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 196화
일단, 백사헌이 왜 이 기이한 시골 마을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꽤 합리적인 추측이 바로 떠올랐다.
‘…탐라행 열차에 백사헌이 있었잖아!’
오늘 내가 탔던 것과 동일한 목포행 고속철도였다.
‘그때도 여기가 목적지였던 건가.’
본가에 내려가는 길 같았는데, 그렇다면 여기가 백사헌의… 본가인 건가?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소박하고 정겨운 시골 마을 축제의 광경과 백사헌은 어쩐지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그 시골 마을 축제가 기이한 작은 사회에 대한 컬트적 괴담이라면 더더욱.
“저기 가져다드려!”
“아, 네.”
지금도 백사헌은 불퉁한 얼굴이면서도 다른 마을 사람의 지시에 얌전히 수긍하며 밥을 나르는 등 일손을 돕고 있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을 잘 관찰하면서, 최대한 불퉁해 보이는 사람을 찾아서 하룻밤 투숙을 청해보자!
이 최 요원의 코멘트에 따르면, 설마 저 녀석도 그 적합한 사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건가.
좀 떨떠름하고 기이한 일이었으나, 거기까진 상황적으로 맥락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체 왜 저 사람이 저기 있는 거지?
‘…은하제 대리님.’
나는 필사적으로 청동 요원의 눈에 띄지 않게끔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서 다시 한번 그 인영을 확인했다.
은하제 대리님은 수육을 더 받아서 소주와 드시고 계셨다.
마치 구내식당에서처럼 말이다.
“…….”
그 자연스럽고 무심한 표정과 동작을 보자 기분이 이상했다.
나는 저도 모르게 그쪽으로 시선을 더 기울였….
눈이 마주쳤다.
‘…!’
그 순간, 은하제 대리가 쓱 수육 접시와 소주병을 들어 올리더니… 이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
왜, 왜 이쪽으로 오는 거지?
그리고 우리 상 앞에 털썩 앉아 자연스럽게 청동 요원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수육이 좀 많은데 한 점 드시겠습니까?”
“……누구십니까?”
“기자인데, 마을 축제라길래 기삿감 좀 있나 하고 와서… 취재 겸 감상 좀 여쭤보려고요.”
‘대, 대리님!’
은하제 대리는 천연덕스럽게 날 모른 척하며 마치 일에 찌든 기자처럼 청동 요원에게 자꾸 말을 붙인다.
요원의 눈빛이 동태가 된다. 귀찮은 쁘락치라도 붙은 눈이다.
“딱히 드릴 말씀 없습니다.”
“그럼 제가 노가리 까는 거나 좀 들어주십쇼. 어제 본 바로는, 여기 축제의 외지인 유인책이….”
댕댕댕댕댕댕!!
“…!!”
꽹과리와 북을 같이 치는 요란한 소리에 고개가 돌아갔다.
음악이 멈추고, 풍물놀이 같은 것을 하던 사람들 사이로 인심 좋아 보이는 중년인 하나가 올라와서 메가폰을 들고 외친다.
[여러분! 이제 추첨 시간입니다! 다들 상품 받고 지산의 복도 많이 누리세요!]
“예. 저거 같더라고요. 명절 기념 추첨 뽑기.”
축제 기간 나흘 동안 매일 상품 추첨을 진행하는 것 같다.
상품은 주로 마을에서 직접 키운 농산물이며, 가끔 공예품이나 귀금속이 나오기도 한다.
귀금속의 경우 지부에서는 실종자의 유류품이라고 추정함.
마을 사람들이 뽑기통을 들고 사방으로 흩어진다. 여기저기서 뭘 뽑았다, 못 뽑았다 등의 소리가 들렸다. 금을 뽑은 사람이 환호성을 지르며 금 귀걸이 한 쌍을 받는 것도 보인다.
“오, 좋겠는데요. 근데 저 귀걸이는 중고품 같아 보이기도 하고.”
“…….”
“…….”
“뭐 누가 축제에 쓰라고 내놓은 거겠죠.”
우리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한 사람이 저편에서 뽑기통을 들고 다가왔다.
의료용 안대를 낀 불퉁한 사람.
‘배, 백사헌.’
이게 무슨 백일몽 직원 대만남의 장도 아니고. 졸지에 삼자대면하게 생겼다.
더 큰 문제는 말이다.
청동 요원이 백사헌의 얼굴을 안다는 점이다.
“저…!”
연쇄살인마 산장에서 봤던 내 ‘직장 동료’의 얼굴을 눈치챈 청동 요원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그리고 나와 번갈아 보는 시선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예.”
청동 요원도 금세 진정했다.
내 정체가 들키지 않는 걸 확신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어차피 우리를 못 알아볼 것이기에.
