡으십시오!” 순식간에 기둥이 올라가고, 마술처럼…
화산귀환-657화 657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2) “저기! 저기에다 쌓아라!” “예, 장로님!” “식기는 모두 왔느냐?” “지금 확인했습니다. 제대로 도착한 것 같습니다!” “그럼 이대제자들에게 시켜서 한번 세척을 하도록 해라. 사람 입이…
화산귀환-656화 656화. 뭐가 이렇게 많이 와? (1) 화음현. “자, 자! 실으라고!” “절대 떨어뜨리면 안 되네! 귀한 물건이야!” “돈을 후하게 쳐준 만큼, 물건이 상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네! 알겠는가?” “걱정하지 마십시오!”…
화산귀환-655화 655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4) “으으음.” 현종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여 앉은 장로들과 운자 배, 오검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막 모두에게서 이번 여정에 대한 제대로 된…
화산귀환-654화 654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3) “흐으으으으음.” “…….” “…….” 모든 정리를 마치고 모여든 화산의 제자들은 영 못마땅한 얼굴로 앞에 선 청명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저 마귀 같은 놈이…
화산귀환-653화 653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2) “도, 도착했다!” “화산이다!” “어흑! 결국은 도착하는구나!” 수레를 움켜잡은 화산의 제자들은 드높이 솟은 화산을 보며 울먹거리다 끝내 기쁨의 눈물을 줄줄 흘려 대었다. 평소에야…
화산귀환-652화 652화. 죽으면 얼마든지 쉴 수 있어! (1) 콰르르르릉! 쿠르르르릉! “이, 이게 뭔 소리야?” “어디 산사태라도 난 거 아냐?” 내내 허리를 숙이고 밭을 갈던 이들이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높은…
화산귀환-651화 651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6) “거기 짐 다 챙겼어?” “인원도 다 점검했냐?” “아니, 짐이 왜 이렇게 불어났어?” “여기 있던 술 어떤 새끼가 처먹었어? 자수해! 자수하면 반만 때린다!” 화산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2화 솔직히 확신할 수 없었다. 과연 이자헌 과장이 이 재난의 날에 나처럼 시민 중 하나로 말려들었을까. 문신 속에 넣어둔 두 사람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조우했지만,…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1화 침을 삼켰다. 사자탈의 영험하고 무시무시한 얼굴이 나를 보고 있다. 노랗고 삐죽삐죽한 두 눈은 마치 스스로 살아 있는 것처럼 탈 속에서 움직인다. “그거 아나? 사자탈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40화 우리가 세광역으로 향하는 열차를 성공적으로 탄 건 20분쯤 후였다. 열차 몇 대는 그냥 보내야 했다. ‘타려다가 압사할 뻔했어.’ 도망치는 도중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람들이…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9화 나는 숨을 멈춘 채 그 광경을 보았다. 은하제 대리님의 일행들이 CPR를 시도하는 광경을. “기, 기자님….” 흔들리는 대리님의 시체를. 결국 가망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시체를 들고…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8화 세광특별시의 산길. 류재관은 숨을 몰아쉬며 앞서 달리는 사람을 보았다. 자전거에 탄 사람… 아니, ‘요원’은 놀랍도록 빠르고 명확하게 판단을 내려 그를 이끌고 있었다. “후욱.” 그들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7화 청동 요원이… 왜 어린 모습으로 세광고 교복을 입고 있지? “…….” 미친 사태에 정신이 멍해질 뻔했으나, 나는 당장 머리를 가다듬고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청동 요원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6화 “방금 재난 문자 맞지?” “테러래, 테러!” 5월 4일, 세광특별시 재난의 날. 과거의 한때. 내가 뛰쳐나온 아침의 한빛백화점 근처, 세광시 변화가인 그 거리는 아직 아비규환은…
화산귀환-650화 650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5) “끄으으으으…….” 고통에 찬 신음이 울렸다. 수분 하나 없이 쩍쩍 갈라진 목에서 새어 나오는, 듣기만 해도 절로 닭살이 돋을 만큼 진득한 고통을 머금은 소리.…
화산귀환-649화 649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4) 커다란 황금 불상을 마주한 노승이 눈을 감은 채 불경을 암송한다. 불가라면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이 노승이 수행하는 모습을 본 이라면…
화산귀환-648화 648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3) 아래에 있을 때는 부담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더 떨어질 곳도 없고, 지켜야 할 것도 없으니까. 부담은 달성해야 할 것이 있을 때가 아니라, 잃을…
화산귀환-647화 647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2) 본디 술이란 사람의 긴장을 풀어 준다. 다들 태연한 척했지만, 무당과의 비무가 부담이 되지 않았을 리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송태악이 큰 연회를 준비한 건…
화산귀환-646화 646화. 이길수록 적은 늘어나는 법이지. (1) 흔히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한다. 사람이 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눈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허산자는 누군가를 상대할 때마다 될 수…
화산귀환-645화 645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5) “뭐?!” 눈이 화등잔만 해진 송태악이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이겼다고?” “예!” “누가 누구를?” “화산이 무당을요!” “……뭐라고?” 귀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같은 말을…
화산귀환-644화 644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4) “돌아간다.” 허산자는 가타부타 더 말하지 않고 몸을 획 돌렸다. 심지어는 제자들의 대답조차 기다리지 않았다. 걸음걸이에서 냉기가 뚝뚝 묻어났다. 아직 허공이 의식을 되찾지도 못한…
화산귀환-643화 643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3) “……이겼다.” “저 미친놈이 기어코…….” 백천과 조걸, 윤종은 황당한 얼굴로 비무대를 바라보았다. 우뚝 서 있는 청명과 그 앞에 쓰러진 허공의 모습이 눈에 선명히 새겨졌다.…
화산귀환-642화 642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2) 파아아아앗! 검과 검이 맞닿는 힘을 이용해 뒤로 몸을 띄워 낸 청명이 바닥에 내려섰다. 가볍게 자세를 낮췄던 그는 허리를 쭉 펴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검…
화산귀환-641화 641화. 덕분에 아주 잘 배웠습니다. (1) 퍼어어어어억! 무언가 깨지는 듯한 소음과 함께 허공이 피를 뿌리며 나가떨어졌다. 콰당! 바닥에 처박힌 허공은 일순 멍한 눈으로 눈앞에 펼쳐진 하늘을 보았다. 하늘의 한쪽이…
화산귀환-640화 640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5) “…….” 전신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었다. 백천은 숨을 내쉬는 것도 잊은 채 눈앞에서 펼쳐지는 광경을 똑똑히 지켜보았다. ‘이게…….’ 청명이 올라 있는 곳. 무당의 장로가…
화산귀환-639화 639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4) 폭풍과도 같은 살기였다. 멀찍이 떨어져서 지켜보던 이들조차 몸을 떨며 물러나게 만드는 살기. 도인에게서 흘러나오는 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대체 얼마나 분노해야 저만한 살기를…
화산귀환-638화 638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3) 허공은 어이없다는 듯 웃어 버렸다. ‘화도 나지 않는군.’ 조금만 더 어렸다면 어린아이의 객기로 취급하여 봐줬을지 모른다. 하지만 허공이 보기에 청명은 이미 자신의 말에 책임을…