마을 사람들은 축제 기간에 외지에서 방문하는 지인을 알아보지 못한다.
철저히 축제에 방문해 준 감사한 손님으로 대접하는데, 여기서 위화감을 느끼고 벗어나서 화를 면한 사람들의 증언이 몇 건 존재함.
-혹시 그런 척만 하는 건가 싶어서 심문도 해봤는데 진짜 모르는 것 같았거든? 이상한 금제가 걸려 있는 듯. 지부에도 관련 정보 없으니까 나 없을 때는 그냥 넘겨.
백사헌이 가까워진다.
여전히 썩 기분 좋지 않다는 얼굴이나, 나와 눈이 마주쳐도 아무런 기색이 없다.
단지….
“하나 뽑아보세요.”
우리 상에도 뽑기통을 내밀뿐이다.
“…….”
“상품을 꽤 좋은 걸 준다던데… 오, 감사.”
은하제 대리가 거침없이 뽑기통에서 막대를 뽑았다. 막대 끝에는 ‘쌀’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쪽 차례입니다.”
나는 청동 요원과 눈이 마주쳤다.
뽑기를 사양하지 말 것. 사양할 시 그 어떤 마을 주민도 재워주지 않음. 구조 실패로 다른 요원 황급히 호출하기 싫으면 명심!
“저기요. 안 하십니까?”
“아. 하겠습니다.”
나무로 만든 닭 모양의 뽑기통으로 손을 뻗었다. 통은 묘하게 축축해 습기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뽑은 것은….
“꽝이네요.”
후우.
청동 요원도 조심스럽게 뽑기를 뽑았고, 이번에도 꽝이 적힌 막대가 나왔다.
“아깝네. 뭐라도 하나 건져 가셨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은하제 대리가 메가폰을 든 마을 중앙의 중년인을 가리킨다.
“저 특별상이었으면 대박이고.”
[특별상이 당첨되면 보물이 옵니다!]
남성이 가리키는 현수막의 구석에는 금으로 만든 수탉의 동상이 아주 생생히 프린트되어 있었다.
크기는 실물이 아니라 가늠만 가능했으나, 그 디테일만으로도 제법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대박.”
“한 100돈은 되어 보이는구만!”
“저거 진짜 뽑는 사람 있긴 한 거야?”
그걸로 말할 것 같으면….
하지만 특별상에 당첨된 사람의 목격담은 아직까지 없다.
그렇다.
손님들이 뽑기 막대 중 절반 이상을 뽑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확률적으로 이상하다.
필자는 이것을 이 초자연 재난 속 일종의 선별의식으로 추측 중임.
(지부에서 조사한 바로는 52년 전 당첨된 자가 이 마을의 가뭄을 끝내고 서낭당에 신으로 안치되었다는 민담이 전해진다고 하는데, 신빙성은 증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최 요원의 말대로였다.
이번에도 특별상은 나오지 않았다.
메가폰을 든 마을 사람의 얼굴에 짙은 아쉬움이 번진다.
[다들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지산의 복 받으시옵소서!]
그렇게 그날의 명절 축제가 마무리된다.
“에이.”
“사기 아냐?”
“야야, 그래도 술이랑 고기 공짜잖아.”
외지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나, 문제는 공짜술에 음주한 사람이 많아서 운전이 어려운 일행이 많다는 점이다.
“어휴 이게 어쩌다 보니까….”
“됐어. 여기 이분이 우리 재워주신대!”
꽤 많은 외지인이 친절한 시골 마을의 인심과 권유에 민박처럼 하룻밤 묵어가기로 한다.
제법 따스한 풍경이다.
그러나 잘 보면, 마을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여기저기 모여서 남은 뽑기통을 수거하며 무언가 말을 중얼거리고 있다.
그리고 그들도 뽑기에서 번갈아 막대를 뽑는다.
외지인을 대상으로 한 추첨이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뽑기통에 남은 나무 막대를 돌아가며 뽑는다.
‘특별상’ 막대를 찾을 때까지.
이때, 기묘한 문구를 읊는다.
“산산백지산복주시옵게대리자야.”
“산산백지산복주시옵게대리자야.”
-아마 주술문이나 기도문 같은데… 무속적으로 맞는 표현은 아니긴 해도 너무 주의 깊게 듣지는 마. 초자연 현상의 주문이 좋은 영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어
그리고 마침내 한 사람이 찾아낸다.
끝에 황금이 붙은 막대를.
“아…!”
뽑은 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린다.
사람들이 마치 축하하듯이 그를 에워싸고 외친다.
“산산백지산복주시옵게대리자야!”
“산산백지산복주시옵게대리자야!”
지부에선 특별상을 뽑은 마을 사람은 다음 축제 때 특수한 역할을 맡는 것 같다는 소문이 돎.
“…….”
나는 고개를 돌렸다.
그 모든 모습을 백사헌이 가라앉은 눈으로 보고 있다.
“실례합니다.”
백사헌이 눈만 돌린다.
나는 제법 정중하게 물었다.
“혹시 이 마을에 하룻밤 잘 만한 곳 없을까요?”
“……설마 숙박비 공짜로 남의 집 식량이랑 방 축내겠다는 말은 아니시겠죠?”
쌀 포대를 집어 든 은하제 대리가 불쑥 끼어들었다.
“제가 내겠습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예?”
“여기요. 이 정도면 되나?”
그리고 은하제 대리는 꽤 두둑한 현금을 백사헌에게 내밀었다.
백사헌은 약간 당황한 눈이었으나, 곧 눈빛이 가라앉으며 그것을 낚아채듯 받아 들었다.
“…따라오시죠.”
“오케이.”
“잠깐! 기자라고 하셨습니까? 이만 돌아가십시오. 여긴 저희가 부탁….”
“돈 낸 사람 쫓아내려고? 자본주의가 더럽지만 그래도 지킬 건 지킵시다. 꼰대 양반.”
“…….”
청동 요원이 작게 ‘꼰대?’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맙소사.
나는 눈을 질끈 감고 싶은 심정으로, 태연자약히 백사헌을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은하제 대리를 따라가며 물었다.
“…쌀포대, 들어드릴까요.”
“오. 젊은 동생, 숙박비 보답이야? 이쪽은 지킬 걸 지키는구만.”
나는 아직도 손이 불편할 은하제 대리에게서 쌀 포대를 가져왔다. 그러자 떨떠름한 표정의 청동 요원이 함께 옮겨준다.
“그쪽은 늦었고.”
“…….”
청동 요원이 어처구니없다는 눈으로 은하제 대리를 보는 순간이었다.
“야! 이 X발 개잡촌놈들아! 오이? 내가 오이 받으려고 이런 시골 촌구석에 온 줄 알아?”
퍽!
근처에서 고성과 파열음이 들렸다.
바닥에 내팽개쳐진 박스에서 오이가 박살 나며 흙바닥을 뒹군다.
그리고 술 취한 외지인이 떼쓰듯 바닥을 구른다.
“금 줘, 금!”
“아이고, 손님.”
“아직 기회 두 번이나 남아 있지요!”
웃는 얼굴의 마을 사람들이 그를 어르고 달랜다.
…방금 막 폭언을 들었다고는 믿기지 않는 온화한 친절함.
저녁을 대접하겠다, 자고 내일 다시 뽑으시라, 여기 온천물이 좋다 등등의 말에 혹한 진상이 그 친절한 마을 사람들을 따라 어느 집으로 사라졌다.
마을의 몇 안 되는 기와집으로.
중앙에 위치한 기와집은 이상하도록 규모 있어 보인다.
“…….”
나는 뻣뻣하게 시선을 돌렸다.
자리에 남은 마을 사람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더니, 묵묵히 부서진 오이를 박스에 담아 조심스럽게 치운다.
오이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무언가를 계속 중얼거린다.
“산산백지산복주시옵게대리자야….”
아까 들은 기도문 같은 것을.
“…….”
간신히 시선을 떼고 계속 걸었다.
“…이쪽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뭔지 아는가?
백사헌도 그 기와집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잠깐.’
아무리 봐도 수상쩍은 저기를 들어가도 된다고?
하지만 청동 요원이 거침없이 발을 옮기고 있었기에, 나는 탈주하지 않았다.
‘…최 요원이, 도움말에 굳이 거짓말을 적지는 않았겠지.’
기와집이 가까워진다.
“…들어오세요.”
기와집의 입구는 넓고, 지금은 현관 역할을 하는 듯한 대청마루도 넓었다.
그러나 백사헌은 마치 밟기도 싫은 듯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구석으로 이동해 옆문을 열었다.
그러나 거기엔 이미 사람이 서 있었다.
아까 메가폰을 들고 있던 중년인.
“손님들 주무신대요.”
“아, 어서 오시지요. 하하! 사헌아, 잘 대접해 드리렴. 헛짓하지 말고.”
“…….”
“지산의 복 받으세요!”
백사헌은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 후, 우리를 안내했다.
기와집은 이상할 정도로 넓은데, 비슷한 구조가 반복되고 계속 장지문이 나타나다가….
낡은 목재문들이 늘어선 복도가 보였다.
끼익.
백사헌이 그중 하나의 문을 열었다.
안에는 생활감 있는 작은 독방이 있었다.