화산귀환-637화 637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2) 숨이 막혀 왔다. 저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감정과는 별개로, 이 비무에 얼마나 많은 것이 걸려 있는지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지난 비무가…
화산귀환-636화 636화. 계속하자고. 이제 시작이니까. (1) “화산신룡?” 허공의 눈에 이채가 어렸다. ‘저 녀석이 장문인께서 말씀하신 그놈이로군.’ 다시없을 재능을 지닌 녀석이라 했었다. 언젠가는 반드시 무당의 앞길을 가로막을 이. 그래서 반드시 미리…
화산귀환-635화 635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5) “누구지?” “……일대제자가 아닌 것 같은데?” 화산의 제자들이 의아한 얼굴로 비무대에 오른 허공을 바라보았다. 얼굴로 유추할 수 있는 연배나 복색만 봐도 지금까지 그들이…
화산귀환-634화 634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4) “그러니까…….”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던 백천의 고개가 일순간 옆으로 획 돌아갔다. ‘어?’ 조걸과 윤종이 의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볼 정도였다. 하지만 바로 무슨 일인지…
화산귀환-633화 633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3) “후욱! 후욱! 후욱! 후욱!” 핏발 선 눈이 연신 불길하게 번들거렸다. 그리고 그 눈을 지켜보는 이들의 얼굴은 모두 불안으로 서서히 일그러졌다. 결국 그들이…
화산귀환-632화 632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2) 비무대를 내려온 무각이 허산자 앞에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혜검을 사용했습니다. 이 벌은 달게 받겠습니다.” 허산자는 조금…
화산귀환-631화 631화. 승리보다 값진 패배도 있는 법이지. (1) 뻗어 나간다. 굵게 자라난 아름드리 거목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이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을 막으며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내었다. 지금까지 본 화산의 매화와는 조금…
화산귀환-630화 630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5) 넘실거리는 푸른 검기를 붉디붉은 검기가 막아 냈다. 하지만 성난 파도처럼 밀려드는 푸른 검기를 온전히 모두 막아 내기에 붉은 검기는 너무도 미약하여 힘겨워 보였다.…
화산귀환-629화 629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4)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꽤 오랜 시간 검을 익혀 왔고, 나름의 길을 관철해 왔음에도 운검은 지금껏 단 한 번도 누군가와 제대로 된 비무를 해…
화산귀환-628화 628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3) 무당의 분위기는 더 이상 가라앉을 수 없을 만큼 침체되었다. 사 연패. 아니, 냉정하게 말하면 오 연패다. 이 비무가 벌어지기 전에 누군가가 무당이 화산에게…
화산귀환-627화 627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2) 스으으읏. 검이 물 위를 누비는 제비처럼 날렵하고 날카롭게 상대를 공략했다. 일견 황홀하기까지 한 검기를 보며 화산의 제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고는 진짜 다르구나.”…
화산귀환-626화 626화. 내가 화산의 제자라 다행이다. (1) 포권 하는 자세마저도 한 폭의 그림 같았다. 한차례 비무를 치렀음에도, 백천의 새하얀 무복에는 먼지 하나 묻지 않았다. 그 모습 자체가 완전무결한 승리를 보여…
화산귀환-625화 625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5) “…….” 경악이라는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상황도 없을 것이다. 비무를 지켜보던 무당의 제자들은 모두가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백천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들 멍했다.…
화산귀환-624화 624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4) “와…….” “역시 사형이다.” 화산의 제자들이 승기를 잡은 백천을 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이번 비무는 확실히 이전과는 달랐다. 물론 지금까지의 비무도 화산이 모두 승리했지만, 그건…
화산귀환-623화 623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3) 비무대에서 무호를 바라보는 백천의 기분이 유쾌할 리는 없었다. 그도 나름 총명한 기재였다. 무당의 미묘한 분위기며 무호의 좋지 못한 표정을 보며 돌아가는 사정을 짐작하는…
화산귀환-622화 622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2) “잠깐.” 그 목소리는 이상하게도 선명히 들렸다. 아마도 기저에 깔린 날카로움이 너무도 똑똑히 살아 있었기 때문이리라. “……장로님?” 무진이 흠칫하며 허산자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허산자는 그런…
화산귀환-621화 621화. 자부심과 함께 잘라 드리겠습니다. (1) “이겼다!” “세상에, 윤종 사형이 이겼어!” “무당삼검을……!” 화산의 제자들이 화르륵 끓어오르는 듯 일제히 일어섰다. 이겼다. 그 형태야 어찌되었든 윤종은 승리했다. 이것이 생사결이었다면 결과가 달랐을지…
화산귀환-620화 620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5) 검에 실린 힘이 더없이 부드럽게 순환했다. 어깨부터 손끝까지가 전부 기력으로 충만한 느낌이었다. 스스로 평가하기에도 오늘 그의 상태는 최상이었다. 문파의 이름을 걸고 하는…
화산귀환-619화 619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4) 손끝이 으스러지는 것 같다. 아니, 손끝만이 아니다. 팔, 어깨 따질 것 없이 상체 전체가 무거운 종(鐘)이라도 올려 둔 것처럼 뻐근했다. 저 검기가…
화산귀환-618화 618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3) 사람은 한 번에 두 가지 무학을 동시에 펼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상식이다. 하지만 엄밀히 보자면 이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무학을 펼치는…
화산귀환-617화 617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2) 호흡이 가빠 오기 시작했다. 손끝이 살짝 떨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이는 딱히 나쁜 징조는 아니었다. 승부를 앞둔 이가 긴장하지 않는 건…
화산귀환-616화 616화. 화산을 대표하는 검이 될 테니까. (1) “……화산이 이긴 건가?” “눈으로 봐 놓고 뭘 물어!” “……두 번이나 연달아 이기다니.” 관객들도 도무지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비무대에서 눈을…
화산귀환-615화 615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5) “저……!” 허산자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저 얼마나 사특한 검인가. 환상처럼 피어난 꽃들이 사람의 눈을 현혹시키고, 그 어지러움 속에 날카로움을 감쪽같이 숨긴다. 저건…
화산귀환-614화 614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4) 파아아앗! 내뻗는 검이 실로 날카로웠다. 같은 무학을 배웠다 해도 사람에 따라서 그 검이 가지는 기질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조걸의 검은 화산의 검 중에서도…
화산귀환-613화 613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3) 허산자는 당혹한 진현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졌다? 졌다고……?’ 진현은 무당의 이대제자 중 제일기재로 인정받아 검룡이라는 별호까지 얻었다. 그런 그가…
화산귀환-612화 612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2) “저 빌어먹을 놈이…….” 결국 참고 또 참던 무당 제자들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흘러나왔다. 화산과는 달리 도가의 엄중한 법도를 철저히 지켜 온 그들에게…
화산귀환-611화 611화. 나는 배분 같은 건 모르고! (1) “이…….” 허산자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대체 이놈들은 뭐 하는 문파인가?’ 문파간의 약속이란 개인의 약속보다 더 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리 약속한 시간을…
610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5) 호북성 무한. 무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을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모두가 중앙을 도도히 가로지르는 장강을 꼽을 것이다. 중원의 젖줄이나 다름없는 이 넓디넓은 강 주변으로…
화산귀환-609화 609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4) 현상은 주위를 둘러싼 제자들을 쭉 돌아보았다. 초롱초롱한 눈빛에 단호한 입매. 거기에 의지견정하게 꽉 쥔 주먹들을 보고 있으니……. ‘믿을 놈이 하나 없구나.’ 왜…
화산귀환-608화 608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3)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전?” “그…… 음, 그렇지. 이렇게 되면 무당파가 화산에 도전하는 게 되는 건가?” “에이, 이 사람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게…
화산귀환-607화 607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2) 자리로 돌아온 청명이 불만스레 양 뺨을 부풀리더니 투덜거렸다. “간만에 만났는데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잖아.” “그렇지, 그렇지.” “에이, 장로님이 심하셨네.” “맞아.” “응?”…
화산귀환-606화 606화. 산은 넘어야 의미가 있는 거지. (1) 송태악의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셨다. ‘무당?’ 왜 무당이 갑자기 여기로 온단 말인가? “무. 무당이라니? 무당에서 누가 온단 말이더냐?” “모르겠습니다. 그, 그것까지는 아직…
화산귀환-605화 605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5) “여기 있습니다.” “아이고,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손을 꼭 잡아 오는 노파를 보며 윤종이 빙그레 미소 지었다. “그런 말씀 마세요. 이건 다 산적 놈들이…
화산귀환-604화 604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4) “……뭘 하고 있다고?” 허도진인의 눈썹이 미미하게 꿈틀했다. “그게…….” 그 표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허산자는 슬쩍 시선을 내리깔았다. 물론 딱히 그가 잘못한 것은 없었지만, 허도진인의…
화산귀환-603화 603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3) “……여기 있습니다.” “크으. 통도 크셔라.” 청명이 송태악이 내민 전표 뭉치를 잡았다. “감사히…….” 꾸욱. “…….” “…….” 전표 뭉치를 슬그머니 당기던 청명이 묘한 눈으로 송태악을 바라봤다.…
화산귀환-602화 602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2) 촵촵촵촵! 촵촵촵촵촵! 그건 ‘먹는다’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차라리 ‘흡입한다’ 혹은 ‘분쇄한다’라는 표현이 조금 더 걸맞아 보였다. 문제는 그 ‘분쇄’ 과정을 몸소…
화산귀환-601화 601화.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지. (1) “흐음.” 서찰을 읽는 당군악의 입술 새로 묵직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리 길지 않은 내용을 몇 번이고 반복해 읽던 그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동천이 무협 세계에서 갖는 상징과 진정한 의미 탐구 목차 1. 들어가며: 『동천』이 주는 첫인상 『동천』이라는 제목은 단박에 독자의 궁금증을 유발합니다. ‘동’(洞)은 ‘안, 속, 공간’을, ‘천’(天)은 ‘하늘, 세계’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
화산귀환-600화 600화. 그럼 구파 새끼들이 욕을 좀 더 처먹지 않을까? (3) “근데 이 새끼들이!” “어딜 도망쳐!” 매화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진 검은 무복 차림의 화산 문도들이 두 눈을 희번덕거리며 산적들의 뒤를…
화산귀환-599화 무당파. 스으으읏. 스으으윽. 새하얀 삼베 천이 소나무의 형상이 새겨진 송문고검(松紋古劍) 위를 부드러이 누볐다. 날은 이미 더 닦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검을 닦는 이는 마치 중요한 의식이라도…
화산귀환-598화 598화. 그럼 구파 새끼들이 욕을 좀 더 처먹지 않을까? (1) 녹채는 생각보다 빨리 정상화되었다. 사실 딱히 할 일이 크게 있지도 않았다. 남은 대별채의 잔당들을 구속하고, 널려 있는 시신을 치우는…
화산귀환-597화 597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6) “후욱! 후욱! 후욱! 후욱!” 고호리 이정방은 다리가 부러져라 달리고 또 달렸다. ‘다, 달아나야 돼.’ 다른 산적들이야 잡힌다 해도 적당히 벌만…
화산귀환-596화 596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5) 서걱! “끄으으윽…….” 마지막 혈의인의 숨이 끊어졌다. 털썩. 그건 길었던 전투의 마지막을 알리는 종소리와도 같았다. 혈의인이 쓰러진 순간 화산의 제자들이 거친…
화산귀환-595화 595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4) “…….” 산적들의 눈에 경악이 들어찼다. 고홍이 누구던가? 천하에 존재하는 수많은 산채들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대별채의 채주다. 대별채의 채주이기에 특별한 게…
화산귀환-594화 594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3) 무인이란 실로 기묘한 존재다. 당장 눈앞에서 적이 목을 노리며 흉흉한 이를 드러내고 있단 걸 알고 있음에도 절대 고수들의 대결에 정신을…
화산귀환-593화 593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2) 우드드득! 근육이 뒤틀리고 찢겨 나갔다. 몸이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에 절로 입이 벌어졌다. 하지만 청명의 두 눈만큼은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광기에…
화산귀환-592화 592화. 얻는 게 있으려면 잃는 것도 있어야 한단다. (1) 파르르르. 검 끝이 애처롭게 떨렸다. 가녀린 그 떨림은 점차 과격해진다 싶더니 이내 세상을 뒤흔들듯 거대한 움직임으로 화했다. 화아아아아악! 바짝 마른…
화산귀환-591화 591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6) 파아아앗! 눈에 보이지도 않는 쾌검이 육체를 가차 없이 파고들었다. 검으로 막으면 손목을 잘라 내고, 뒤로 물러나면 물러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쇄도해 심장을…
화산귀환-590화 590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5) 촤아아악! 그들의 발이 바닥을 박차는 소리가 흡사 비단 폭이 스치는 것처럼 들렸다. 몸이 가볍고 경공이 경지에 올랐다는 뜻이었다. 그 소리 하나만으로도 이들의…
화산귀환-589화 589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4) “흐아아아압!” “오오오오오!” 화산과 대별채가 서로를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쇄애애애액! 검은 더없이 빠르고 영활했으며, 그 검을 맞이하는 도는 무척이나 강맹했다. 카아아앙! 검과 도가…
화산귀환-588화 588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3) 휘이이잉! 매서운 바람이 불어왔다. 녹채의 중앙에 펼쳐진 드넓은 마당에선 병장기를 뽑아 든 대별채의 산적들이 활짝 열린 입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저벅. 저벅.…
화산귀환-587화 587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2) “채, 채주!” 고호리(苦狐狸) 이정방(李正方)이 헐레벌떡 문을 열고 뛰어 들어왔다. 광우도 고홍이 슬쩍 언짢은 듯 눈살을 찌푸렸다. “웬 호들갑이냐?” “채, 채주! 큰일입니다!” 이정방이…
화산귀환-586화 586화. 사나이가 검을 뽑았으면 목이라도 잘라야지! (1) 산채 중앙에는 포박된 채 무릎 꿇은 산적들이 즐비했다. 무공이 폐해진 그들의 얼굴엔 인생을 고스란히 뺏긴 듯한 커다란 상실감과 공포가 어려 있었다. 무인에게…