잘 개킨 이부자리 하나와 급히 꺼낸 듯한 먼지 묻은 이불세트 하나.
“여기서 주무세요.”
“여긴 당신 방 아닙니까? 그쪽은 어디서 주무시려고요.”
“…….”
별 쓸데없는 걸 묻는다는 표정으로 백사헌이 휙 몸을 돌리더니 다른 문 하나를 은하제 대리에게 열어줬다.
그리고 복도를 지나 사라졌다.
“돈 먹인 값을 못 해주는 양반이구만.”
은하제 대리가 어깨를 으쓱하더니 내게 평이하게 말한다.
“그럼 잘 주무십쇼. 내일 기회 되면 봅시다.”
“…예. 감사합니다.”
나는 옆방에 들어가는 은하제 대리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분명, 대리님도 백사헌을 알아봤을 텐데. 알은체하지 않았다.
자기를 못 알아볼 걸 인지하고 있던 것이다.
‘이 괴담에 대해서 잘 아는 거야.’
대리님도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방문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은하제 대리는…… 호 이사의 프로젝트팀이다.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호 이사가 요구하는 멸형급 초자연 재난이 무엇인지 짐작이 가는 만큼, 이런저런 가설이 떠올랐다. 아니, 전이라면 분명 그랬을 테지만….
“…….”
피곤했다.
그 모든 것이.
그만하자.
소원권이나 생각하자….
“포도 요원.”
“…….”
“할 일을 기억하십니까?”
“예.”
이 ‘지산소 공양의식’.
구출 요청이 들어오면 지부에서 쓰는 초자연 현상-자동응답기를 이용해서 구조자에게 만날 위치와 시간을 지정해 준다.
그러니 지부에서 받은 장소로 가자.
“이곳입니다.”
청동 요원이 쪽지를 보여주었다.
새벽 1시
마을 우물터
* * *
기와집은 자정 이후로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나와 청동 요원은 아주 조용히 방에서 나와, 발을 옮겼다.
-자정 이후에는 서낭당만 아니면 돌아다녀도 비교적 안전해.
그렇다고 일부러 큰소리 막 내진 말고!
“우물터는 동쪽입니다.”
가로등 불빛만 드문드문 보이는 어두운 시골 마을의 전경을 가로질러, 마침내 사람이 떠난 폐가처럼 보이는 집들 몇 채만 있는 곳에 도착했다.
우물터는 그곳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우물을 돌로 막아둔 그곳에는 이미 한 인영이 마치 보초를 서는 듯한 기색으로 서 있었는데….
백사헌이었다.
“…!!”
외눈이 우리를 돌아보고 고요히 말한다.
“댁들이 요원 맞습니까?”
다음 순간.
청동 요원이 달려들어서 백사헌을 제압했다.
-야밤에 마을 사람에게 들켰으면 최대한 빠르고 조용하게 숨자.
불가능하다면?
제압해서 폐가에 숨겨!
그리고 우악스럽게 폐가로 백사헌을 끌고 가려던 순간.
“악! 공무원이 신고자한테 이렇게 대하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
청동 요원이 팔을 멈췄다.
“신고자시라고?”
“예! 제가 신고했단 말입니다!”
백사헌이 짜증스럽게 청동 요원의 제압을 털어 내려들다 실패하자, 눈치를 보며 다급히 목소리를 낮춰 말한다.
“제가 이 마을에서 빠져나가게 해주십시오. …오늘 당장.”
“함정 같습니다.”
즉각 청동 요원이 내게 대놓고 말했다.
“마을 사람들은 축제가 끝나면 언제든 나갈 수 있습니다. 굳이 도움이 필요할 리가 없….”
“못 나간다고요!”
백사헌이 헐떡인다.
그리고 살길을 모색하는 눈으로 나와 청동 요원을 번갈아 보더니, 결국 침을 삼키며 말한다.
“…제 주머니 확인해 보세요.”
“…….”
나는 손을 뻗어서 백사헌의 바지 주머니를 뒤졌다.
그 속에 있던 건….
끝에 금박이 입혀진 뽑기 막대.
특별상.
“내, 내가 첫날에 그걸 뽑았다고….”
-안타깝지만 아직 축제 기간에 마을 주민을 초자연 재난의 영향력에서 벗아나도록 구조한 사례는 없어.
내가 우리팀으로 점 찍은 후배 요원이라면 꼭 한 번 구조 시도를 해볼 성미의 녀석일 텐데, 미리 말해둔다.
-후배님. 그건 선배들이 시도해 볼 테니까, 넌 하지 마. 마을 사람이랑 같이 축제 기간에 지산 마을에서 나가려고 하면…
“여기서 내보내 줘, 제발!”
-요원도 같이 실종돼.