화산귀환-585화 585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5) “……이년이?” 원강의 얼굴에 노기가 차올랐다.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긴 했으나 어쨌든 그는 녹림칠십이채의 채주다. 비록 저 광우도 고홍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해도, 무자염라(無慈閻邏) 원강(袁江)이라고 하면…
화산귀환-584화 584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4) 적웅채와 맞서 싸우는 화산의 제자들. 그 뒷모습을 지켜보는 현상의 얼굴에 묘한 감회가 어렸다. ‘항상 이런 광경을 꿈꿔 왔었지.’ 빛나는 매화검을 들고 악적들을 물리치는 모습.…
화산귀환-583화 583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3) 적웅채의 수장인 무자염라(無慈閻邏) 원강(袁江)은 보고를 들으며 꽤 흥미로운 얼굴로 물었다. “그래서 그놈들이 도시로 내려갔다가 씨몰살을 당했다는 거냐?” “예. 죽지는 않은 듯했습니다만.” “죽은 거나 무공을…
화산귀환-582화 582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2) “가자, 산적 놈아!” 들려온 목소리에 동웅은 부옇게 흐려진 눈으로 앞에 펼쳐진 산길을 바라보았다. 어쨌든 그는 명색이 산적이다. 물론 그의 앞마당과 같던 대별산은 아니지만, 어쨌든…
화산귀환-581화 581화. 되찾는 걸로는 부족하지. (1) “실패?” 광우도 고홍의 눈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그와 동시에 앞에 있던 모두가 덜덜 떨며 고개를 푹 숙였다. 고홍이 광우도라 불리는 이유는 그가 늘 평소에도 성격이…
화산귀환-580화 580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4) 동웅은 핏발 선 눈으로 임소병을 잡아 죽일 듯 노려보았다. 하지만 임소병은 내내 히죽히죽 웃어 댈 뿐이었다. “이 얌생이 같은 놈이 녹림 내부의 일에…
화산귀환-579화 579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3) “거, 걸이가…….” 현상이 두 눈을 부릅뜨며 중얼거렸다. 저 동웅이라는 산적 놈은 분명 과거 그가 상대했던 독혈수라는 자에 비해 그리 뒤떨어지는 이가 아니었다. 물론…
화산귀환-578화 578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2) 콰아아아아앙! 커다란 굉음이 울리고, 산적 하나가 피를 뿌리며 튕겨 나갔다. “아아아아아악!” 쿠우우웅! 애처로울 만큼 나풀나풀 날아올랐다가 바닥에 추락하는 그 모습에, 모두가 할 말을…
화산귀환-577화 577화. 좀 과히 건강해서 그렇지. (1) “으음!” “크으으음!” 창문에 달라붙은 현자 배와 운자 배들은 모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애먼 창틀만 움켜잡았다. “저, 저 위험해 보이는데……!” “아, 아이고 백상이가!” “저래도…
화산귀환-576화 576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6) 사람이 너무 당황하면 화도 나지 않는다더니, 동웅은 그 말을 뼈저리게 실감하는 중이었다. ‘미친놈인가?’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을 보고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화산귀환-575화 575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5) 도시 안으로 통하는 성문이 굳게 닫혀 있는 것을 확인한 동웅의 눈이 살짝 찌푸려졌다. “부숩니까?” “이곳은 산이 아니다.” 산에서 벌어지는 일은 관도 적당히…
화산귀환-574화 574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4) 장사.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얼굴엔 깊은 수심이 어려 있었다. 눈치를 보듯 주변을 슬슬 살피던 이들은 안면 있는 이들을 만날 때마다 작게 대화를…
화산귀환-573화 573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3) “모두 정지이이이!” “끄아아아.” “아오. 빌어먹을!” 청명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무섭게 화산의 제자들이 그 자리에 털썩털썩 주저앉았다. “쯧쯧쯧쯧.” 수레에서 폴짝 뛰어내린 청명이 혀를…
화산귀환-572화 572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2) 북적대는 주점 안, 사람들은 저마다 술을 주고받으며 거나하게 취해 가고 있었다. 덕담으로 시작된 대화는 한탄으로 이어졌다가 이내 세상사에 대한 말들로 변해 간다.…
화산귀환-571화 571화. 어디 산적이 나랑 눈을 마주쳐? (1) 스윽. 스윽. 새하얀 종이 위로 얇은 세필이 춤을 췄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생겨난 글씨들이 커다란 종이를 순식간에 검게 빼곡히…
화산귀환-570화 570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5) “안 됩니다!” “아, 거! 말이 되는 소리를 좀 하십시오!” 거센 반대에 부딪힌 현종이 황당한 얼굴로 입을 쩍 벌렸다. “아, 아니, 뭐가 말이 안…
화산귀환-569화 569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4) “이걸 중원 전체에 알리라고?” “네.” 홍대광은 멍한 얼굴로 청명이 건넨 종이를 바라보았다. “이걸?” “네.” “이건 녹림의 입장이지 않느냐? 녹림의 입장을 왜 화산이…….” “아,…
화산귀환-568화 568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3) “으음.” 임소병으로부터 사정을 들은 현종은 슬쩍 눈살을 찌푸렸다. ‘녹림의 내분이라…….’ 상황이 심상치가 않았다. 원래라면 녹림 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화산이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을…
화산귀환-567화 567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2) 현종이 운암과 대화를 하던 그 시각. 오전 수련이 끝나고 모여든 이들은 식당 밖에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두고 멍하니 먼 처마 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화산귀환-566화 566화. 화산이 개판이 날 겁니다. (1) 현종은 그야말로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아이들이 북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온 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덕분에 그가 할 일이 부쩍 늘어났다. “그러니까…
화산귀환-565화 565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5) 늦은 저녁. 임소병의 처소에서 마주 앉은 두 사람이 서로를 빤히 바라보았다. “딱히 녹림의 내부 사정에 대해 말씀드린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척하면 착이죠.” 청명의…
화산귀환-564화 564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4) “허, 허리…….” “아아…… 내 다리…….” 화산의 제자들이 저마다 앓는 신음을 내며 벌벌 기었다. 어찌어찌 백매관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대체 무슨 정신으로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도 나지…
화산귀환-563화 563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3) 인생이란……. 인생이란 무엇인가……. 침상에 누운 임소병은 멍하니 천정만 바라보았다. 때때로 이리 누워 천장을 보다 보면, 흐려지는 의식과 뿌연 시야, 밀려오는 한기에 참을 수 없는…
화산귀환-562화 562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2) “아니라니까?” “…….” “사람을 왜 그런 눈으로 봐?” 청명이 기가 찬다는 듯 묻자 백천이 빙그레 웃었다. “청명아.” “응?” “너를 아는 모든 사람은 이런 눈으로 널…
화산귀환-561화 561화. 그러게, 사람이 초지일관해야지. (1) 스으으읏! 스으으으읏! “오…….” 스으으읏! 스으으으으으읏! 임소병이 마른침을 삼켰다. 미세하게 푸른빛이 도는 한철 솥 안에선 형용하기 힘든 오묘한 빛깔의 걸쭉한 액체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리고…
화산귀환-560화 560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5) 말이라는 건 여러 가지 의미로 전달되기 마련이다. 같은 말이라도 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의미로 전달될 수 있으니, 사람은 언제나 말을 전함에 있어서 신중해야 한다.…
화산귀환-559화 559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4) 차곡차곡 쌓이는 재료들을 보며 임소병이 두 눈을 빛냈다. ‘재료들이 하나같이 범상치 않군.’ 천고의 영약들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구하기 쉬운 물건들도 분명 아니었다. 촤르르르륵! 그리고 마침내…
화산귀환-558화 558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3) 현종이 손에 든 차를 쭉 들이켰다. 그러더니 탁 소리가 나게 찻잔을 다탁에 내려놓았다. “녹림이…….” “예.” “천우맹에?” “예. 그렇습니다.” 임소병이 해맑게 웃자 청명이 무섭게 눈을…
화산귀환-557화 557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2) “만인방?” 청명이 이를 빠드득 갈아붙였다. “그 새끼들은 또 왜?” 만인방이라는 이름이 나온 순간 그의 기세가 일변했다. 그야말로 북해의 삭풍이 몰아치는 듯했……. “청명아.” “예?” “은근슬쩍…
화산귀환-556화 556화. 세상이 어찌 되려고. (1) “그러니까…….” 현기 가득한 눈에 미세한 의혹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현종은 앞에 앉은 사내를 가만 바라보았다. “녹림의……?” “예, 장문인.” 정좌한 사내가 더없이 깍듯한 예를 다해 현종에게…
화산귀환-555화 555화. 빌어먹게 반갑네! (5) “이건 어디에 쌓습니까?” “이쪽으로 옮기라고 했잖느냐!” “사숙! 이거 더 높이 올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옆에 쌓으면 되지!” 백상의 진두지휘 아래 화산의 제자들은 쉴…
화산귀환-554화 554화. 빌어먹게 반갑네! (4) 촵촵촵촵촵! 촵촵촵촵촵!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꼴꼴꼴꼴꼴! 꼬올꼴꼴! 술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소리도 보조를 맞춰 노래처럼 흘러나왔다. 딱히 특별한 일은 아니다. 화산에서는 흔히…
화산귀환-553화 553화. 빌어먹게 반갑네! (3) 쭈욱. “…….” 쭈우욱. “…….” 쭈우우욱. “거…….” 참다못한 현영이 못마땅하게 얼굴을 찌푸렸다. “목 빠지겠습니다, 진짜!” 그 타박에, 창밖으로 목을 쭉 내밀던 현종이 슬그머니 고개를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화산귀환-552화 552화. 빌어먹게 반갑네! (2) “정말 감사했습니다!” 부지런히 준비하던 라마승들이 먼저 준비를 마친 화산의 제자들의 인사에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떠날 채비를 마치신 모양이군요.” “……딱히 준비랄 게 없었습니다.” 백천은 살짝 겸연쩍은…
화산귀환-551화 551화. 빌어먹게 반갑네! (1) “아우. 좀 살 것 같다.” “그러게요. 잘 때 발이 시리지 않는다는 게 이리 좋은 것일 줄이야.” “역시 북해는 사람 살 곳이 못 됩니다.” 천막을 뚫고…
화산귀환-550화 550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5) 청명의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꺾였다. 대활불. 그 이름은 단순히 포달랍궁의 궁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장에서 대활불은 살아 있는 부처이자, 왕보다 더한 권위를 가진…
화산귀환-549화 549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4) 가슬가슬 깎은 머리. 그리고 몸에 두른 자줏빛에 가까운 적포(赤布). 분명 스님의 복장이었지만, 혜연의 복색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라마승?’ 백천이 의문 어린 눈으로…
화산귀환-548화 548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3) 수레가 얼음 위를 경쾌하게 내달렸다. 다른 곳도 아닌, 화산으로 돌아가는 길이니만큼 화산의 제자들은 힘겨움도 잊고 더없이 즐겁게 수레를 끌었……어야 했는데. “허억! 허억!…
화산귀환-547화 547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2) “……윤종아.” “예, 사숙.” “내가 분명히 웬만한 선물은 다 돌려주라고 한 것 같은데.” “그랬었죠.” “그런데 이게 다 뭐냐?” “그게…….” 아침 일찍 각자 짐을…
화산귀환-546화 546화. 이번에는 반드시 지켜 낼 테니까! (1) “짐은 다 챙겼느냐?” “……아니, 그게…….” “왜?” “와서 좀 보셔야겠습니다, 사숙.” “응?” 윤종의 떨떠름한 반응에 백천은 고개를 갸웃하며 성의 뒤쪽으로 향했다. 이윽고 수레…
화산귀환-545화 545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5) 사해상회의 둘째 아들. 태생만을 따지고 본다면, 검수의 길이 아니라 상인의 길을 걸었어야 할 사내. 조걸이 낮게 심호흡을 했다. 비록 상인의 길은 버렸지만,…
화산귀환-544화 544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4) 연회를 마치고 궁주실로 돌아온 설소백은 퍽 기분이 좋아 보였다. “이야기가 잘돼서 다행이네요.” “구, 궁주님.” 하지만 한이명은 혼이 나가 버린 듯한 얼굴로 말했다.…
화산귀환-543화 543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3) 꼴꼴꼴꼴꼴. “…….” “크아아아아아! 이거 좋구나아아아!” 한이명의 얼굴에 핏기가 사악 가셨다. ‘저게 어떤 술인데…….’ 설로정(雪露精). 이는 빙궁에서도 극소수의 상류층만이 마실 수 있는 술이다.…
화산귀환-542화 542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2) “이제 좀 살 것 같다.” “몸에 힘도 좀 나고요.” 다 같이 둘러앉은 화산의 제자들과 혜연이 어깨를 돌리고 목을 꺾으며 몸을 점검했다. 확실히…
화산귀환-541화 541화. 장문사형. 애들이 엄청 잘 컸어요. (1) 빙궁이 마교와 싸워 이겼다는 이야기는 금세 북해 전역으로 퍼져 나갔다. “그럼 그 시커먼 놈들이 마교 놈들이었단 말입니까?” “자네 몰랐나?” “저 같은 무지렁이가…
화산귀환-540화 540화. 내 이럴 줄 알았지. (5) “아오! 이게 왜 이렇게 안 빠져, 제기랄!” 백천이 악을 쓰며 청명의 팔을 꽉 움켜잡고 끌어당겼다. “이게 이럴 리가……. 젠장, 걸아! 좀 더 세게…
화산귀환-539화 539화. 내 이럴 줄 알았지. (4) “끄으으윽!” 깊게 파고든 검이 가슴께를 새하얗게 얼렸다. 끊겨 가는 숨을 헐떡이던 마교도가 초점 없는 눈으로 진언을 중얼거린다. “처, 천…마…….. 재림……” “……” “그….그분께서…… 너희를…….”…
화산귀환-538화 538화. 내 이럴 줄 알았지. (3) 끼아아아아아아악! 문양에서 기분 나쁜 빛과 함께 숨이 멎을 듯한 끔찍한 귀곡성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 강림하소서. 그리고 모든 것을 그 발아래 두소서. 이 미천한…
화산귀환-537화 537화. 내 이럴 줄 알았지. (2) 금세라도 바닥으로 쓰러질 것 같던 주교의 몸이 휘청하더니 뒤로 나자빠졌다. 털썩. 그의 가슴에선 피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왔다. 기운이 역류하는 듯 그의…
화산귀환-536화 536화. 내 이럴 줄 알았지. (1) 개화. 청명이 뻗은 검은 마치 세상을 뒤덮은 매화 가지처럼 허공을 수놓았고, 이내 살아 있는 듯 선명한 붉은 매화가 연이어 피어나기 시작했다. 매화, 저…
화산귀환-535화 535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5) 욱신! 가슴께에서 불로 지지는 듯한 통증이 일었다. 주교의 얼굴이 점차 일그러졌다. 늘 고통과 함께 지내며 익숙해질 만큼 익숙해졌다. 설령 누군가가 그의 살을…
화산귀환-534화 534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4) 들어 올린 검 끝이 미미하게 떨리고 있었다. 몸을 지탱하는 다리도 연신 꺾일 듯 휘청거렸다. 그럼에도 백천은 버텨 냈다. 자신을 죽일 듯 형형한…
화산귀환-533화 533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3) 쩌적! “음?” 현종의 시선이 손에 들고 있던 찻잔으로 향했다. 조금 전까지는 멀쩡했던 찻잔에 길게 금이 가 있었다. 소담스레 새겨진 매화를 갈라 버리듯…
화산귀환-532화 532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2) 선두에서 달려드는 청명을 향해 주교가 뿜어낸 검은 마기가 쇄도했다. 하지만 이를 막아 내는 것은 청명의 몫이 아니었다. 어느새 청명의 뒤로 따라붙은 화산의…
화산귀환-531화 531화. 설령 내가 이곳에서 죽는다고 해도! (1) “밀어붙여라!” 한이명이 내질렀던 검을 회수하며 고함을 쳤다. 그의 얼굴은 한껏 일그러져 있었다. ‘강하다.’ 몇 배가 넘는 수로 끊임없이 몰아붙이고 있음에도 확실한 우위를…
530화. 고개 숙이지 마. (5) “하아아아압!” 청명은 검에 꿰뚫린 채 축 늘어진 시신을 방패 삼아 적들을 밀어붙였다. “마, 막아!” “물러서지 마라!” 마교도들은 어떻게든 청명을 막아 보려 안간힘을 썼지만, 정순하기 짝이…
화산귀환-529화 529화. 고개 숙이지 마. (4) “허억!” 한이명은 경악하여 저도 모르게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본디 전쟁에는 암묵적인 절차라는 게 있다. 적을 발견하면 지휘를 하는 이들끼리 전략을 세우고 전술을 정비한다. 그리고 군사들의…
화산귀환-528화 528화. 고개 숙이지 마. (3) 새하얀 무복을 입은 병력들이 진군했다. 백색의 대지 위로 백색의 병력들이 줄을 지어 나아가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일종의 경건함마저 느끼게 했다. 하지만 막상 그…
화산귀환-527화 527화. 고개 숙이지 마. (2) 얼음장 같은 시선이 집법사자의 우수(右手)가 있어야 할 빈 공간에 꽂혔다. 살이 거무죽죽하게 죽어 있는 그 어깨를 바라보던 주교의 시선이 그가 들고 있는 상자로 옮겨졌다.…
화산귀환-526화 526화. 고개 숙이지 마. (1) 서걱! 검이 등뼈를 갈라 내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렸다. 부들부들 경련하던 마교도가 천천히 눈밭 위로 거꾸러졌다. “처…… 천마……재림, 만마…….” 그의 진언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마지막…
화산귀환-525화 525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5) “청명아!” 조걸이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내질렀다. 피를 뿌리며 날아가는 청명의 모습이 느리게 움직이는 듯 눈에 선명하게 박혔다. 집법사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런 청명의…
화산귀환-524화 524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4) 카가가가각! 내리친 검과 검게 물든 손이 허공에서 얽혀 들었다. 만년한철로 만든 암향매화검이 금방이라도 부러질 듯이 팽팽하게 휘어졌다. 부들부들 떨리는 검 끝이 지금 얼마나…
화산귀환-523화 523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3) 집법사자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교도들이 학살당하는 모습이 두 눈에 똑똑히 들어오고 있었다. 이 광경이 더없이 충격적인 이유는, 지금 이 모습이 조금 전 빙궁도들을…
화산귀환-522화 522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2) 집법사자가 눈살을 찌푸렸다. ‘나약해 빠졌군.’ 완전히 와해되어 무너지는 빙궁의 모습을 보니, 통쾌하다기보단 속이 긁히는 느낌이었다. 애초에 빙궁 따위가 교의 상대가 될 것이라 생각한…
화산귀환-521화 521화. 이제부터 기억하게 해 주자고. (1) “사고!” 청명의 목소리에 유이설이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덥석 잡아 청명에게로 날렸다. 팽그르르 회전한 암향매화검이 청명의 손에 안착했다. 턱. 그제야 청명은 맹렬하게 뿜어내던…
화산귀환-520화 520화. 많이 기다렸지? (5) 설소백의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있었다. 눈앞이 아찔하고 숨이 막혔다. 심장이 미친 듯 뛰다 못해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마교도들이 내뿜는 살기와 마기를 직면하고 있자니…
화산귀환-519화 519화. 많이 기다렸지? (4) 마교도들의 눈에 지금까지와 사뭇 다른 광기가 끓기 시작했다. 빙궁도들을 향해 달려드는 기세도 조금 전보다 훨씬 맹렬해졌다. “막아라! 반드시 막아야 한다!” 한이명의 비명에 가까운 고함이 연신…
화산귀환-518화 518화. 많이 기다렸지? (3) 설소백은 식은땀이 흥건한 손을 소매 안으로 감추었다. 떨림이 가시질 않았다. 아득하기만 했다. 어린 그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충격적이고, 너무도 공포스러운 광경이었다. ‘마교.’ 희게 질린 머릿속에 청명이…
화산귀환-517화 517화. 많이 기다렸지? (2) 가장 앞쪽에 있던 이들은 달아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물러날 곳은 없었다. 호기롭게 일제히 달려드느라 좁아진 진영은 그들에게 달아날 틈 따윈 만들어 주지…
화산귀환-516화 516화. 많이 기다렸지? (1) “저 개 같은 놈들이!” 청명이 창틀을 움켜잡았다. 당장이라도 창밖으로 뛰어내릴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순간 백천과 유이설이 양쪽에서 그의 팔을 붙들어 잡았다. 청명이 고개를 획…
화산귀환-515화 515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5) 휘이이이잉! 칼바람이 매섭게 몰아쳤다. 성벽 위를 지키고 있던 빙궁의 위사들은 얼굴을 감싼 털옷을 더욱 단단히 여미며 앓는 소리를 내었다. 북해에서 나고 자란 그들도 한겨울에…
화산귀환-514화 514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4) “아니…….” 백천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물론 이해는 한다. 아, 당연히 이해는 하지, 이해는! 저 설소백의 눈에 청명이 어떻게 보였겠는가? 주변에선 갑자기 궁주가 되어야 한다고…
화산귀환-513화 513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3) “아니…….” 청명의 눈가가 파들파들 떨리고 있었다. “열받는 건 이해한다고. 내가 이해하는데, 지금 상황이 상황이잖아? 그런데 이걸 이렇게 들이받는다고? 어?” “윤종아.” “예, 사숙!” “거기 짐…
화산귀환-512화 512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2) 실로 무례한 말이었다. 감히 북해빙궁의 장로와 궁주를 앞에 두고 할 말이 아니었다. 여사혼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치밀어 오른 노기가 금방이라도 활화산처럼 터질 것 같았지만,…
화산귀환-511화 511화. 만나서 정말 반갑다. (1) 꿀꺽. 마른침이 절로 넘어갔다. 긴장으로 싸늘해진 손끝이 떨리다 못해 저릴 지경이었다. 쿵쿵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는 건 이미 포기했다. 그가 바라는 건 입을 열 때 목소리가…
이영도 『눈물을 마시는 새』를 다시 읽으며 발견하는 신화, 종족, 그리고 인간성의 본질 목차 1. 왜 지금 다시 ‘눈물을 마시는 새’를 해석해야 하는가 『눈물을 마시는 새』는 출간 이후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5화 세광특별시의 내 자취방. 하얀 도마뱀 무늬의 담요 속에서 사람의 손이 불쑥 튀어나오는 것을, 나는 멍하니 보고 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을 보면서, 깊은 충격과 안도감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4화 나는 눈을 떴다! 상쾌한 아침이었다. 나는 익숙하게 백화점 로비에서 걸어 나왔다. 5월 4일이 시작되었다! 평온한 날씨, 평온한 하루, 내 손에는 토끼 인형이 있고 내…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3화 오늘 세광특별시는 날씨가 아주 좋았다. “후우.” 한빛백화점 밖으로 나온 나는 크게 숨을 들이켜고 내쉬었다. 황사도 없고, 생각보다 날씨도 덥지 않은 게 완전히 쾌적했다. 주변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2화 지하철 열차가 바깥으로 나왔다. 정비용 선로를 달려, 고속철도로 향하는 좁은 상승로를 지나… 지상으로 빠져나와 버렸다. 햇빛이 창밖에서 쏟아진다. 그러나 따스함은커녕 얼어붙는 것 같은 긴장감과…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1화 나와 청동 요원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서로를 보고 있었다. 열차 쉘터. 이곳의 진정한 진가가 기관사석 의자 아래에서 드러나 있었다. ‘탈출용 부적…!’ 하지만 전율이 지나간…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30화 기관사실 안. 차장은 내가 입은 요원복과 소란스러운 바깥을 시퍼런 안색으로 번갈아 힐끗거리며 나에게 더듬더듬 모든 걸 불기 시작했다. 이 열차에 대해. “원래도… 원래도 아시잖습니까,…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9화 숨 막히는 침묵이 흐른다. 눈앞에는 도마뱀이 있다. 나를 사이비 종교 앞잡이로 생각하는… 아니, 상황적으로 맞는 표현이긴 한데. “…….” “…….” 안 되겠다! “형님~” 나는 활짝…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8화 나는 눈꺼풀을 떨며 눈앞의 광경을 보았다. “열차를 리폼하라!” 수십 명 이상의 사람들이 1번 칸으로 몰려와서 피켓을 들고 외치고 있었다. 근데 말이다. “토끼 인형을 모두에게!”…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7화 김솔음의 ‘열차 쉘터 지배 대작전’이 발족한 지 며칠 후. “아씨.” 한 열차 주민은 2번 칸에서 신경질적으로 잡지를 대충 던지는 중이었다. 폼 잡은 연예인이 표지에…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6화 아쉽게도 브라운의 즉각적이고 순발력 넘치는 요청은 기각되었다. 말하는 주화를 버리기 전에 일단 자초지종을 들어야 할 것 아닌가…. 그리고 갑자기 말문이 트인 ‘1번 배심원 가루로…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5화 나는 해금 요원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사인검 손잡이를 꽉 잡고있는 요원의 손은 힘이 들어가 새하얗게 변해있었다. 방금 내가 한 말의 충격을 소화하려는 듯이. 이해할 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4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굳히고 다시 아침역의 계단 위를 보았으나, 달라지는 건 없었다. ‘호유원.’ 정말로 그 백일몽 이사의 얼굴이 달린 세광특별시의 요원이,…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3화 불 꺼진 별관 복도. 아니, 괴담 속 병원에서 내 호출을 받고 ‘배정’되어 나타난 보안팀. 복도에 서 있는 그것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새카맣게 검은 코트와 결박…
화산귀환-510화 510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5) 전쟁의 끝은 언제나 허무한 법이다. 그리고 그 전쟁을 수습하는 일은 늘 간단하지 않다. 특히 소수가 다수를 제압한 경우에는 뒤처리에 골머리를 썩을 수밖에…
화산귀환-509화 509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4) “이 찰거머리 같은 놈!” 빙궁의 장로인 이벽(李闢)이 분기탱천하여 발악하듯 소리쳤다. 하지만 그 앞을 막아선 이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검을…
화산귀환-508화 508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3) “……애송이?” 베인 얼굴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화끈거려 왔다. 하지만 상처가 주는 고통 이상으로 설천상을 분노하게 한 것은 청명의 저 한마디였다. 애송이?…
화산귀환-507화 507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2) “죽여라!” “으아아아아! 이 개 같은 놈들!” “오늘만을 기다렸다!” “궁주님의 원한을 갚겠다!” 여사혼이 이끄는 북해의 무사들은 실로 광포한 기세로 빙궁의 무사들을 몰아붙였다. 이들의…
화산귀환-506화 506화. 그 목, 잘라 준다고 했지? (1) 적의 병력은 이쪽의 두 배 정도다. 하나하나가 가진 힘 역시 저쪽이 월등하다. 더구나 저들은 지금까지 함께 손발을 맞춰 왔고, 적당한 수련과 휴식을…
화산귀환-505화 505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5) 마교. 그 이름이 나오는 순간 빙궁도들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내려앉았다. 외면하고 싶은 이름이지만, 그럴 수 없는 이름이다. 그들이라고 눈과 귀가 없는 게 아닐진대,…
화산귀환-504화 504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4) 촤아아아악! “끄륵…….” 목 옆쪽이 한 치쯤 베임과 동시에 몸에 힘이 쭉 풀렸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몸을 뒤튼 덕에, 일 검에 목이 잘려 나가는 것만은…
화산귀환-503화 503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3) “아아아아아아아악!” “…….” 여사혼이 부릅뜬 눈으로 위쪽을 올려다보았다. ‘이게 대체 뭔 일이야?’ 정신이 하나도 없다. 화산의 제자들이 성벽 위로 올라간 순간부터 비명과 고함 소리가…
화산귀환-502화 502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2) “저, 저……?” 솟구치는 황금빛 권기에 몸을 실은 청명이 가볍게 성벽 위로 내려서는 걸 본 여사혼은 눈을 찢어져라 부릅떴다. ‘저자는 대체 뭐란 말인가?’ 생각하면…
화산귀환-501화 501화. 우리 애들은 좀 사납다고. (1) 궂은 날씨로 늘 컴컴하던 북해의 하늘도 오늘만큼은 기이할 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햇살이 환하게 대지를 비췄다. 타다다다닷! 그 청명한 하늘 아래, 화산의 제자들이 눈…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2화 나는 백사헌이 들고 있는 캠코더를 순간 멍하니 보았다. 지금, 사람을 죽이고 캠코더를 강탈…. “아아악!” “…!” 나는 휙 고개를 돌렸다. 백사헌이 잠근 문 안에서 캠코더의…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1화 나는 숨을 몰아쉬며 아래를 보았다. 어두컴컴하고 소독약 냄새 나는, 낡은 병원 침대 아래에 숨은 내 몸. 캠코더를 잡고 있는 내 손. 그 위를 다른…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20화 백일몽 주식회사의 심문실. 물약 제조 기계가 없어진 초유의 사태에서, 현장에 있던 내 폭탄 발언에 심문자의 입이 벌어졌다. “엘리베이터에서 포, 폭탄을 봤다고요?” “예.” 나는 무표정으로…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19화 당황스럽다. 백일몽 연구원으로 잠입했더니 백사헌을 만났다. 그런데 상대가 나를 ‘지산마을에서 만난 요원’으로 인식해 버린 복잡한 상황! 그러니까 말이다. ‘원론적으로는 내가 그 요원 맞긴 하지.’…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318화 평범한 차림의 30대 초반 남성은 자신의 자취방에서 신나게 통화를 하는 중이었다. “어어, 그래, 나 백일몽 붙었다니까? 어, 시험 삼아 넣은 건데 말야.” 백일몽 주식회사에서…
화산귀환-500화 500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5) “궁주님!” 갑작스레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에 설천상이 언짢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이내 집무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장로 하나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무슨 일이냐?” 설천상은…
화산귀환-499화 499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4) “공자님!” 가죽 옷을 입은 이들이 의자에 앉아 있는 설소백 앞에 부복했다. 그들의 눈에선 연신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살아 계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저는 공자님께서…
화산귀환-498화 498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3) “네?” 설소백이 당황한 눈으로 한이명과 백천을 번갈아 보았다. “제가…….” 아이의 반응을 살핀 백천은 한이명을 슬쩍 돌아보았다. 그 눈빛엔 담담한 힐난이 깃들어 있었다. 상황이…
화산귀환-497화 497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2) 토도도도도도! 짧은 다리가 쾌속하게 눈길 위를 누볐다. 전력으로 질주하다가 멈춰 서선 주변을 살피고 다시 질주하기를 여러 차례. 이번에도 주변을 빠르게 살핀 백아는 다시…
화산귀환-496화 496화. 그럼 기억하게 해 주지. (1) 찰박. 얕은 개울물을 밟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찰박. 걸음을 뗄 때마다 그 소리는 조금씩 더 질척해졌다. 수십 년을 도가(道家)의 길을 걸으며 수양했음에도, 매화검존은…
화산귀환-495화 495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5) 고오오오오오오오!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대지가 거세게 뒤흔들렸다. 온통 희던 세상에 장엄하기 짝이 없는 금광이 웅혼하게 빛을 발했다. 이윽고. 우우우우우우웅! 벌 떼 수천…
화산귀환-494화 494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4) “하하(下下)!” “예!” 당소소의 무릎이 살짝 더 굽혀졌다. 독 오른 살쾡이처럼 자세를 낮춘 그녀의 검은 더없이 독랄하게 상대의 목을 노렸다. 카가가각! 가까스로 다급하게…
화산귀환-493화 493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3) “속도를 더 올려라!” 북해빙궁 빙검대(氷劍隊)의 대주 고진악(顧振岳)이 큰 목소리로 수하들을 재촉했다. 얼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몰아쳤지만, 달려 나가는 그들의 속도는 조금도 줄어들지…
화산귀환-492화 492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2) “좋아.” 청명의 눈이 불길할 만큼 반짝거렸다. 일단 결정을 했으면 신속하게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아마 지금쯤이면 빙궁에 그들이 빙정을 캤다는 소식이 들어갔을 것이었다.…
화산귀환-491화 491화. 우린 이미 너무 멀리 왔다. (1) “……지랄 맞네, 진짜.” 청명이 빠득빠득 이를 갈아붙였다. 하여튼 이 마교라는 것들은 전생에서고 지금에고 쥐뿔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아니, 도움이 안 되는 수준이면…
화산귀환-490화 490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5) “끄윽…….” “우욱!” 광포한 살기에 여사혼을 비롯한 죄수들은 숨조차 내쉬지 못하고 신음했다. 의형살인(意形殺人). 살기만으로 사람을 죽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보여 주는 지독한…
화산귀환-489화 489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4)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자꾸만 감사를 표하는 사람들을 보며 윤종이 얼굴을 붉혔다. “자꾸 이러시면 제가 부끄럽습니다. 저희가 뭘…
화산귀환-488화 488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3) “…….” 방표는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앞에 놓인 물건을 바라보았다. 빙정. 북해의 특산물이자 보물인 빙정이 그의 눈앞에, 말 그대로 쌓여 있었다.…
화산귀환-487화 487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2) ‘으…….’ 내력이 빠져나간 육체에 음기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진짜 장난 아니네, 여기.’ 왜 더 추운 북쪽이 아니라 여기에서 빙정이 나는지 알 것…
화산귀환-486화 486화. 우리는 이제 산도 깔 수 있다. (1) 빙궁의 가장 높은 곳에 난 창을 통해 설천상이 아래를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단단한 외벽으로 둘러싸인 빙궁은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라 부를 만했다. 어떤…
화산귀환-485화 485화. 아무 일도 없다. (5) 썰매는 새하얗게 펼쳐진 설원 위를 거침없이 달려 나갔다. 개가 끄는 썰매라 큰 기대 하지 않았건만,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죽죽 치고 나가는 것을 보니 신기하기…
화산귀환-484화 484화. 아무 일도 없다. (4) “빙정을 직접 캐고 싶다 하였는가?” 청명을 바라보는 설천상의 눈에 당혹이 어렸다. 아침부터 접견을 신청하기에 무엇 때문인가 했다. 그런데 청명은 이렇게 대뜸 뜻 모를 이야기를…
화산귀환-483화 483화. 아무 일도 없다. (3) “이게 무슨 짓이오!” “무례한!” 화산의 제자들이 막 송원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청명이 남은 한 손을 휘휘 내저었다. “됐어, 됐어. 진정해.” “…….” “뭐 확인할 게 있으시겠지.”…
화산귀환-482화 482화. 아무 일도 없다. (2) “이쪽에는 없습니다!” “발자국이 전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눈에 덮인 건지…….” 보고를 받는 이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다. “아무리 눈보라가 친다고 해도 방금 지나간 이의 발자국이…
화산귀환-481화 481화. 아무 일도 없다. (1) “사숙?” “음?” “바깥이 소란스러운데,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그 물음에 백천이 빙그레 웃었다. “아무 일도 없다.” “…….” 화산의 제자들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굳게 닫힌 창문을 슬쩍…
화산귀환-480화 480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5) 휘이이이이이잉!거센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었다. 짙은 어둠이 내린 밤에 시야까지 막히니 눈을 뜨고도 앞을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 스슷. 짐승마저도 누비기를 두려워할 그 혹독한…
오컬트 판타지의 정수, 퇴마록 본편과 외전의 연결과 의미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다 목차 1. 서론: 퇴마록과 외전의 존재 이유 한국 오컬트 판타지의 효시로 평가받는 『퇴마록』은 본편 스토리뿐 아니라 그 세계관을 확장하는 외전…
화산귀환-479화 479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4) ‘저게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청명의 미소를 본 화산의 제자들은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도 적지라고 할 수 있는 북해빙궁에서 태연히 먹고 마실…
화산귀환-478화 478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3) 북해빙궁주 설천상은 수하들을 대동한 채 눈보라가 밀려들어 오는 회랑을 걸었다. 차가운 칼바람이 연신 몸을 할퀴는데도 그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북해의 사내는…
화산귀환-477화 477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2) 짙은 어둠이 진득하게 드리워진 공간. 몇 개의 작은 촛불들만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빛이란 본디 어둠을 밀어 내는 것. 하지만 이 공간의 어둠은…
화산귀환-476화 476화. 밥 잘 주면 좋은 사람이지! (1) “은공들께서 이리 가 버리시면 저희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몰려나온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며 백천이 빙그레 웃었다. “그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이…
화산귀환-475화 475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5) 창을 넘어 들어온 햇살이 자줏빛 띤 검을 가만히 비추었다. 살짝 주름진 손이 새하얀 천으로 검신을 천천히 닦아 내었다. 이미 광이 날 정도로 깨끗하지만,…
화산귀환-474화 474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4) 쇄애애애애액! 청명이 쾌속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휘몰아치기 시작한 눈보라가 시야를 가렸지만, 저 멀리 거뭇한 점 하나는 확연하게 보였다. ‘이거 봐라?’ 거리가 쉽사리 좁혀지지…
화산귀환-473화 473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3) 탁자에 놓인 찻잔에서 따뜻한 김이 피어올랐다. 모여든 화산의 제자들이 차를 마시기 시작하자 촌장은 슬쩍 청명의 눈치를 살폈다. 연륜 있는 인물답게, 굳이 설명을 듣지…
화산귀환-472화 472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2) “콜록! 콜록! 어허허어어이!”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은 임소병이 끄응 앓는 소리를 내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가 오려나.” 이 젊은 나이에, 그것도 한 문파를 이끄는 고수가…
화산귀환-471화 471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 (1) 조걸은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다는 얼굴로 얼음 호수 위를 바라보았다. “……저거 뭐 하는 겁니까?” “난들 알겠냐?” “생선 좀 낚아 오라는데, 왜 저러고 있는…
화산귀환-470화 470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5) 하루가 가고 이틀이 흘렀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소소야.” 백천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당소소를 바라보았다. “좀 쉬어라.” “아직 괜찮아요, 사숙.” “사람을 고치는…
화산귀환-469화 469화. 그건 내 알 바 아니고. (4) “문 열어요!” “…….” “이 문 당장 열라고요! 당신들 지금 몸이 아프죠?! 나는 의원이에요! 상태를 봐야 하니 지금 당장 문 열어요! 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